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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야동] 벚꽃, '벗'꽃 02 | 인스티즈 

거침없이 하이킥! 윤호x민정보고 써본 야동 단편 글.

 

 

벚꽃, '벗'꽃  2

                             글쓴이 Horeudon

 

 

  쓸데없는 생각에 젖어버린 나의 모습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었다. 우동 한 젓가락을 아무 생각없이 쑤욱 삼키어 넘겼다. 밖에 주차 된 오토바이를 쳐다보면서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추억들이 또 다시 내 머릿속을 넘실거리며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항상 밝게 웃고 다니던 동우쌤이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다닌다거나, 반달처럼 곱게 접혀있던 눈이 어딘가가 슬퍼보인다거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이 말이다. 아마 내가 고등학교 최고의 문제아 시절을 달렸었던 때 였던 것 같다. 집에서는 형과의 계속 되는 비교에 편애 아닌 편애를 당하는 기분이 자주 들었었고, 그 기분은 학교에서까지도 이어지고 말았었다. 항상 선생님들은 형은 잘하는데 넌 왜그러니? 정도의 충고를 내주었다.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비교 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드렸던 이유는 내가 그만큼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나를 동우쌤 편애는 일이 전혀 없으셨다. 그래서 항상 선생님께 고맙고, 또 그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했다.

 

 어느 날이었다. 붉은 빛깔의 물감들이 잔뜩 묻어있는 붓으로 양쪽에 데칼코마니라도 찍어 놓은 듯 벚꽃이 하늘을 휘날리며 사방을 어지럽히고 있었을 때, 그 길 위를 쓸쓸히 지나가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울 것 같은 표정과 내비추며 억울함이 가득 찬 목소리에 아무 말도 건넬 수 없었다. 조용히 핸드폰 플립을 닫고 가방에 집어 넣은 선생님은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울면서 길거리를 휘청거리며 걸어다니는게 가장 추한짓이라고 할 정도인데, 지금 선생님은 딱 그 꼴이었다. 무슨 배짱으로 그런 짓 따위를 한건지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난 선생의 손목을 붙잡고 어두 침침한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갔었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 호, 호원아? 이거 놓고 얘기해.. "
 " 쌤, 어디서 맞고 다니세요? 왜 맨날 울상이세요. 그러면 선생님 놀리는 재미도 이제 없잖아요. "
 " .... "
 " 무슨 일 있으시죠? "

 


 나의 말에도 아무 말 않고 고개를 세차게 흔드는 선생님의 모습이 평소와는 정말 많이 달라보였다. 잘 넘어져도 웃으면서 일어나고, 조금만 놀려도 아니라며 방방 뛰던 활발한 모습은 싸그리 없어져 버리고 어색한 미소와 표정만이 남아 나를 올려다보고 있던 것이다. 지구 종말이 다가온다고 해도 선생님의 성격 따위가 바뀌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이 완전히 헛 스윙을 해버렸다.

 


 " 말 해주시면 안돼요? "
 " 아무 일도 없었어. 호원이 너 왜그래 정말.. "

 


끝 말을 흐리면서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벅벅 닦는 선생님의 안타까운 모습에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나 우는거 아냐, 진짜 우는거 아니야. 지독히도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라며 부정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그냥 그 거짓을 사실로 급히 포장해주었다. 천천히 선생님의 어깨를 토닥여 주려는데 뒷 가방에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왔다.

 


 " ..여보세요. "

 


 전화를 받은 선생님의 표정이 돌처럼 굳어갔다. 선생님과 휴대폰 사이의 틈새로 흘러나오는 어느 남성의 목소리는 나를 더욱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화를 낼 수 있는 위치는 아직까지 아니었다. 고작 선생님의 옛 애인 문제로 화를 낸다면 그건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누구나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러나 조금 뒤 들려오는 남자의 마지막 말은 단단히 묶여있던 내 이성의 끈을 단박에 잘라버리고 말았다.

