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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난 연인을 위한 세가지 조건 中

 

 

 

 

 

 


 

 

 

 

 

 

 

 

 

 

 

 

 

 

 

 

 

 


같은 시각 민석. 그 역시도 루한만큼 몸과 마음이 전혀 온전하지 못한듯 보였다.

 

 

 

 

"아, 살기 싫어."

 

 

 

 

눈물이 나왔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런걸까. 알 수 없지만서도 또 알것 같은 자괴감과 당혹감에 허우적대며 밤새 눈물, 콧물을 쏟아부으며 뜬 눈으로 지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모든게 삐걱거리며 올스탑 되버렸다. 시간을 돌리고 싶었다.
몇 시간을 외로움에 사무치며 몸을 가만히 놔두지 못한 민석은 하다못해 지금까지 원망하던 루한의 손길이라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제 곁에 루한은 커녕,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게 너무 힘이 들고 화가 났다. 워낙 깔끔한 성격인지라 방 안에 먼지 한 톨도 보이지 않는게 우울증을 두배로 만들어줄줄은 몰랐다. 혼자 사는게 너무 티난다, 이럴때면. 게다가 평소에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핸드폰이 너무나 그리웠다. 지금 이 순간 민석에게 핸드폰이란 무인도 속 음식과도 같았다. 그와중에 배가 고파서 냉장고 문을 열어봐도 들어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 아무것도. 물만 짤짤 따라 마신 민석은 결국 빙빙 돌고 돌아도 할 수 있는 염불 외우듯이 욕하고 또 욕하는 일 뿐이라는걸 깨닫고 머리를 싸멨다.
그렇게 망연자실 한채로 멍하니 앉아있기만을 몇 시간, 결국 머리가 헤집어진 채로 아침 해가 뜨는것까지 보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신체적 생리현상을 거부할 수 없어 크게 하품을 흘리던 순간, 민석의 머리위로 느낌표 하나가 크게 꽂혔다.

 

 

 


"..그러니까, 이걸 루한이 어떻게 안거냐고."

 

 

 

 

하품을 하려 벌려있던 입이 멈춰졌다. 그러다 천천히 턱을 닫으며, 눈을 깜빡였다. 멈춰있던 머릿속 회로가 차츰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걸 몰랐네. 욕만 할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모르고 있었잖아?, 민석은 안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오소소- 닭살이 돋는 제 팔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내 몸에 GPS라도 달아놓은거면, 그것 참 소름인데..? 아니, 처음부터 루한이 민석에게 대시할때부터 만만치 않은 놈이 걸렸다고는 생각했었다. 서론과 본론 없이 사랑한다며 사귀자는 고백만 툭 내던지며 만나자고 했던 이가 누구던가. 루한이잖아. 처음 봤을때부터 그 눈에는 집착 덩어리가 들러붙어 있었다. 하지만 민석은 자신 있었다. 뭐가? 다른 남자들을 만나면서 절대 걸리지 않을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이 컸다는 것이다. 만남의 횟수가 그렇게 많았던것도 아니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물증과 건덕지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늘 쿨하게, 미련없이, 헤어질땐 상대가 원해도 민석은 단지 가벼운 포옹 한 번으로만 끝낼줄 아는 상남자였으니까.

 

....그랬는데.

 

 

그런데. 어떻게 루한이 알게 된것이란 말인가. 민석은 자신의 몸을 더 감싸며 치를 떨었다. 진짜 내 몸에 위치추적기라도 달아놓은거 아니야?, 민석은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그렇게 뭐지, 어떻게 된 일일까를 생각하다 번뜩 누군가가 떠올랐다. 제 옆에 루한이 없을때마다 늘 같이 있었고, 세상이 모르고 루한이 모르는 일을 유일하게 아는 단 한 사람이.

 

 

 

 

"...설마."

 

 

 

 


민석은 얼굴을 와그작- 일그러뜨리고 침대시트를 마구 구겨댔다. 그러기를 얼마 가지 않아 민석은 급히 바리바리 옷만 갈아입고 간단히 지갑만 챙겨 집 밖을 나섰다. 누가 그의 발에 모터라도 달아놓은듯 민석은 미친속도로 어디론가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아- 뒷통수를 이딴식으로 치겠다 이거지."

 

 

 

 

루한을 닮아 화가 날때만 욕을 내뱉는게 습관인 민석은 세상의 모든 새끼를 찾는 욕을 한바가지 하며 뛰고 또 뛰었다. 그러다 어떤 미개한 페인트로 우적우적 칠해진 미개한 집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초인종을 미친듯이 부서져라 눌러댔다. 그의 얼굴에는 마치 루한의 가면을 씌워놓은듯 무서운 짐승 한 마리가 있었다. 다만 그게, 사나운 고양이 같을뿐.

