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옹성우/황민현]
[내 사람 친구의 연애]
......랑 연애? 개풀 뜯어먹는 소리하네-
W.춘북
**
#03: 작곡과의 두 테리우스
헛웃음이 나왔다.
"야- 움직이지말라고"
난 무슨 부귀영화를 얻으려고
저 물.개샊히를 따라 나왔는가.
*
내 스케쥴 상, 금요일까지도 전공의 연속였어야 하지만
교수님의 건강악화라는 비보로 어찌어찌 휴강처리됨에
아침 댓바람부터 나는 현관문 앞, 길 가에서 춤판을 벌렸다.
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가.....!
당장 집에 뛰어들어가 나를 옥죄고있던
지긋지긋한 전공책들을 던지고
포근하고 따수운 어머니의 품 속같은 이불의 품으로
달려가려던 차에 옆 집의 현관문이 열리면서
금요일 일교시의 헬구멍으로
발을 디디려는 옹성우가 보였다.
쯧쯧, 일교시부터 전공수업인
슬픈 동물이여.
나름 부쨩해보이는 우리 물개에
네 마음 다 안단다, 물개야- 라며
어깨를 도닥도닥 두어번해주니.
이 색히 뭔 꿍꿍이인지는 몰라도 급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란다.
"너 공강이지, 그럼 나 좀 도와줘."
".......뭔데."
"그냥 가- 만히! 있으면 돼!"
지금 보니 어깨에 매어져있는 게 항상 매고다니던 백팩이 아닌
미술계열 학생들만 쓴다는 화구통에,
오른손에는 짱구 스케치북과
피카츄 크레파스18종 세트가 들려져있었다.
날 좋아서 단체로 야유회 이런거 하나보다, 라고 넘겨 짚어
생각하고는 우연찮게 금공(금공강)도 생겼겠다-
불알친구가 선심쓴다는 마음으로
우리 물개 부탁을 순순히 들어주러 따라갔다.
"아! 움직이지말라고-"
"겁나 조잘대네? 빨리 안 그려?"
"이씨............."
저 물.개샊히 입만 살아가지고,
그리라는 그림은 그리지도 않고
연신 조잘조잘 주문만 많다.
분명 옹성우는 음대 작곡과 학생인데,
왜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있지? 하고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tmi 하나 날려준다면,
작곡과 1차과제:
그대들의 뮤즈를 음악이 아닌,
다른 매체로 표현하라
때문이란다.
뮤즈는 개뿔, 눈 뜨고 마주치면 물고뜯기 바쁘면서
괜히 과제에서 F 맞기 싫어서 만만한 날 데려간게 분명하다.
빽!하고 윽박지른 것이 역시 신의 한 수였다.
드디어 우리의 물개가 스케치북을 펴들고
어디서 구해온건지 모를 이젤에 기대어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옹성우가 직접 구해다준 의자에 앉아있던 게 지루해지고
(솔직히 내 납작궁디가 그 쬐깐한 의자때문에 배겼던 탓도 있었다.)
점점 날이 따수워지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시바르! 또 한번 부쨩한 물개에게 온정을 베풀었다가는
야외에서 졸도하겠네.
스케치북에 빨려 들어갈 듯이 색칠놀이에 빠진 옹성우를
흘끗 보고는 의자에서 내려와 잔디밭에 주저 앉았다.
역시, 거지 근성은 어디 안 간다더니...
잔디밭이 곧 내 침대인 듯 드러 누울 뻔했지만....
이 곳 어딘가에 우리 민현이가 있을테니깐!
지금까지 만들어온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눕는 것만큼은 자제했다.
여기 잔디밭 어딘가에 우리 민현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최대한 덜 꾀죄죄하게 보이도록 옷매무새를 한번 더 보고
궁디부분에 마른잔디가 묻지 않았는지 꼼지락대었다.
혹시, 우리 민현이랑 한번 잘 해보려고
신경쓰는 거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칼에 N.O다.
응~ 사구리 행쇼~ 하면서 옹성우의 심기 뒤틀리는 표정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만,
고교 3학년. 난 씻을 수 없는 흑역사를 자가 생성했기때문에
더 이상의 흑역사 생성은 원치 않았다..
