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조금 짧습니다. 15부에 끝내려던 이야기를 조금 늘려 16부로 끌고 가게 되어 이렇게 되었네요.
마무리를 지을 시간 또한 너무 부족한데,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해서 짧지만 이렇게 올립니다.
대신 구독료는 평소의 반으로♥
+)
제 구본진은 동방신기에요. 한창 좋아하며 빠져있을 때 사건이 일어났고,
멤버들이 서로 상처받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에게 이런 일이 없게해달라고 참 많이 바랐었는데
이제 겨우 데뷔 2년차인 엑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서 마음이 너무 허하고 아프고 그러네요.
그 일을 겪으면서 제가 느낀 점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배신자니 피해자니 하는 잔인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입히고 입었을 멤버들이 보다 빨리 추스릴 수 있기를 기도하는 게 팬이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는 거에요.
저 또한 여러가지 정보를 접하면서 혼란스럽지만 아직 온전히 밝혀진 게 없고, 설사 밝혀진다해도
한때 자기가 좋아했던 내가수를 인신공격까지 감행하며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는 순간, 내가 그를 좋아하고 아꼈던 시간까지 난도질당하는 거니까요.
비난과 비판은 엄연히 달라요.
사람이 살다보면 지독한 성장통을 겪을 때가 있잖아요.
지금이 엑소에게 그런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부디, 지독한 성장통을 이겨내고
지금보다 더 빛나는 별이 되기를.
그래서 어둠에 둘러싸인 누군가의 행복이 되고, 누군가의 자랑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암호닉 이제 안 받습니다.
♥내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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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 열쇠 / 버블티 / 전화기 / 시계 / 바나나 / 글리소 / 한라봉 / 곰지 / 호랑 /
잔 혹 동 화 ; 왕좌의 게임
w. 영애
Ep. 14
< As always >
#1
"폐하, 연락이 왔습니다. 마지막에 합류하신다고 합니다."
"그래?"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갑옷을 입던 준면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백현의 개입으로 그가 계획했던 시나리오가 조금 엇나가기는 했지만 큰 틀은 변한 게 없었다.
그는 곧 그가 영원한 왕좌의 앉게 될 것이라는 카타르시스에 온 몸이 떨려왔다.
"얼마 남지 않았어. 모든 게 내 것이 되는 시간이."
#2
어느덧 해가 저물고 당장이라도 하늘을 전부 적셔 버릴 것 같은 붉음이 세상의 곳곳을 물들였다.
세훈의 군대도, 종인의 군대도 이제는 모두 사라졌다. 긴 전투 끝에 남은 건 종인과 세훈, 세훈과 종인. 이 둘 뿐이었다.
"....."
"....."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서로 그 너머에 있는 ○○을 바라봤다.
서로를 넘어야만, 누구 하나는 반드시 죽어야만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그녀를.
검을 쥐고 있는 손이 떨려오고, 말에 올라 타 있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지친 그들이지만 둘 모두 ○○을 생각하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다.
"진작에 내놨으면 이런 일 없잖아."
"말했지. 그렇게 내놓고 말고 할 물건취급 받을 사람 아니라고."
목소리도 모두 갈라져 있었고, 온몸은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 끝이 날까 스스로가 되물을만큼 둘의 싸움은 질겼고, 팽팽했고, 아팠다.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세훈이 종인에게 달려 들었다. 한참을 합을 주고 받다 종인의 공격에 세훈과 종인 모두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뒤엉킨 채로 엎치락 뒤치락 싸움을 이어가던 둘은 서로의 팔을 베었다.
상처로 인한 고통이 둘을 휘감았지만 그 누구도 떨어지는 핏방울을 의식하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급격히 떨어진 체력에 둘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게 둔해졌다. 단순히 검을 들고 있는 행위 자체가 버거울만큼 그들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었다.
"이젠...끝내자."
서로가 무너질 것 같을 때, 종인이 마지막 힘을 모아 빠르게 세훈의 옆으로 다가가 세훈의 팔을 쳐 그의 검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종인의 검이 세훈의 옆구리를 후벼팠다. 세훈이 주저 앉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종인은 세훈의 몸에 박혀있던 검을 다시 뺐다. 세훈의 입에서 단말마의 비명이 새어 나왔다.
검을 뽑아낸 후, 종인 역시 몸의 긴장감이 풀려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들은 다시,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봤다.
"....너만.."
"......"
"너만 사랑한 거 아니야. 나도....나도...정말 많이....많이 사랑했어."
