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흑 쓰차가 걸려서 3일에 못오고 이제 왔어요ㅠㅠㅠㅠ
사실 15일까지였는데 주르륵님이 독자 여러분들과 약속 지키라고 줄여주셨습니다ㅠㅠㅠ만세 하트하트
자 이제 늦은만큼 더 달릴까요~?
♥내사랑들♥
비타민 / 서율 / 코코몽 / 기린뿡뿡이 / 나니 / 망태기 /쇼리 / 물만두 / 거북이 / ASKY / 피터걸 / 밥차녈 / 쌍수 /
수분촉촉 / 보라나비 / 라푼젤 / 규라 / 눈두덩 / 알쏭 / 됴큥 / 권지용 / 세젤빛 / 포스터 / 잇힝 / 핑크파우더 /
하트 / 햄버거 / 골드바 / 빠삐코 / 새슬 / 시말서 / 파워에이드 / 스타벅스 / 취향폭격 / 딸둥이 / 고기만두 / 홀파리란 /
바나낰 / 내목소리이뻐 / 뿅뿅망치 / 냐냐 / 쫄보 / 밍구스 / 캔디 / 신소재 / 씽씽카 / 예찬 / 두부콩 / 소뿡/ 판다 /
어룡 / 옆집훈남알바생 / 박루 / 땡글이 / 유민 / 무궁 / 지안 / 하이 / 손나여신 / 테라피 / 스폰지밥 / 목화 / 삼일 /
이리오세훈 / 딸기 / 민트초코칩 / 롱이 / 가지/ 밥풀 / 녹차마카롱 / 종탁구 / 모카 / 엑소영 / 13월 / 빠오즈 / 푸틴/
소리 / 녈찡 / 모카 / 캡쑝 / 그레텔 / 잔혹동화 / 녹차가루 / 쭈쩡 / 멍멍이 / 이어폰 / 연느 / 이랴 / 달려 / 백호 / 민트바 /
백설 / 마가렛트 / 망극 / 데코 / 고추장 / 키보드 / 꽃밭 / 햇살 / 영홍 / 레몬 / 꿀꿀꿀꿀꿀 / 꽃반지 / 잔왕 / 사장님 /
4334 / 모카2 / 캡슝 / 하늘고래 / 젤컹젤컹 / 고기만두 / 스폰지밥2/ 쒼데렐라 / 헤헿 / 제이 / 호랑나비 / 김종내꺼들 /
딸기타르트 / 파인애플 / 종구 / 반찬 / 워더워더 / 공주님 / 라니 / 요하 / 피노키오 / 장'기용 / christmas / 슈큥/ 보노보노 /
첫눈 / 마지심슨 / ♥ / 스폰지밥3 / 두부/ 조옹대 / 레고/ 엄지공주 / 금니 / 됴륵 / 비회원 / 뮤뮤 / 보름달 / 민트쿠키 / 찹쌀떡 /
아삭아삭 / 으갸갹 /소띠 / 쪽지함테러범 / 플러스 /김치찌개 / 메모지/ 징웬 / 넌내꺼야 / 핑구 / 복어양 / 라인 / 꾸엉 / 하워리 / 들레 /
경수꺼♥ / 레고 / 난늑대고넌미뇨 / 룰루랄라 / 소리 / 머그컵 / 민트 / 헬암징 / 시나몬 / 영애씨? / 크리쳐 / 슈쿵 / 길라잡이 / 홍시 /
사과머리 / 고쓰리 / 터진 호빵 / 오레오 / 고3 / 한국사만점 / 솜이불 / 코카첸 / 도미노 / 배터리/ 겨자 / 재인 / 소녀시대 / 스피커 / 미리내 /
한나무 / 불고기덮밥 / 찐빵 / 날가져 / 별★ / 너구리 / CPR / 루블리 / 도량 / 부엉이초코 / 얍 /
얄루 / 1513 / 페브리즈 / 스무디킹 / 가염 / 열매 / 규긍 / 맨럽 / 진이 / 은세 / 뺨 / 0405 / 지안 / 예압 / 오투 / 만두끠 /포뇨 / 지애 / 연이 /
숮숮 / 슈크림 / 재밌었어요! / 투게더 / 신신 / 뀨뀨 / 마름달 / 민트 / 꾸까 / 웅냐웅냐 / 우유맛 / 도두도 / 오뚜기밥 / 네일아트 /
팅커벨 / 위아원 / 웬더팬 / 마가렛트 / 샤프 / 똥 / 돼지저금통 / 파프리카 / 팝콘 / 헬로 / 레몬사탕 / 사과 / 쀼쮸 / 13월 / 눈빛 /
초밥이 / 딸기파르페 / 라랑 / 서루백 / 솜뭉치 / 몬스터U / 새벽녘사슴 / 2016수능 / 이리오세훈 / 화분 / 서옥제 / 와플플 / 징지잉 / 찡찡이 /
