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한 내 감정은 가을날 새빨간 단풍잎처럼 점점 무르익어 갔고 내심 홀로 너를 좋아하며 울기도 화내기도 많이 했지만 오늘따라 자꾸만 머릿속에서 니 생각이 더욱더 떠나질 않는다. 너는 지금쯤 뭘하고 있을지, 무슨 생각을 할지 나와 같은 마음일지. 밤이란게 정말 사람맘을 바람에 일렁대는 촛불처럼 흔들리게 하는게 감정에 젖어서 힘없이 소파에 앉는데 요란히도 울리는 벨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전화를 받는다. 누구인지 확인도 않은채.
1. 김주영
"야 ㅇㅇㅇ-"
익숙한 목소리에 가슴이 떨리는걸 보니 니가 맞다. 그런데 오늘따라 니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흐물흐물한 기분이다. 어눌한 발음에 꼬부라진 혀, 계속 내뱉는 거친 숨소리가 술을 마셨는지 너는 목소리에서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여전히 내 이름만 연신 되내이는 너. 술마셨냐는 질문을 하고 싶은데 너의 약한 숨소리가 전화를 통해 내 귓속을 스쳐 지나가니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기분이다.
"…술…마셨어?"
"…조금? 아니다 많이 많-이 마셔서 나 걷질 못하겠어-"
"…그만 마시고 들어가…"
"나 여기 너네집 근처 술집인데- 니가 데리러 와줘-"
평소엔 남자다운 모습만 보이던 니가 여자애처럼 구니까 적응이 안된다…. 바람도 세고 봄이라지만 아직 밤공기는 매섭게 차다. 내심 걱정이 되어 급히 나갈 채비를 하고 그가 말했던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한눈에 딱 보이는 니모습. 훤칠한 키는 여전히 멋있지만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오는 너. 뭔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시는건지…. 그의 팔이 내 어깨에 턱 올려지는 순간 내 몸을 짓누르는 너의 체중에 나역시 비틀대며 우선 집으로 향해 걷는데 여전히 흐트러진 모습의 너.
"ㅇㅇㅇ-"
"왜…"
"나 너 좋아해-"
"…많이 취했다…"
"진짠데- 왜 안믿지?"
나를 보며 잔뜩 취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데 많이 취한 그의 말을 차마 믿을 수가 없다. 아침이 밝아오면 잊을게 뻔하다고 생각해서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 내일이면 또 나 혼자 너를 그리며 아파하고 히죽대겠지. 왠지 가슴이 메여 애써 눈물을 참고 너를 끌고 집 침대에 눕힌 뒤 소파에 누워 자려는데 비틀비틀 내게 걸어와 바닥에 앉아 나와 눈을 맞추는 그. 그리곤 풀린 눈으로 뭐가 그리 좋은건지 베시시 웃어대며 다시 입을 여는 그.
"너 예뻐-"
"…자 빨리"
"니가 너무 예뻐서- 그래서 좋아해-"
진짜였으면 싶다. 내일 아침에도 기억해줘 그 말.
2. 박종우
"여보세요…?"
여전히 너의 생각으로 가득차 우울한 감정을 억누르고 조심스레 전화를 받는데 거침 숨소리와 함께 한참을 아무말도 않는게 이상해 누군지 확인하니 니 이름 세글자가 떡하니 써져있다. 전활 받기 전부터 니 생각을 주구장창 해대서 그런지 뭔가 뜨끔 하는 기분과 함께 얼굴이 확 달아올라 화끈대는데 넌 여전히 아무말도 않는다. 다시한번 여보세요 하고 말을 해볼까 싶어 입을 여는 순간 들려오는 너의 취한듯한 목소리.
"ㅇㅇ아…"
"…목소리가 왜그래…"
"…목소리-? 술을 좀 마셨더니-"
"왜… 전화했어?"
