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황민현]
[안녕하세요, 형사1팀입니다.]
W. 꼬잉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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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쓰인 인물들과 사건들은 모두 픽션이며,
어떠한 사실에도 근거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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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170215-055
[아프지 않게 해줄게.........]
[읍!!!으...ㅂ읍읍으-]
[쉿, 이것만이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어.]
[....그래, 그렇지......착하지, 천천히 천천히 들이켜-]
[너의 희생은 이 모든 평화를 위해서란걸 알아둬-]
**
"지성이형, 저 민현이에요-"
수신불량인 자신의 핸드폰을 몇번 두들기던 민현이는
급기야 종료화면을 띄우는 제 핸드폰에 헛웃음을 지으며
경찰청 옥상에서 다시 회의실로 발길을 돌렸다.
88년도 서울 올림픽 이후로 29년만에 다시 유치하게 된 올림픽,
그것도 강원도 평창에서 유치하게된 첫번째 동계올림픽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유치되건 말건
사건은 언제나 그랬듯이 일어났고
아직 범인도 잡히지않은 탓에
이 사건이 세간이 알려지게된다면.....
전 세계인들이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으로
들썩거릴지도 모른다.
"소리소문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해."
한동안 잘만 켜지던 회의실의 형광등이
갑자기 정전이 되어버려
간이 랜턴을 킨 형사1팀.
간이 랜턴 가까이에 사건일지를 대고
머리를 굴리던 성우는 팀원들의
눈을 쳐다보며 한 마디씩을 했고,
그에 민현이는.
"....우리가...무슨 살인청부업자냐........"
그림자가 잔뜩 져있는 성우의 얼굴에
이맛살을 살풋 짜부려뜨리며 대답했다.
일단, 사건 브리핑이나 들어보자구-
성급해질건 없다면서 양 손을 깍지 낀 채
제 머리를 받치던 성운이는 ㅇㅇ의 브리핑을
기다린다는 듯이 바라봤고,
그에 알겠다는 듯.
ㅇㅇ는 스크린 앞으로 나가 목을 가다듬었다.
"사건 번호 170215-055 "
"강원지부 사건입니다."
첫번째로 발견된 피해자 김씨 할아버지.
85세의 만만치 않은 나이에도 새벽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침운동을 하시는 탓에 노인성 병치례 또한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다는 김씨 할아버지.
또한 살면서 누구에게 빚 한번 져본적이 없다는 할아버지는
사건이 일어났을거라 예상되는 2월 4일날 새벽,
집 뒷마당에 설치된 외양간에서 타의에 의한
호흡기 기도성 살인으로 돌아가셨다.
두번째, 피해자 박씨.
사건이 터진 이 마을에서 유일하게 의술에 능한,
의료인이라고 볼 수 있던 박씨는
강원도에서 관리하는 작은 읍면 보건소 의사였다.
박씨 역시, 김씨 할아버지처럼
그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었고
빚 한번 져 본적없는.
선량하디 선량한 사람이라고 마을사람들은 진언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박씨 역시도
김씨 할아버지와 같은 살인방법으로_
기도를 확보하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고,
그 자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번째, 피해자 최군.
올해 만 7세로,
입학을 앞둔 예비 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피해자 중 최연소 피해자로서
(이 부분을 브리핑할때 모두들 얼굴을 찡그렸다.)
그 당시 동네 소꿉친구들과 인근 야산에 놀러갔다 귀가하면서
범인에게 쇠망치로 머리부분을 구타 당한_ 묻지마 폭행을 당했고,
수차례의 폭행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끝내 숨졌다고한다.
"그리고, 방금 국과수로부터 전해진 네번째 피해자에요."
한 사건에서 피해자만 4명이라니,
게다가 아직 범죄자의 실루엣도 못잡은 탓에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그런 엿같은 시나리오도 짜두어야만 했다.
네번째, 피해자 이양.
겨울방학때도 개방을 한 학교에
자율학습을 하고 귀가를 하던 이양은
외진 골목에서 세번째 피해자인 최군과 같은 묻지마 폭행을 당했지만
결국에는 첫번째, 두번째 피해자와 동일한 방법인 기도성 살인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양의 거주지가 마을과는 멀리 떨어져있는,
외진 산 속에 있다는 점이 범인이 이양을 피해자로 주목했던 점 같다며
ㅇㅇ는 말을 이었다.