곰도리 / 택배 / 레모나 / 세륜고삼 / 쪼꼬리나 / 기호장미 / 복숭아 / 보리차 / 씅 / 롸이트 / 피터팬 / 씽씽 / 스요 / 꿍스 / 폭립립 / 헐헐 /
웬디 / 꽃연 / 봄봄 / 곰지 / 엘제뷔스 / 애정 / 눈누난나 / 우럭 / 토들 / 영혜 / 시카고걸 / 하화 / 징징이
*빠진 암호닉이나 오타 있으면 저를 매우 치시고 댓글로 남겨주세요ㅠㅠ
*암호닉은 가장 최신편에 신청하신 것만 받습니다! 유의해 주세요!
앞으로 말머리 안 달으면 암호닉 신청 안 받아요ㅠㅠ
잔 혹 동 화 ; 왕좌의 게임
w. 영애
Ep. 13
< The Show Must Go On >
#1
"괜찮을거라니까."
"..내가 불안해서 그래요. 나랑 같이 가요, 응? 그래야 아랑이 다쳤을 때 치료해줄 수 있죠. 머리카락이 닿아야..."
"정말 괜찮아. 그대가 내 옆에 있으면 전투에 집중 못할 것 같아서 그래. 그러니까 성 안에서 꼼짝말고 있어. 알겠지?"
"그치만...."
"나 믿지?"
"......."
"못 믿어?"
"....믿어요. 아주 많이."
종인은 불안한 눈으로 종인의 갑옷을 챙겨주는 ○○을 꼭 끌어 안았다. 사실 그도 두려웠다. 혹여나 전투에서 죽게 될까봐.
그렇지만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을 전장에 데리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참혹한 광경을 많이 본 ○○에게 더 큰 아픔을 안겨 주기 싫었다.
늘 좋은 것, 늘 예쁜 것만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 일 없을거야. 얼른 갔다올게. 갔다오면 우리 또 숲 속에서 별구경하자."
"....약속."
"약속."
○○이 뾰루퉁한 표정으로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종인은 그런 ○○의 모습에 환하게 웃으며 그의 새끼 손가락을 그녀의 것에 걸었다.
그렇게 한참 약속을 하고 그들의 달고 긴 키스가 이어졌다.
○○은 두려웠다. 이 달콤함이 마지막일까봐. 이렇게나 사랑하는 종인이 그녀의 곁에 없을까봐.
"사랑해요. 정말 많이. 그러니까...꼭 내 옆으로 와요."
"응. 약속할게. 나도..나도 많이 사랑해."
종인은 ○○을 다시 한 번 안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 향긋한 꽃내음이 너무나도 좋았다.
그 역시 사랑하는 ○○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매순간마다 곁에 두고 싶은 여인이다.
단 몇 분이라도 보지 못하면 미칠 것 같을만큼 사랑하는 여인이다. 종인은 그런 ○○을 안으며 굳게 다짐했다.
어떻게든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어떻게든 그녀와 함께 잠이 들겠다고.
#2
"제 4국은 떠났고. 제 3국은 자고 있고. 제 5국은 발광 중이고."
준면은 대륙의 지도를 펼친 채 나라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말했다. 찬열의 죽음으로 무너져버린 제 4국의 영역에는 진한 잉크를 부어 지도에서 없애버렸다.
"문제는 제 2국이라는 말이지."