"…보고싶어서…"
무턱대고 보고싶다고 말하는 니 감정을 알 수가 없다. 너도 역시 나를 좋아하는 건가 헷갈린다. 그래도 여전히 너는 머뭇대는건지 뭘하는지 아무런 말도 않고 계속 뜸을 들인다. 그가 침묵할수록 초조하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건지. 태연하게 말을 받아줘야 할까 아니면 갑작스레 네게 고백이라도 해볼까 그 몇분간 단숨에 수천가지 수만가지 생각들이 지나간다.
"…사랑해"
"뭐?"
"나 너 좋아하나봐 ㅇㅇㅇ…."
"…장난 치지 마. 술 많이 취했나보다. 들어가…끊을게"
"끊지마. 취해서 하는말 아냐"
꼬부라진 혀를 애써 고정시키며 말을 하는 너. 진심인지 취해서 하는 말인지 몰라 죄없는 가슴만 두근두근 떨려온다. 초조함과 불안함에 발만 동동 구르며 니가 빨리 다른 말을 내게 건내길 바라는데 깊은 한숨만 쉬는 너. 왜이리 질질 끄는건지…. 아니면 이 무거운 침묵속에서 나처럼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고르고 있는걸까. 이것저것 생각이 복잡해 진때 쯤. 너는 다시 입을 열었다.
"…진심인데…"
"취했어 들어가….내일 얘기하자"
"내일은 말 못해-."
"…쉬어 그럼…"
"대답해줘 지금."
딱딱한 말투로 내게 대답하라며 보채는 박종우.
3. 박지성
전화를 받자마자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전화를 통해 들려온다. 장난전환가 싶어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는데 다시 울리는 휴대폰. 가뜩이나 복잡한 마음에 예민해져 거칠게 전화를 확인하는데 그의 이름 석자와 내가 몰래몰래 찍어서 설정해 두었던 그의 사진이 휴대폰 액정 가득 채워져 있다. 그의 전화를 본 순간 떨리는 손과 함께 쉽게 전화를 받지 못하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오빠…"
"…으응- ㅇㅇ이-"
"…무슨일 있어요?"
"아니 그런건 아니고- 할 말이 있어서-"
"취했…어요…?"
"조금-? 아니다 많이- 나 좀 많이 마셨나봐"
평소 다정한 모습과 함께 내 앞에선 늘 완벽해 보였던 그가 지금 술에 잔뜩 취해 흐트러진 모습으로 내게 말을 거는데 갑작스레 건 전화와 함께 취한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 당황스럽다. 침착하자. 후-. 얕은 한숨을 내뱉고 그가 내게 다시 말을 꺼내기만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나를 따라 옅게 한숨만 연신 뱉어대는 그. …대체 무슨 말이길래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건지.
"…내가…내가 너 많이 좋아하는거 같아…ㅇㅇ아…"
"…네?"
"내가 너 좋아하나봐-"
"…오빠 진짜 많이 마셨나보다…헛소리를 다 하고…"
"헛소리 같아…?"
헛웃음만 연신 들리다 헛소리 같냐며 잔쯕 술에 취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하는데 나도 좋아한단 말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혹시 말했는데 내일 기억도 못하면…? 도무지 용기가 나질 않아서 손톱을 딱딱 물어 뜯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를 따라 계속 침묵하는데 후 짙게 들려오는 그의 무거운 한숨소리. 내일이면 기억도 못할거야. 그냥 술주정일 뿐이야…. 침착하자.
"…내가 너한테 가면 믿겠어…?"
"…무슨 그런 소릴 하고 그래요…"
"…갈게 지금."
"쉬어…오지 마."
설마 진짜 올까? 잔뜩 취한것 같던데…. 걱정이 되어 대충 기디건을 걸치고 현관문 밖으로 나가는데 멀리서 비틀대며 걸어오는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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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아련돋는 주제가 짱이죠 하하.
음마돋는 썰이나 풀어볼가 하다가 그냥.. 기분이 꿀꿀해서 아련돋는거 썼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브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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