ㅇㅇ의 브리핑이 끝난 후,
형사1팀의 회의실에는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
아마 다들 혼란스러운 머리속에 말을 잇지 못하는 것 같았고
기나긴 정적의 끝에 성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ㅇㅇ에게
국과수의 부검 결과도 알 수 있냐며 물었고,
성우의 물음에 ㅇㅇ는 제 책상에 둔 종이 뭉탱이들을 찾아 회의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미치겠네- 피해자 공통점도 못잡겠어."
85세 노인, 48세 아저씨,
8살 남자애, 18살 학생.
나잇대도 성별도 천차만별인 피해자에 성운이는 난처하다는 듯,
제 뒷목만을 만지작대었고 머리를 한참이나 굴려보았지만....
역시 답없는 사건에 성우도 마른세수만을 연거푸 해대었다.
"......잠시만, 이 피해자들. 각각 몇일날 살해 당한건지....알 수 있나-"
이면지에 주구장창 알 수 없는 낙서만을 해대던 민현이는 번뜩,
제 머리를 스치고 간 한 줄기의 섬광같은 생각에
말까지 더듬어가며 성운이와 성우에 물었고
역시 우리 황갈량-
둘은 민현이의 말에 얼른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예측되는 날짜들을 불러주었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성우는 공채 아나운서 면접을 보듯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읽어주었고,
성우의 칼같은 딕션에 맞춰 민현이는 이면지의 다른 면에
큼지막하게 날짜들을 열 세웠다.
4...8...12....16, 또박또박 글씨를 써내려가는 민현이를 향해
성운이는 "어때...? 뭐 조금은 알겠어?"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듯 물어왔고,
제게 희망어린 목소리로 묻는 성운이에 민현이는
조금 뜸들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 그냥 4의 배수인 것...쯤...?"
빙구 웃음을 지어보이며 헤헷, 웃고만 말았다.
혹시나하는 마음을 품었던 성우와 성운이는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허탈하게 민현이를 보며
"야, 4의 배수인 것쯤은 지나가던 초딩들도 알겠다-" 라며 면박을 주었다.
셋이서 초롱불같은 간이 랜턴 빛 아래서 아옹다옹할 때 쯔음
종이뭉치를 한 아름 안고 돌아온 ㅇㅇ는 회의실 탁자가 울릴게끔,
마치 종이뭉치들을 내동댕이 치듯 올려두었고
그 중에서 맨 윗장의 A4 한 장을 가볍게 들어 다시 스크린 앞에 섰다.
"사건 스케일이 너무 큰 탓에 마지막 피해자 부검결과는
지성오빠가 부검지작성 전에 통화로 알려준다는데.
우리, 이럴 시간없어요-"
셋의 이목이 집중되자마자,
드디어 입을 연 ㅇㅇ는 제 손에 들린 종이 한장을 읽어내려갔고
생각보다 더 또라이인 범죄자에 ㅇㅇ가와 성운이를 제외한
둘은 벌어진 입을 다물수 없었다.
"김씨 할아버지의 부검 결과,
역시 예상대로 기도성 살인이 맞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할아버지의 위에서 발견된 것들이에요."
"그 날, 할아버지의 위에서 발견된건
근처 마을 도랑에 서식지를 둔
토종 개구리 5마리였어요. "
???????개구리???????
담담한 ㅇㅇ의 어투와는 이질적으로 들리게끔,
성우와 민현이는 동시에 개구리를 외쳐대며
ㅇㅇ에게 되물었고 이어서 질색한다는 표정으로 부르르 떨었다.
"이게 다가 아니에요,
박씨 또한 김씨 할아버지와 동일한 방법으로 살해당했는데,
부검 결과 박씨의 위에는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곤충 파리 10마리가 발견되었다고해요-"
아니.....마을에 급 흉년이 든 것도 아니고.......
할말을 잃은 둘은 계속되는 범죄자의 변태적 행위에 점점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고,
이쯤이야- 역시 남다른 경력을 갖고있던 성운이는
느긋하던 평소와는 다르게 미간에 힘을 빡세게 준 채
다음 피해자의 부검 결과를 듣고 싶어했다.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양의 결과는 모르겠고,
최군은 묻지마 폭행에 따른 과다출혈로 숨졌는데
머리 이외에 별다른 외상은 흔적은 없었대요."
"물론, 아이의 두개골이 산산조각이 날때까지
쇠망치로 두들겨 팼다는 점이 특이점이지만...."