준면이 지휘봉으로 제 2국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세훈과 종인의 싸움을 보고 싶었다. 그 둘 중 준면과 싸워야할 사람이 결정될테니까.
백현은 원체 전투에 흥미가 없는데다가 깊은 잠에 빠져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었다.
"제 5국에 사람은 보냈나?"
"예. 보냈습니다."
"그 사람과는 접촉 됐고?"
"내일이면 도착한다 합니다."
준면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준면은 세훈에게 사라진 ○○은 제 2국에 있고 종인과 연인 사이라는 내용의 서찰을 보냈다.
비석을 해석한 다음 날, 거울을 통해 종인을 감시하다 알아낸 사실이었다.
준면이 비밀스럽게 계획하고 있는 다른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되는 중이었다. 모든 것이 그의 손 아래에 있었다.
"대장군은 누가 이길 것 같아? 여인을 가지려는 자와 여인을 가진 자 중에서."
#3
세훈은 남아 있는 병사를 꾸려 제 2국으로 향했다. 준면의 말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을 찾을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는 달리고 또 달렸다. 찬열에게 입은 팔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을 볼 수 있다는 것과, ○○의 가슴에 세훈이 아닌 다른 이가 들어와있다는 것이었다.
"이랴!"
종인과 ○○이 사랑하고 있다는 서찰의 마지막 줄이 계속 세훈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는 차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게 더 빠르게 말을 몰았다.
점점 제 2국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종인과 그의 병사들이 국경 지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세훈이 속도를 늦춰 점점 종인에게 다가갔다. 당장이라도 진격해서 전면전을 벌일 수 있는 거리에 멈춰 선 그는 종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종인 역시 세훈의 눈길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세훈을 노려보고 있었다.
"...참 오랜만이네. 그치 형?"
"그러게. 별로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종인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사랑하는 ○○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들을 남긴 세훈이었다.
게다가 어제 찬열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종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내놔. ○○."
"네가 그렇게 물건처럼 취급할 만한 여자 아니야."
"내 놓으라고."
"닥쳐."
종인과 세훈은 당장이라도 싸울 기세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그 둘 사이에는 왕좌도 존재했지만 ○○이 존재했다. 둘은 그 누구보다 강하게 ○○을 열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 둘만의 전투에서 이겨야했다.
".....안타깝네. 곱게 내주었으면 죽을 일은 없었을텐데."
세훈은 비열하게 웃으며 나즈막히 한 마디를 내뱉고는 그대로 종인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뒤를 따라 세훈의 병사들이 종인의 병사들에게 쏟아졌다.
종인의 군대도 그 기세에 밀리지 않는 맹렬함으로 세훈의 군대와 맞섰다. 종인과 세훈은 서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주고 받는 칼에는 그들의 모든 힘이 실려 있었고, 몸짓 하나하나가 회심의 일격이었다. 팽팽한 균형이 계속 이어지자 종인과 세훈 모두 지쳐갔다.
둘은 잠시 거리를 두며 서로를 살폈다. 서로 지쳐있었지만 물러날 기세는 없었다.
#4
"....공주님 괜찮으셔요?"
"....불안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
종인을 홀로 전장에 내보낸 ○○은 홀로 방에 앉아 있었다.
종인은 괜찮을 것이라고, 분명 웃으며 돌아올 것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이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려 해봤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몸을 휘감는 불안감에 손이 떨려오고 눈물이 고였다. 그녀의 안 좋은 느낌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기에 더욱 두려웠다.
지금 ○○에게는 종인이 전부였다. 그가 없는 세상은 살아갈 자신도, 살아갈 이유도 없었다.
"린아. 나 가야겠어."
"아,안됩니다 공주님!! 폐하께서 공주님은 절대 움직이시지 말라고..."
"불안해. 너무 불안해. 뭔가, 뭔가 이상해."
○○은 그녀를 붙잡은 린을 뿌리치고 마구간으로 달렸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 속에서 살아갈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살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제발, 제발 다치지 말고 거기 있어줘요. 내가, 내가 갈테니까."
#5
○○은 말에 올라타 미친듯이 달렸다. 여인이 모는 말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만큼 빠르고 격하게.
