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풀이 용인가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애는 나보다 7센치인가 8센치인가가 작아
사실 옆에 서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 편도 아니지만
되게 말랐어 밥은 드럽게 많이 먹어 중학교 때는 제일먼저 밥 받고 다른애들 밥 다 받으면 다시 나가서 남은 거 다 가지고 와서 먹었는데도
몸무게는 기아수준...
그래서 허리에 가죽뿐인 듯...그러니 내 팔에 다 들어오지
말하는 것도 존나 귀여워
보통 애들이 욕 할 때 새끼, 미친놈 등등 평범한 욕을 하잖아?
근데 얘는 새끼를 시키라고 하고 미친놈을 미친노마야라고 말해 진짜 귀엽지
제일 많이 쓰는 욕이 이노무시키
이노무시키래ㅋㅋㅋㅋㅋ 진짜 귀엽지 않음?
내 카톡보면 거의 다 시키시키...
중학생 때는 나는 성정체성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어, 나는 당연히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근데 언제였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얘가 며칠 동안 나만 보면 뽀뽀~하면서 입술을 댓발 내밀더라고?
그때는 나는 이쪽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얘가 이쪽인가? 혹시 얘가 날 좋아하나? 이런 생각을 했었어
근데 그것도 또 얼마 안 갔지
그때 이후로 얘도 그런 짓 다신 안했고
지금 그런 짓 하면 해줄 수도 있을 거 같아 뽀뽀
그리고 얘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엄청 빨개지고 말이 더 많아지고 목소리도 한층 톤 업 되서 무진장 시끄러워
그래도 울고불고 화내는 게 아니라 계속 웃으면서 말하는 거라 다행이지
손톱은 엄청 물어뜯어서 내 손톱의 반 밖에 안 되는 길이...동전도 못 주울걸? 개구리 손
남자치고 글씨 진짜 잘 써서 내가 맨날 편지 써달라고 했었어
고등학교 2학년 때 얘랑 같은 반이 아니었는데
어느날 얘가 갑자기 나한테 편지를 써왔더라고
그게 너무 좋아서 진짜 매시간마다 수업 안 들으면 나한테 편지 쓰라고 그랬어
그래서 걔가 나한테 쓴 편지나 쪽지 진짜 많아
안 버리고 다 모아놨어
지금 타지에서 자취하는데 그것들 다 가지고 왔어
작년에는 기숙사에 살았는데 내 생일 때 기숙사로 편지도 보내줬다?
미술도 잘 하는 애라 그림도 그려서 보내줬는데 그냥 정성이 보여서 너무 좋았어
얘는 못 먹는 건 없는데 해산물이랑 초콜렛을 싫어해
그래서 발렌타인데이때 애들한테 초콜릿 받아도 안 먹었어 내가 대신 먹었지 뭐
나는 얘랑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언쟁을 한 적도 없어, 얘가 하자는 거 싫다고 한 적도 없어
얘랑 어색해지는 것도 싫고 싸우는 것도 싫고 멀어지는 게 싫으니까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얘도 다른 지역에서 자취하는데 보고싶어 죽겠다
딱히 용무도 없으면서 전화하기도 그렇고
맨날 카톡만 하고
학기 시작하기 전에 만났는데도 그게 되게 오래 전 일 같다...
이렇게 글을 쓰면 쓸 수록 내가 얘를 진짜 많이 좋아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이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