 

 

 * * *

 

 

 억지로 선생님의 휴대폰을 빼앗아들어 폴더를 접어버렸다. 그리곤 이내 선생님의 손목을 붙잡고 오토바이 뒷좌석에 번쩍 들어올려 앉혀놓았다. 왜 그러냐며 아둥바둥 거리는 선생님을 무시하고, 그 작고 동그란 머리에 헬멧을 푹, 하곤 눌러 씌웠다. 시동을 걸며 출발하자 따뜻한 바람이 내 두 볼을 스쳤다.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리고 내 마음도 스리슬쩍 도망가려는 눈치였다. 간질간질 거려 괜히 오토바이 손잡이를 꾸욱 눌러잡았다.

 


 " ..호원아 "
 " 쌤 뭐라는지 안들려요! "
 " 호원아! 이러지 않아도 돼! "

 


 오토바이 소리와 바람 때문에 들리지 않는단건 나의 일종의 핑계였다. 선생님의 목소리를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 아니, 어떤 남자가 자기의 옛애인한테 돈을 뜯기고 다녀? 그것도 이미 쫑나버린 헤어진 애인한테?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는 별의 별 오만가지 생각에 괜스레 입을 삐죽였다.

 

 어느정도 거리를 달리다보니 유리창이 반짝 빛나는 높은 고층의 회사 앞에 도착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 그 놈 어디있어요. ' 라고 묻자 자신도 모른다며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부정한다. 손사레를 치는 그의 모습에 내가 매섭게 노려보자 정말 겁이라도 먹은 것인지 손가락 네개를 귀엽게 펴 보이며 4층이라고 중얼댔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회사 안 로비를 휘저으려 하니 내 팔뚝을 잡고서 하지 말라며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 그렇게 우리가 실갱이를 벌이며 언성을 높이고 있을 때 쯤이었다. 선생님이 갑자기 눈짓을 주더니 어느 한 남성을 콕 찝는것은. 처음에 선생님이 왜 그토록 자신의 옛 애인을 마주치지 못하게 말렸는지 그제서야 이해가 됬다. 그 옛 애인이 남자라는 사실을 가리기 위해 지금껏 그토록 내 눈을 가렸던 것이다.

 


 " 저 사람이에요, 쌤 전 애인이? "
 " ..비밀로 해주면 안돼? 너는 남자와 남자의 사랑이라는게 전혀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
 " 이해가 정말 안가네요. "
 " ..... "
 " 선생님 애인이 남자였다는거 말고 저딴 놈이랑 사귄게 이해가 안간다구요. "

 


 날 이상스럽게 쳐다보는 선생님의 눈길이 부담스러워 그 남자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 화라도 나는지 험악한 얼굴을 들이밀며 욕짓거리를 내뱉는데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내가 아무 말 없이 그에게 손바닥을 내밀었다. 선생님의 눈길이 아직도 나에게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아쉽게도 그것을 난 머리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불행 중 불행이지만. 그 느낌에 손바닥까지 화끈 달아 올랐다.

 


 " 뭐냐? "
 " 아저씨가 우리 선생님 괴롭히셨다면서. "
 " 머리에 피도 안 마른게, 내가 네 놈 선생이 누군지 어떻게 알아? "
 " 동우, 장동우 몰라요? "

 


 내 말의 상대 남자의 미간이 잔뜩 좁혀졌다. 심술궂고 험악한 얼굴이 내 어깨를 짓누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의 목덜미를 잡아 올리자 뒤에 가만히 있던 선생님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 아저씨가 우리 선생님 카드로 맨날 새 애인 물건이나 사준다면서? "
 " 장동우랑 연애하면서 장동우가 그랬어 임마. 자기 카드는 펑생 쓰게 해주겠다고. 너 니 담탱이 좋아하냐? 좋아하면 곱게, "
 " 아저씨. 그냥 주세요. "
 " ..야, 쬐끄만게.. "

 


 주먹을 들고 내 머리를 쥐어 박으려던 남성은 다시 손을 내려 지갑을 꺼내어 만원 짜리 꼴랑 세장을 내 손에 쥐어 주었다.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심산 같았다.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그 남자의 멱살을 다시 잡아 올렸다.

