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혼자있어도 괜찮겠어?”
몇번의 물음에 “진짜 괜찮다구요-“ 하며 여주가 웃어보이자 민현이 그제야 팔을 쭉 뻗어가며 꼭 잡고 있던 두손을 아쉽다는듯 놓았다.
“얼른 들어가서 쉬어.”
“선배..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수줍게 꺼낸 선배라는 호칭이 마음에 들어는지 민현이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고작 그 선배라는 호칭이 뭐라고 저렇게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는건지, 더 부끄러워지는 기분에 여주는 괜히 신발코만 바닥에 툭툭 찍어댔다.
오피스텔 입구에 있는 비밀번호를 눌러놓고는 몇번째 손인사를 주고 받는건지 동작센서덕분에 출입문만 혼자 닫히려다 열렸다를 계속 반복했다.
그리고 이젠 정말 들어가봐야겠다며 여주의 그림자가 엘리베이터 저 안쪽으로 사라지고 이제야 출입문이 닫혔다.
하지만 그도 잠시 곧바로 다시 열린 출입문 틈으로 다시 여주가 달려나왔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운듯 민현이 웃음짓자 달려나온 여주가 민현의 목에 팔을 감고 짧고 달콤한 키스를 건넸다. 당황한 민현이 어버버거리다 여주의 허리에 팔을 감으려 할 때 즈음 가벼운 베이비키스를 입술에 쪽- 남기고는 발그레한 볼과 함께 여주가 팔을 풀었다.
“이제 진짜로 가요.”
여주의 따스한 온기가 떨어져감과 함께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민현이 다시 해맑게 손을 흔드는 여주를 빠르게 잡아채 다시 입술을 맞췄다.
그런 민현이 싫지않은듯 여주 또한 입술에 미소를 머금었다. 웃느라 벌어진 입술사이로 다시 한번 두사람의 뜨거운 사랑이 오가고 달빛아래 그늘진 그림자는 예쁘게 포개졌다.
“벌써 도착했어요? 진짜 빠르다.”
“그런가?”
오랜만에 집에서 따뜻한 물로 몸을 녹여낸 여주가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 즈음, 민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불과 몇분전에 아쉽게 손 흔들며 헤어졌으면서, 그 짧은 몇분도 견디기 힘들었는지 다시 휴대전화를 붙잡고는 조잘 조잘 예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랑 빨리 전화하려고 택시라도 탔어요?”
“아닌데? 나 되게 천천히 걸었어. 벌써 샤워까지 다했는데.”
볼과 어깨틈에 휴대전화를 끼우고 손으로 단추를 풀며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민현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5분만 더, 딱 3분만 더있다가 자는거다.
달빛이 깊어지는걸 모르고 그렇게 통화시간을 조금씩 늘려갔다. 어느새 여주의 머리칼에 맺혀있던 물방울들은 다 말랐으며 초롱초롱하게 빛나던 눈도 졸음이 몰려오는지 끔뻑거리는 깜박임으로 바뀌었다.
“....여보세요?”
점점 말꼬리가 늘어지더니 어느순간 대답이 없어지는 여주였다. 그리고 수화기너머로 들려오는 새근새근 숨소리에 그 모습이 그려지는듯 민현이 눈을 감고 웃음지었다.
그 규칙적인 숨소리가 마치 자신의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이여서 괜히 기분이 좋아 전화를 끊지않고 휴대폰을 손에 꼭 쥔채 민현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혹시라도 밤새 꾸는 꿈에 여주가 끙끙거리진 않을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듣는 소리가 여주의 목소리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하면서.
***
(민현)
“아, 황민현. 네 징계건 내가 살짝 떠봤는데 사건보고 위반으로 3개월 감봉될 것 같더라.”
저번엔 징계 감사가 뜬 것도 이야기 안해 주더니, 이번엔 그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스스로 내 징계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권현빈이었다.
그 때문에 탕비실에서 이제 막 자리로 돌아오려던 여주가 그 소식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서 잠시 발길을 멈추었다. 그렇게 잠시 주춤하던 여주는 더 축 쳐진 어깨를 하고는 자리로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보니 손에 가득 들린 서류뭉치보다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분명 마음이 여러 자기탓을 하고 있을게 물보듯 뻔하니까 말이다.
3개월 감봉. 사건보고 위반도 맞는말이고 잘못도 인정하지만 막상 처음으로 징계를 받고 보니 생각보다 주춤거리는 마음에 서류를 들고 나가려던 발걸음이 절로 멈췄다. 뿐만아니라 왜 내가 사건에 대해 보고 하지 않았는지 묻지도 않고 그저 이유가 있었을거라 믿어주는 팀원들도 모두 동시에 고개를 들고 쳐다보고 있었다.
