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민] rainbow sherbet #5
w. 조이
이런 사람이 진짜 뱀파이어가 아닐까?
민석은 눈앞의 사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야, 그만 봐. 뭘 그렇게 넋 놓고 봐.”
루한이 괜히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잠든 사람을 툭툭, 두어 번 차던 루한은 결국 제 성에 못 이겨 뻥뻥 발로 걷어차기 시작했다. 당황한 민석이 만류 해봐도 소용없었다. 별 수 없이 루한의 발길질에서 남자를 구하기 위해 민석은 먼저 손부터 뻗었다. 차갑다. 남자의 손에 제 손끝이 닿기 무섭게 느껴지는 냉기에 민석이 도로 손을 거둬들였다.
“그럼 당연히 차갑지, 이자식이 몇 십 년을 잠들어 있었는데.”
뚱하게 대꾸한 루한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뭐하게요? 담배라도 피려나, 갑자기. 그러나 이어지는 행동에 눈을 동그랗게 뜬 민석이 팔을 붙잡고 늘어졌다. 하지마세요!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그래도 반응정도는 하겠지. 놔봐. 손만 지져보자.”
앗, 뜨거! 만류하던 민석의 소매 끄트머리를 태우고 나서야 루한의 과격한 행동은 멈췄다. 말없이 루한을 노려보는 민석의 시선을 피해 딴청을 피우던 루한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게 왜 달려들어선.
“...... 시끄러. 잠 좀 자자.”
순간 들려온 소리에 민석도, 루한도 고개를 돌렸다. 금발의 남자가 베개에 더욱 깊이 얼굴을 파묻으며 웅얼거렸다. 이제 일어났냐? 말은 밉살스럽게 해도 루한의 목소리에는 반가움이 그득했다.
“지금 몇 시야.”
“몇 시야가 아니라 넌 몇 년도냐고 물어야 하지 않겠어?”
툭, 핸드폰을 던져준 루한이 대꾸했다. 그제야 침대에 놓인 그 물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자는 느릿하게 시선을 돌려 주변을 훑었다. 그렇게 내가 오래 잠들어 있었다고?
“그럼... 이 분도...?”
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민석이 묻자 루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수롭잖게 대꾸했다. 응, 뱀파이어.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더랬다. 비단 체온이 아니더라도 외양이며, 분위기가. 지내다 보니, 신비감보다는 그저 짜증만 돋우는 존재로 각인된 루한과는 달리 눈앞의 남자는 모든 게 특별해보였다. 잠긴 목소리까지도.
“집이 좋군. 안 봐도, 총독부에 얼마나 찔렀을지 짐작이 가. 김제에 사둔 논이라도 팔아치웠나?”
몸을 일으킨 남자는 자신보다도 머리통 하나는 더 커보였다. 방 안을 서성거리며 이것저것 들춰보던 남자가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이리저리 뜯어보며 물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루한과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
“총독부는 언제 적 총독부야. 이봐, 일본이 패망한지가 옛날이라고.”
이번엔 서랍을 열어젖히는 남자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내친 루한이 대꾸했다. 만지지마. 네 물건도 아니잖아. 루한의 말에 남자가 이번에는 시선을 돌리다 민석을 빤히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자신을 향하는 것이 거북했던 민석이 괜히 시선을 외면했다.
“네 첩인가?”
“이봐,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 이제 남색 안한다고.”
“네가?”
“아니, 주변 전부! 이젠 일본에서도 안하는 풍습이라고!”
그 말에는 민석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남자를 쳐다보았다. 처음 예상과는 달리 짓궂은 표정을 한 남자가 툭, 루한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 중얼거렸다. 그래? 네 취향인데 아쉽게 됐겠군. 꽤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긴 했지만, 루한 역시 평소라면 능글맞게 대꾸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힐끔, 훔쳐본 민석의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뭐,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니까 나중에 둘만 남으면 언질이나 줘야겠다. 이 녀석이 또 추파라도 날리면 안 되니까.
“세월이 꽤나 지났나 보군. 대성학교는 아직도 건재한가?”
“자네가 잠들던 해에 문을 닫았지. 그 시대에 차라리 잠들어 있었던 걸 감사히 여겨. 적어도 마루타로 잡혀갈까봐 걱정은 안 해도 됐지 않나.
“마루타? 웬 통나무 얘긴가.”
“됐어. 100년간의 이야기를 어떻게 말로 다하란 소리야. 말투도 고쳐. 그런 구닥다리 말투로 얘기하다간 금방 퇴물 취급받을 테니까.”
