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주인
*본
*본 글은 섹스 피스톨즈 세계관을 포함합니다.
1. 대한민국 부산항. 검은 롤스로이스 고스트과 벤틀리 뮬산이 차례로 항구에 들어온다. 멈춰선 차량. 고스트의 운전석에서 내리는 도영. 뒷자석의 문을 연다. 검은 하이힐이 땅에 닫고, 몸을 일으키는 여주. 검은 뷔스티에를 입곤 검은 숏팬츠를 입었다. 도영이 겉 양복을 벗어 여주의 어깨에 걸쳐준다. 또각또각- 선명한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가던 여주가 준비된 검은 소파에 앉는다. 도영은 소파 뒤에 서있는다. 벤틀리에서 내린 남성이 여주를 보자 발걸음을 빨리 하여 다가와 의자에 앉는다. 여기까지 직접 움직이실줄은... 여주가 미소를 짓는다. 중요한 안건인데, 제가 직접 와야죠. 남자의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제 앞에서 느껴지는 여왕의 기운, 그 뒤에는 날카로운 표범의 기운. 세계에서 고위층에 속하는 표범을, 그것도 설표를 제 부하로 부려먹는 여성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젊은 모습일줄은... 여주의 얼굴을 빤히 보던 남자의 가랑이 사이로 날카로운 단검이 박혔다. 남자의 시선이 도영을 향했다. 손으로 단검을 돌리며 싱긋 웃는 도영이 보였다. 제 주인에게서 그 눈깔 떼시죠. 그만해 도영아. 손님이 겁을 먹잖아. 여주가 도영에게 손을 내민다. 도영이 입술을 내밀며 여주에게 단검을 건내주었다. 여주가 단검을 책상에 내리꽂고는 소파에 기댄다. 준비한 물품은요. 남자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곤 정신없이 옆에 있던 수행원에게 가방을 건네받는다. 여기...여기 있습니다. 여주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자 도영이 대신 가방을 받곤 열었다. 은색으로 반짝 빛나는-콜프 파이슨. 여주가 만족스럽다는듯이 웃으며 총을 집어든다. 나는 이 총의 이름이 참 마음에 들어. 파이슨이라... 뱀의 이름이지. 여주의 동공이 가늘어졌다. 남자의 눈동자가 흐려진다. 여주가 정확히 남자의 이마를 겨눈다. 그리고 쏜다. 타앙-! 형태도 없이 망가져버린 남자의 머리. 여주에게 잔뜩 튄 피. 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새빨간색, 하지만 입술과는 똑같은 빨간색. 도영의 울대가 움직인다. 여주가 흥미로운 눈으로 꿋꿋이 서있는 수행원을 쳐다본다. 여주가 미소를 지었다. 이민형, 맞지? 민형이 홀린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주가 손을 내밀었다. 아... 민형의 시선이 하얀 여주의 손으로 향했다. 반가워, 네 새 주인이야. 민형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여주의 작은 손을 맞잡았다. 석양이 진 붉은 하늘속 하얗게 빛을 내는 존재가 마치 지옥 속에서 저에게 손을 내미는 작은 천사처럼 보였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 그와 대비되는 새까만 머리카락, 저를 쳐다보는 오묘한 색깔의 눈동자. 민형은 그때 새로운 구원을 얻었다.