그녀의 모든 감각이 종인을 좇고 있었기에 그 어떠한 두려움도, 그 어떠한 망설임도 없었다.
"오랜만입니다, 공주님."
너무 빨리 달린 탓일까. 목표지를 생각하며 그 어느 것도 바라보지 않던 ○○의 앞을 누군가 가로막았다.
갑작스런 다른 무리의 등장에 ○○의 말이 놀라 몸을 일으켰고, 고삐를 꽉 쥐고 있던 ○○이었지만 말의 힘을 이겨내지 못해 말에서 떨어져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누구냐."
꽤 높은 높이에서 떨어져 옷이 흙투성이가 되고, 머리에 먼지가 쌓이고, 그녀의 고운 살결이 빨간 생채기로 얼룩졌지만, ○○은 그 틈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나 그들에게 고개를 빳빳이 세웠다.
"벌써 저희를 잊으신겁니까? 이거 섭해서 원.."
"...제 5국의 병사들이냐."
"뭐 딱히 소속된 곳은 없는데 지금은 그 나라 돈 받고 일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해야하나?"
○○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예상 했어야 하는 일이다. 그녀를 두고 종인과 싸우려 하는 세훈이었다.
그리고, 억울할 만큼 그녀를 꿰뚫고 있는 세훈이었다.
그런 그라면, ○○이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종인을 찾아나설 것임을 모를 리 없었다.
○○은 세훈의 수를 파악하지 못한 그녀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녀가 세훈에게 잡히면 전투의 주도권은 세훈에게 완전히 넘어갈 것이 분명했다.
○○이 다치는 건 죽어도 보지 못할 종인이니까.
○○은 입술을 깨물었다. 어떻게든 빠져 나가야 한다. 그래야 종인을 살릴 수 있다. ○○의 머릿 속에는 딱 이 두 마디만 맴돌았다.
"힘 빼지 말고 얌전히 따라 오시지? 이미 충분히 다친 것 같은데."
"아이씨..몸에 상처나면 돈 깎인댔는데. 젠장."
"뭐 어찌됐든 잡아만 가면 금가루가 떨어질 거 아니야 빨리 잡아."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말을 주고 받더니, 세훈이 고용한 용병으로 보이는 세 사내가 점점 ○○에게 다가왔다.
○○과 달리 그들은 말 위에 올라 타있는지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녀를 납치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낙마로 인해 제대로 서 있는 것이 힘든 상태인 그녀로서는 그들에게 저항하기가 쉽지 않았다.
"끄억!"
○○이 뒷걸음질을 치며 어떻게든 그들에게서 벗어나려 할 때, 한 사내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꼼짝없이 잡힐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 눈을 질끈 감았을 때, 달려들던 사내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떨어졌다.
놀란 ○○이 눈을 떠 주변을 살폈을 때, 누군가 활을 쏘면서 말을 몰고 있었다. 백현이었다. 분명, 백현이었다.
"제길! 누구야?"
"누군지 아는 게 중요해? 빨리 막아!"
백현은 활을 버리고 칼을 뽑아 들었다.
직접 하는 싸움보다 싸움구경이 더 재밌다며 늘 검을 아꼈던 그이지만, 5개 국가의 왕들 중 가장 칼을 잘 다루는 그였기에 그는 얼이 빠져있는 두 용병을 빠르게 베어냈다.
비명을 지를 틈조차 주지 않았다. 백현은 피 묻은 검을 다시 칼집에 넣어두고, 놀란 눈으로 어찌해야 할 줄 모르고 있는 ○○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
"왜 이렇게 상처투성이야..."
"....폐하십니까? 제가 아는...그 폐하십니까?"
○○은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목소리에 탐닉하던 백현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자해도 마지않았던 그였다.
그래서 처음 그가 활을 쏘았을 때, 그녀의 목소리를 지키고자 용케 이곳으로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은 두 용병을 베어내고 그녀에게 다가온 백현의 얼굴은 그녀가 느끼던 백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목소리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 '자체'를 걱정해주는 모습이었다.
"....내 말 잘.."
백현이 ○○의 말에 대답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갑자기 매복하고 있던 다른 용병들이 떼거지로 등장했다.