그것도 우리 민현이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내 꼼지락댐을 포착한 옹성우는 스케치북을 제 오른손에 쥔 채,
내 쪽으로 다가왔다.
미간에 川(내 천) 자가 새겨진 걸 보아하니,
또또 내가 움직였다고 고나리하려나보다.
쥬낸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목숨거는 옹성우 덕분에 오늘도 고생
하는 건 나라고 궁시렁대며 궁디를 털며 일어나려하자,
"이거 깔고 앉아."
입고 있었던 청자켓을 벗어 내게 건넸다.
......롸?
얘 왜 이런데?
멍청한 표정으로 이건 뭐냐는 듯 청자켓을 보고만 있는 내가 답답해진건지
옹성우는 제 청자켓을 몇번 털고는 방금 전까지 내가 앉아있던
그 볕든 자리에 자신의 청자켓을 곱게 깔아주었다.
내 소중한 금공을 이런 무료하기 짝이없는 크로키 모델이나하며 보내는 것에
본인도 미안한 모양인지, 훅 치고 들어오는 옹성우의 호의에
나도 급수긍이되면서 뻔뻔하게 굴기 시작했다.
그래, 거기까지는 좋았다.
"야, 저리가"
"싫어."
"아니- 왜 또 옆으로 붙는 건데,"
"이 쪽에 볕 안 든다고오!"
아까는 이젤 앞에서 잘도 그렸잖아!!!!! 옆구리를 꼼실거리며 파고드는
옹성우에 짜증 아닌 짜증을 버럭내면 스케치는 다 끝났고
이제는 색칠하면 된다며 더더 옆으로 파고드는
망할 옹성우이다.
그래 졌다, 졌어. 우리 성우 하고 싶은 거 다 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먼 산만 바라보니,
옹성우는 김ㅇㅇ 놀릴때만 나온다는
그 특유의 장꾸 물개옹의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이제는 다 괜찮아진 줄만 알았던
그것,
애써 외면하려했던 그 병.
그 망할 호르몬의 신비는.
위험한 거리에서 또 재발하기 시작했다, 젠장.
솔직히 말하자면, 아까 청자켓 벗어서 자리 깔아줬을 때.
조금, 아니 좀 많이 옹성우 입덕위기를 느꼈다.
예전에는 하지도 않던 짓을 해서 그런건가
아님 최근 심장 쫄리는 일을 많이 겪어서 그런건가,
심장이 알아서 직접 신호를 보내었고,
나의 더러운 본능들은 이를 놓칠리가 없다 슈발.
이 쯤 되면 나의 본능들이 반응하는 건 옹성우가 쓸 데 없이 너무 많은
섹시포인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나레기였다.
그냥, 솔직하게 옹성우 존나 귀엽고 섹시해!!!! 라고
인정하면 편할 것을.....
오늘도 나는 좋아하는 옆집누나를 곁눈질로 보기만하는
남고딩처럼 옹성우를 훔쳐보기 시작했다.
피카츄가 그려진 18색 유아용 크레파스와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오른손에 나는 오늘도 속으로 앓아야만했다.
본인 검지만한 크레파스로 색칠하는 데 뭔데 귀여운건지.....
마치 소형견용 개껌을 소중히 여기는
집채만한 대형 몬모 한마리를 보고있는 느낌이였다.
색칠하는 모습에서 옹성우의 씹덕! 텐덕!美를 보았다면,
색칠에 집중한 표정은 남자의 일하는 모습.......
존나 깐지나게 맞춤정장 한 벌을 입혀줘야할만큼
까리한 표정을 지은채로 집중하는 모습이였다.
초등학교 이후로 찾아볼 수 없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
그리고 옹성우의 조합에서
절제섹시를 느끼며 잘 녹은 땅콩크림버터마냥....
.......난 또 발렸다.
씹덕에다 섹도시발까지.
혼자서 다 해먹는 옹성우를 넋 나갈 정도로 보고있으면
,본인을 향한 뜨거운 내 눈빛에 데이다 못해 사그라들법한 느낌이 든건지
옹성우는 숙였던 고개를 느릿하게 들면서
내 시선에 천천히 맞춰왔다.
