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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규/촹규] Dr. You 06 | 인스티즈

 

 

들어가는 반마다 그 의사양반의 정체와 창민과의 다툼을 물어대는 통에 머리가 어질해졌다. 뭐가 그렇게 궁금들 하신건지...  

유난히 긴 하루에서 드디어 마지막 시간이 왔다. 드디어 집에 간다! 집에 가면 오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옷부터 갈아입을 것이다. 내가 다시는 입나 봐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간표를 보니 2학년 3반, 선생님들 사이에서 별난 애들만 모였다고 얘기가 많은 곳이다. 괜찮을까. 그래도 마지막 50분만 버티면 학교를 나올 수 있다. 

수업 종이 치고 앉아있던 자리에서 느릿하게 일어나니 창민이 먼저 휙 지나쳐 가버렸다. 저게 진짜. 

창민도 수학을 가르치다 보니 수업이 있으면 항상 옆반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늘 같이 가다가 뚝 떨어져 걸으니 싸운거 티내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어색했다. 그렇게 그는 2반으로 들어가고 나는 3반으로 들어갔다. 

 

"야야, 쌤 오셨어!" 

 

선생님이 오든 말든 그대로 자리에 서서 할일을 하고있는 아이들을 그나마 정상적인 모범생 반장 성민이가 자리에 앉혔다. 경계 가득한 눈으로 교실을 한번 훑고 교탁 앞에 서니 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맨 앞에 앉은 혁재와 동해가 날 보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워?" 

 

"쌤, 어제랑 오늘이랑 옷 같은거 입으셨네요." 

 

"오올~" 

 

"어, 좋아하는 옷이거든." 

 

"에이~" 

 

내가 집에가면 진짜 이 옷부터 버려버릴거야. 시커먼 남자애들답게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표정이 다들 의미심장하다. 눈을 감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조금만 참자, 했지만 바로 앞에서 낄낄대고있는 혁재와 동해가 얄미워 잇몸을 만개하며 웃고있는 혁재의 머리를 종이뭉치로 때려버렸다. 

 

"아 쌤! 이동해는 안때리고 왜 저만 때려요!" 

 

"나 얼빠잖아." 

 

"아 진짜..." 

 

"조용히 해. 나 오늘 아파." 

 

힘없이 아픔을 호소하니 이제야 분위기가 진정이 된 듯 해 겨우 수업을 진행했다.  

한 이십분정도 지났을까. 굳이 이마에 손을 올려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열에 정신이 아득해져 분필을 부러뜨리고 말았다. 빠각- 소리와 함께 교실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비틀 하며 교탁을 짚으니 성민이가 걱정스럽게 말을 걸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쌤 얼굴 완전 하얗게 질렸어요." 

 

모두 한마디 씩 거드는 통에 교실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아이들의 말소리에 머리가 아파와 조용히 하라는 차원에 칠판을 쾅쾅 쳤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다시 수업을 재개하기 위해 칠판을 보며 다시 풀이를 하려고 하니 글자들이 다 꼬부랑거리며 읽히지가 않았다. 정말 한계가 온 것 같다. 

 

"하, 다음에 보충해줄게. 자습하자." 

 

"예압!!... 쌤 빨리 나으세요." 

 

"아 이동해 진짜..." 

 

눈치없는 동해가 혁재에게 또 혼났다. 그들을 보며 힘없이 픽 웃고 의자에 앉았다. 땀이 뻘뻘 나기 시작해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아낸 후 교탁에 엎드렸다. 처음엔 조용히 자습을 하는가 싶더니 점점 말소리가 들리고 순식간에 시장통이 되고 말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성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나도 그냥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다시 교탁에 머리를 박았다. 아이들의 목소리도 이젠 웅웅거리며 잘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정신을 놓은 채 엎드려 있었더니 갑자기 교실이 조용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성민이가 한소리 했겠구나 싶어 그대로 엎드려 있었더니 조심스럽게 날 부르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쌤... 일어나보세요..." 

 

갑자기 등 뒤가 서늘해진 느낌이 들었다. 벌떡 일어나 복도쪽 창문을 보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교장선생님의 못마땅한 얼굴이 버티고 서 있었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자 교장이 나오라는 손짓을 하셨다. 오늘은 정말... 평생 잊지못할 최악의 날이 될 것 같다. 