 

 

 

 

- 누구세요. 미영이야? 어우, 초인종 부서지겠네!
"안녕?"
- ...뭐야.
"뭐긴. 내가 누구겠니?"

- 어..? 너 김민석이야?
"알면 입닥치고 여시지. 10초 센다. 문. 열어라."
- ....네가 이시간엔 웬일인데?
"내가 너네 집 오는게 한 두번이야? 평소같지 않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뜸을 들여?"
- ........
"뭐. 나한테 혹시 찔리는거라도 있으신가?"
- ....야. 꺼져, 너. 오지마.
"뭐? 이 씨밤바 너 이 새끼 정말 너였냐!!!!!!!!!!!!!!!!!!!!!!"

 

 

 

 

민석의 의심이 확신이 되는순간, 종대의 미개한 집의 미개한 현관문 도어락은 아주 처참하게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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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한은 민석의 집 근처 카페로 가는 내내 속이 시원찮았다. 민석의 바람 1호남을 조지러 가는 길인데, 상쾌해야 짝이 없어야 할 이 길이 왜 이리 구린건지 모르겠다. 그저 이를 갈며 핸들을 미친듯이 돌려댈 뿐이다. 내 기분을 이렇게 만든 그 새끼를 정말 밑도끝도 없이 만져줘야겠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잘 조졌다고 소문이 날까. 혹시 카푸치노 그딴 맛없는거 시켰으면 뚜껑 따서 얼굴에 확 부어버릴 예정이다. 이왕이면 그게 존나 뜨거웠으면 좋겠다.

 

 

 

 

"...하, 목말라."

 

 

 

 

루한이 입술을 깨물며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근데, 그 자식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데. 이상한데로 가서 괜히 시비 붙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그가 옆 시트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민석의 핸드폰을 다시 집어들어 어느새 눈에 익은 크리스 번호로 빠르게 문자를 쳐 내려가기 시작했다.

 

 

 

"외간남자 번호도 내가 다 외우시겠네요."

 

 

 

메세지창에 들어가고, 비밀번호를 풀때마다 루한은 알 수 없는 쾌감 또한 느꼈다. 크리스새끼 번호 안외울거야. 안외운다고. 안외워.

 

 

 


"010...57......"

 

 

 


존나 이건 내가 머리가 좋아서 그런거다. 쓸데없이 번호에 대한 정 든거 아니야. 너 미쳤냐? 루한 너 미쳤냐고. 내 자아야, 정신 차려라. 응?

 

 

 

 

'야 너 오늘 뭐 입고 나올거야'
- 뭐 입었으면 좋겠어? 난 오늘 자기가 골라준 선글라스를 끼려고. 아까워서 단 한 번도 한적 없는데 오늘 써볼까 해.

 

 

 

 

선글라스를 끼고 오겠다....그래. 선글라스 낀 놈만 쥐잡듯이 찾으면 된다 이거지. 근데 김민석이 골라줬다고? 왜? 왜 골라줘? 미쳤나. 내 옷도 안골라주는게 네 선글라스를 골랐다고? 그냥 존나 안구 가리개 까짓거 하나를? 아, 이놈들이 나를 또 빡치게 하네.
루한은 미련없이 답장만 확인하고서 핸드폰을 다시 저만치 던져버렸다.

 

 

 


"1차는 네 놈 얼굴에 커피 뿌리기."

 

 

 

 
그리고 2차는, 선글라스 부숴버리기다.

 

 

 

 

 

 

 

 

 

 

 

 

 

 

 

 

 

 

 

 

 

 

 

 

 

 

 

 

 

 

 

 

 

 

 

 

 

 

 

 

 

 

 

 

 

 

 

 

 

 

 

 

 

 

 

 

 

 

 

 

 

 

 

 

 

 

 

 

 

 

 

 

 

"억, 시발, 김민석, 야, 잠깐만, 잠깐만. 아!!!! 살려주세요!!!!!!"
"닥쳐 개새끼야 그냥 넌 오늘 존나 맞아줘야겠으니까."
"아, 민석아 제발- 제발. 아아아아아 거기 명치!!!!!!!!!!"
"아. 여기가 명치야? 알려줘서 고마워. 너 혹시 명존쎄라고 아냐 종대야?"
"으악!!!!!!!!!!!!!!!!!!!!!"
"명치를, 존나, 쎄게, 친다는 뜻이야."

 

 

 


종대의 집 안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종대가 몸을 사리고 현관문을 열었을때부터 민석은 주먹에 벽돌이라도 박은듯 미친듯이 팔을 휘두르며 종대를 좁은 방안으로 밀어붙였고, 그는 힘없이 밀려난채로 딱딱한 옷장에 등을 부딪힌채로 민석이 날리는 주먹을 받아내야했다.