"..........야."
"김ㅇㅇ, 너."
젠장, 눈치 빠른 옹성우를 내 옆에 앉히는 것이 아니였다.
옹성우가 내 옆에 앉는다고 찡얼댈때,
그 때 민현이를 찾아 멀리 달아나야했던 게
옳은 선택이였건만....!
옹성우가 한 마디 더 하기 전에 나는 재빨리
옹성우 어깨 너머로 시선을 던졌고,
누군가 나를 구제해줄 구세주 없나요....!!!라는 심정으로
재빠르게 두리번댈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나의 쉴드. 나의 순둥여우. 민현이가 보였다.
내 여우! 내 순둥뽀쟉이!
반가운 마음에 손까지 붕붕 휘저어가며 민현이에게 인사를 했다.
어서 와서 옹성우와 나 사이를 가르고 앉아 내 쉴드가 되어주렴!!!
애타는 내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건지 민현이는 내 반가운 인사를
멀찍이서 보더니 폴짝 폴짝, 제자리뛰기를 하며
온몸으로 기분좋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으악....그렇게 끼 안 부려도...
온 세상 사람들이 너 뽀쟉애옹이인거 다 알아...
섹도시발 옹성우는 방심하는 그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섹시 모먼트로 심장에 무리를 주었다면,
우리 민현이는 순둥뽀쟉 애옹이 모먼트로
사람 심장을 조져놓는 취미가 있었다.
휴.......
이런 잔망스러운 인간 애옹이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민현이 부모님.....
들숨에 재력을,
날숨에 건강을 얻으세요.
망원경이 있다면 당장에 줌을 당겨서
지금 민현이의 뽀쟉거리는 순간들을 내 망막 디스플레이에 저-장시킬텐데,
아쉽다는 듯이 쩝- 하고 입맛을 다시니 내 옆에서 민현이와 나를
관찰하고있던 옹성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참 나-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고 고개를 절레, 내저었다.
그래.....너도 네 불알친구가 이렇게 일반인 덕질하는 모습을 보면,
돌아버린 것같지?
슈발, 근데 이렇게까지 안하면
내 욕망덩어리가 널 탐해버릴지도 몰라....
이 요망한 물개야........
내 한 순간의 실수로 오랜 불알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던 나였기에
오늘도 나는 우리 민현이로 내 스스로를 정화시켰다.
방방 뛰댕겼던 자리에 앉아서 들고있던 스케치북에 뭔가를 적던 민현이는
마치 도전! 울려라 골든벨!의 마지막 문제를 앞둔 고딩처럼
스케치북을 높게 머리위로 들어올려 나와 옹성우에게 보였다.
아......이 인간아...
....이 큐티빠띠뽀쨕뽀둥애옹아.......
스케치북에 쓴 그 몇 안되는 단어조합.
그게 뭐라고 긴장한건지, 민현이는 내가 좋아하다 못해
미쳐 쓰러진다는 뽀둥 애옹이주름까지 보이며 날 바라봤다.
인간이 어디까지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는 거야 뭐야.......
스케치북에는 정말 평범하다 못해
이제는 거의 안부인사로도 호환 가능한 말이 쓰여있었다.
[나랑 점심 같이 먹을래? 아, 저녁두!]
저녁두....저녁두......시벨ㅠㅠㅠㅠ
걸어다니는 맞춤법검사기
킹갓제네럴황세종 어디갔어....
ㅠ 민현아 너 잔망美로 누나 조지려고
일부러 저녁두! 라고 말끝을 귀엽게 조진거니...
...그렇다면 아주 크나큰 오예란다.....ㅠ
황민현과 함께라면 오늘 점심, 저녁 뿐만 아니라
내일, 내일 모레, 글피, 닷새, 엿새, 이드레!!!
평생을 함께 밥메이트가 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듯
고개가 꺾일듯이 끄덕여주었다.
카톡이라는 유용한 의사소통의 매개체가 있음에도
수고스럽게 러브액츄얼리나 찍고있던 우리가 한심한건지
사이에서 뭐래.......라는 표정을 짓던 옹성우도
그리고 있던 스케치북 한 장을 뒤집고,
다음장에 뭔가를 적더니. 민현이에게 보였다.