 

"조규현 선생님." 

 

"예..." 

 

" 나는 살다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엎어져 자는 건 오늘 처음 봅니다. 뭐하는 짓입니까?" 

 

"...죄송합니다. 몸이 안좋아서..." 

 

"학생도 아니고, 선생님이 되서 좀 아프다고 학생들 앞에서 엎드려 쉬는게 말이 됩니까!! 애들은 저렇게 떠들고 있고! 이게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죄송합니다." 

 

"뭘 구경하고 있어! 들어가서 공부 해!" 

 

교장이 창문에 붙어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화풀이라도 하는 듯 크게 호통을 쳤다. 후다닥 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수치심이 느껴졌다. 그러다 옆반에서 나를 보고있는 창민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눈에 눈물이 차올라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꼴을 보인다는 게 너무 창피하고 북받쳐올랐다. 

 

"선생님으로서 책임감이라는 게 없습니까? 나 참, 교사생활 꽤 오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보네요." 

 

"...죄송..." 

 

"자기 몸관리도 제대로 못해서 이게 뭡니까? 차라리 수업을 바꾸든가 학생들한테도 이게 무슨 민폐에요!" 

 

가슴을 계속 파고드는 교장의 독설에 다리가 휘청거렸다. 그 때 내 팔을 단단히 붙잡는 손이 있었다. 

 

"교장선생님." 

 

창민이었다. 창민은 교장과 눈싸움이라도 하는 듯 내 옆에서 아무말 없이 교장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학생들 다 보고 있는데, 너무 공개적으로 뭐라고 하시는 것 같아서요." 

 

"...... 지켜보겠습니다. 조규현 선생님." 

 

모든 반에서 이쪽을 보고있다는 걸 인지한 교장이 나와 창민을 한번씩 노려보고 돌아섰다. 그의 모습이 시야에 사라질때까지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휘청거리며 넘어질뻔한 걸 창민이 잡아주었다. 어지럽다. 아직도 나에게 쏠려있는 많은 시선들이 싫다. 나는 내 팔을 붙들고 있는 창민의 손을 조심히 치워낸 후 3반으로 들어가 교과서를 가지고 나왔다. 창민이 그대로 서서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았다. 

 

"... 괜찮아요?" 

 

"나 보지마요. 지금 열라 쪽팔려서 눈물 날 것 같으니까." 

 

내 손목을 잡는 창민의 손을 천천히 떼어낸 후 교무실로 향했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목도 아프고 기침도 나오고 코도 시큰하다. 빨리 병원에 가야겠다. 빨리 그 의사를 봐야될 것 같다. 

 

5시. 그는 지금 없을까. 

 

제정신이 아닌채로 운전을 해서 겨우 시원병원에 도착했다. 힘겹게 발걸음을 떼며 병원 문 앞까지 걸어가니 문을 잠그고 있는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병원이, 문을 닫았나보다. 

 

" 끝났어요...?" 

 

"어, 규현씨? 얼굴이 왜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며 반가운 기색을 보이던 그가 내 상태를 확인하고 손을 들어 귀한 물건을 만지듯 조심스럽게 내 뺨을 만졌다. 보자마자 나를 걱정하는 그를 보며 지금까지 잘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왜 문 닫아요... 난 아파 죽겠는데... 왜요..." 

 

"...많이 아파요?" 

 

"네, 많이 아프단 말이에요... 짜증나... 흐윽..." 

 

결국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왈칵 쏟아지고 말았다. 소리까지 내며 엉엉 우는 나를 그는 꼭 안아주었다. 나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펑펑 울었다. 

 

 

 

 

 

제가 많이... 늦었쬬? 

기다리신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기다리셨다면 사죄드려여... 바쁜척 해서 먄해여 

허겁지겁 쓴거라 퀼이 똥망이에요 

이딴것도 글이라고 읽어주시는 여러분께는 정말 제 사랑을 담뿍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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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행복합니다..기다렸어요 작가님ㅠㅠ
10년 전
독자2
아 행복해여 ㅠㅠㅠㅠㅠ 드디어 업뎃!!!
10년 전
독자3
재밌어요ㅎㅎㅎ
10년 전
비회원70.13
다음편 언제나와여ㅜㅜㅜ 기다린단말이에여ㅜ 엉엉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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