차라리 불태워버리는 쪽이 편했을 텐데. 끝내 루한은 짜증을 내며 걸음을 옮겼다. 나와. 거실에서 TV로 보는 편이 더 나을 테니까. 방을 나서던 루한이 곁에 놓인 박스를 툭, 발로 차며 덧붙였다. 이건, 네가 따로 공부해. 100년을 메우려면 며칠은 꼬박 책만 봐야할 거다.
*
그러니까, 루한을 따라 이 이상한 곳으로 오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평소라면 자기가 알아서 찾아올 사람이 달랑 문자 하나만 남겨놓고 증발해버렸으니, 아무리 짜증나게 하는 루한이라도 걱정이 안 될 리가 없었다.
할 일 없으면 따라와.
무슨 일이라도 있냐는 물음에 다짜고짜 저 말만 던져놓고 집 앞에 차를 끌고 와 대기하고 있다는데, 별 수가 있나. 따라가야지. 민석은 불만스런 표정을 지은 채 독일식으로 지어진 주택으로 따라 들어갔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신기한 표정을 지은 채 따라오는 민석에게 루한은 또 뻔뻔한 장난질을 쳐댔다.
‘여기도 내 집이야. 어때, 이제 좀 넘어올 마음이 들어?’
그럴 리가. 애초에 재력에 반할 정도로 쉽게 생각할 수만 있었다면 진즉 키스도 받아줬겠지. 코웃음 치며 대꾸하려던 민석이 입을 다물었다. 그럼 싫지는 안다는 소린가. 죽도록 싫으면 키스조차 생각지 않으려 들었을 텐데. 죽어도 이 생각은 루한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꾹 깨물린 입술이 불게 달아올라 있었다. 멍하니 입을 열고 자신의 친구, 크리스를 쳐다보는 민석의 표정에 루한은 분한 마음이 들었다. 흥, 심술 가득한 표정을 지은 루한이 거칠게 크리스를 깨워댄 것도 전부 민석의 탓이었다.
“여기도 네 집이라고? 우리 집은 그럼 처분했나?”
“네 집, 진작 불타 없어졌지. 대동강변에 둔 땅도 전부 처분. 아니, 뺏겼다고 봐야지. 얼른 일이나 해. 내 등골 빼먹지 말고.”
“소작 준 땅은 전부 어찌하고?”
“가보려면 가봐. 지금 평양은 가지도 못해. 전쟁이 나서 나라가 두 동강이 났거든.”
이쯤 되면 혼란이 올 법도 한데. 생각보다 평온한 표정의 남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것 참 아쉽게 됐네. 오히려 좌불안석인 쪽은 민석이었다. 대화 내용도 도통 못 알아듣겠고, 남자는 더 모르겠다.
“소개가 늦었군. 너는 예나, 지금이나 제멋대로에 예도 모르는...”
“아, 그래- 인사해, 그럼. 이쪽은 내... 친구, 우이판. 크리스라고 불러. 네 맘대로 부르란 소리야. 그리고 이쪽은 네가 알 거 없잖아?”
귀찮은 듯 귀를 후비적거리며 루한이 거만하게 대꾸했다. 눈앞에 놓인 금박장식이 화려한 커피잔은 지극히도 고상했고 유럽풍 티타임에나 어울릴 법한 것이었다. 이건 아직도 쓰나? 잔을 들어 확인한 크리스가 루한에게 물었다.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인 루한이 무릎위에 놓았던 손을 들어 잔을 매만지며 답했다.
“그럼, 공작부인께 직접 받은 걸 버릴 수가 있나.”
“..... 아, 그러고 보니 이제야 알겠군.”
탁, 무릎을 치며 크리스가 몸을 일으켰다. 멀뚱멀뚱, 크리스를 바라보는 민석의 눈이 당혹감에 커다래졌다. 슥슥, 제 머리칼을 쓰다듬는 크리스의 손을 거칠게 내친 루한 덕에 조용하던 거실에는 철썩, 큰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어디서 봤나 했더니, 공작부인 댁 고양이를 닮았잖아.”
“만지지 마.”
“그르렁 거리면서 털을 세우는 건, 딱 네가 그런데 말이야. 흠... 그녀도 닮았는데? 태종의 공주 중에...”
“당나라 얘기라면 집어치워. 난 알지도 못할 사람이니까.”