ㅇㅇ의 부검 브리핑이 끝나자, 또다시 찾아온 정적.
무슨 현자타임도 아니고 말 한마디씩 뒤에 따라붙는 정적에
이제는 못 견디겠다는 듯 성운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자- 우리 이럴 시간 없다매?!
성우는 이 크나큰 사건 도와줄 인력 챙겨오고,
현장전담 두 분께서는 어서 차량에 시동 걸어주시죠-
마무리하듯이 박수까지 깔끔하게 친 성운이에
모두들 이제야 정신이 든 것처럼 제 갈길을 바쁘게 갔고
성운이도 제 위치에 착석해서 속속들이 들어오는
경찰청 채팅 서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접어들었습니다-
네비게이션 속 인공지능의 목소리만이 둘 사이를 매웠다.
오랫만에 둘 사이를 채워오는 정적에 민현이는 헛기침을 한 뒤,
굳게 맞물려 있던 제 입술을 떼어내려했지만 옆 조수석에서 사색에 잠긴 듯
멀거니 백미러만을 바라보는 ㅇㅇ가에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민현이 또한.
제 사색에 잠긴 듯 말없이 핸들만을 굳게 말아쥐었다.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피해자들,
굳이 꼽자면 그저 같은 마을 한 주민이라는 것뿐.
나올 수 있는건 없는데.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수사에 민현이는
입안이 텁텁해져옴을 느꼈다.
한 길로 쭉 뻗어 있는 고속도로만을 노려보며
악셀을 밟는 민현이와
심각한 표정으로 피해자들의 부검 보고서에서
눈을 떼지않는 ㅇㅇ가.
둘 사이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공기의 무게가 답답한 그런 의미없는 정적이 아닌.
신원이 불분명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범죄자와 두
형사들의 두뇌싸움으로 채워진 그런 정적이 흘렀다.
**
"가서 물 좀 사올게-"
입을 다문채 악셀만 1시간 반 동안 밟아 도착한 현장,
텁텁해진 입안에 견디지 못한 민현이는 ㅇㅇ에게
근처 편의점에서 물을 사가겠다며 한 마디를 한 뒤,
ㅇㅇ가 현장감식 중인 재환이에게로 사라질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다 그제서야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의 유리문에도 붙여진 이번 살인사건의 현상수배 포스터,
멀거니 보던 민현이는 고개를 살풋 저은 뒤,
편의점 안으로 들어섰다.
음료/주류 코너에서 생수 2병을 꺼내고,
과자 코너에서 조금 서성이던 민현이는
초코버섯 과자 한 곽까지 챙겼다.
"ㅇㅇ가 좋아하는거-" 제 파트너가 좋아하는 과자라며
합리화를 한 뒤, 계산대에 올려놓은 민현이는
요즘 편의점 알바생치고는 조금 나이가 지긋해 보이시는 알바생 분에 당황한 눈치였다.
뭐, 알바생이 펑크를 내서 점장님께서 대타 뛰었나보지- 라는 생각으로
뒤돌아 섰지만....뭔가 께름직했다.
황갈량의 촉이 자꾸만 아니라고 한다.
계산을 마친 민현이는 미련없이 뒤돌아서 편의점을 나가려했지만,
황갈량의 촉을 버리지 못한 채
다시 성큼성큼 계산대 앞으로 다가섰다.
"......? 뭐, 필요한거 더 있수?"
나이가 지긋한 알바생은 코에 간당간당하게 걸린 돋보기를 고쳐 쓰며
민현이에게 가까워졌고,
그 탓에 민현이는 알바생 분께서 입고 계셨던
편의점 유니폼 조끼 안에 감춰진 무언가를 보았다.
"...........목사님께서 왜 여기 계세요.....?"
조끼 안에 감춰진 은빛 십자가.
은빛 십자가 브로치가 달린 목걸이를 조끼 안에 감춰둔 알바생을
의심쩍게 바라보는 민현이와,
그런 민현이의 의심쩍은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
허허- 하고는 너털웃음을 짓는 알바생 분.
"잠깐 봐달라고 부탁하시는걸, 내 어찌 쳐 내겠습니까- "
저를 이리도 신뢰하는 데,
매정하게 모른체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더 없이 인자한 목사님의 웃음에 민현이는 뭔가 단단히 잘못 잡은 저를
속으로 꾸짖으며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편의점을 빠져나왔다.
황갈량 약빨이 다 한건가.......