○○도, 백현도 상상하지 못한 숫자였다. 족히 20명은 될 것 같은 그들의 규모에 백현의 주먹에도, ○○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제길. 내 뒤에 딱 붙어있어."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매복해 있던 용병들이 백현에게 달려들었다.
수적으로 너무나도 열세인 싸움인데다, ○○을 지켜야 해 마냥 싸우기만 할 수도 없는 일이라 백현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었기에 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한 쪽 눈은 ○○에게, 한 쪽 눈은 그의 앞에 있는 용병들에게 고정시키며 그들을 베어나갔다.
"자, 공주님은 나랑 가실까?"
백현이 용병들을 베어내고 있을 때, 용병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에게 접근했다. ○○은 품에 있던 은장도를 꺼내 그녀의 목에 가져다댔다.
"데려가 보아라. 네가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는 즉시 네 앞에서 죽어버릴테니."
그녀가 상처를 입지 않아야 그들에게 가는 돈이 더 크다는 말이 사실이었는지, ○○이 은장도를 목에 대자마자 그 용병은 골치 아프다는 표정으로 동작을 멈췄다.
○○은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백현을 봐서라도 그녀는 살아야했다.
어마어마한 수적 열세지만, 백현의 검술은 그보다 힘도 좋고, 덩치도 큰 용병들을 하나 둘씩 쓰러뜨렸다.
그렇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반절 이상을 베어냈다고하나 남은 인원이 여섯이 넘었다. 백현의 숨이 점점 차올랐다.
"...진짜 더럽게 많네."
백현은 다시 손에 힘을 주고 용병들과 싸워 나갔다.
평온했던 숲 속은 피가 낭자한 살육판으로 변했고, 그 중심에는 다시는 잃지 않으려는 남자와 더 이상 잃을 수 없는 여자가 있었다.
체력이 떨어진 백현은 안간힘을 다해 그들의 피를 그의 검에 묻혔다.
남은 건 4명. 그들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홀로 스무 명 남짓을 대하면서, 반 이상을 베어낸 백현의 모습은 그들에게 큰 두려움이었다.
그들은 눈짓을 주고 받더니 방향을 바꿔 ○○에게 향했다. 그녀를 납치해 도망가려는 계획인 것 같았다.
백현이 그들의 움직임을 읽고 그들을 막았다. 그런데 그들을 막으며 ○○에게 눈을 돌리는 순간, 백현이 보지 못한 용병 하나가 백현의 배를 베었다.
"크헉!"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이 백현을 후려쳤다. 검을 쥔 손이 떨려오고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지켜야했다. 어머니를 잃었던 그 때처럼 그렇게 무기력하게 사람을 잃을 수 없었다. 그는 죽을 힘을 다해 ○○에게 다가가는 용병들을 베어냈다.
그의 눈에는 살기가 가득 찼고, 그 살기를 용병들은 이겨내지 못했다. 전멸. 그들은 그렇게 사라졌다.
"폐하!"
마지막 용병을 베어내고, 백현이 그 자리에 바로 쓰러졌다. 놀란 ○○이 쥐고 있던 은장도를 내던지고 백현에게 다가갔다. 칼로 벤 상처가 너무도 깊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당장..."
"하지마. 제발....제발 하지마."
"...폐하?"
"나....나 살리지마..."
○○이 뒤집어 쓴 후드를 벗고 올렸던 머리를 풀려하자 백현이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하지 말라고. 그를 살리지 말아달라고.
"어...어찌...."
".....살고 싶지 않아."
백현의 목을 타고 새빨간 피가 공중에 흩어졌다. 백현의 얼굴에서 점점 핏기가 사라지고 고통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긴 잠에서 깨어난 지 겨우 2시간. 그는 눈을 뜨자마자 또 다른 물약을 꺼내 제 3국의 모든 사람들을 잠에 빠지게 했다.
왕좌의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왕이 죽으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왕을 잃은 국가의 백성들은 건드릴 수 없었다.