뭐야, 대체 몇 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야. 민석의 표정을 확인한 크리스가 이번에는 루한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이 녀석을 봤다면 협회에도 찾아갔다는 말일 텐데, 뱀파이어를 많이 접하지 못한 모양이군요. 아마 주변에선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을 겁니다.”
“놔, 이거 안 놔?”
“저한테 있어선 이 녀석도 갓난아이나 다를 바 없죠.”
못내 귀여운 듯, 루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놓고 귀여움을 받아내야 하는 루한이 우스워 민석이 입술을 씰룩거렸다. 웃지 마. 내가 애면 너는 수정란도 아니야.
“일단은 협회에서 네 기록은 정부에 등록해줬어. 신청만 하면 금방 신분증은 발급 받을 수 있을 거야.”
“정부? 누구의 정부?”
“인간의 정부. 말하자면 길어. 지금은 당당하게 나와 살아도 된다는 것만 기억해.”
볼 일이 끝난 모양인지 옆에 걸어둔 외투를 집어 들던 루한이 덧붙였다. 아, 물론 여전히 헌터는 있으니까 네 몸은 네가 조심하도록 하고. 그리고-.
“한 달 안에는 집 빼라. 100년은 심하단 생각 안 하냐?”
*
혼이 나가는 것만 같아 민석은 몇 번이고 제 뺨을 만지작거렸다. 마지막으로 꼭, 입술이라도 가져댈 만큼 가까이 다가온 크리스가 속삭이던 것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
“뭘 그렇게 멍청하게 서있어? 집에 안 가려고?”
차에 올라탔던 루한이 고개를 빼고 소리를 질러댔다. 곱게 말하는 법이 없다. 민석이 루한을 흘기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제 옆의 남자도 수려한 외모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자꾸만 크리스가 떠오르는 것은 스스로도 의문이 들만큼 이상한 일이었다.
“뭘 봐! 운전 똑바로 안 해?”
빵-. 크게 클락션을 울려댄 루한이 거칠게 핸들을 꺾으며 소리 질렀다. 운전 좀 조심히 하죠? 못마땅한 표정으로 민석이 대꾸했다. 휙, 고개를 돌린 루한은 잔뜩 부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 홀렸냐? 다짜고짜 턱을 부여잡고 휙휙 고개를 돌려가며 얼굴을 뜯어보는 데에는 민석도 질려버렸다. 앞에! 트럭 박잖아요!
“앞 좀 보고 운전해요, 진짜.”
십년감수했네. 민석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안 루한은 초조하게 신호를 기다리며 중얼거렸다. 짜증나. 백 년이나 자고 일어나니 능력 조절도 못하지. 괜히 재워선. 죽든 말든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루한의 말을 흘려듣던 민석이 훽, 고개를 돌렸다. 빤히 마주한 시선에 루한은 지지 않고 대꾸했다. 왜, 뭐.
“죽기도 해요?”
“아까 못 봤어? 불타면 죽는 거지.”
하여간, 말도 곱게 하는 일이 없지. 내가 뭘 바라겠어. 민석이 한숨을 푹, 내쉬며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그러나 한참이나 아무 말 없이 가려니 그것도 어색하긴 매한가지였다. 결국 민석이 힐끔, 아직도 토라져 있는 루한의 심술궂은 표정을 훔쳐보고선 입을 열었다.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크리스 얘기 빼고는.”
“......”
“진짜 그거야? 나한테는 물어볼 것도 없고?”
물어봐. 루한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저런 인간 하나가 대체 뭐라고. 루한은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인 크리스마저 얄미워 괜한 심술을 부려댔다. 집, 일주일 안에 빼라고 해야겠어.
“크리스 씨, 대체 몇 살이나 된 거예요?”
“몰라, 나도. 원래 뱀파이어는 인간일 때 기억은 자세히 안 남는단 말이야. 주변에 물어봐야 하는데, 지금까지 크리스보다 오래 살았다는 뱀파이어는 본 적이 없어서 말이지.”
삼국지 좋아해? 뜬금없는 루한의 물음에 얼결에 고개를 끄덕인 민석을 빤히 노려보던 루한이 휙 고개를 돌리며 대꾸했다. 그럼 둘이 잘 놀겠네. 그 녀석, 관우는 만난 적이 있다고 했으니까.