애꿎은 선량한 목사님만 쥐잡듯 잡은 것같아
민현이는 급 민망해졌고,
뒷목을 어루만지며 재환이와 ㅇㅇ가 있을 현장으로 발을 빨리했다.
[참......먹을게 없어서 이딴거나 먹이냐- ]
[피해자 이양의 시신을 부검했는데,
앞서 해부했던 김씨 할아버지와 박씨처럼
똑같이 자상이나 외부흔적은 전혀 없었으나 딱 하나.]
[위에서 곤충이 발견되었어.]
[이번에는 메뚜기야-]
점점 갈수록 미쳐가는 범죄자의 행위에 형사1팀은 물론이고,
피해자 부검을 맡게된 국과수 또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개구리, 파리에 이어 이번에는 메뚜기.
피해자의 위 절개를 할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정말 말 그대로 버라이어티한 물질들에
지성이는 3일째 물 외엔 아무것도 입에 못대는 강제 금식수행중이었다.
지성이의 통화가 끝난 뒤, 한숨을 포옥- 내쉰 ㅇㅇ는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담아낸 사진들을 보려고
재환이의 곁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ㅇㅇ가 재환이의 곁에 가까워지자마자.
"ㅇ,야!! 아오- 놀랬자나-"
올곧이 사진들을 바라보던 재환이는 혼자 까무러치며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
혼자서 뒷걸음질을 치며 오두방정을 떠는 재환이에
ㅇㅇ가도 덩달아 놀랬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재환이를 바라봤다.
'얘가 기가 허해졌나.....?' 몇십 구의 시신을 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잠깐 토끼잠까지 자던 애인데.....?
수상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ㅇㅇ가에
재환이는 이제는 말까지 더듬어 가며 "ㅁ, 뭘- 뭘봐-" 대꾸했고
그런 재환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환잘알 김ㅇㅇ.
".......김재환."
"내가 너 대학 4년에다 형사직 n년."
"횟수로 십년이 너머가도록 널 봐왔거든?"
말로 할때 숨기는 거 다 토해내라-
직업병일 수도 있는, 잠복근무시에만 나온다는
그 호랑이 눈빛을 번뜩이며 재환이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ㅇㅇ였고
재환이는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며 갈팡질팡했다.
분명 받지 말라는 부탁을 냉큼 받아와서
김ㅇㅇ한테 겁나게 깨질 것은 분명하고.....
근데, 별 것도 아닌 부탁이니 굳이 말을 안 해도 될 것같고.......
복잡해지는 머리와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입,
그리고 제게 점점 가까워지는 ㅇㅇ가.
"ㅇ, 아니- 그게-"
재환이 순순히 실토할 기미를 보이자,
ㅇㅇ는 그제서야 다가가는 걸 멈춘 뒤
재환이 제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도록 틈을 주었다.
뜸을 들이는 재환이 마치 덫에 걸린 한 마리 하얀 토끼같았고
그 토끼를 손바닥 내려다 보듯 바라보는
호랑ㅇㅇ가.
".......? 지금 뭐해?"
뜸들이는 재환이와 호랑이 눈빛을 짓고있는 ㅇㅇ가에
민현이는 빠르게 뛰어와 번갈아가며 그 둘을 보았고,
뭔가 자신만 모르는 흥미진진한 걸 하고있는 것 같아
"나도! 나도 껴줘!" 라며
다 된 밥에 재를 솔솔 뿌려댔다. (어휴 민현아.)
들뜬 민현이가 마치 구세주인 듯,
"ㅇ,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까 지성이형한테
이양 시신 부검결과 내려왔대요-"
재환이는 급하게 화제를 전환했고,
능구렁이 김재환이 세상에서 제일 잘 하는,
타고난 노래실력과 더불어 하늘이 내려주신
재능인 화제전환 마저 어색하다니.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다만,
오늘 내일로 끝장을 보겠다며 마음 속으로 다짐한 ㅇㅇ는
민현이와 재환이를 이끌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민현이와 재환이를 이끌고 현장에서 벗어난 ㅇㅇ는
둘을 차에 태운 뒤 말없이 시동을 걸었다.
현장 한번 못보고 또다시 어디론가 이끌려가는 민현이는
##ㅇㅇ이의 의도를 알 수 없었고,
재환이 역시 제가 할 일은 현장감식이지만
웬 난데없는 형사1팀 일에 가담하니.....어리둥절했다.
