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힘들다... 학원에서 수업을 다 듣고 터벅터벅 건물밖으로 나오니 벌써 7시가 다 되어간다. 무심코 올려다 본 가을하늘은 노을빛으로 물들어 예쁘고 운치있다. 아... 벌써 가을인가... 가을은 사랑과 독서의 계절이라는데... 짚신도 짝이 있는데 내 짝은 왜 없는거야.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잡생각에 한참동안 빠져있다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내렸다. 집에 가려고 발걸음을 떼는데... 으악!!!!!!!!! 누군가가 내 가방을 잡아당겼다. 갑자기 몸의 중심이 뒤로 쏠려서 넘어질 뻔하다 어떤 놈이 나를 잡았는지 보려는 찰나 내 어깨위에 떡하니 올라온 손 하나... 뭐야 이건? 옆을 봤더니 웬 검정수트를 쫙 차려입은... 강아지같이 생긴 남자가 내 가방을 확 잡아당겨놓곤 어깨동무를 하고있다. 아니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처음보는 사람이, 그것도 멀쩡하니 개념있게 생긴 남자가! 남의 가방을 잡아당기더니 어깨동무를 하는 건 무슨 상황인지... 그 남자는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멍해져있는 나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뜬금없는 말을 한다. '너 귀엽다'라며 푸스스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여러사람 홀릴정도로 매력적인 예쁜 웃음과 여자들의 로망인 쓰담쓰담에 잠시 정신이 나간 내게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 너빙이 집에 가야지? 데려다줄게, 가자." "네? 누구신데요?" "나 몰라? 나는 너 아는데." 누군지도 모르는 처음보는 사람이 다짜고짜 집에 바래다 주겠다고 하길래 사양했으나 이 아저씨도 남자라 힘은 세서 어깨동무를 풀어주지 않는다. 결국 소용없는 짓이라는걸 깨닫고 아저씨랑 같이 집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실 나는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이 아저씨가 사교성이 좋아서 그런지 신기하게도 몇년동안 만나온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를 하게된다. 어느새 부쩍 친해진 아저씨랑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집에 가고있는 중이다. "아저씨, 근데 내 이름 어떻게 알아요? 나 교복입은것도 아닌데." "난 초능력자거든!" "에이 뭐야. 그럼 아저씨 이름은 뭐예요?" "궁금해? 비밀인데~" 능글맞게 대답하며 장난스럽게 웃는데 그 웃음이 너무나도 설렌다. 여자들이 아저씨 좋아서 난리겠다. "아저씨이-" "왜에에-" 말꼬리를 늘려서 부르니 나랑 똑같이 답을 해주는 아저씨다. 그런 모습이 나에겐 또 귀여워 보인다. 대체 나이가 몇인거야? "저 배고파요." "뭐 먹고싶은데요, 우리 아가씨." "순댓국!! 저 그거 먹어본 적 없어서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그래그래 순댓국 먹으러 가자." 그렇게해서 근처에 있는 순댓국 가게에 들어왔다. 아, 맞다. 엄마한테 저녁먹고 간다고 문자해야지. [엄마 나 저녁먹고 들어가요] "누구야? 남친?" "아니거든요! 남친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예요." "아... 그래? 아니면 말고." 솔로 염장지르나. 아저씨같은 남자라면 충분히 여자들이 좋아서 작업걸고 난리일테니 자기 애인 있으니까 지금 나 약올리는건가. 날 놀린 듯해서 째려본 아저씨의 얼굴과 귀는 붉어져있었다. 왜 저러지? 음식이 뜨거운가? "아저씨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요? 음식 많이 뜨거워요?" 내 손을 아저씨 볼에 가져다 대보니 아저씨가 갑자기 잠시 멈칫하면서 굳어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린다. 이상한 아저씨야. 뭐 배고프니 순댓국이나 먹자. "아 배부르다~~" "어때 먹어보니까 맛있지." "완전 맛있어요! 아저씨 덕분에 잘 먹었어요." "니가 잘 먹었다니 나도 좋네. 이제 집에 가야겠다. 집 어디야?" "어, 진짜 데려다줄거예요? 저녁 얻어먹어서 괜찮은데..." "안돼. 늦었으니까 데려다줄게." 혼자 갈 수 있다고 했는데도 늦었으니 꼭 데려다주겠다는 고집 센 아저씨를 말리는 건 불가능했다. 아까는 노을빛이던 하늘에 검은물감을 듬뿍 부어놓은 듯 어느새 어두워진 밤하늘을 배경삼아 걷는 기분도 꽤 나쁘진 않다. 몇시간동안 학원에서 썩다나온 고쓰리라 사실 좀 우울해지려고 했는데 아저씨 덕분에 기분전환했네.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지만 몇년동안 알던 사람처럼 날 많이 챙겨주고 웃게해준 이 아저씨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옆에서 같이 걷고있는 아저씨를 힐끔보고는 혼자 웃었다. 초면이던 구면이던 그게 뭐가 중요할까. 내가 그토록 그려왔던 이상형을 꼭 빼닮은 사람과 지금 함께 길을 걷고있고 이렇게나 좋은데. "아저씨 오늘 고마웠어요." "김종현." "네?" "내 이름 김종현이야. 그리고 너랑 4살차이밖에 안나는데 내가 무슨 아저씨예요. 안그래요 아가씨?" "그럼 종현오빠라고 불러요? 으, 오글거리는데." "응. 종현오빠 해봐." "종현아." "씁. 오빠라니까." "종현오빠 고마워요." "..." 오빠라고 불러줬더니 순간 멍해지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선 나에게 중저음목소리로 달콤하게 속삭인다. "응, 내일 또 올게. 나랑 만나 내일도." "네- 잘가요." 집앞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씩 웃으면서 입모양으로 뭐라고하는 아저씨, 아니 종현오빠. 뭐라는거지...? ○.○.아.좋.아.해 제목이 드림보이인 이유는... 제가 꾼 샤몽이라서ㅋㅋㅋㅋㅋㅋㅋㅋ(부끄) 종현아...너는 L.O.V.E 브금은 샤이니의 Dream girl(ballad ve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