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첫만남2
그 남자아이가 너를 토닥인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넌 울음을 멈췄어.
그리고 그 남자아이에게 물었지.
“…우리엄마는 어딨어?”
“너희엄마? 내가 어떻게 알,”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걸 본 남자아이는 어쩔 수 없이 선의의 거짓말을 했지.
“아까 내가 봤는데, 너희 엄마가 어디 간다고 좀 오래 걸릴거래. 나중에 우리가 이마안-큼 크면 다시 올 거라고 얘기하시고 가셨어.”
“…이마안-큼?”
“응. 이마안-큼!”
“그만큼 크려면 몇밤정도 자야돼?”
“음, 글쎄…… 백밤?”
“백밤만 자면 우리 엄마 오는 거야?”
“응!”
“진짜야?”
“그렇다니까!”
“…알았어. 근데, 나 어디서 기다리지? 난 여기거 어딘지도 모르고 우리집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른단 말이야.”
“…음, 아 맞다! 너희엄마가 너를 우리집에 데려가라고 하셨어! 그러면 백밤자고 난 뒤에 너를 찾으러 올 수 있을 거라고.”
“너네 집?”
“응, 가자! 우리집.”
넌 소년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어.
소년의 이름은 이재환이고 나이는 너랑 동갑인 6살이래.
너는 친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나름 기분이 좋아졌어.
널 두고 어디론가 사라진 엄마가 그립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백밤만 자면 된다고 한 재환이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그를 따라갔어.
너의 눈엔 다 똑같은 나무들, 똑같은 풀들, 똑같은 위치로 보이는데 재환이는 아닌가봐.
재환이는 익숙하단 듯 길만 잘 찾았지.
***
숲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른 건지, 시작되는 지점으로 되돌아간 건지, 네 눈앞엔 커다란 마을이 보였어.
너와 엄마 둘이 살던 집은 크고 좋았지만, 외딴 곳에 위치되어 있어서 2층짜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사람들이 복작복작한 이 마을이 어색하기만 해.
신기하단 듯이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자, 재환이는 오히려 그런 네가 신기하단 듯 널 뚫어지게 쳐다봤어.
“뭘 그렇게 신기하게 봐?”
“그냥, 사람들이 신기해서…….”
“에, 너도 사람인데 뭐가 신기하단 거야.”
재환이는 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걸음을 멈췄어.
“여기야. 우리집.”
마을의 거의 중심지에 있는 재환이의 집은 마당도 외관도 굉장히 크고 예뻤어.
하얀 벽돌에 빨간 지붕을 가진 3층 집과 넓은 마당에는 석류나무도 몇그루 있었지.
재환이가 본인의 집문을 활짝 열었어.
집 내부는 외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어.
옷걸이엔 남녀 군복 여러벌이, 벽 윗쪽엔 누군지 모를 초상화들이, 맞은편 벽엔 여러 종류의 총들이 걸려있었어.
재환이의 부모님은 두분 다 군인이시기 때문이야.
직위가 꽤나 높으신 분들이라 집이 마을 중심부에 있고, 층수도 남들보다 한층이 높은 3층집인거야.
“오, 아들 왔구나.”
1층 거실과 가장 가까워보이는 방에서 덩치도 키도 무지 큰, 너희 엄마의 두배는 될 법한 아저씨가 나왔어.
약간 섬뜩함을 느낀 넌 재환이 등뒤로 숨었지.
“예, 아버지.”
“등 뒤에 숨은 꼬마는 누구니?”
“숲에서 길을 잃은 아이 같습니다. 당분간 저희와 함께 생활해도 되는지 여쭤보고자 합니다.”
재환이의 말투가 놀라울 만큼 변했어. 마냥 어린아이처럼 개구진 말투에서 군인아저씨들같은 딱딱하고 예의바른 말투로 말이야.
“우리 아들이 데려온 손님은 언제나 반갑게 맞이해야지. 편히 쉬다 가거라.”
아저씨는 첫인상과는 달리 상당히 친절하시고 따뜻하신 분이셨어.
다만, 아들 교육에서 만큼은 엄격한 터라 재환이는 자동적으로 군인용 말투가 습관화 되었고.
재환이가 너를 데리고 부엌으로 갔어.
부엌엔 재환이의 엄마가 그릇을 닦고 계셨지.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재환이 왔니? 어머, 옆에 있는 그 꼬마숙녀는 누구니?”
“숲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입니다. 당분간 저희집에서 생활해도 괜찮겠습니까?”
재환이는 질문을 하며 어머니께 달려가서 어머니의 귀에다 대고 너는 들을 수 없는 귓속말을 했어.
웃음을 짓고 계시던 어머니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곧 웃음을 되찾으셨지.
그리고 너에게 물으셨어.
“그래! 이름이 뭐라고 했지?”
“……별빛…이요.”
“별빛이? 이름 예쁘네. 별빛아, 코코아 한잔 마실래?”
싱긋 웃어보이시는 재환이의 어머니를 향해 너도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어보였어.
TALK |
사랑하는 암호닉 '달'님 감사합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사랑해요S2 핫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