“알았어.”
결국 이번에도 그 적막을 아무렇지 않은척 깨트려야했다. 더한 징계를 받더라도,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다운되는게 더 싫었으니까. 나는 이번에도 괜찮아야했다.
하지만 얼굴 한가득 ‘나 미안해 죽겠어요.’ 라고 나타내고 있는 여주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어쩔수없이 사무실 밖 자료실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바꿔 다가가자 예쁜 눈이 동그랗게 바뀌었다.
그리고 귓가에 살며시 속삭이자 여주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마치 아무렇지않은척 하고 있는 내 빨간 귀 처럼.
***
진심 반 농담 반으로 짧게 속삭이고 나가려했던 계획은 빨개진 얼굴을 하고서도 돌아서려는 내 손목을 잡으며 할 이야기가 있다는 여주덕에 생각지도 못하게 함께 옥상 공원으로 올라왔다. 그런 우리 둘을 보며 자신도 할 이야기가 있는 다니엘까지도.
“아무리 생각해도 선배가 징계받는건 너무 억울해요.”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이성화 한 사람에게 끌린다던데, 또는 사랑하면 닮는다던데. 가끔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고집을 부리는 내 모습을 닮기라도 한걸까. 전부터 계속 같은 말, 같은 이유로 걱정하고 있는 여주였다.
나는 만약 네가 징계를 받는다면 내 징계보다 더 화가날것 같은데. 그래서 나만 징계를 받는게 훨씬 이득인데. 어쩌면 이마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저번에도 말했듯, 네가 잘못을 한거라고 다시 진술해도 나도 똑같이 징계를 받을거야. 자칫하면 다니엘까지도 걸릴지 모르고. 그러니까, 모두를 위해서 이번만 넘어가자. 응?”
물론 여주도 다 알지만 미안하고 답답해서 그러는거라는걸 나도 안다. 그만큼 나를 걱정해서 그러는걸테니까.
그 모습에 웃으며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다니엘이 그제야 헛기침을 몇번 하며 자신도 이 자리에 있음을 어필했다.
“처음부터 지훈이 일이니까 제가 징계를,”
“조용히 해.”
“조용히 해.”
그 몇번의 헛기침 뒤에 자신의 일이니 자신이 징계를 받겠다는 말을 꺼내자마자, 채 말을 끝내지도 못한 다니엘이 나와 여주에게 동시에 꾸지람을 들었다.
“시보가 징계받으면 나중에 시보평가에서 당연히 문제되고 직위해제 당하는거 몰라? 넌 그냥 가만히 있어.”
“아는데.... 내도 미안해서 그러지.”
눈에 바짝 힘을 주고 다다다 쏘아붙이는 여주의 잔소리에 다니엘이 괜히 뒷머리를 긁적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
‘코드 원 떴다. 내려와’
***
세사람 모두 동시에 울린 알람에 급하게 사무실로 내려가자, 이미 출동 준비를 마친 팀원들이 빨리 오라며 손짓하고 있었다.
코드원이라하면, 코드제로 보단 덜 긴급하지만 팀원들 모두가 상황에 접수해야하는, 주로 1팀이 관리하는 조직이 문제를 일으켰을 경우를 뜻하는 일이 많았다.
늘 그렇듯 혹시 모를 상황에 권총을 허리에 두르고 성운이 건네주는 진압봉과 무전기를 챙겨받자, 이미 성우가 차를 빼러 나가있다며 모두가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피지컬 하나는 밀리지 않을것 같은 사람들이 큰 승합차에 꾸역꾸역 몸을 실어담자마자 차는 빠르게 주차장을 출발했다.
그리고 전화를 통해 상황을 전해들은 지성이 아까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 설명을 시작했다.
“3동 애들, 한동안 조용하더니 또 말썽이야. 이번에도 자기들 지역에 있는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는데, 지역 관리비를 인상하고는 매주마다 내지 않으면 관리대상에서 제외시킨다고 했나봐.거기에 몇몇 상인들이 너무 비싸다며 반발을 했는데, 그 사람들한테 무력을 사용해서 인감을 가져갔대. 그래서 신고가 들어왔고.”
듣기만 해도 어떤 상황이 다가올지 뻔히 그러져 머리가 아픈지 성운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차분하게 상황을 전해들은 민현도 이야기가 끝나자 고개를 들었고 다른 팀원들도 익숙하게 민현이 어떤 명령을 내릴지를 기다렸다.
