# 차소연 - 아무 사이 아니니까
BGM을 재생해주세요.사랑은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첫번째로는 반복되는 소개팅과 미팅을 전부 실패했던 22살의 그 때.
그리고 두번째로는, 어김없이 실패한 그 소개팅 날 너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을 때.
마지막은, 이제 더이상 나는 너를 좋아하지않음을 느낀
지금.
[스타쉽/정세운] 노력
00. Prologue
스물 둘, 남들은 다 젊은 나이라 말하던 그 때의 난 꽤나 연애에 대한 스트레스를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바로 회사에 입사했고, 주변엔 딱히 또래 사람도 없었다. 언젠간 생기겠지. 짝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스무살 청춘을 즐기다가, 이러다 진짜 연애를 못하는거 아니야? 하고 마음을 졸이며 이곳저곳 들어오는 소개팅을 마다하지않고 참석하곤 했다. 연애 안 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문득 드는 그런 마음과는 달리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연애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또 불안해지곤 했다.
˝ 이번엔 누가 해주는 건데? ˝
˝ 우리 동기. 이정호. ˝
˝ 설마, 걔 친구는 아니지? ˝
˝ 당연하지.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래. ˝
이번엔 제-발 괜찮은 사람이길 빈다. 여주야. 웃음 섞인 어투로 내 어깨를 토닥이는 연정이에게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벌써 올해 몇 번째 소개팅이더라..
˝ 여주씨, 맞으시죠? ˝
˝ 아, 네! 안녕하세요. ˝
소개팅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여태껏 받았던 사람들에 비해 나으면 나았지. 심지어 상대는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소개팅으로 연애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전형적인 연애고자처럼 구는 나였다. 다음에도 한 번 더 만남을 갖긴 했지만, 여전히 풀리지않는 그 어색한 분위기와 부자연스러운 내 모습에 숨이 턱 막히곤 했다. 집에 가고싶다. 이런 생각으로 무슨 소개팅이야..
˝ 다음주엔 시간 언제 괜찮아요? ˝
˝ ...어, 다음주엔 좀 바쁠 거 같은데.. ˝
결국 쫑냈다. 그 소개팅도.
쫑낸 건 내 쪽인데 이상하게 자꾸만 기분이 처졌다. 연애라는 게 늘 마음 먹은 듯 쉽지가 않다. 어느새 발끝 언저리에 있는 듯한 기분을 조금 끌어올려보고자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안타깝게도 점점 바닥을 기어들어가는 이 기분을 당장 구제해줄 사람은 없었다. ...혼술은 처음인데.
[스타쉽/정세운] 노력
기분이 처진 탓에 새로운 장소에라도 가고싶었는데, 아는 술집이라곤 평소에 친구들과 자주 가던 곳이 다였다. 오늘은 왜 혼자냐는 사장님의 물음에 하하.. 그러게요. 어색하게 대꾸하고 자리를 잡았다.
˝ 사장님, 소주 한 병이요! ˝
헤에-.
처음인게 무색하게 혼자 술을 많이도 마셨다. 오늘따라 술이 좀 단 거 같기도 하고.. 혼술도 뭐, 나쁘지않네. 술을 마신 탓인지 자꾸만 웃음이 샜다.
˝ 저어, 계산이요 -! ˝
계산을 마치고 술집을 빠져나와 엘레베이터 앞에 섰다. 확인을 않고 있던 핸드폰을 확인하자 뒤늦게 연락이 닿은 친구들로부터 메세지가 와있었다.
" 짜식들이, 진작 좀 받지.. "
아무렴 어때. 이미 술을 마셔서 기분이 좋은데.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찬 공기가 확 얼굴을 스쳤다. 숨을 훅 하고 들이켰다. 그리고 이내 톡, 톡, 하고 귀를 자극하는 소리에 설마.. 하고 건물 입구 쪽으로 향하자 소리를 잘못 들은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 ...... "
이런 날 또 하필 비라니. 우산 없는데.. 다시금 기분이 추욱 처졌다. 평소에 운이 안좋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듣던 저였지만, 시팔. 아무리 그래도 무슨 운이 이래.. 씨. 힘 빠져. 결국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비내리는 걸 바라보다가 이번엔 코를 자극하는 다른 알싸한 냄새에 축 처져있던 고개를 들었다. ..담배 연기. 결국 작게 기침하고 자리를 피하고자 몸을 일으켰다.
투둑, 투둑, 여전히 그칠 줄 모르는 비를 무시한 채 걸음을 옮기고자 한 발자국 앞으로 떼는데,
˝ ...... ? ˝
나를 막아선 누군가로 인해 다시 그 자리에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담배향이 옅게 끼치는 걸 보니 방금 전 문 옆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던 남자인듯 했다.
˝ ... 밖에 비 많이 오는데. ˝
어.., 잘생겼다.
어이없게도 낯선 남자를 보고 처음 떠올린 생각은 그거였다. 되게 훈훈하네. 뭐 그런 거.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남자가 한 말을 곱씹었다. 밖에 비, 많이, ...나도 아는데. 뭐지. 이 사람.
˝ ...저도 아는데.. 요..? ˝
입을 연 이후로 별다른 말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는 남자의 모습에 그렇게 답했다. 좀 쭈구리 같은가 싶어서 자꾸만 풀리는 눈에 잔뜩 힘을 주고서.
2초간 짧은 정적이 이어지고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남자는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반응에 잔뜩 경계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자 남자는 손에 쥐고 있던 작은 접이식 우산을 내밀었다.
˝ ......? ˝
그렇게 엉뚱하게 내밀어진 우산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자 내 표정을 읽어내기라도 한 듯 여전히 웃음을 지워내지않은 남자가 이번엔 우산을 내 손에 쥐었다.
˝ 쓰고 가요. ˝
˝ ... ... ˝
˝ 옆에 있는 줄 몰랐어요. 저때문에 가시는 거 같아서. ˝
˝ ... 아. ˝
그건 맞긴 한데.. 아니, 저기. 그럼 그쪽은요? 제 할 말만 전하곤 발걸음을 옮기려는 남자의 팔을 잡아 물었다. 저를 잡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지 조금 커진 눈을 한 남자가 나를 바라봤다.
˝ ...아. 위에 일행이 있어서. ˝
" ...... "
아, 그렇구나. .. 감사합니다. 짧게 목례를 전하자 남자는 웃음 짓고는 다시 엘레베이터로 향했다. 위에 있다는 일행에게 연락이 온건지 핸드폰을 꺼내들어 확인하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 저기요! ˝
그리고 무슨 용기였는지 나는 그런 남자의 발걸음을 또 한 번 붙잡았고,
˝ .. 우산 나중에 돌려드릴테니까, 번호 좀 알려주세요! ˝
그게 너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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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너무 뜬금 없었지요....? 작가가 요즘 아련한 작품에 꽂히는 바람에 ㅎㅏ.... 요런 감성으로는 전교회장 글을 썼다간.. 여주와 세운일 헤어지게 할 순 없으니까요(?) 단편으로 기획하고 있는 작품 냅다 들고왔어요 ㅎㅎ.. 4화 이내로 끝내는게 목표인데 길어질수록 재미없어질 거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요즘 재환이 글도 이별작 하나를 쓰고 있는데 고것는 마무리 지어지면 들고 오려구요 흑,, 천천히 굴러가보도록 할게요 인티가 아파서 예전 연재글 이미지가 안보이던데 이마짚이네요.. 그럼, 굿밤되세운♡ + 모바일이라 암호닉 목록은 다음에 글 수정할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