말없이 본인을 어디론가 끌고가려는 ㅇㅇ가에
재환이는 ㅇㅇ에게 어디가냐고 묻고싶었지만......
입만 뻥끗거릴 뿐, 이 놈에 주둥이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옆에서 붕어마냥 뻐끔대는 재환이에 민현이는 "얘 왜이래....?"
가볍게 상태를 한 번 묻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ㅇㅇ에게
본인들을 어디로 끌고가는거냐며 물었다.
민현이의 물음에 ㅇㅇ는 네비게이션을 가르켰고,
ㅇㅇ의 손가락 그 끝에는,
"도서관? 우리가 마을 도서관을 왜 가?"
도서관이라는 다음 행선지가 적혀있었다.
**
"이런건, 우리 현장팀 업무가 아니라-
성운이형 전담이라니깐?!"
도서관 입구에 놓인 느티나무 정자 아래에
너댓권의 성경책을 펼쳐놓은 민현이와 ㅇㅇ가,
그리고 오늘 반 국과수 반 형사1팀.....
겸업 중이신 김재환 법의학자님.
닳아빠진 활자들을 짚어가며 보다가도 현타가 온건지
민현이는 평소 현장 수사할 때 나온다는
냉철한 모습과는 다르게 멍을 때리거나, 징징대었다.
민현이의 징징댐에 못 봐주겠다는 듯,
입술을 꾹 물으며 [죽는다] 라는 메시지를 전한
##ㅇㅇ이는 그제서야 말없이 활자에 시선을 고정하는 민현이에
저 역시도 눈이 빠져라 성경을 정독했다.
ㅇㅇ가 민현이와 재환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온 이유.
그리고 이번 살인사건과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성경을 정독 중인 이유.
지금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인 이양의 현장에서
알 수 없는 십자가 모양의 쇠붙치들이 발견되었고, 그
것이 꼭 '기독교' 라는 종교와 연관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ㅇㅇ는 그 쇠붙치들의 갯수에 주목했다.
서른 셋. 쇠붙치의 갯수는 무려 서른 세개였고,
기독교에서 서른 셋의 의미는,
ㅇㅇ가 제가 알기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맞이하신 나이였다.
사실 지금 종교와 연관짓는 제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기도 했다.
별 마땅히 잡아놓은 실마리들이 없어서
이런 쓸데 없는 것에 연관짓는 제 자신이 과연 형사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점과 함께 현타가 종종 왔지만
옹팀과 성운이 둘다 어찌된게 똑같이 연락두절이라
제가 할 수 있는건 이것 뿐이었다.
피해자들의 위에서 발견된 것들,
'개구리/파리/메뚜기' 라는 단어가 나올때마다
표시해두라는 ㅇㅇ의 말에
민현이는 열심히 종이 조가리들을 페이지마다 사이에 낑겨 넣었고,
성경의 절반쯤 읽었을까...... 침침해지는 두 눈에
편의점에서 사온 생수 한 병을 꺼내려다
편의점에서 어설프게 짐작했다 쪽을 당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났다.
"........목사님."
ㅅ,설마 아니겠죠- 그제서야 되살아난 황갈량의 촉,
민현이는 제 수사노트를 꺼내여 지금까지 제가 표시해두었던 성경을
처음부터 다시 되짚어가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마음같아선 지금 당장 그 목사님을 피의자로 본부에 알리고 싶지만,
명백한 물증 없이는 역으로 목사님께서
사건의 제2의 타깃이 될 수도 있었다.
일분 일초가 급했다.
범인은 아직도 범행을 계획하고.....아니 혹시 모른다,
이미 범죄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머리가 팽팽 돌아가면서 빠르게 성경을 정독중인 민현이와
보이는 곤충들 이름마다 눈을 밝히며
성경책을 태울 듯이 바라보는 ㅇㅇ가.........
그리고,
"잠시만,"
"나 알겠어."
이미 답을 눈치 챈 듯한 재환이.
답을 알겠다는 재환이의 한마디에
둘은 동시에 손에 들고있던 성경책을 내려놓고 재환이에게 바짝 다가갔고,
재환이는 물론 제가 믿어온 종교와는
사뭇 다른 종교를 이리도 쉽게 말해도 되나 눈치를 보았다만
자신을 향해 들이미는 ㅇㅇ이와 민현이의
눈빛에 눌려 재환이는 입을 열었다.