 

 

 


"김민석, 어욱, 쬐깐한게 힘만 쎄가지고!!! 야 진정 좀 해봐!!!!"
"너같으면 진정 하게 생겼냐? 응?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말을."
"너야말로 말로 해!! 말로!! 내가 동물도 아니고!!!"
"개새끼잖아."
"사람 뱃속에서 태어난 사람새끼거든!!!! 그니까 나한테 왜 이러는지 설명부터 해줘야 할거 아니냐! 알고 좀 맞자!!"
"모른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려면 넣어둬. 난 네가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몰..몰라!"
"내 눈을 잘 봐봐, 종대야."
"...모른다고..!"
"눈 피하지 말고 똑바로 보라고. 확, 눈깔 쌔리기 전에."
".....아, 진짜 말 좀 무섭게 하지마!"
"결론부터 말한다. 루한한테 내 일 꼰지른거. 그거 너 맞지."
"........"
"...침묵의 뜻은 곧 그게 맞다는거?"
"...그러니깐 그게. 아. 민석아. 일단 진정부터 해봐. 네가 지금 열이 많이 오른것 같아. 이건, 네 심리에도 좋지 않고 내 건강에도 좋지 않은 일이야. 둘에게 어떤 피해가 갈지를 생각해보자고. 응? 어떻게 생각해. 자. 손, 손을 내리고.."
".....하.."
"그래. 그렇게...차분하게. 차분하게 얘기하는거야. 우리 대학교 어느 늙은 박사가 얘기했어. 폭력을 휘두르면, 얻고자 하는걸 얻기보다 자신만 잃어가는거라고. 자, 그래..옳지."
"........."
"자..자...와, 우리 민석이 손 엄청 작은데. 진짜 맵구나..!"
"........."

 

 

 

종대는 민석을 진정시키려는 태세를 취하며, 뒤를 살피며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좁은 방안에서 겨우 벗어난 종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미친듯이 흘러 내렸다. 그걸 본 민석의 눈빛이 금새 환하게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는 미친소가 날뛰는것 같았지만 아주 일순간에 천사가 웃는듯, 활짝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순간 종대는 그런 민석이 진심으로 무서워졌지만 당황하지 않고 뒷걸음질을 조금 더 빠르게 했다. 마침내 민석과 종대의 사이는 5M가 넘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

 

 

 

"이리 오시지."

 

 

 

그리고 민석은 웃는 얼굴을 싸악 접고, 터덜터덜 종대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종대는 전심을 다해 민석을 무서워했고, 민석은 고개를 양 옆으로 흔들며 두둑, 하는 뼈 소리를 내었다. 종대는 진심으로 도망가고 싶어졌다. 저 새끼한테 내가 루한한테 꼰질렀다고 어떻게 얘기해!!!!

 

 

 

"김종대. 지금 네가 좋게 모든걸 다 털어놓으면 봐줄게."
"....어? 뭐?"
"못들었어? 봐준다고. 진짜야."

 

 

 

민석은 우뚝 멈춰서서 다시 살인적인 미소를 날렸다. 너는 내 이런 미소에 꿈뻑 죽잖아. 그러니까 말하라고, 새끼야. 왜 그랬는지. 너한테 무슨 하자가 있어서 그랬는지.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왜 못믿어..?"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하고서 또 어떻게 변할줄 알고!!!"
"..어떻게 더 잘해줘야 돼..?"
"야, 오, 오지마."
"봐준다니까. 지금 좋게 다 불면, 봐준다고. 언제 만나서 어떻게 무슨 얘기를 했으며 왜 그랬는지. 다 설명해봐."
"......."

 

 

 


그의 눈에서 고민하는 눈치가 스윽 지나갔다. 그걸 캐치하지 못했을리 없는 민석이 앞머리를 치명적이게 쓸어넘기며 한 발짝, 한 발짝씩 다가갔다. 더 이상 뒤로 물러설곳도 없는 종대가 바싹 타들어가는 입 안을 혀로 쓸어내리며 민석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민석은 결국 제 코 앞까지 와버렸다. 아, 난 진짜 죽었다. 루한아. 좋은 곳에 묻어줘라.

 

 

 


"그..그래."
"응?"
"네가 생각하는 일, 그래. 맞, 맞는데.."
"........"
"근데, 솔직히 네가 잘한건 아니잖아. 루한이 버젓이 너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뒤에서 그런 짓을 해!"
"........"
"..이..이..나쁜놈아!!"