[ㅗ]
**
[좌민현 우성우]
[_왼쪽에 황민현 오른쪽에 옹성우.]
넌 전생에 독립투사단의 선봉에서
조국 독립을 이끈 단원 중 하나였나는 소리는
골백번도 넘게 들었었다.
응 그래, 외관만 본다면 [쇼! 람쥐중심] 에서나 볼법한,
반도의 흔하지 않는 미모甲 아이도루들이지만.
"성우야, 왜 그렇게 생각없이 막 담아."
"ㅇ,아니- 야, 감자가 거기서 거기지. "
"딱 봐도, 벌레 먹은 거잖아."
막상 가까워지면,
반도의 흔한 자취남들이라는 걸 알게된다.
감자 하나 고르는데 뭐 그렇게 아옹다옹하는건지........
결국 요리는 또 내가 주축이 되어서 할 것이 분명한데,
저 쪼렙들은 요리의 시작은 식자재의 신선함이라며
메인셰프인 내 의견 없이 본인들 먹고싶은 요리의
식자재를 담고있었다.
*
"ㅇㅇ야, 된장은 몇스푼 넣어야 해?"
"물은? 물은 이 정도는 괜찮아?"
"와, 된장찌개가 은근 어렵구나-"
그래, 내 이럴 줄 알았다.
된장찌개를 데워 먹어본적은 있지만,
끓여본 적은 없는 이 두 남정네들은 나를 가운데 낑겨두고
본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종알종알- 컨펌받기 시작했고,
나는 고든 램지의 헬스키친에 버금가는 이 혼란의 주방 속에서
하나도 벅찬데 두개의 요리를 완성시키고 있었다.
옹성우의 격한 찡찡댐으로 저녁식사 메뉴에 추가된 계란말이 때문에
알파고 마냥 큰 그릇에 날계란을 깨서 넣고있으면,
옆의 인덕션에서 보글보글 잘 끓고있는 된장찌개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는 민현이가 있었다.
"ㅇㅇ야, 너는 라면 끓일 때 뭐 먼저 넣어?"
"물."
무한정 길어질 것만 같은 고요함에 민현이는
뭐라도 내게 대화를 걸고싶었나보지만,
일단 나는 마트에서 식자재를 사온 것만해도 체력이 방전이 났고,
무엇보다 등가죽이 뱃가죽에 들러붙어서
지금 내가 요리를 하고있는건지
아님 요리가 날 부려먹고있는지 정신이 없었다.
아, 근데 저 한마디는 진짜 내가 생각해봐도 노잼의 끝이였고.
속으로 나는 왜 맨날 이런 개노잼의 끝을 달리는 드립만 칠까, 나가 죽자-
라는 생각을 하고있을 때 쯤,
피곤한 내 모습을 본 민현이는 잠시 머뭇거리며 말을 걸까
말까하다, 끝내 그 특유의 "흐ㅎ핳ㅎ핳ㅎ", 정직한 미소를 보이며
혼잣말을 또 옹알거렸다.
내 귀가 썩지 않았다면......
귀여워- 라고 옹알거린 것도 같고.
아님 말고! 하핫! 우리 민현이! 넝담도 잘 해!
정직한 우리 민현이의 웃음에 나도 덩달아 웃고있으면,
그는 내가 앓다죽는 그 옅은 눈웃음으로 인해
살짝 내려온 눈꼬리를 한 채,
"아이, 장난치지 말고- 진짜 뭐 먼저 넣어?"
다시 한번 내게 묻는다.
"난 스프. 국물이 우러나야지 면에 잘 스며들잖아."
"진짜? 나도 그러는데! 우리 천생연분이다-"
라면 끓일때 스프랑 건더기 먼저 넣는 건,
국가불문. 만고진리의 법칙...아닌가....?
별 것도 아닌데 환하게 얼굴을 피면서 맞장구를 치는 민현이에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우리 순딩애옹이가 좋아라할까 머리를 굴릴때,
그는 매우 자연스럽게 내 머리 위에
자신의 손을 얹고 느리게 쓰다듬었다.
............?
ㅇ,어....음.....?