"피해자들의 위에서 나온 개구리/파리/메뚜기를
성경과 굳이 연관짓자면.....
모세와 10가지 재앙과 관련되어있어,"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 모세와
그 10가지 재앙은 성경_
출애굽기 편에 나오는데,"
"그 10가지 재앙 중,
2번째 재앙인 개구리떼의 습격
4번째 재앙인 파리떼의 습격
그리고 8번째인 메뚜기떼의 습격이
이번사건과 연관되어있다 볼 수 있어- "
재환이의 말에 둘은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웬만한 사이코가 아닌 이상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없었고,
또한 세상 연관없어 보이는 성경과 사건을 연관지어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 재환이에 둘은 할 말을 잃었다.
"김재환."
"...........너 코난이지."
빨리 마취시계 내놔-
재환이의 몸 구석구석을 더듬으며 ##ㅇㅇ이는
마취시계를 내놓으라며 성화였고,
그런 ㅇㅇ가에 재환이는 "ㅇ,아- ㅁ,뭐하냐앆!"
재빨리 민현이 등 뒤로 숨어 두 팔을 엑스자로 긋고는
절로 가라는 듯 훠이- 손짓만 해대었다.
ㅇㅇ가와 재환이가 그러건 말건,
재환이의 말을 들은 민현이는 제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수사노트에 옮겨적다 또다시 떠오른 의문점을 둘에게 던졌다.
"지금, 짝수번째의 재앙들만 나왔는데.
그럼 제 6번째와 10번째 재앙은 뭐야?"
2,4,8.....그러고 보니,
제 6번째 재앙과 마지막 10번째 재앙이 보이지를 않았다.
"6번째 재앙은 종기와 피부병이에요.
사람 몸에 나는 종기/피부병과
10번째는 뭐였더라..."
마지막 재앙이 생각이 안 나는 모양인지,
재환이도 다시 성경을 들춰보기 시작했고,
ㅇㅇ는 현장으로 오기 전 차 안에서 보았던
피해자들의 부검 기록을 머릿속으로 되짚어보았다.
그 수 많은 부검기록들을 일일히 암기했을리가 없지만.......
자신없는 표정으로 제 두뇌를 풀가동해서
찬찬히 잔상들을 되살려내던 ㅇㅇ는.
"8세, 박군."
"피해자 박군이 심한 아토피 증상을 앓고 있었다했어요-"
단숨에 척척 풀려나가는 사건에 민현이는 휘파람을 짧게 불었고,
ㅇㅇ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환이도
마지막 물음에 대한 답을 민현이에게 주었다.
"10번째 재앙은,
장자의 죽음이에요-"
장자의 죽음이라.......
범인과의 두뇌싸움의 승리가 점점 형사1팀으로 기울어갈때 쯤,
이번에는 민현이가 재환이와 ㅇㅇ를 데리고
차에 올라 타서는 시동을 걸었다.
오늘만 두번째,
마치 조류에 휩쓸려 떠 다니는
길잃은 아기 돌고래처럼 이리저리 끌려다니던재환이는 환장할 노릇이였다.
"아씨....." 머리에 두 손을 갖다대고는 환장하겠다는 듯 고개를 탈탈 저어대다가도
미친듯이 울려대는.....저를 찾아대는 핸드폰의 전원까지 꺼버린 재환이.
..........ㅇㅇ는 말없이 재환이의 등만 투박하게 두들겼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의 주소를 바꿔놓는 민현이의 손끝을 지금 뭐하냐는 듯 쳐다보았다.
"교회? 우리가 마을 교회를 왜 가?"
**
"성스러운 나의 미카엘이여-"
"ㅈ,제발....제발 아이만은....아이만은 ㅈ,죽이지 말아주세요,"
"이 대재앙을....너를.... 신께 바치오면서- "
"ㅈ,잘못했어요오....ㅈ,제발....저는 죽어도 좋으니....ㅈ,제발 아이만은.."
뽀얀 먼지만 쌓인 은촛대와 은쟁반.
빨간색 스테인 글라스 파편들이 예배당 바닥을 굴렀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아래.
...........절망스럽게 포효하는 한 여인과
여인을 향해 십자가 모형의 은빛 칼을 내리치켜든 남자,
"하늘이시여......마지막 제물을, 어여삐 받아주시오- "
남자의 행동에 여인은 불룩하게 솟은 제 배를 감싸 안듯이
웅크리며 눈을 감았고,
지금까지 저를 지켜와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마지막 기도를 순간적으로 했다.
