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세븐틴 Q w. 봄승관 어느 화창한 날, 세븐틴은 SVT 클럽이라는 프로그램에 쓰일 분량을 촬영하느라 바빴어. 그 날은 정한이와 승관이가 어린이집으로 촬영을 가고, 숙소는 숙소대로 촬영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청소를 한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민규만 카메라에 비춰졌어. 아, 물론 옆에서 쉬는 지훈이는 덤이야. 여느때와 같이 잠이 없던 너는 승관이 없는 승관이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달려갔어. 다들 잠에 빠져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공기를 내뱉는 집이 무서웠나봐. 낑낑대며 온 몸으로 문을 열던 너는 다른 숙소를 찾아가 노크를 했어. 그러나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두드리는 노크가 분주한 민규의 귀에 들릴리 없었지. 너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해서 노크를 했어. 곧 귀가 밝은 지훈이 너의 노크 소리인가 싶어 현관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 주었지. 무서움에 울먹거리던 너는 금세 지훈의 품으로 들어갔어. 울먹이는 표정을 본 지훈인 너를 안아 등을 토닥여 주었지. "아가, 집에 아무도 없어?" "으응, 아니. 다 코 자고 이써!" "그랬어? 아가 안 졸려? 괜찮아?" "응, 여주 안 졸려! 근데 빠바, 여주 배고파...." 지훈은 너를 어린이용 의자에 앉힌 뒤 어제 먹던 국을 데피기 시작했어. 등받침이 없는 일반 의자에 앉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너라서 등받침이 있는 높은 어린이용 의자에 앉았어. 카메라를 보며 떠들어대는 민규를 바라보던 너는 옆에 있던 치킨에 손을 댔어. 어제 지훈이와 순영이가 먹다 남긴 치킨이었나봐. "빠바, 이곤 모야?" "어, 아가 그거 아, 매워. 하는 거야. 먹으면 안돼." 왜? 아직 치킨을 먹어보지 못한 너는 지훈에게 물음을 하는 동시에 양념을 손에 콕 찍어 입으로 갔다댔어. 지훈이는 반찬을 꺼내느라 보지 못했지. 곧 매운 게 느껴진 너는 물을 찾으면서 울먹였어. 거실에서 빨래를 개던 민규는 놀라 옆에 있던 물을 건넸지. "아가 괜찮아?" "으응, 매어... 아파, 요기." "아프지, 아가는 아직 매운 거 안돼요." 물을 먹이던 민규는 지훈이가 의자에 앉자 다시 거실로 향해 빨래를 갰어. 아침부터 분주한 민규와 달리 거실 침대 위에 퍼질러져 있던 지훈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야. 혀를 식힌 너는 지훈이 국에 말아준 밥을 천천히 떠서 입에 넣었어. 숟가락질이 완전하지 못한 너는 반은 흘리고, 반은 먹었지. "빠바, 여주 이거 안 하면 안대?" "응, 안돼. 아가 그거 안 하면 옷 지지해져. 왜, 불편해?" "응, 목 디에 이거 아파." 턱받이를 한 너는 목 뒤로 날카로운 상표가 달려있는 게 그렇게 불편했는지 참다 참다 결국 말을 했어. 그제야 너의 목 뒤에 상표가 있다는 걸 알아챈 지훈인 가위를 가져와 잘라 주었지. "아가, 밥 다 먹으면 치카치카 하자." "여주 그거 시른데 안 하묜 안대?" "...아가, 아빠 봐봐. 아가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싫다고 다 안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나중에 커서 싫은 걸 싫다고 안 하면 좋아하는 걸 못할 수도 있어." 지훈인 좋아하는 일이면 달려들고, 싫어하는 일이면 일절 안 하려 하는 미운 여섯살인 너가 걱정이 되어 너를 가르쳤어. 하지만 1도 이해를 하지 못한 너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지훈일 쳐다보기만 했지. 결국 한숨만 내쉰 지훈이는 그냥 너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어. 밥을 다 먹은 너는 지훈이와 함께 양치를 하고 거실로 행했어. 그리곤 민규를 돕는답시고 선들을 가지고 놀다가 민규가 다 풀어놓은 선들을 다시 다 꼬아버렸어.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긴 민규는 차근차근 줄을 풀었지. 그러나 풀리기가 무섭게 다른 한쪽에서 와장창하는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어. 깜짝 놀란 민규는 곧장 달려갔지. "빠바...." 슬리퍼를 신은 민규는 맨발인 너를 번쩍 안아 안전한 곳으로 옮겼어. 그리곤 한숨을 푹 내쉬며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왔지. 대충 큰 유리들만 쓸어낸 민규는 청소기를 들고와 한 번 슥 빨은 뒤 손수 걸레질까지 했어. 민규의 굳은 표정에 괜히 말이 없어진 너는 눈만 이리저리 돌리며 눈치를 봤어. 민규는 방 밖에 서 있는 너를 한 번 보더니 말 없이 고대로 거실로 향했어. 그리곤 아까부터 하고 있던 선 정리를 다시 하기 시작했지. 여전히 눈치를 보던 너는 옆에 서서 민규의 어깨를 톡톡 건드렸어. "왜, 아빠 화난 거 아니야." "미아내, 여주가 잘못해써...." "...아빠 일하는데 와서 일 더 만들고, 돌아다니다가 유리 깨뜨리고 그러면 돼요, 안돼요." "안돼요...." 말꼬리를 늘린 너는 입을 다물자마자 울어 버렸어. 하지만 민규의 화가 아직 안 풀렸을 거라 생각한 너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아냈지. 