 

 

 

종인의 말에 민석은 알겠다는듯 고개를 짤짤 저으며 곧 위아래로 흔들었다. 알겠다는 표시였다.

 

 

 

"그래. 네 말은 잘 알아들었어. 나도 내가 잘 했다는건 아니야."
"........"
"그래도, 내 입장정도는 생각해줄줄 알았지. 네가."
".....잘못한 놈 입장 봐줘서 뭐하냐!!"
"..그렇지?"
".......민석아. 미안. 미안하다. 미안."
"그래. 봐줄게."
"..진짜로?"
"어."

 

 

 

민석이 가볍게 종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의 손아귀에, 지금껏 펼쳐보지 못했던 초인적인 힘이 들어갔다. 그가 바짝 긴장한 종인의 귓가에 대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오늘 너 손 봐준다고, 미친새끼야."

 

 

 


그 시각,
바깥에서 종대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집 앞까지 찾아온 그의 여자친구가, 안에서 들리는 흉측한 신음소리를 듣고서 눈을 치켜뜨며 인상을 팍 쓰고 걸음을 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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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만나기로 약속된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로 안이 북적거려 소란스러웠다. 음악소리가 섞여 더욱 더 산만했다. 여기가 카페인지 클럽인지 모르겠네. 루한은 한 손으로 민석의 핸드폰을 자켓 주머니에 대충 넣어두고서 눈에는 불을 킨 채로 카페 안을 두리번거렸다. 선글라스, 선글라스. 선글라스 어딨어.
몇 번을 더 두리번 거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번화가여서 그런지 아침부터 무진장하게 시끌벅적하다. 루한은 귀를 한 번 후비고는 크리스를 찾았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편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정 가운데 테이블에 앉아 낡은 종이뭉치들을 헤집으며 다리를 꼬고 앉은채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는 앉은키만 봐도 대충 130cm는 넘어보이는 남자가 보였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도 촉이란게 있듯, 루한의 눈썹이 한 번 움찔했고 그의 얼굴을 확인하려 고개를 조금 옆으로 뺐을때 그 남자 역시 얼굴이 돌아갔으며, 마침내 루한은 승리의 미소를 보였다.

 

 

 

"오케이..너구나."

 

 


루한은 자조적인 웃음을 비추다가도 누군가 가면이라도 씌운 듯 급정색을 하고 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어우.."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는 척 하다 그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쳐서 맞은편 작은 소파에 아무렇지 않게 풀썩 앉았다.

 

 

 

 

"...누구."

 

 

 

 

갑자기 맞은편에 앉는 루한 때문에 크리스가 읽고 있던 신문을 천천히 내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왜 내 상큼한 예쁜이가 안나오고, 이 사람은 누구지? 그는 검은 니트를 입고서 쭉 뻗은 상체를 자랑하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풀어진 금색 머리카락은 고고함을 상징하듯 나풀거렸다. 크리스는 아무 생각 없이 '잘못 찾아오셨어요.' 하고 입술을 벌려 말했다.
하지만 그런 크리스의 말은 깡그리 무시한 채로 테이블 위에 있는 녹차라떼를 보고 씩 웃고는 집어들어 빨대로 쭉, 빨아마셨다. 말을 씹는듯한 루한의 매너 없는 행동에 크리스의 입술이 점점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혹시 민석이가, 평소에 녹차라떼 좋아하나? 한치의 의심도 없이 이렇게 준비해두고. 좋은데?"
"뭐라구요?"
"달다. 아, 맛 없었으면 진짜 엎을뻔 했어."
"...민석이라니. 당신이 누군데 민석이를 알지? 왜 민석이가 나오지 않은거고 누군지 모를 당신이.."
"아. 그건 내가 물어봐야되는거지. 그쪽이 먼저 물어보면 절대로 안되는거야."
"..민석이 어디있어?"

 

 

 


그제서야 크리스가 상황이 이상함을 느꼈는지, 선글라스를 내리며 루한을 심각하게 쳐다보았다. 처음엔 자신을 아는 사람인줄 알았지만 그의 입에서 민석의 이름이 나오니 크리스도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였다. 설마 내 예쁜이, 내 허니 무슨 일 있는거야? 그럴리 없어. 위험한 일인건가? 하지만 이 남자는 절대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크리스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루한은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의 눈을 맞추며 오묘한 기분을 느꼈다. 분명 기분이 더러웠고, 화가 났고, 감정이 저 끝까지 요동치는 상태였는데 막상 그의 얼굴을 마주하니 화가 난다기보다 심장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뭔데. 잘생긴 얼굴에 동요되는건가. 씨발, 얘기 시작도 하기 전에 짜증나네. 아오. 쎄게 조지기에는 이미 그른것 같다. 

