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EIGHTEEN
“뭐야, 얘네 스케줄 없대?”
교실 문을 열자마자 석민의 눈엔 3분단 맨 뒷줄, 고정석 두 자리의 주인인 준휘와 한솔이 보였다. 분명 저번 주까지만 해도 잠도 자지 못 할 만큼 스케줄이 넘쳐서 잠이 고프다고 했던 거 같은데, 석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신의 자리 -라고 해봤자 그들의 앞자리지만.― 에 가방을 걸고 앉았다.
“둘 다 촬영 끝났대. 영화 시사회나 제작 발표회는 쟤네는 불참하기로 했나봐.”
석민의 앞앞 줄에 앉은 정한이 문제집에 시선을 고정한 채 수학 공식을 연습장에 써 내려가며 말했다. 세상에, 그렇게 쉽게 취소가 가능한 거야? 석민의 말에 정한은 몰라, 새끼야! 하고 대꾸했다.
“아 진짜 제발 자고 싶다. 어? 나 촬영 마치고 입국한지 세 시간밖에 안됐다고.”
눈을 비비며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한솔이 말했다. 내가 뭐! 나 겨우 두 마디 했거든? 억울한 석민이 아까보다 소리를 높여 대꾸했다. 시끄러, 담임 오면 깨우고. 한솔이 쿠션에 얼굴을 다시 파묻으며 말했다. 씨잉, 하여튼 문준휘랑 쌍으로 학교에 자러 오나, 학교만 오면 자지! 석민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자신의 사물함에서 쿠션을 꺼내와 쿠션에 얼굴을 파묻었다.
석민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제 옆에 앉은 승관이 발을 동동 구르며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을 때였다. [8시 15분] 석민이 습관적으로 책상 서랍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피고 난 뒤 승관의 옆구리를 쿡 하고 찔렀다.
“야, 곧 담임 오는데. 핸드폰 안 뺏기려면 지금 넣는 게 좋지 않냐.”
“아 진짜 다 망했어!!! 거의 다 깼는데 이석민 때문에 다 망했어 진짜!!!”
석민은 생각했다. 오늘은 분명 운수가 좋지 않은 날이라고,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억울한 일을 아침에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고서 두 번이나 겪을까. 분명히 오늘은 석민 자신의 수난시대일 것이라, 석민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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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의 예상은 적중했다.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석민은 정말 이상한 이유들로 선생님들에게 굴러졌고, 점심시간에 석민의 자리에 가장 먼 찬이 보았을 때는 이미 영혼이 빠져나가 멍해진 상태였다.
“진짜 아니야. 자퇴할까? 아니 어떻게 그런 어이없는 이유들로 나를 그렇게 몰아가지?”
석민이 가방 깊숙이 보관해두었던 흰 봉투를 꺼내 들었다. 미친, 말만 자퇴각 거리더니 진짜 자퇴서를 품고 다녔어? 석민을 제외한 모두가 입을 떡, 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석민을 제외하고 그동안 제 친구들 주위에 자퇴 각을 외치는 친구들이야 많이 봤지만, 자퇴서로 보이는 것을 들고 다니는 학생은 보지도 못했다. 심지어 정말 저것이 자퇴서가 맞다면 지금의 석민은 정말 자퇴서를 낼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석민의 나사가 풀린 것인지, 석민이 책상을 한 번 주먹으로 내리치고는 벌떡 일어났다. 그러더니 흰 봉투를 손에 꼭 쥐곤 교실을 빠져 나갔다.
1초, 2초, 3초. 정적이 흘렀다. 미친, 야 이석민 잡아야 할 거 같지? 승철이 눈치를 보더니 물었다. 당연 한 거 아니냐? 원우는 대답과 동시에 석민을 쫓아 뛰어 갔다. 미친, 지금쯤이면 교무실은 도착했을 거 같은데. 이어 순영이 뛰어 나갔다.
“야 손 좀 놓지 그래, 네가 손을 놓아야 내가 들어가지."
“뭐야, 교무실 문 앞에서 왜 서있어?”
1학년 7반, 담임 성수의 물음에 원우가 당황했다. 어,, 그니까, 원우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쌤, 저 쌤에게 드릴 거 있어요.
아, 미친. 뒤쫓아 온 순영이 왜 하필 교무실 밖으로 잘 나가지 않던 담임이 교무실 밖으로 나와 하필 이 타이밍에 들어가는 것이 야속했다. 심지어 석민은 교복 마이에서 자퇴서를 꺼냈고.
“뭔데.”
“어제 안냈던 등본이요.”
...? 순영과 원우의 사고 회로가 정지 되었다. 그니까, 저 손에 든 것이 자퇴서가 아니라 어제까지 내야했던 가족관계 증명서, 그런 등본이라고?
“내가 미쳤냐. 나 자퇴한다고 하면 쫓겨날걸. 아니, 그리고 무슨 사직서도 아니고 자퇴서를 어디서 찾고 뽑고 다니냐?”
제 말 무시하셔도 돼요 |
참 오래 걸린 듯 하네요. 사실 어느 정도의 틀은 잡아 두었지만, 그 틀을 글로 표현을 하기에는 참 어려웠던 거 같아요. 현실의 모습을 담은 프롤로그와는 달리 고민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 싶어 입학식을 시작으로 하는 것도 써보고, 몇 번의 수정을 거듭한 끝에 겨우 완성했네요. 정말 제 마음에 쏙 들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나아졌다는 생각에 올려요. 고등학교를 올 2월에 졸업했으면서 내가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더라고요. 업로드가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하고 다음 편은 최대한 빨리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참 아직 핸드폰에 있는 사진들을 옮기지 못해 아직까지는 아이들의 사진이 담기지 않았지만, 다음화부터는 꼭 아이들의 사진과 함께 업로드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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