"사랑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상처를 줘? 너 때문에 받은 상처가 아직도 그 아이 가슴에 남아 있어."
"왕좌도, 그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아...그녀면 돼. 정말, 그녀 하나면...그녀 하나면.."
세훈의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졌다. 종인은 느낄 수 있었다. 세훈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잘못된 방법이었지만 분명 ○○을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애잔했다.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을 몰라 스스로를, 그리고 상대방을 망가뜨려놓은 그가, 처음으로 애잔해보였다.
이 순간만큼은 종인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살수로서의 세훈이 아니라, 그저 사랑에 고픈 작은 소년이었다.
종인은 그런 세훈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시 검을 쥐고 그에게 다가갔다.
그가 다음 생에서는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 종인이 세훈에게 베풀 수 있는 마지막 자비였다.
"......"
종인이 세훈에게 다가가고 있을 때, 갑자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와 세훈의 등에 박혔다. 세훈이 그 짧은 비명을 뱉어내기도 전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놀란 종인은 검을 단단히 쥐고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검은 깃발과 검은 방패를 휘감은 군대가 그의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분명, 준면이었다.
"오랜만이지?"
"...그러게. 결국은 너랑 나만 남았네."
"뭐 예상했던 일이라 그리 놀랍지는 않네. 안 그래?"
"그래. 딱 너답고 좋네. 그 같잖은 거울 보고 실실대면서 나머지 나라들이 이렇게 힘 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딱 김준면답고 좋아."
"세훈이랑 싸우면서 군사들 많이 잃었잖아. 후발대가 오려면 시간 좀 걸릴텐데 나한테 이렇게 도발해도 돼? 많이 컸네 김종인."
"엄밀히 따지면 네가 많이 큰거지. 잊었어? 내가 어느 시대를 살다 왔는지?"
"......"
"그리고 말이야."
"......"
"머리는 너만 굴릴 수 있는 게 아니야."
종인이 마지막 한 마디와 함께 손을 들어 올리자, 종인과 준면이 올라 서있는 언덕 아래로 제 2국의 빨간 깃발을 들고,
그 상징만큼이나 붉은 횃불을 든 종인의 군대가 드러났다. 종인은 준면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훈과의 싸움에 적은 병력만을 배치하고, 그의 숨겨진 병력을 끝까지 가리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세훈과 싸운 것이었다.
준면의 군대와 규모가 비슷한 종인의 군대가 드러나자 준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반면 종인은 언덕으로 올라온 대장군이 끌고 온 그의 말 위에 다시 올라타 검을 쥐었다.
바야흐로, 진짜 전쟁의 시작이었다.
#3
○○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왼쪽 다리를 질질 끌며 종인과 세훈의 전투가 벌어지는 언덕을 향해 걸어갔다.
당장이라도 머리카락을 감고 노래를 부르면 아무렇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그녀지만 혹여나 종인이 크게 다쳤을 때, 그녀에게 써버린 마력 때문에 그를 온전히
치료하지 못할까 겁이 났다. 그녀에게는 종인이 전부였기에 오직 그의 안전만이 그녀의 머릿 속을 지배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어둠이 언덕을 덮었다. 고통을 참느라 깨물었던 입술에서 피가 흘렀다. 비릿한 피맛과 냄새가 그녀의 감각을 자극했다.
그녀가 묵묵히 종인을 향해 걷는 동안, 검은 깃발을 휘감은 군대가 언덕으로 올라갔다. 제 1국의 군대였다.
○○은 먼 거리였지만 그 선두에 있는 준면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은 미친사람처럼, 통각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상처투성이의 몸을
안고 언덕으로 달렸다. 준면은 위험했다.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똘똘 뭉쳐 있는 그는, 종인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제발, 제발..."
○○이 언덕에 도달했을 때, 이미 전투가 한창이었다. 절대 1국의 병사에게 눈에 띄어서는 안 되는 그녀인지라 몸을 낮추고 덤불 속에 몸을 가리며 그 내부로 점점 다가갔다. 곳곳에서 살을 찢는 소리와 병사들의 비명이 공기에 흩어졌다.
○○은 떨리는 몸으로 전장에 다가가면서 간절하게, 누구보다 간절하게 그 비명 속에 종인의 것이 들어있지 않기를 바랐다.
계속해서 덤불 속을 헤매는데, 그녀가 짚은 바닥에서 뜨겁고 끈적한 액체가 손을 덮었다.
깊은 어두움에 색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잔인한 냄새만으로도 그 액체가 누군가의 붉은 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은 떨리는 손으로 그 주변을 짚었다. 그렇게 몇 번을 더 움직이다, 시체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와 마주쳤다.