 

 

 


"..민석이 어딘가에 있을테니까, 자꾸 남의 애 이름 부르지 마시고."
"누구시냐고요. 내 민석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내 민석..푸하, 말에 무슨 버터 둘렀어? 문법 하나하나가 상당히 느끼해버리네 진짜로."
"민석이랑 무슨 관계인데. 혹시 문자도 당신이 보낸겁니까? 민석이 핸드폰으로?"
"그래. 그렇다고 쳐."
"당신 누구..!"
"그러는 당신은. 김민석이라는 사람과 정확히 무슨 관계인지 내가 좀 물어봐도 되나?"

"지금 이 상황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나, 김민석 애인 되는 사람이에요. 말 돌려 말하지 말고 우리 딱 할 말만 말하죠."
"..아. 김민석 애인?"

 

 

 


진짜, 아니길 바랐는데 현실로 듣게되니 조금 잠잠했던 화가 다시 치밀어오르는것 같았다. 잠시나마 모든게 거짓이길 바랐는데, 진짜였구나. 루한은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화를 참기 위해, 몸이 함부로 튀어나가지 않기 위해 삐딱하게 누였다.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소파가 너무 푹신하고 편안하다.

 

 

 


"그렇다면, 너나 나나 불쌍해지는 게임인데. 이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그리고, 당신 초면에 말이 너무 짧은것 같은데."
"지금 내 말을 듣고 나면 그런거 네 귀에서 자체 필터링 될걸."
"대체 이게.."
"김민석 말이야. 숨겨둔 애인이 좀, 아주 조금 많다."
"..뭐?"
"어쩌지? 나도 김민석 애인인데."

 

 

 


크리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상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라니. 게다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내 허니 민석이라니. 그의 시선이 수만가지 생각으로 잠시 방황하다 옅은 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던 모든게 누군가에게 자리를 뺏긴듯 급히 어질러졌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선글라스를 천천히 테이블 위로 올려두며,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듯 했다. 그러다 놓여있던 커피를 들어 조금씩 차분하게 마셨다. 쓰다, 이거 엄청나게 쓰군. 

 

 

 


"..이야기가 이상해. 당신, 혹시 거짓말인가."
"믿기 싫은거겠지."
"그럴리가."
"내가..내가 그 놈 애인이라고. 내가, 김민석이랑. 만나고 키스하고 별스러운거 다 나눈지 2년이나 됐다고. 내가 너보다 더 오래된, 원래 애인되는 사람이라고. 씨발!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오늘 새벽까지는 애인이였다고!!!!"

"지금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어. 몰래카메라인가?"
"내가 딱 너같은 반응이였지. 그땐 아무도 설명해줄 사람이 없었어. 그러니까 내가 지금 친절히 설명 하잖아. 잘 들어."
"........."
"바람 난거라니까. 걔랑 네가.
"

 

 

 

 

'네가' 라고 하는 루한의 입에서는 비소가 흘러나왔고 눈에서는 물기가 머금어졌다. 놓칠리 없는 크리스가, oh my god- 을 중얼거리며 큰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루한은 정말 힘들어졌다. 화가 나는건 둘째 치지만, 상황이 너무 비참했다.

 

 

 


"내가 네 설명을 믿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 민석이는 나한테 한 번도 애인을 사귀어본적이 없다고 했어. 그 아이는 거짓말 할 아이가 아니야."
"그럼 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너한테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
"나도 그렇게 믿었어, 걔 거짓말을 그렇게 밥먹듯이 하는 애는 아닌데. 요즘따라 많이 그러고 다니더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걔 얼굴이 그런데 한 번도 애인 안사귀어본건 아니겠지. 넌 그걸 그렇게 덥썩 믿었냐?"

"....하."
"걔랑 한 번쯤은...적어도 포옹까지는 해봤을거 아니야."

 

 

 


루한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누군가 화살을 제 심장에 맞춘 듯. 딱 그랬다.

 

 

 


"....그럼 딱 알텐데. 당신이야말로 한 번도 누굴 사겨본 적 없었나보네. 상대 다룰줄을 그렇게 몰라?"
"..잠깐, 잠시. 나 지금..상당히 어지러워."
"웃기네. 나만큼 어지러워?"
"........"
"네가 나만큼 어지럽냐고. 나만큼 뒷통수 세게 맞았어? 너는 민석이랑 얼마나 만났냐. 유치하게 이런거 따지고 싶지 않은데, 지금 이런거라도 따지지 않으면 진짜로 내가 미쳐버릴것 같아서 그래. 얼마나 됐냐."