“일단 인감 찾아야하니까 바로 영장청구하고, 성우랑 성운이형은 조직담당..”
“나도 알아.”
“아, 미안.”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한 민현이 습관처럼 명령을 내리자 그를 현빈이 가로막았다. 그 모습에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민현이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민현을 쳐다보지도 않고 현빈이 다시 상황에 대해 명령을 내렸다.
“윤선배, 하선배, 옹성우는 상인들한테 가서 상황정리하고 나머지는 조직들한테 가는걸로.”
성우와 성운이형은 포커페이스가 좋고 이성적이라 조직들의 도발에도 잘 말리지 않으니까 조직담당이 적합하고, 다니엘은 아직 경험이 많이 없고 상황에 말리기 쉬우며 여주는 여자라 놈들이 깔아내릴게 뻔하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보내는것이 적합할것같은데.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현빈도 생각이 있을 터, 더 이상의 참견은 현빈이 기분이 나쁠것 같아 애써 자신의 생각을 숨기는 민현이었다. 상인들이 있는 시장 바로 안에 놈들이 운영하는 사무실이 있으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하면서.
다른건 몰라도 운전만큼은 자신있다며 늘 자부하던 성우는 빠르게 시장안으로 도착했고 빨간 사이렌이 달려있는 승합차가 멈추자 먼저 현장에 나와있던 지구대 경찰들이 인사를 건넸다.
서로 간략히 경례를 주고받은 뒤 현빈의 말에 따라 각자 위치로 흩어졌다.
지성, 성운, 성우는 피해가 접수 된 상인들의 가게로, 나머지는 가게 바로 옆 낡은 건물 2층에 부동산이라는 간판을 달고있는 가게로.
상인들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어질러진 가게 정리를 돕는 팀과는 다르게 조직을 담당하기로 했던 그들은 정작 부동산 문 앞에 서있는 두명의 덩치로 인해 가게안으로 발을 들이지도 못하고 있었다.
민현과 현빈은 전체 상황판단을 위해 지구대 경찰들에게 상황은 상세하게 전해듣고 있는 동안, 부동산 앞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일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협조를 부탁한 다니엘에게 그들은 곧바로 침을 뱉었고 그런 다니엘이 반응하려하자 빠르게 달려온 여주가 다니엘을 말렸다.
하지만 뒤이어 따라온 경찰이 여자임을 확인하자 그들은 더 비아냥거렸다.
“나 여자도 때려. 맞고 질질 짜기전에 꺼져.”
“내가 유치장에서 좀 오-래 보고싶은 얼굴이긴 하지. 계속 보고싶으면 그렇게 하던가.”
그러나 그들의 도발에도 전혀 끄덕하지않고 오히려 돌려 말하며 그들의 기세를 누르는 여주였고 그 실랑이에 상황설명을 다 들은 민현과 현빈도 합류했다.
“강남지방경찰서 강력 1팀 권현빈입니다. 사건 관련해서 신고가 들어왔는데 협조 좀 해주시죠.”
“무슨 신고가 들어와. 우리가 그랬다는 증거 있어?”
“복잡하게 하지 말고 그냥 문 열어.”
오늘은 영업 안한다며 자신들의 앞을 막아세우는 그들에게 경찰증을 꺼내보이며 정석대로 협조를 요청하는 현빈과는 다르게, 예상대로 협조에 응하지 않는 놈들을 보며 현빈의 뒤에 있던 민현이 한걸음 걸어나와 익숙한듯 말하자 그 얼굴을 알아본 조직원들이 순간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아니, 우리는 그런 적 없다고. 안에 뒤지고 싶으면 영장을 갖고 오시던가.”
이들도 한,두번 당한게 아니여서 그런지 영장없인 함부로 뒤질 수 없다는걸 알아서 이제는 익숙하게 영장을 요구했다.
어짜피 나중에 가면 ‘형사님, 우리가 한 두번 본 사이도 아니고 한번만 넘어가 주세요.’ 하며 매다릴거면서 매번 이렇게 자신들을 귀찮게 만드는 이들에 성운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인 민현이 한숨을 쉬며 현빈을 바라봤다. 이럴줄 알고 미리 사건 접수를 하자마자 영장을 신고하라 했으니까.
곧 영장종이나 그에 대해 언급할거라 예상했던 생각과는 다르게 현빈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스치는 불안감에 작게 눈을 찡그린 민현이 현빈을 바라보다 이내 팔을 잡고는 건물 밖으로 끌어내듯 함께 나갔다. 그리고는 벽에 현빈을 세게 밀쳤다.
