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좀 더 당겨요, 그렇지. 카메라 똑바로 보고. 여기 봐요."
"네."
"이제 고등학생 돼는 거에요?"
"아, 네."
"되게 어려 보이네."
이건, 네, 뭐, 웃어야할지... 칭찬... 이겠죠?
많은 나이는 아니라 어려보인다는건 동안이 아니라 그냥 어려보인다는걸로 들려서 싫다.
영화보러가도 나한테만 꼭 신분증 검사 한다고 해. 으어.
의자에 앉아 포토샵을 하시는 아저씨를 보다 핸드폰을 꺼냈다.
박경리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야]
[ㅇㄷ?]
시크한 년, sick한 년, 아픈 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 보고 인상이 쎄서 일진인 줄 알고 쫄았는데 생각보다 좀 찌질, 많이 찌질해서 놀랐다.
박경리 바보 멍청이 해삼멀미잘 똥고양이.
[나]
[증사찍으러옴]
[ㅇㅅaㅇ]
[ㅇ헐]
[울지마라]
[;;]
[너나]
[거울보고]
[이엑스오가부릅니다]
[baby don't cry]
아저씨가 다 됐다고 말씀하셔서 설렘에 부풀어 달려갔다.
설렘에 부풀어 눈을 뜨는 으아침.
으이리! 개나으리! 이게 누구 거였지, 그 김보성 아자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이리! 으이리! 의리!
여기 파트를 디오? 가 부르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놀랐다.
사실 잘 생겨서 노래 못 할 줄 알았어.
수만 아버지, 사랑하고 존경해요, 이수만 짱짱맨.
내 하트 백만 개 드셈.
달려가서 사진을 봤더니 내가 아니라 깜짝 놀랐다.
잘... 잘... 잘못... 들은 건가여...?
머쓱하게 웃으며 뒤를 돌았는데 훈남이 있어서 더 놀랐다.
사진을 보고 살짝 웃더니 집어들고 얼마에요?라고 하는데 성대에 꿀 바른 줄 알았다.
존나 달달해... ☆★☆ 하... 날 가져...
저 훈남이 누굴 닮은 것 같아서 계속 보는데 갑자기 내 쪽을 봐서 망했다.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시선처리 어쩔거야?
할 게 너무 없어서 카스를 켰다.
내 부짱한데이터, 왜 빨리 닳냐?
내가 많이 써서... 손담비가 부릅니다... 눙물이 주르륵...ㅁ7ㅁ8
(주... 주르륵...? 줅님 thㅏ랑해여...)
내 친척 동생 A양은 이걸 왜 공유하는지 모르겠다.
영원히 고통받는 엑소와 민아와 현아.
모두들 힘쇼여.
카톡으로 말을 막 더듬는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방신기가 부릅니다, 왜.
윤ㅋㅋㅋㅋㅋㅋㅋ호ㅋㅋㅋㅋㅋㅋ어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오빠가 좋아. 그게 바로 펄풱.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훈남이 계산을 끝내고 나갔다.
가지 마, 나의 그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사람 굉장히 웃기다.
살짝 바보같다. 정정하겠다, 많이 바보같아.
사진 한 장을 흘리고 나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눈치를 보다 그 증사를 주웠다.
내 스스로가 싫어. 난 나를 싫어해.
하지만 소중하게 먼지를 털어 지갑에 끼웠다.
뿌듯하게 사진을 감추고 앉았는데 아저씨께서 내 사진이 나왔다고 해서 뛰었다.
사진 보고 아저씨를 내 넓은 품에 감싸 안아드릴 뻔 했다.
굉장히, 상당히, 포토샵 되게 하시는군요. 되게 존경스럽네요.
되게 맛있는 대게 먹고 싶다.
집에 왔는데 엄마가 인자한 얼굴로 떡을 먹고 있었다.
난데숙하? 와타시의 집에... [떡]이 있다구웃-?
"엄마, 떡 샀어?"
"아니. 옆집에 이사온 총각이 갔다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ㄴ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인터넷 말투를 따라한다. 내 말투인데.
"총각? 대학생이야?"
"너랑 동갑이래."
"그럼 난 처녀야?"
"응. 제발 독립 좀 해."
"잘 생겼어?"
"응."
"에이, 엄마 눈은 못 믿지."
발끈하는 엄마를 뒤로하고 마이 드림 하우스... 마이 룸... 으로 들어왔다.
뭔가 기분이 공부가 잘 될 삘이라 앉아서 책을 폈다.
하지만 내 방은 와이파이가 된다. 잘.
므흣하게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계속 놀다가 갑자기 현타가 와서 책을 다시 폈다.
집중이 짱 잘 돼서 두 시간 넘게 공부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워. 난 전교 일등 할 거야.
엄마가 쓰레기 버리고 와 주면 안 되냐고 해서 쿨하게 쓰레기를 챙겨들고 나갔다.
으으, 너무 추워.
날이 많이 풀려서 후드 하나 걸치고 뛰어내려왔는데 너무 추웠다.
엘레베이터 거울을 보니까 하나도 안 추웠다.
내 얼굴 보니까 흥분 돼. 진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꼭 대공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의느님 짱짱맨.
내 얼굴 보면서 웃다가 1층 딱 돼서 쓰레기를 끌고 나갔다.
여리여리한 예쁜 여자가 쓰레기를 끌고 나간다면 하늘하늘해 보이겠지만,
나는... 뒷말은 생략한다. 더 말하면 나 울지도 멀라...☆★☆
쓰레기를 박력있게 딱 넣고 신 나게 웃으며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렸다.
나는 환경을 생각하는 21세기의 꿈나무다.
말하면서도 스스로 양심이 찔려서 못 해먹겠다.
집에 들어가려고 봉투를 버렸는데 옆에 냄새가 났다.
훈남 냄새. 킁킁. 잘 생긴 남자 냄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태ㅋㅋㅋㅋㅋㅋㅋㅋ 같다ㅋㅋㅋㅋㅋㅋㅋ
흘끔흘끔 그 남자 얼굴을 봤는데 누군지 딱 알 수 있었다.
증명사진 흘리고 간 그 훈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