".......오,오세..."
덤불의 출구를 막고 있는 그를 걷어내기 위해 그의 얼굴을 살폈을 때, ○○은 쓰러져 있는 이 사내가 세훈임을 알아차렸다.
전장에서 스며드는 시뻘건 불길의 빛이 그녀가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전부였지만, 그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은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
"......."
세훈이 힘겹게 팔을 들어올려 ○○의 얼굴에 갖다댔다. ○○의 눈에 비친 세훈의 모습은 참담했다.
등에 화살이 꽂힌 채 옆구리에서 피를 쏟아내는 그는 그녀 위에 군림하고, 그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들을 안겨 준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
그래서 ○○은 그가 온 힘을 다해 뻗은 그의 팔을 매정하게 내칠 수 없었다.
"..한 마디만....한 마디만 해줄래..."
"......"
"나..네 목소리 들은 지 정말 오래 됐는데..."
○○을 바라보는 세훈의 눈에는 붉은 눈물이 고여 있었다.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할 정도였다. 그런 세훈의 애절한 부탁에도 ○○의 입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입이 떨어지려 하면 계속 그날 밤의 일이 생각났고, 그녀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베어내던
그의 모습과 그가 늘 풍기던 피비린내가 그의 모습에 겹쳐져 다시 입을 다물게 했다.
"....마지막까지 넌.."
"......"
"내 것이 아니네."
세훈의 눈에 고여있던 붉은 눈물이 그의 볼을 타고 흐르고, 그의 팔이 툭하고 떨어졌다.
잠깐의 경련. 그리고 상처입은 몸에 깃든 건, 세훈이 아닌 또다른 자아였다. 12시가 된 듯했다.
"...오랜만이네요, 우리."
"......."
"지금은 어때요?"
"......"
"...얼굴이 많이 좋아졌어요, 상처가 많이 난 걸 빼고."
"......"
"....다행이에요. 행복한 것 같아서."
○○은 도저히 더이상 바라볼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세훈의 몸에서 빠져 나오는 피를 바라보는 것도, 세훈 혹은 또 다른 그의 얼굴에 계속해서 고통의 흔적이 남는 것도.
○○은 올렸던 머리를 풀기 위해 팔을 들어올렸다. 그런데 그 때, 또 다른 세훈이 그녀를 말렸다.
"안 돼요!"
".....살릴 수...내가 살릴 수...."
"제발 나를....제발 세훈이를 살리지 말아요.."
"대체 왜요! 왜 다들 살리지 말라고 그래요..그렇게 내 능력을 탐냈으면서..그래서 나를 그렇게 괴롭혔으면서 대체 왜..대체 왜 이 능력을 쓸 수 있을 때는 나를 막아요 대체 왜..."
"....세훈이를 사랑하지 않잖아요."
"......"
"이 아이에게 당신의 사랑이 없는 삶은...의미가 없어요."
그의 말에 결국 참았던 ○○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충분히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당신이 이렇게 고통스럽게 이곳에 왔다는 건, 당신의 힘을 아끼고 있다는 거잖아요.."
"......"
"그렇게 힘겹게 아껴 온 힘을..우리에게 쓰지 말아요...당신을 웃게 해주는 그 사람한테 써요."
"......"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야....세훈이도...행복할테니까."
○○은 서럽게 울었다. 그녀가 덤불 속에 숨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그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서 그녀는 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
"티를 내지 않아 아무도 몰랐겠지만..당신을 사랑하는 동안 세훈이는,"
"....."
"처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행복했어요."
"....."
"고마워요."
꼭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영애입니다. 여러모로 너무 바빠 도저히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꼭 이번주 내로 완결을 짓겠다는 저의 바람은 사요나라 짜이찌엔.... 메일링이 자꾸 늦어져서 죄송합니다ㅠㅠ 꼭 5월 내에는 끝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께 힘이되고 희망이 되는 글로 찾아뵙고 싶은데 오늘도 누가 죽었네요 허허....미안해요 스토리상 밝을 수가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아직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니까 허허 덕질과 관련된 일이든, 사회 전반에 관한 일이든, 청마의 해라며 밝은 일만 가득할 것이라던 연초의 전망이 민망할 정도로 아픈 한 해인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우 5개월 되었는데 이렇게 다사다난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다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특히 저와 같은 고삼분들 힘냅시다ㅠㅠㅠㅠ 올해 고삼이 제일 불쌍하다는데....에휴 어쩌겠어요 우리다들 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