ㅈ,좋네............?
옹성우가 나한테 써먹는 [여사친 빡치게 하는 비법-1: 잘 빗어놓은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척 교란시키면서 뒤엎고 튀기.] 가 아닌,
진짜 예뻐라- 하는 감정이 느껴지게 느릿하게 살살 쓰다듬는 행동이었다.
쓰담쓰담하는 행동에 전혀 별 다른 나쁜 감정이 없던 나였기에,
난 그저 주는 손길을 거부하지않았지만
민현이는 깜짝 놀라며 황급히 자신의 손을 치워버렸다.
"ㅇ,아- 미안해." 새삼스럽게 사과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난 괜찮았는데.
그 덕분에 또 다시 우리 사이를 매울 정적이 찾아오려던 찰나에,
"저기요? 내가 된장찌개 끓이라고 했지,
연애하라고는 안 했는데^^"
노잼 냄새를 맡고온 노잼탐지견 옹성우가 조각으로 썰어놓은 야채 건더기들을
내밀고 우리 둘 사이, 그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외관으로 봐서는 굉장히 말랐지만, 넓은 어깨와 키 때문인건지
어느정도 덩치가 있는 옹성우가 그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오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였다.
으....시바르, 이 샊히는 여길 굳이 비집고 들어와야했나, 하고는
이맛살을 찌푸리니 우리 물개는 "뭐!뭐!" 하고는
그 길다란 검지로 내 이맛살을 꾹꾹 누른다.
점점 정신연령이 낮아지는 옹성우에 환장하겠다싶어
마른세수 두어번하고 다시 계란말이에 집중하려면,
내 옆에서 꼼지락대며 뭔가를 착용중이신 옹성우가 보였다.
........물개야, 너 물안경 쓰고 양파 썰은거니.
*
"오늘 저녁 맛있었어, 고마워 ㅇㅇ야-"
저녁 설겆이도 공산주의 마냥 n분의1 해서 해치운 뒤,
과일 좀 까먹으면서 일일연속극을 좀 시청하니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집에 잘 찾아갈 수 있다며, 배웅 안 해줘도 된다며
손사래치는 민현이에 굴하지 않고 쫓아나왔다.
이 길목 어딘가에서 몰래 우리 순둥뽀쟉 애옹이를 낚아채가려는
불순한 악의 무리들이 있을 수 있단 말이다!
두 주먹 불끈 쥐고 민현이를 쫓아가니 굳이 내 말을 듣지 않아도 내 생각을
죄다 읽어버린 옹성우는 어이없다는 듯,
바람빠진 웃음 한번 짓고는 고개를 두어번 내저었다.
"나 그럼 가볼게, 들어가 ㅇㅇ야."
"잘 가 민현아- 내일보자."
점점 멀어져가는 민현이는 뒤를 돌지 않은채 뒷걸음으로 걸으면서
손을 높게 들어올리며 해맑게 웃어주었고,
나는 쏘스윗 앤 핵사랑스러운 민현이......하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있었다.
옹성우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사랑스러움,
우리 물개도.....저렇게 사랑스러움의 인간화로 컸다면 참 좋으려만
.......왜 때문에 우리 물개는 포텐이 터져도
섹도시발 100% 로 터져서는.
또 뇌리에 파고든 '옹성우' 이 세글자에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그 몇일전에 꿨던 옹성우 피지컬 꿈이
망할 무의식의 뇌극장에서 자동 재생되는 것같기도 하고........
신이시여, 내 쉴드 민현이를 보내놓으니,
왜 이제서야 옹성우라는 벌을 주시는겁니까.
"으- 춥다, 들어가자-"
"......? 안 들어가?"
물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내 어깨를 끌고 앞장세우는
옹성우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손을 내치며
알파고 마냥 딱딱하게 한마디만을 내뱉고
오른발 오른손, 왼발 왼손을 각맞춰 삐걱대며
내 집으로 숨어들었다.
"ㅇ,오늘은! 내 집에서 잘거야,
네 잠버릇때문에 ㅈ,죽겠어."
오늘은 제발 옹성우 피지컬,
이 딴 음란마귀 꿈 안꾸게 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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