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연하남을 좋아하는 지 알거같아요 00 w.워너워너
내 이상형은 주변 친구들이 좋아하는 요즘 핫한 아이돌도, 드라마 주인공을 차지한 젊은 배우도 아니었다. TMI이지만 내 이상형은 중년의 남자 배우들이었다. 그 있지않나, 영화 속에서 담배 연기를 피우며 와이셔츠 윗 단추를 답답하다는 듯이 풀어헤치는... 웃을때 잔잔한 주름이 매력적인. 아, 그렇다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 좋다는 말은 아니고,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왜 그런 분들이 이상형이죠? 음. 왜냐고요? 섹시하잖아요. 하하 친구들끼리 심심풀이로 이런저런 말을 하곤한다. 난 동갑이 좋아, 난 연상이 좋아 따위의 먼 미래를 상상하는 일. 애들은 종종 연하의 애인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흥미를 잃고는 볼펜 뚜껑을 잘근잘근 씹곤 했지. 그랬던 내가, 그런 내가.. 정신차려보니 나와 손 잡고 걷고있는 이는 누구인가. 참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여러분, 왜 연하남을 좋아하는 지 알거같아요 첫 번째로, 귀엽다 귀여워 귀여워... 얜 정말 귀엽다. 그냥 생활 애교가 뚝뚝 묻어나는 손짓과 눈빛.. 언제 한 번은 거의 덕질하는 수준으로 주먹을 입에 물고 말했지. 야... 너 진짜 귀엽다 완전 진심이었는데. 내 말에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내젓는 지훈. 그리고 하는 말은 귀엽다고 하니까 진짜 애같잖아 나!
너 애 맞아... 물론 나도 애 맞고... 근데 몇 개월 차이가 이렇게까지 어려보이나? 내 또래 애들이 지훈과 같은 행동, 같은 말투를 한다면 나는 못 본걸 본마냥 시선을 회피하겠지. 하이튼 결론, 지훈이는 내가 자신을 귀여워하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막상 귀여워하지 않으면 서운해한다. ...거의 대형견을 키우는 느낌인데 이거 두 번째로, 잘 생겼다. 아 이건 그냥 박지훈 한정이다. 잘 생겼다. 이건 설명 필요없이 사진 한 장이면 끝난다. 잘 생기면 불리한 간 나다. 화가 나는 상황에 얘 얼굴을 보면 웃기게도사르르 화가 녹을 때가 종종있다. 후... 근데 잘 생기면 피곤하다. 물론 자기 자신도 피곤할거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나는 죽을 맛이야. 부등호로 이해해보자면, ‘ 나>>>>>>//넘사벽///>>>>>박지훈 ‘ 이게분명해. 사귀기 전에는 그를 향한 관심들은 그저 나에겐 호기심이었다. 쟨 뭔데 저렇게 인기가 많냐? 이런 식으로. 친해진 후에는 그런 관심들은 내게 그저 놀림거리였다. 오, 이번엔 누구냐? 박지훈 거의 아이돌이네. 라면서 그리고 대망의 사귀는 중, 현재는... (말잇못) 저,저기 애들아 얘는 나랑 사귀는데...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다고 했느냐. 그거 맞는 말이다. 거절 잘 못 하는 착한 박지훈은 또 해헤...거리면서 나름 고개를 내젓고 있겠지. 마음에 안 들어. 정적을 깬 나의 투정섞인 말에 슬금슬금 내 눈치를 보던 박지훈은 또 좋다고 웃는다. 너 질투하는 구나? 너라고 하지마. 누나라고 해. 누나 너 질투하는 구나 이 새끼가... 몇 개월 차이도 누나라고,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누나라는 호칭을 빼고 내 이름을 부르는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쪼잔한 화풀이. 쪼만한게... 누나 너보다 내가 더 큰데 개 얄미워 진짜... 근데 웃긴건 그게 나름 효과가 있다는 거다. 후. 내 줏대야...
세 번째, 섹시해. 왕 변태같아. 고해성사를 해야할거 같은데 진짜다.. 얘가 댄스부라서 춤을 잘 추는데 또 공부도 열심히 해.. 공부하는 댄스부 얼마나 발리는가? 심지어 수학을 잘 한다. 더 중요한 건 소매를 걷고 문제를 푼다. 더더더더 중요한 건 박지훈 손목에 메탈 손목 시계가 있다. 게임 읕- 같이 공부하러 도서관에 간 날에는 난 정말 황홀하다구. 교복 와이셔츠를 자연스럽게 걷어 올리고는 쎈(ssen/수학문제집/극혐)을 풀어나가는 그 모습이 후하후하. 야 그만 보고 공부하지... 내 시선을 느꼈을 쯤엔 민망+부끄러움으로 꼬물거리는 입꼬리가 진짜 귀여운데 또 고개는 여전히 수학 문제집으로 박혀있어. 저 집중력 그리고 이때말고 또 발리는 때가 언제냐면 바로 축제기간이다. 박지훈은 꼭 그 기간에 춤 연습을 한다고 나(3년 내내 관객역할/나서는거 못 함)를 연습실로 데려 간다. 누나 안녕하세요! 나를 향한 인사에 민망해져 어색하게 웃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연습실구석으로 가서 대충 앉아 있는다. 박지훈은 또 자연스럽게 내게 교복 조끼와 손목 시계와 자신의 가방 등을 건네며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고...