 


 " 아저씨가 가져간 돈만 몇 백이라며. "
 " ..아, 알었어. 장동우 계좌로 보내줄께, 계좌로. "

 


 그렇게 남자와 선생님과의 관계는 끝을 맺었다. 웃음을 다시 되 찾은 선생님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자꾸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손을 들어 자신보다 위에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선생님의 손길에 그자리에 멈춰 서서 아무 행동도 어떠한 제스처도 취할 수가 없었다.

 

 

 

 

 

* * *

 

다음 편이 아쉽게도 벚꽃, '벗'꽃의 마지막 편이 될 것 같네요.

별로 내용도 없으면서 왜 세편으로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냐? 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사실 호원이가 동우와 자신의 추억을 회상하는 씬이니 만큼 에피가 길어진다면 진부하고 따분할 것 같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짧게 이야기를 진행해보고 싶어서 이 정도 길이의 팬픽으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해요.

아마 다음 화가 마지막 편이니 무언가 색다른 반전은 아니더라고 임팩트 있는 결말이 있겠죠?

사실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임팩트 있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같이 글을 써온 친구한테 보여주니 임팩트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약간의 결말 변경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제 다음주면 이 팬픽을 드디어 내려놓게되네요. 벌써부터 설레요.

하여튼 독자분들 다음주에 뵙시다.

 

+ 독자분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아드리진 못해도 항상 잘 읽고 있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와서 댓글만 읽을 때도 많을 정도 입니다. 암호닉도 기억하고 있으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시구요!

항상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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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내사랑 울보 동우에여 ㅋㅋ 아잌아잌ㅋㅋㅋㅋㅋ 호원이가 박력이 넘치네요♥ 저런 남자 어디 없나?? ㅠㅠ 슬프다 내가 쏠롱라니 ㅠㅠ
11년 전
독자2
나나 하나도 안 서운해여 내 암호닉 그대가 기억하고 있을테니까! 이런 박력 터지는 호원이가 제맛이져...bb 반하겠어...
11년 전
독자3
숟가락이예여~오늘도재밌으뮤ㅠㅠㅠㅠ쟌동우ㅠㅠㅠㅠ착한거봐ㅠㅠㅠㅠㅠㅠ왜저런애랑사귀어서ㅠㅠㅠ호원이랑행쇼하세여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석류!항상잘읽구이써요ㅠ소재도좋고 호박력 ㅋㅋㅋ
11년 전
독자5
세라믹) 안녕. 너 몸은 좀 괜찮아?
11년 전
독자6
호미!!!!감성 이에요 으어헝 너무좋앙 ㅠㅠ진짜 동우시 완전 천사 장천사 ㅠㅠ
11년 전
독자7
미트볼이에요!! 어머 호워니박력ㅠㅠㅠㅠㅠㅠ저런연하남이면 동우도 좋아할꺼같은데 아직은 제자라는게 많이남아있나?ㅠㅠ 동우는 또 너무착해서 저런 그지같은 남자한테 돈이나 주고ㅠㅠ ㅠㅜ ㅠ저놈뭐야ㅜㅠㅠㅠ 호원이가 오토바이에 막 태워서 데려가는거 설리설리해요ㅠㅠㅜ동우가 겁먹어서 4층..하는건 귀엽고ㅜㅠㅜㅠㅠ아잌 호원이멋져ㅠㅠㅠㅜ잘보고가요!
11년 전
독자8
ㅠㅠㅠ아 진짜 분위기가 느므 좋네요ㅠㅠㅠ 브금도 느므 좋아요ㅠㅠㅠ잘읽고 갑니다ㅎ
11년 전
독자9
승우에요ㅠㅠㅠㅠㅠ완전잘보고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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