깜짝 놀란 민규는 얼른 너를 안아줬어. "아가 미안해, 아빠가 심했지? 아, 아가 말고 아빠한테 화난 건데 아빠가 아가한테 화내 버렸다. 미안해." 서럽게 우는 너의 모습에 민규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어. 사실 민규는 너가 아니라 자신한테 화가 난 거였거든. 제가 너를 더 가까이하고 있었다면 유리에 다가가서 그걸 깰 때까지의 일은 없었을 거라며 자책하고 있었던 거였지. 결국 너의 울음으로 서로의 오해가 풀렸어. 한참 울먹거리던 너는 금세 민규의 품에서 잠들어 버렸지. 아마 낮잠 시간이 지나서 더 떼를 썼던 것 같아. - 약 세시간 가량을 민규의 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너는 부엌으로 들어가 물을 찾았어. 배가 허기져 라면을 먹고 있던 석민이 너에게 물을 떠다 주었지. "빠바, 고마워! 빠바, 여주 이제 저쪽으로 갈래." "저쪽 집으로 갈래?" "웅! 여주 오늘 한소리 빠바랑 영어 공부하기로 해써!" "우와, 우리 여주 영어도 할 줄 알아?" "응! 여주 에비씨디 그거 엄청 잘 해~" 누굴 닮았는지 자만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랑하는 너야. 그 모습이 귀여워 죽겠던 석민인 너의 얼굴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지. 너를 안은 석민인 슬리퍼를 신은 채 옆집으로 들어갔어. 그리곤 너와 인사를 하며 다시 원래 있던 집 안으로 들어왔지. 집에 도착한 너는 곧장 한솔의 방으로 달려갔어. 노래를 듣고 있던 한솔인 달려오는 너를 보곤 영어 공부 책과 연필을 들고 거실로 향했지. "아가, 이건 에프라고 하는 거야. 에프." "에푸?" "응, 에프. 이건 이렇게 쓰는 거야, 아가도 한번 써보자." 이런 식으로 진도를 나가서 오늘은 F에서 P까지 배운 너야. 비록 아는 건 P까지지만 그래도 알파벳 노래를 잘도 따라 불렀어. 아마 한솔이가 옆에서 같이 불러줘서 그럴 거야. "나 왔어. 아가, 아빠 봐봐. 이게 뭔지 알아?" "음, 모르게써!" 너보다 두살 어린 아이들을 맡고 온 승관이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너에게 장난감용 지폐를 보여줬어.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너는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어. 표정이 묘해진 승관이는 이번엔 주머니 안에서 장난감용 동전을 꺼냈어. 동그란 돈 조차 모르는 너는 또 한번 고개를 내저었지. 두살이나 어린 아이들 보다도 모르는 너에 마음이 착잡해진 승관이야. 아, 참고로 장난감용 돈은 정한이와 승관이를 눈여겨 보던 유치원 선생님께서 선물로 주신 거야. "아가, 안되겠다. 오늘부터 아빠랑 같이 한글 공부랑, 숫자 공부 하자. 아빠 옷 갈아입고 올테니 이거 보고 있어." "으응...." "근데 승관아, 갑자기 이건 왜 하는 거야?" "오늘 유치원에서 네 살 짜리 애들 보고 왔는데, 그 애기들은 동화책 읽어주면 이해력도 엄청 빠르고 시장놀이도 할 줄 알아. 근데 우리 아가는 돈은 무슨, 숫자도 하나도 모르잖아." 너는 갑자기 주어진 지폐와 동전이 당황스러웠고, 옆에서 승관이의 말을 듣던 준휘는 갑작스레 교육을 시키는 모습이 당황스러웠어. 또박또박 발표를 하듯 말을 마친 승관인 방으로 들어가 금방 옷을 갈아 입고 나왔어. 동전을 바라보던 너는 장난감인가 싶어 손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었지. "아가, 이거는 십원이라고 하는 거야." "시번? 그게 몬데?" "음, 아가가 좋아하는 이 인형은 이게 있어야 살 수 있는 거야." "왜?" "...그러게...?" 사실상 승관이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잘 몰랐어. 돈이 왜 거래 방식의 표본인지는 승관이도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시작도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 분위기에 옆에 있던 준휘만 조용히 웃어댔어. 너와 승관의 표정은 꽤나 심각했지. "아, 아무튼! 이건 오십원라고 하는 거야, 이게 십원 보다 더 커." "긍데 빠바, 오시번이 더 자근 것 가튼데?" 하필이면 십원이 오십원보다 더 큰 크기를 나타내고 있었어. 승관은 좌절을 하다가 다시 지갑을 열어 작은 십원을 찾아냈지. 드디어 말이 좀 통하는가 싶다가도 똘똘하게 이상한(?) 질문을 내던지는 너야. 한참동안이나 돈에 대해 가르치던 승관인 지루해하는 너의 표정에 결국 그만 두었어. 시장놀이고 뭐고, 그저 졸린 너야. 너는 승관이 말을 멈추자마자 그대로 꾸벅꾸벅 졸았어. 너를 안아 든 승관인 너의 등을 토닥여주었어. 너는 금방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에 들었지. 오늘 하루도 참 길었던 너야. - 여주는 왜 모든 게 뒤늦을까여...........(봄무룩) 사실 여섯살의 아기를 오랫동안 본 적이 없어서 그냥 유치원 다니는 아기의 모습을 쓴 건데 벌써 여섯살...... 아무튼 요즘 아가 얘기 뭔가 우울한데 곧 밝은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암호닉은 항상 받아용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해요 🌸💛 💛암호닉💛 어화동동 밍 늘어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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