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뱀파이어, 늑대인간
되는것 하나없는 세상에 지쳐버렸다. 이렇게 사는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예전부터 상상만 해왔던 일을 실천에 옮겼다. 나는 물이 가득 담긴 욕조 안에 들어가 칼로 팔을 그었다. 한번이 두번이되고, 두번이 세번이 되며 욕조의 물이 붉게 물들어갔다. 나의 정신은 몽롱해지고 몸은 가라앉아갔다. 안녕, 엄마 아빠 동생아. 나는 그렇게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두눈을 떠보니 이런 광경이 보이는 걸까.
보름달에.. 늑대..? 내 궁굼증이 차마 가시기도 전에 늑대의 울음소리와 함께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오른쪽에서는 늑대들이, 왼쪽에서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존나 떼거지로 몰려오네." 늑대보단 사람이 나을것 같아 사람에게 다가갔는데 저 표정으로 저런말을 하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지금 말걸면 맞겠다..싶어 다시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 보고야 말았다. 그 남자가 저에게 달려오는 늑대를 두손으로 잡아 던지는 모습을. 말걸면 진짜 죽을뻔 했잖아!? 내가 죽으려 팔에 상처를 낸 것도 잊은채 나는 사람들과 늑대들을 피해 커다란 나무 뒤에 숨었다. 하지만 자꾸 들려오는 소리에 눈을 빼꼼 내밀었다.
"우리 내기할까? 누가 더 많이 죽이나." 섬뜩한 말에 나무 뒤로 숨었다가 다시 나왔다. 남자의 말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신난 듯 반응을 보였다.
"살살하자 게임이잖아."
"간만에 목 제대로 축여?"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듯 늑대들이 으르렁 거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결국 피가 튀는 싸움이 시작되고 나는 나무 뒤에서 눈울 가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00아... 여기서 소리내면 죽는거야. 라며 나를 계속 다독이는데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살며시 손가락을 내리고 눈을 떠보니 웬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으왁!!!!" 너무 놀라 기괴한 비명을 내지르자 남자는 나의 입을 막고 물었다.
"너 인간이지." 인간이지..당연한거아닌가? 그러는 님도 인간이잖아요? 라고 묻고 싶은걸 꾹꾹 눌러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남자가 잠깐 사라지고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 무슨 일..." 내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날 공주안기로 들어올렸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오갈곳을 잃은 내 두 손이 이리 저리 휘날리자 남자는 자신의 목에 내 팔을 둘렀다. "꽉잡아." 사람이 달린다고 믿을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에 겁난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잠시 눈을 감고 괜찮다 중얼거리며 다시 눈을 떴을 땐 이미 숲을 벗어난 후였다. 어지러운 머리를 식히고 숨을 연거푸 들이켜 쉰 후에야 강가 옆에 지어진 아담한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앙에 모여있는 늑대들까지도.
어......
어....? 결국 나도 모르게 남자의 목을 더욱 껴안아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익숙하게 늑대들에게 소리질렀다. "얼른 바꿔라!!" 그러자 나를 향해 달려오는 늑대들이... 한두명씩 사람으로 변해갔다.
"진짜 인간이야? 뱀파이어 아니고?"
"진짜 인간이네? 따뜻한데?" 그 둘 말고도 세명의 남자가 다가와 나에게 호기심어린 눈빛을 보내왔다. 나의 볼을 만지기도 하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했다. 그러자 나를 안은 남자가 조금 신경질을 내는가 싶더니 다른 남자들과 멀리 떨어져섰다.
"크리스 너 설마.. 각인이야?" 그러자 크리스라는 이 남자가 어, 라며 대답했다.
"왠일이야 각인이라니. " 크리스를 제외한 남자들이 웃기 시작했다. 크리스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가 나를 잡는 힘이 쎄지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참다못해 조그맣게 신음소리를 흘리자 크리스가 힘을 풀고 바로 나에게 물었다. "미안.. 괜찮아?" "아, 괜찮아요.." 나의 대답을 듣자 안심이 되는 듯 크리스는 다시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오늘 해 뜨면 얘 데리고 김준면한테 갈 생각이야."
"김준면? 뱀파이어 새끼들 수장이잖아." "김준면한테 가서 물어달라고 할거야." 그러자 모두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간간히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그만두는거지." 크리스는 뿌듯하다는 듯 말을 마쳤고 다른 남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거나, 걱정하거나 둘중 하나였다.
"너랑 김준면 둘이서 그 애한테 각인하겠다는거야?"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만 해산! 이라 외쳤다. 모두 할말이 많은 표정이였지만 크리스의 말에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크리스를 빤히 바라보자 그는 한결 다정해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되니까 지금 자둬." 크리스는 나를 푹신한 침대에 내려놓고 불을 껐다. 잘자. 라는 말과 함께 문이 닫혔고 나는 생각할 틈도 없이 잠들어 버렸다. 내가 일어났을땐 크리스가 나를 안고 달리고 있었다. 눈을 비비자 크리스는 저 때문에 깨었냐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미안.. 곧 도착할거야." 크리스의 말대로 하품 한번하고 나니 으리으리한 성에 다다라있었다. 크리스가 커다란 대문을 발로 차자 누군가 선글라스를 끼고 나왔다.
"아...어느 새끼가... 어? 크리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상하게 끊겨버렸다ㅠㅠㅠ ♥ 뷰스, 치킨, 마지심슨, 모카♥ 암호닉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