2. 여주는 아무 생각없이 거리를 걸어다니는것을 좋아했다. 저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그냥 좋으니까. 여주가 연한 분홍빛 원피스를 입곤 거리를 나섰다. 여주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한개에 이천오백원짜리 마카롱... 여주가 망설임 없이 카드를 꺼내 10개씩 한세트인 마카롱을 총 4세트를 샀다. 내새끼들 먹어야지. 어느새 한쪽 손이 빵빵해진 여주가 콧노래를 부르며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여주가 좋아하는 검은색 메리제인 슈즈, 가끔 거래에 나갈때 신는 검은색 하이힐. 이번에는 킬힐을 사볼까... 저걸로 내리찍으면 그냥 구멍생기겠네. 아가들이 또 발목걱정하겠지. 곰곰히 생각하는 여주의 옆으로 검은 그림자가 생겼다. 여주가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확인했다. 혹시 시간 있으신가요? 여주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없는데요. 킬힐은 나중에 사야겠다. 여주가 등을 돌려 상점을 지나칠 찰나, 아까 말을 걸었던 남성이 여주의 팔을 잡았다. 저기, 제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여주가 남자의 이마에 생긴 빨간색 레이저 점에 고개를 저었다. 당신 지금 저격당하고 있는데요... 여주가 말을 삼켰다. 저는 마음에 안드는데요. 여주가 팔을 아무리 뿌리쳐도 끈질긴 이 남자는 계속해서 여주의 뒤를 졸졸 쫓아왔다. 진짜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번호좀요. 남자가 폰을 내밀었다. 여주가 한숨을 내쉬며 남자의 폰을 받아들곤 아무 번호를 쳐주었다. 됐죠? 그 순간, 남자의 이마에 구멍이 뚫리고 쓰러졌다. 여주가 딱한 눈으로 쓰러진 남자를 쳐다보았다. 쯧. 천러야, 내 명령없이 함부로 사람 죽이지 말랬지. 우웅- 여주의 폰이 울렸다. 천러에게서 온 카톡이였다. '그러게 함부로 외간남자랑 떠들래요?' 여주가 건너편 건물의 창문을 쳐다보았다. 천러가 여주와 눈이 마주치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여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쓰러진 남자의 시체를 가르켰다. 이거 어떻게 할거야. 처리하는것도 시간 걸리는데. 우웅- '도영이 형 불러서 해요. 지금은 나랑 같이 집가기!' 여주가 핸드폰에서 다시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사라진 천러의 모습에 여주가 미간을 짚었다. 누나! 순식간에 천러가 여주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여주가 천러의 양 볼을 잡고는 늘렸다. 야, 누나가 함부로 사람 쏘지 말라고 했어 안했어. 요 요망한 너구리야. 제가 안쐇으면 그 남자 계속 누나한테 집적댔을거라구요. 천러가 기쁜듯 돌고래소리를 내며 웃었다. 여주도 어쩔 수 없다는듯 살폿 웃고는 다시 그들의 본거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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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주가 커다란 욕조에 몸을 담궜다. 물에 닿은 몸이 수만가지 색깔로 반짝거렸다. 똑똑- 들어와. 문이 열리고 재현이 손에 작은 쟁반을 들고 욕조에 다가왔다. 오늘은 장미꽃 뿌렸네. 응. 아쉽다. 여주가 손을 들어 재현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요게 어디서 수작질이야. 재현이 웃으며 가지고 온 쟁반을 물 위에 조심스럽게 띄웠다. 오늘 사온 마카롱입니다. 여주가 만족스럽다는듯이 웃었다. 이게 한개에 이천오백원짜리야. 비싸지. 여주가 손을 벌벌 떠는 척을 하자 재현이 웃었다. 돈 없으면 나한테 부탁해도 되는데. 됐네요. 썩어나가는게 돈이야. 여주가 마카롱을 한입 베어물었다. 맛있어... 여주가 웅얼거리며 말했다. 인터넷 후기가 많더니, 진짜 돈 값을 하는구나. 여주가 나머지 마카롱을 입에 집어넣었다. 재현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여주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여주의 오묘한 색깔의 눈동자와 재현의 검갈색 눈동자가 마주쳤다. 재현이 여주의 뒷목을 잡았다. 그리곤 입술을 부딪힐 듯 잡아당겼다. 여주는 가만히 있다가... 서로의 숨결이 농밀하게 느껴질때 쯔음 재현을 밀어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재현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마카롱, 커피맛 먹었네.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늑대라서 그런가... 후각에 예민하네. 재현이 달아오른 눈동자로 여주를 빤히 쳐다보았다. 제 요망한 주인은 언제까지 꼬리를 흔들어야 알아봐줄까. 늑대의 뛰어난 후각은 오직 주인의 향취만을 맡을 뿐이라고.