(잘생긴 댄스부st) 내가 또 박지훈 춤을 참 좋아한다. 내가 이거 땜에 얘한테 빠졌으니까. 춤을 한창 추다가 다시 내게로 쫄쫄 다가와 와이셔츠를 벗고 반팔티만 입은 상태로 제 위치로 돌아가는 내 새꾸(박지훈/육아 아님)... 땀에 젖어 들어가는 그의 검정 반팔 티가 눈에 보여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데, 나 어때? 하며 훅 내 얼굴 앞으로 들어오는 박지훈은 가히 말하지만 섹시하다. 차라리 회색 티를 입었으면 니 겨땀 보인다며 놀릴수라도 있지, 검정 타라서 보이는 건 그의 목덜미에 묻어있는 땀. 누가 땀냄새가 고약하다고 했는가, 괜히 부끄러워져 시선을 다른데애두고 대충 어...멋있었어....라고 둘러대면 신난다고 더 내 얼굴 앞으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다. 박지훈은 내가 지 춤출때 약해진다는 걸 알고 이러는 거다. 눈치는 참 빨라.. 아 그리고 어렵게 마지막을 마무리 짓자면... 아, 그래서 누나 왜 전화 안 받았었어요. 왜 말 안 해줘요? 나한테 의지하기가 어려워서? 내가 아직도 애같아? 그래서 그러는 거에요? 나와 싸울때는 존댓말인가 반말인가 헷갈리게 말을 한다는 거다. 반존대라고 하나? 평소에는 반——말——-반——말, 만 쓰던 박지훈이 자신이 싫어하는 ‘누나’ 호칭을 나에게 부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존댓말을 한다면. 내가 잘 못한 일이 있는거다. 학업에 지치고 성적은 성적대로 떨어지기만 했을 때, 그 우울과 자괴감에 확김에 잠수를 탄 적이 있다. 하루종일 전화기도 꺼놓은 채 집애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 걷다가 밤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어두운 시야 속에서도 나는 알 수 있었다. 저 벽에 등을 기대고 한숨을쉬고 있는 애는 박지훈이라고.
혼자있고 싶어, 나는 그렇게 그를 모른채하며 지나쳤다. 그러려고 했지. 하지만 나의 손목은 그의 손아귀에 잡혀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누나 누나 누나 그렇게 ‘누나’ 라는 말만 허공에 부르던 지훈은 세 차례 모두 답이 없는 나를 향해 마른 침을 삼켰다. 전화는... 끄지말라고 했잖아요. 내 가장 안 좋은 버릇 중 하나. 생각을 정리할 때에는 모든 연락망을 차단하는 것. 박지훈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 나는 이제 수험생인데 너는 아직 고2네. 이걸 느끼자 나는 어깨에 무게감이 다시 차올랐고, 그 순간 내가 진짜 ‘누나’ 역할을 해야할거 같아서 힘들었다. 넌 몰라, 내 일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가. 그리고 박지훈이 가장 싫어하는 말인 ‘너는 아무것도 몰라’ , ‘나 혼자할게’, ‘가’ 발언을 했지. 한 번에 세 개나. 나 걱정돼서 온 사람한테. 아, 누나 혼자만의 일이구나. 그럼 나는 가만히 누나 전화올때까지 기다리면 되는구나. 평소에 안 그러는 지훈이가 잔뜩 비꼬면서 말을 해. 내가 잘 못한건 맞는데 얘가 이러니까 나는 더 짜증났었지. 근데 누나, 그게 사귀는 사이에요? 그때 내 귀를 때려박는 박지훈의 화난 음성. 처음 들어봤어 그때. 그건 그냥 똥개지. 지훈이는 잡았던 내 손목을 놓고는 등을 돌렸어. 그 등을 보면서도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집으로 들어왔고 거의 반나절만에 휴대폰 전원을 켰어. 전원을 켜자마자 쉬지않고 울려대는 진동에 나는 그대로 일어나서 박지훈 집 앞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어. 대가리에 똥만 들었다 난. 계속 울려대던 진동 모두 박지훈의 부재중 전화, 카카오톡, 문자였고 나를 울컥하게 한 그의 문자는 아직도 기억해. [ㅇㅇㅇ] [혼자 힘들어하지말고] [내가 너한테 힘이 안 된다면] [차라리 너랑 같이 힘들래] [기다릴게] 오후 3:18 내가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서야 집으로 기어들어왔으니까 얘는 적어도 8시간은 족히 이 집 앞에서 하염없이 나를 기다린거야. 나도 참 이상한 부분에서 발렸는데 하이튼 이런 지훈이의 버릇은 곱씹어볼수록 참 예뻐. 애초에 싸울 일이 없으면 되지만 그게 뭐 쉬운가... (고개를 박는다) 저 그래서 결론은 뭐죠? 연하남이 좋다, 안 좋다? 뭐 연하가 대수인가요, 박지훈이 대수지. 왜 연하남을 좋아하는 지 알거같아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오.. 학점 말아먹고 멘붕온 작가입니다... 오랜만에 힐링이 필요해서 다시 돌아오게됐습니다... 7년옹 다음 편을 쓰다가 슬럼프가 와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요.. 정말 애정이 가는 글이기 때문에 더 이쁘게 더 완벽하게 끝내고 싶은 저의 욕심입니다... 7년옹 다음 편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매번 기다리게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쓴 이 글도 연재 목적으로 쓴 건 아니여서 다음 편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에필로그 용으로 썼습니다. 염치없게 제가 찾아 온 이유는 자그마한 생존신고와 7년옹 다음 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더 좋은 편으로 다음에 찾아올게요, 기다리시는 분들 정말 한번 더 죄송합니다... 정말 두서없이 쓴 작가의 말이었네요.. 오늘도 여러분의 일상에 행복만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