“너 출동 전에 영장 청구 안했어?”
“.....그럴 필요 없어보이는 사건 같아서.”
그 말에 더 화가 치미는듯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긴 민현이었다. 보통은 출동 전 영장을 청구하고 검찰로 부터 영장을 받아내야 조사를 할 수 있다. 그렇게 빠르게 영장을 받아내도 늦게 영장청구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이 상황에서 영장청구도 하지 않았다는 현빈의 대답은 화가 날만 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상황 수습이 먼저니까. 크게 한번 한숨을 쉰 민현이 휴대전화를 꺼내들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최검사님, 저 황민현입니다. 담당하신 조직 사건 때문에요. .....네, 처음엔 영장청구가 안되었는데 지금 빠르게 영장이 필요해서요. 저 웬만해선 이런 연락 안드리는거 아시잖아요. 제가 책임질 수 있습니다. 네,네, 빠르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의바르게 전화을 마친 민현이 전화를 끊고는 한숨을 내쉬더니 빠르게 현빈의 어깨를 밀어 벽에 밀쳤다.
“너한텐 이 사건이 아무것도 아닌 그냥 실랑이로 느껴지겠지만, 여기 사람들한텐 저 작은 가게가 인생의 전부고 뺏긴 인감이 곧 생명줄이야.”
“........”
“그리고 네 판단이 저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줄지, 절망을 안겨줄지를 결정해.”
그 답지않게 매서운 표정으로 현빈을 노려보던 민현이 다시 고개를 돌려 부동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셔츠의 어깨부분이 구겨지지않게 손으로 가볍게 정리를 한 현빈이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민현이라 속이 부글부글 끓는듯 열을 안고 그 뒤를 따랐다.
민현의 부탁에 최검사는 센스있게 휴대폰 메신저로도 청구된 영장 파일을 보내줬으며, 이를 확인한 민현이 조사 지시를 내리자 빠르게 부동산의 문이 열렸다.
영장이 왔음을 확인하고 경찰들이 들어가려는 태도를 취하자 더이상 물러설곳이 없다는듯 달려들기 시작하는 조직원들이었다.
열린 부동산 안은 원래부터 부동산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넓었고 열려버린 문에 안은 점점 난장판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자 곧바로 문을 향해 날아오는 의자를 발견한 다니엘이 빠르게 다시 문을 닫아 그 의자를 피했고 날아온 의자는 문에 부딪혀 힘없이 부서졌다. 그러자 다니엘이 다시 빠르게 문을 열었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경찰들의 모습에 몇몇 조직원들이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쨍그랑-
2층 밖에 되지않는 낮은 높이라 몇몇 조직원들이 뛰어내리자 곧 바로 그 뒤를 다니엘이 따랐다. 그리고 그들을 쫒으려는듯 다니엘이 깨진 창문에 발을 올리자,
“다니엘, 안돼.”
민현이 빠르게 다니엘에게 소리쳤다.
뛰어내린 그들은 민현에게도 얼굴이 익지 않은, 즉 들어온지 얼마 되지않았을 조직원들이었고 무엇보다 반팔차림의 그들이 우리가 찾는 인감을 챙겼을리가 없었다. 그런 그들을 상대로 굳이 무리해서 쫒을 필요와 위험을 무릎쓸 필요가 없다는게 민현의 판단이었고 그 판단이 다니엘을 막아세웠다.
그덕에 입구쪽의 작은 공간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고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복도형식의 공간에 민현이 둘로 나뉘어서 가자는 수신호를 보내자 모두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신호에 맞춰 벽에 붙어 이동하는 나머지 팀원과는 달리 현빈이 탐탐치않은 표정으로 저벅저벅 걸어 저 안으로 홀로 들어갔다. 그 모습에 말도 못하고 홀로 발만 동동 구르던 여주가 어쩔수없이 한숨을 쉬며 경계자세로 현빈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길게 늘어선 복도에는 여러개의 문이 있었으며 현빈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여주는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귀에 꽂힌 무전기에 손을 올렸다.
“권경위님?”
그 많던 덩치들이 도대체 어디로 다 숨어버린건지. 하여간 더러운 행동들을 일삼다가도 궁지에 몰리면 발버둥치다 빌빌 기기만 하는 밑바닥 놈들, 현빈이 보기엔 그저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와 같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 바칠것 처럼 행동하면서 뒤에선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꼴, 어렸을 때의 현빈이 지긋지긋하게 보던 장면들이었으니까.