 

 

 

 

루한은 제 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어두운 그림자를 미친듯이 억누르며 허벅지를 꾹 눌렀다. 크리스는 진심으로 충격 받은 듯, 머리를 헤집었다.

 

 

 


"민석이는 내가 좋았대."
"........"
"그리고 너도 좋았다는데."
"........"
"크리스라고.."
".....하."
"이건 대체 누구를 탓해야 돼? 헐랭하게 봐준 나? 아니면, 꼬신 너?"

 

 

 


루한이 웃음기를 싹 거두고 진중하게 물어왔다. 만나자마자 크리스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땅에 패대기 치고 싶었는데 마냥 그럴수만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이 남자도 민석에게 휘둘린 남자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래. 이건 네 잘못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김민석이겠지."

 

 

 


루한이 고개를 움직이며 그렇게 답했다. 크리스는 아직도 충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지 멍하니 루한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아무나 붙잡고 좋아하는 녀석이 아닌데. 그나마 네 때깔이 좋아서 들러붙었나보다."
"........"
"충격 받았어? 지구종말 본 것같은 표정을 하고 있네. 거울 보는것 같아. 짜증나네."
"민석이 지금 만날수 있어? 어디 있어?"
"왜. 만나고 싶어?"
"..만나서, 할 얘기가."
"나도 걔 어디있는지 몰라. 못 만날거야 너도. 그리고 내가 못 만나게 할거니까."
"....당신은 이름이 뭐야."
"알 거 없잖아."
"당신 내 이름 아는거 아니야..? 나도 그럼 당신 이름을,"
"네가 그걸 알아서 어따 쓰게."
"........"

 

 

 

 

루한이 라떼를 들었다가, 손에 힘을 꽉 주며 다시 세게 내려놓았다. 루한의 시선은 천장에, 주변 분위기에, 그리고 마지막은 크리스에게 닿았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정말 너 반 이상 죽여놓으려고 했어. 근데."
"........"
"..근데. 존나 생각해보니까 너도 개순진해. 뭐 아무것도 몰랐다는거 아니야. 너나 나나 둘 다 똑같이 불쌍한 처지니까, 그래서 그냥 놔두는거야. 그러니까 내 이름따위 알려고 하지마, 안알려줘."
".....그래서. 이 다음에 그 녀석 만나면 어떻게 할건데. 나한테도 화풀이 할 기회는 줘야 할 거 아니야. 나도 네 말대로 지금 무척이나 화가 난다고."
"아."

 

 

 

 

루한이 피곤한듯 눈을 감으며 말했다.

 

 

 

 

"화가 어디까지 났는지 알것도 같고, 많이 좋아했다면 그럴만도 하지만. 미안한데 화풀이는 나한테 해라."
"......."
"원래, 혼내는건 진짜 애인이 해주는거야. 가짜 애인이 아니라."
"......."
"넌 그냥 여기서 깔끔하게 민석이 놔주면 돼. 그럼 나도 다시는 네 앞에 안나타날게."
"그게,"
"존나 좀 잡지마 나 지금 너 말고도 다른 새끼 족치러 가야되니까."
"....이런, 민석이가 만난 사람이 또 있어?"
"아, 썅 나도 어제 알았어."
"진정해. 나 정말로 미치겠는걸. 어떻게 그런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속은 안순진해. 그러니까 너도 이제 알겠지? 그냥 당한걸로 끝내라고. 너도 불쌍하긴 한데, 지금은 내가 제일 불쌍해."

 

 

 

 

루한이 녹차라떼의 뚜껑을 빼서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존나, 이러려고 만나자고 한게 아닌데. 생각해보니까 이 새끼의 이상하게 흘러가는 화법때문에 나도 모르게 차분해진다. 몸으로 대화해서는 안될 놈인것 같아. 왜인지 모르겠지만. 씨발! 왜 지금 너도 불쌍해 보이는건데!

 

 


크리스는 루한처럼 길길이 날뛰지 않았다. 속으로만, 오로지 머릿속으로만 지금까지 민석을 만났을때를 떠올려보았다. 좋은 추억들이였는데. 알고보니 남의 추억까지 가져간것이였다. 예쁜이, 안되겠는걸. 크리스는 이제야 알겠다는듯 편히 몸을 기댄채로 눈을 내리깔았다. 나오는건 한숨 뿐이였지만, 루한 말대로 지금 이 순간 가장 불쌍한건 루한이였다. 가만히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입술만 깨물고 있는 루한을 보며 크리스가 입을 열었다. 그래. 알겠어.