신호를 대기하는 동안 핸드폰을 확인하느라 출발이 늦어진 루한을 향해 뒤차들이 빵빵, 클락션을 울려댔다. 야, 너나 운전 잘해! 또 창문을 열고 싸움이라도 걸려는 루한을 잡아끈 민석이 결국 짜증을 냈다. 이미지 관리 안 해요? 우리 영화 개봉하기도 전에 신문 기사에 이런 걸로 올라가고 싶어요? 민석의 대꾸에 루한은 꾹꾹 화를 눌러 참았다.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는데. ... 누구 때문에 화가 났지, 그럼? 내가 왜? 금방 표정이 휙휙 변하는 루한을 쳐다보던 민석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뭐라도 화제를 바꿔놔야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크리스라는 사람이 궁금하기는 했다.
“근데 왜 백년이나 잔거예요?”
민석의 물음을 내뱉기 무섭게 루한은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차와 간격이 한참이나 남았음에도 일어난 급정거에 하마터면 이마를 박을 뻔 했던 민석이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며 루한에게 시선을 돌렸다. 또 날을 세워 화를 내려던 민석이 멍한 표정의 루한을 보고선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뭔가 이상하긴 했다.
“.... 어, 미안.”
루한의 사과. 유야무야 넘어갔던 그 사과가 생각났다. 이번에라도 그 얘기를 꺼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루한이 입을 열었다. 그 얘기 하지 마.
“너랑 크리스가 만날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만나도 그 말은 하지 마.”
“...... 왜요? 안될 이유라도 있어요?”
“날 안 보려고 할 거니까. 내가 재웠거든 그 녀석.”
꽤 가벼운 말투로, 루한은 심각한 표정을 한 채 답했다. 저렇게 자르니 더 궁금하지. 민석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속으로는 불만을 가졌다.
“재운다고 재워져요? 뱀파이어도 수면제 먹어요?”
“아니, 다른 약. 그리고 최면.”
그 말을 하는 순간만큼은 더없이 진지해진 루한이라 민석도 함부로 캐물을 수가 없었다. 한참이나 차안은 정적에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익숙한 거리가 나오고 마침내 차가 멈추었을 때, 루한은 입을 열었다.
“어지간하면, 우리 영화 얘기도 하지 마. 그러니까, 스토리에 관한 부분.”
“......”
“크리스가 좋아하던 인간은 이미 죽었으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면서도 민석은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런 얘기를, 당사자 동의 없이 들어도 되는 걸까?
“뭐, 내가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기억을 지운 걸 알면 화가 날 테니까.”
다시 가벼운 말투로 돌아간 루한은 어느새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긴 손가락이 하얗고 마른 자신의 목 언저리를 쓰다듬었다. 무의식적으로 혈관 쪽을 더듬어가던 루한이 급히 손을 떼어내며 민석을 마주했다.
“가 봐.”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한참이나 마주하던 민석은 인사도 없이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덩그러니 남겨진 차 안에서 한숨을 내쉬던 루한이 짜증스럽게 핸들을 꺾었다. 어차피 마주해야할 현실이지만, 귀찮고 짜증스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이래서 크리스를 깨우는 일을 그렇게 미뤄뒀는데.
“따라 죽어버리면 나 혼자 남아버리는데, 그럼 어떡해.”
별 수 있나, 이기적이라도 그렇게라도 잡아두는 수밖에.
쯧, 혀를 한번 찬 루한이 핸드폰을 어깨에 끼우고 전화를 받았다. 아까부터 징징 거리는 것이 신경 쓰이던 찰나였다. 어, 왜.
“뭐, 벌써부터 쇼핑?? 네 돈 아니라고 했지! 직접 벌라고!”
건너편에서 웅얼웅얼 들려오는 소리에 루한이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다 먹고 말해. 백 년간 자고 있던 거 맞아? 적응이 뭐 이렇게 빨라. 자신도 뱀파이어라지만, 새삼 크리스가 신기해 루한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렇지만, 루한은 그 와중에도 안도감을 느꼈다. 긴 세월동안 비밀이 지켜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아무튼 그를 억지로 옭아맨 것에 대해 이정도 대가쯤이야. 힐끔 백미러를 통해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자신의 얼굴을 체크하며 루한이 체념조로 대답했다. 그래, 그럼 사.
[루민] rainbow sherbet #5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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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이입니다
오랜만의 레셔벗이네요
요즘따라 더 느려진게ㅠㅠ
이런게 바로 슬럼픈가요
더 빨리 오게 노력할게요
풀님! 쿨바나나우유님!
얼룩말님! 아이크림님! 체리밤님! 시우밍님! 빌라빔님! 자물쇠님!
몽블랑님! 리큐르님! 시나몬님! 꿀단지님! 첸첸님! 오모오모님! 실삔님!
온토끼님! 빰빠라님!
감사합니다 다음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