길게 늘어선 방들을 따라 걸음을 옮기던 현빈이 망설임없이 가장 안쪽 방을 향해 걸어갔다. 보통 대부분 가장 높은 서열의 방이 그렇게 위치해있으니까, 그게 이유였다. 그렇게 문고리를 돌리기 위해 손을 올리면,
-권경위님?
무전기를 통해서 여주의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뒷쪽에서 움찔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정태풍][꼬꼬망][@불가사리][참새랑][여울][마요]
[꼼데민현][강댕땡][배낭맨소녀][후렌치후라이][강낭]
[문달][황달][녤니짱][새벽이슬][백지][809][지오]
[포로링][루지][0209][황소][뜻산][0118][황밍횽]
[민민][뿡치버섯][듐][1010][구르밍][친9][릴라이]
[9094][여름][어도러블][몽구][킹제77][푸린][박쏠로]
[체리콕][맑음][꾸까][소리없는아우성][0226][센터]
[발암과함께사라지다][뿜뿜이][그리즐리][블루22]
[째로베로스][우리샘][영휴][복숭아자두][금우]
[황제호빵][포테이토피자][굥뷰죰햬][홈런볼][콩너블]
[코난][포도][퍼플][얼음][몰랑몰랑][두부햄찌][CR]
[우리원부인][슈퍼파워황제][뱃살공주][블루황][리본]
[톨비][도리][곱대][머스크][1232][홀롤로][녜리요정]
[황형사의향수][황꽃][황배박하][쥬니랍][지망]
[수다링] [전지적여우시점][만두만두][마니][짱요]
[비누냄새][ㅇㅇㅈ][쿱][사용불가][줄리][안눙눙][둥둥]
[샤프] [feat.][배배][비회원][즈쿠][나나나][다니]
[너끼돈][옹성우][#0809][토마토마조아][박참새짹]
[버드][다니][뷔밀병기][오늘도행복해][온새미]
[초록딸기][촬뤼][밀혜][겨울][텍스트황][코코]
[뿐뿌니가조아요][탱자][파랑토끼][황베리][옹황]
[다민][봐봐봐][당근][월이][몽쉘][햇님][초코파이]
[윙팤카][더데이][해야][루다][강낭콩][윈디][물만두우]
[요정][오잉오잉][린타][오투][포도가시][나만의민현]
[배뽀작][밀키스][0418][종현쩨알져아][하우여나리]
[수망이][연이][옵황][꼬질이][마카롱][둥둥이][기요미]
[자몽이][새벽달][민현럽][지니예][구름둥이][땁답]
[랄27룰][단비][숨숨][피치피치][자몽앙][햄찌]
[댕ㅇ댕][파랑][한빛][황제보나][황서방][두근두그니]
[해온][댕댕이][현잉][물맨두][땽꾱][슌][쉬프트키]
[moon][넬][나봉][러빗][코코엄마][1703][또치]
[헬로키티방구][션샤인][죠스바][스타일][빈츠][황뿌]
[훈][최고존엄황제민현][씽씽][미뇬땨룽][☆삐용삐용]
[봉봉오렌지][러브링][꾸물][optimushwang][벼랑]
[연이][짬뽕][옹선장][솔찬히][몽실이][황제님][삼콩이]
[심청이][허베나은노나][야오][뇽뇽][아에이오우]
[롱롱][배고파우진][윰구름][비빙][충성충성][꼬박]
[운명][자리몽땅][딸기라떼][플라이크][곰쿡][0529]
[루루][지나가다][탱자][두메라][초록청포도][솝소비]
[푸우][무뭉][사랑해][황개미][녜리랑][자색고구마]
[MH뉴][찡굼][코스믹][달님][윤윤이][사랑둥이]
[밍냥이][꼼데뽀쨕][뿡지][윙꾸][달루][조독자3]
[구름이몽실몽글][숨숨][항미년][0810][밍챠][아몬드]
[찡구][코스믹][제이드][콩순이][캔버스][땅구][쑥이]
[진수야축구하자][체리쉬][레인보우샤벳][공육일삼]
[사막미년][안뉴황][밍챠][수수][하곧현][꾸리][래코밍]
[잠만보][마이피치][밍꼬][사이다][1102][피융[0920]
[크런키][자몽맛구름][666666][짼꾸][러브해][슙럽]
[별들에게][랭][윤복이][어현][붕어][뽀짝콩][토깽]
[☆별☆][양갱2][1025][봄부기][윙크장인][개브라고]
[오앙][줄킴][사랑][다람쥐][짼째니][토마토마][푸우]
*암호닉 신청은 언제든 댓글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