 

 

 

 

"지금 우리 대화가 정상적이지 않다는건 알지만..그럼 민석이를 너에게 부탁할게. 제대로 혼쭐을 내줬으면 좋겠어."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그냥 집에나 가. 대신에 앞으로 민석이 찾지 마. 찾으면 그땐 진짜로 반 죽일줄 알아."
"나도 정말 몰랐어."
"...알겠으니까."
"그리고, 너에게는 미안하다고 하고 싶어. 그 애가 애인이 있다는걸 알았다면 다가가지 않았을텐데."
"......꺼져. 이제 필요없어. 착한 척 하지마. 혹시 알아? 네가 이렇게 말하면서도 사실은 다 알고 있었을지."
"전혀 몰랐어. 난 그렇게 남의 사람을 뺏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사람 일은 모르는거라고."
"..그러고 보니까, 민석이 지갑에서 네 사진을 본것도 같아."
"무슨 개소리. 난 걔한테 내 사진따위 준 적 없는데? 사진사가 포샵을 잘 못해서 맨날 외계인같이 나온 탓에 걔한테 한 번도 준 적 없어. 잘 못 봤겠지. 아님 다른 새끼라던지."
"아니. 뒷면에, 루한이라고 적혀있었던것 같아."
"뭐 씨발 그거 난데?"
"그러니까, 내가 너 같다고 했잖아."

 

 

 

 

루한이 입맛을 다시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뭐야. 어떻게 내 사진을 가지고 있는거지. 뭐야, 김민석. 이상해.
동시에 크리스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네 이름이 외자여서 외국인인줄 알았어.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첫사랑이라고 하더군."
"......첫 사랑은 개뿔. 첫 사랑 놔두고 바람 피는 새끼가 어디있어, 세상에."
"미국에 엄청 많아."
"거긴 존나 개방적인..."
"처음 사진을 봤을땐 네 얼굴도 예뻤지. 슬쩍 봐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예뻤어."
"이 상황에서 나한테 예쁘다고 할 그런, 그런게 있냐!!!!"
"진정해."
"아, 씨발. 안되겠네. 아! 언니. 언니 거기 지나가는 언니. 여기 녹차라떼 한 잔 더 줘요 얼음 존나 추가해서. 아. 됐어!! 얼음물만 주세요."

 

 

 


지나가는 카페 서빙 알바생을 억세게 부르자, 여자 알바생이 심하게 놀라며 몸을 떨었다. 이상한 사람 쳐다보듯 루한을 흘기며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카운터로 빠르게 뛰어갔다. 루한은 빨대를 질겅질겅 씹으며 눈을 이리 저리 굴렸다.
첫사랑이라니. 김민석,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안믿겠다. 네 첫사랑은 다른 사람이라고 했잖아, 나한테는. 이 새끼한테도 그냥 같은 수법쓴거네! 그런거네!!!! 그래놓고 애인 없다고 쳐씨부린거네! 만나기만 해봐 아주 뒤졌어-

 

 

 


"그런데 너 입이 좀 험하군. 여자분이 놀라시잖아."
"닥쳐.."
"그래서, 그 사진을 보았을때 둘이 닮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첫사랑인가 싶었어."
"씨발, 첫 사랑 아닐거라니까. 걔가 만난 놈이 몇 명인데. 지금 당하고도 모르겠어?"
"아니. 민석이는 너를 진심으로 좋아했을거야. 그런 아이가 지금 몇 번 바람핀다고, 너무 몰아붙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천사코스프레 하냐? 네가 지금 나한테 충고할...."
"진심으로 좋아했대. 좋아했고, 끝까지 좋아했다고 했어."
"........"

 

 

 


루한이 고개를 푹 숙였다.
좋아한다는 놈이 하는 행동은 그게 아니잖아. 속이 더 타들어가는것 같았다. 이제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인데. 다 틀어져버렸는데. 다 끝났다고. 우리 사이는 이제,

 

 

 

 

"너네 아직 끝난거 아닌것 같아."
"......."
"내가 사라져주지. 내가 자리 비워둘게."
"......."
"정말 미안했어."
"......."
"다음에 우연히라도 민석이를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해줄게."
".....뭐라고 할건데."
"네 첫사랑은, 정말로 너를 많이 닮아서 너를 정말 사랑했다고."
"아 개느끼해!!!! 그런, 그런 쓸데없는 말 하기만 해!"
"그러니까 앞으로 허튼짓 하지 말라고."
"하.."
"가짜 애인으로써 한 번만. 허락해줘."

 

 

 


정말, 모든걸 다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루한은 그의 말을 끝으로 마른침만 끅끅 삼키다가 결국에는 테이블에 팔을 올려둔채로 소리없이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그의 등을 다독여주는건, 오늘 처음 만난 민석의 바람 1호남 크리스였다.

 

 

 

 

"...건들지마..썅.."
"괜찮아."
"넌 씨발..착한거냐..아님 생각이 없는거냐.."