부디....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제 아이만이라도........
이 세상의 따뜻한 빛을
한번 느끼게 해달라고,
이미 살만큼 산 저 자신의 목숨값을 대신해서라도
이 아이를 살려달라고-
어미의 그런 마음이 하늘에 닿은건가.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그녀의 목덜미 근처로 스치고 지나갔을 때쯤,
"손 들어- 경찰이다-"
하느님 아버지를 대신해서 경찰이 와주었다.
**
[소시오패스]_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 을 느끼지 않는 사람.
마을의 유일한 교회의 목사였던 범인은 점점 황폐해지고,
각박해져가만 가는 이 나라를 구원해줄 방법은
10가지 대재앙의 재물들을 하나씩 하늘에 바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선량한 목사라는 제 본분을 이용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갔고 하나씩....죽여나갔다.
...........그들에게 대재앙을 하나씩 먹여가면서.........
마지막 저 여인을 죽이고 이 마을의 유일한 장자인 뱃속 아이를 끄집어 내어 신께 바친다면,
저는 물론이고 이 마을 모든 사람들이 영생을 약속받으며 천
국에 갈 것이라 굳게 믿어왔다.
"........괴물은 자기자신이 괴물인지 몰라."
"그래서 항상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민현이가 내뱉은 뼈있는 말 한마디에
다들 멀거리 창 밖 야경만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니,
하도 많은 범죄자들과 그들이 벌려놓은 사이코같은 짓에
이제는 웬만한 사건사고를 봐도 덤덤해져만 가는
제 자신이 무서워지는 ㅇㅇ다.
꼭, 자신이 민현이 가리킨 그 괴물이 되어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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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잉온북]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정말 오랫만에 돌아온 작가 꼬잉온북입니다.
음.....일단 늦게 돌아와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한 마디부터
우리 독자님들께 드려야겠죠.....?
ㅠㅠ 아무런 예고없이 이렇게 늦게 돌아온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를 잊지않고 기다려주신 우리 독자님들께
재밌는 글들만 보여드릴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음...제가 안 좋은 소식을 갖고왔어요....
[꼬잉온북] 이라는 제 글잡 네임이
저를 잘 알고 있는 지인들까지도 알게되면서,
제가 한동안 많이 곤란한 상황에 쳐해있었어요.
다른 홍일점 글이나 아님 다른 류의 글들은.
그냥 놀림거리가 되면 그만이지만,
(물론 제 글들이 놀림감이 되어서
제 속은 이미 문들어져버렸지만요ㅠㅠ)
형사1팀 글은.........허구라고 해도,
다들 수상쩍게 보는탓에........
.......많이 난처해졌어요..
따라서, 제가 내린 결론은.
안타깝지만, 이 [꼬잉온북] 이라는 네임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물론, 제 글쓰는 취미까지는 버릴 수 가 없어서.
현재 글잡 닉네임에 '북' 자 가 들어가는
다른 닉네임을 만들어서 다른 류의 민현이 글을 쓰고 있어요-
.........오랫만에 돌아와서 이런 충격적인 소식만 전달해드려서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내일부터 (2018-02-20) 제가 썼던 모든 글들은
포인트 0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또한, 형사1팀 텍파와 형사1팀 번외 텍파는
2018-02-19, 오늘까지 암호닉을 신청 해주신 분들만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정태풍 코어 듐
황밍횽 @불가사리 이수사
어덕행덕 마카롱 허니콤보
뷔밀병기 1FEEL 리본
0209 0118 데이지
황미녀 여름 마이피치
민민 뿜뿜이 보리
애독자 짱요 0846
황배박하 시그널 잠시
킹갓황제민현 니나노 초록딸기 친9
독자님들께서는 부디 이 글의 댓글에
텍파를 받으실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건 오직 텍파뿐이네요ㅠㅠ
이렇게 안 좋은 소식으로 돌아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다른 닉네임으로.
따뜻한 민현이 글로.
우연이 된다면 우리 고마운 독자님들.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P.S_ 지금 쓰고있는 민현이 글이 끝나면.....
섹시악마 관린이(?) 쓸 계획 중이에요!
요즘 종교에 빠져서....ㅎㅎ
P.S (2)_ 제가 쓰고있는 다른
글잡 닉넴의 힌트를 드리자면.....
계절 봄+ 글자 '북' 입니다.
(두글자에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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