백현은, 왕 노릇이라고는 단 한 번도 제대로 해 본적이 없는 자신을 위해 백성들이 눈물 흘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렇게 못난 왕이지만 분명 백성들은 대성통곡을 하며 그를 보낼 것이 분명하기에, 그는 그의 백성들의 슬픔을 미리 가져가버렸다. 가져가서 그의 품에 담았다.
"사실 수 있습니다. 제가, 제가 노래만 부르..."
"난 있지. 삶의 목표라고는 없는 놈이라 인생에 미련이 없거든?"
"......"
"예전에....정말 예전에는....내가 지켜야할 사람이, 나를 너무나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서...그 사람이 내 삶의 이유였는데.."
"......"
"너랑 꼭 닮은 목소리를 가진 그 사람이 떠나고는...난 이 인생을 사는 게 너무 지옥같아."
"......"
"똑같은 목소리를 찾아 헤매고, 똑같은 분위기를 찾아 헤매고, 똑같은 생김새를 찾아 헤매도 결국 마지막에 깨닫는 건, 그 사람이 내 옆에 없다는 거야."
"......"
"못해드린 게 너무 많은데...내가 아프게 해드린 게 너무 많은데..."
투명한 눈물이 ○○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죽을 힘을 다해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뱉어내는 백현의 모습이 애처로웠다.
백현도, ○○도 모두 느끼고 있었다. 이게 그들이 나눌 수 있는 마지막 대화일 것임을.
"그런 사람을 너무 허망하게 보내서...장례도 치르지 못해서 평생의 한이었는데."
"......"
"꼭 닮은 너라도 살렸으니 난 됐어."
".....폐하..."
"...하....박찬열 미친 새끼. 내가 걔랑 안 놀고 오세훈 같은 놈이랑 놀았으면 싸움구경할 때 검술훈련을 했을텐데. 그 새끼는 도움이 안 되냐 왜."
백현은 ○○이 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그녀가 항상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까지도, 그렇게 실없는 농담을 뱉어냈다.
그래도, ○○은 웃지 않았다. 더 울었다. 더 서럽게, 더 아프게.
"...마지막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무엇입니까."
"...웃으면서, 정말 예쁘게 웃으면서 그 노래....그 노래 좀 불러줘. 머리카락 대지 말고."
○○은 쌓인 눈물을 걷어내고 백현을 바라봤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단 한 번도, 머리카락을 대지 않고 불러본 적이 없는 노래다.
무서워서, 그녀의 그 능력이 너무나도 버거워서 누군가를 살려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입밖에도 꺼내지 않은 노래였다.
"제발...제발 한 번만."
백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는 간절했다. 단 한 번만, 마지막으로 단 한 번만, 듣고 싶었다. 기억하고 싶었다.
그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리고 아직도 사무치게 그리운 어머니의 그 모습을.
"꽃아 밝게 빛나렴.
네 힘이 빛을 발해 시간을 되돋려
한때 내 것이었던 것을 돌려주렴.
상처를 치료하고
예정된 운명을 바꿔
잃어버렸던 것을 찾고
한때 내 것이었던 것을 돌려주렴.
한때 내 것이었던 것을."
○○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이 노래를 불렀다. 흐르는 눈물은 감추지 못했지만, 그의 소원대로, 예쁘게 웃으면서.
백현은 그런 그녀의 미소를 보고 그의 꿈 속으로 돌아갔다. 그가 평생을 아파하고, 평생을 그리워했던 그의 어머니가 있는 그 꿈으로.
너무 오랜만이죠~?ㅠㅠㅠㅠ |
나라 상황이 어수선한만큼, 저 또한 아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직 못다핀 꽃들이 어른들의 손에, 시스템의 부재 속에 죽어간 사실을 받아 들이기가 참 힘드네요..
그렇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시 살아가야기에, 제가 더 열심히, 남은 여러분과 열심히 살아서 제 아이가 이 땅에서 자랄 때만큼은 이런 소식이 들리지 않게,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새파란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야속할 정도로 가슴 아픈 어린이날입니다. 다들 많이 힘드시겠지만, 잘 지내고 계시죠?
오늘 글잡 무료라는 소식 듣고! 이따 10시에 또 올게요~공짜로 많이많이 보고 가세요♥
10시에는 더 밝은 작가말로 돌아올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