"전자라고 해두지. 그나저나, 욕은 좀 안하면 안되나?"
"욕이 내 일상 언어인데 어떡해!! 그럼.."
"말 마다 비속어를 빼고 말해봐. 그럼 더 듣기 좋을것 같아."
"꺼져..조용히 해..시끄러워.."
"이런, 안되겠군."

 

 

 

 

크리스가 쓰게 웃으며 큰 손으로 루한의 등을 더 토닥였다. 루한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자리에서 펑펑 울어야했다.

 

 

 

 

 

 

 

 

 

 

 

 

 

 

 

 

 

 

 

 

 

 

 

 

 

 

 

 

 

 


그리고,

 

 


"..야. 조심히 들어가던지."
"그래. 루한 너도."
"...존나 짜증나."
"왜? 나를 때리거나 해를 입히지 못해서?"
"..너 일부러 그런거지. 내가 너 못죽이게 막,"
"아니야."
"...존나, 다음에 보던지 말던지. 꺼져. 가버려."
"잘 가."

 

 

 


크리스와 루한은 눈을 마주치며 한쪽은 욕을 중얼거리고 또 한쪽은 그윽한 눈빛을 보내자, 자신들도 모르는 새에 뜨거운 포옹을 하고서 헤어졌다. 결국 루한은 크리스를 죽이지 못한채로, 오히려 위로만 받고 돌아가게 되었다.

 

 

 


"....의리있는 새끼였어..."

 

 

 

 


루한이 마지막 눈물을 훔치며,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어 민석의 바람 2호남의 번호를 찾아내었다.

 

 

 


"..하지만 넌, 절대로 내가 넘어가지 않을거다."

 

 

 

 

'배큥이♡'
쓰여진 이름 아닌 이름 세 글자가 루한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다. 이미 한 건(?) 했음에도 루한은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크리스를 만났던것 처럼 루한은 그에게 빠르게 메세지를 쳐 내려가기 시작했다.

 

 

 

- 뭐해

 

 

 

요즘 사람들은 핸드폰만 보고 다니는것인지 백현에게도 빠르게 답장이 날아왔다.

 

 

 

- 형 생각?

 

 

 

"...아, 때리고 싶다."

 

 

 

- 그래. 그럼 거기 있어. 내가. 딱. 갈게.

 

 

 

루한의 2차 전쟁이 시작되었다.

 

 

 

 

 

 

 

 

 

 

 

 

 

 

 

 

 

 

 

 

 

 

 

 

 

 

 

 

 

 

 

 

 

 

 

 

 

 

 

 

 

 

 

 

 

 

 

 

 

 

 

 

 

 

 

 

 

 

 

 

 

 

 

 

 

 

 

 

 

 

 

 

 

 

 

 

 

 

 

 

 

 

 

 

 

 

 

 

 

 

 

-

제가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면요.....

쓰기차단을 당해서........(7일....)

그래서...늦게 왔어요....

근데 분량은 또 왜ㄹ이렇게 적냐면요....

....그동안 많이 힘들었ㅇ....(시선회피)

하지만!!!!!!!!!!!! 이틀동안 폭풍연재를 해볼것을 다짐하며 총ㅊ총총 물러나봅니다 ^_ㅠ 괜히 불륜물 쓴다고 나댔다가 이야기가 막 어정쩡해지는것 같아서 씁쓸..ㅠ_ㅠ

저번 편에서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ㅇ^ 언제든 신청해주세요!

+_+ 백현이와 루하니의 만남은 어떻게 될..!?

((((현관문 도어락 부서진 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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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왜이렇게 재밌ㅇ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미치겠네 하...... 잘보고갑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 분량도 착하고 내용도 ^^b
10년 전
독자2
아이고야...우리종대애도....민석이가한이를진짜좋아하는거같기도하고...
10년 전
독자3
ㅋㅋㅋㅋㅋㅋㅋㅋ아너무귀여워요크리스랑루한이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배큥이ㅣㅋㅋㅋㄲ아루한ㅋㅋㅋㄲ루한너무불쌍해지고잇ㅇ·ㅅ여ㅜㅠㅠㅠ
10년 전
독자5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루한 왜이렇게귀엽죸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6
치즈스틱이에요!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리루한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쭈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수 때리겟다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또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글은 왜이렇게 귀여워요 다들 ㅠㅠㅠ? 오구오구 귀여워 정말 ㅠㅠㅠㅠ! 희수랑은 격한 우정을 나눴는데 과연 배큥이랑은 오또케 될지 너무 궁금해욬ㅋㅋㅋㅋ 다음 글 얼른 읽으러 갈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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