4. 민형아, 민형. 예? 민형이 고개를 들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풀어해친 여주의 모습이 보였다. 나 머리말려줘. 여주가 민형의 앞에 주저앉았다. 민형이 손을 움직여 가까스로 박스에 파뭍혀있던 드라이기를 꺼내들었다. 우웅- 드라이기를 켠 민형이 부드럽게 여주의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여주가 기분좋은듯 눈을 감고는 가만히 앉아있었다. 민형의 손에 검은 머리칼이 감겼다. 방금 샤워를 해서인지 좋은 향기가 나는 머리카락... 민형이 흐려지는 정신을 겨우 부여잡고는 여주의 머리를 놓았다. 그 순간 여주가 뒤를 돌아 민형을 쳐다보았다. 있잖아 민형아. 네. 너는 언제쯤 나에게 진짜 모습을 보여줄꺼야? 민형의 동공이 흔들렸다. 여주가 민형의 눈을 쳐다보고는 웃었다. 도영이가 너를 자꾸 멀리하라고 해.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나는 네가 좋은걸. 여주가 민형의 손에 들려있던 드라이기를 빼앗아 바닥에 던졌다. 여주가 순식간에 몸을 움직여 민형을 밀쳤다. 민형의 등에 딱딱한 대리석 벽의 차가운 느낌이 느껴졌다. 여주가 천천히 다가왔다. 언제까지 기다려야지 이 입을 열까나. 여주가 손을 들어 민형의 얇은 입술을 쓰다듬었다. 민형의 굳게 닫힌 입술이 여주의 손가락이 쓰다듬자 살며시 벌어졌다. 여주가 입술이 닿을 듯 가까이 다가왔다가... 민형의 콧잔등에 짧은 입맞춤을 해주곤 떨어졌다. 착한 민형이는 내 말을 알아들었을거라 믿어. 여주가 멍하니 있는 민형의 검은 머리칼을 몇번 쓰다듬어주곤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갔다. 홀로 남은 민형이 고개를 젖혔다.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분명히 제 혼현을 제 입으로 불었겠지. 민형이 머리를 쓸어올렸다. 하여튼 건방진 제 주인은 꼭 상대방을 굴복시켜야 성이 찬듯 심술을 부렸다.
5. 컴퓨터 앞에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제노가 신경질적으로 들고있던 파일을 내리친다. 파일에 뭉쳐있던 종이가 흩날리고, 막 들어오던 재민이 난데없는 종이 세례를 맞곤 얼굴에 던저진 종이를 집어든다. 왠 여성의 사진과 개인정보들. 이름... 김여주. 성별 여성, 나이 추정 불가... 재민이 제노의 앞에 종이를 놓는다. 얘 뭐야. 제노가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하곤 내뱉는다. 나랑 거래하던 총기 거래자를 총으로 쏴 죽인얘. 재민이 휘파람을 불었다. 짱인데? 얘가 마지막 콜트 파이슨 소유자야. 그 다음 거래자가 나였는데 씨발. 재민이 이러저리 흩어진 종이 덩어리들을 피해 소파에 눕는다. 그럼 찾아가서 총 좀 주실수 있을까요? 하고 빌어보던가. 재민의 말에 제노가 재민을 쳐다본다. 재민이 어쩌라는 듯한 눈빛으로 어깨를 들썩인다. 그거, 세계에 딱 한종인 한정판이라매. 그럼 구걸해서 얻어오던가, 아니면 죽여서 가져오던가. 재민이 순식간에 품에 넣어놨던 단도를 꺼내 던졌다. 정확히 종이의 한 가운데에 꽂힌 단도. 아서라, 걔 옆에 누가 있는줄 알아? 김도영이 있어.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재민이 도영이라는 이름을 듣곤 자리에서 일어나 제노를 쳐다본다. 김도영이라고??? 그 설표 김도영? 제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 뒷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 가문의 장남. 제노가 이를 악물었다. 재민이 흥미로운듯이 손가락으로 탁자를 툭툭 친다. 그런 김도영을 하인으로 소유하고 있는 김여주는 대체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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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드입니다.
새로운 글은 도화원 다음 차기작이 될 예정이였던 글이였으나... 요런 글은 어떠신지 급 궁금해지네용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도화원이 잠시 쉬다오려고 해요. 제가 아직 학생인 신분이라 수능이라는 큰 산이있어서... 일단 그것부터 넘고 다시 찾아올게요.
쉰다고 해서 아예 안온다는 소리가 아니라, 전에 했었던 매일 업데이트는 이제 불가능할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가끔 한두개정도는 올릴 수 있겠죠 아마?
글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멈춰서 죄송한 마음 뿐이에요. 하지만 좀 더 성숙해진 도화원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시간이 되면 이 글도 다음작으로 써내려가보겠습니다 :)
사랑하는 독자분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찾아올게요 :)
그럼 그때까지 몸 건강히 하시고 매일이 새롭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봄이 시작될때 도화원도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