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라이크
by.비창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매우 평온하고 고요해보였다. 항상 선하게 짓던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백현의 귓가에 맴돌고 있는듯 하였다. 마를 새도 없이 흐르던 눈물은 언제 그랬는냐는듯 흔적을 감추고 말라있었다. 백현은 차가워진 준면의 얼굴을 한번더 눈에 담아넣었다.
다시 혼자가 된 걸까?
백현은 생각했다. 영안실을 빠져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복도를 울렸다.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만 모인 고아원에서 서로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준면과 백현이였다. 그저 물류회사를 다니던 준면이 뜻밖의 카지노 딜러가 되어서 중국으로 빠지게 되었을때는 조금놀란듯 기뻐하며 웃어보였지만, 혼자 남아있는 한국의 생활은 외로움과 고요함 불안함으로 백현에게 다가왔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중국 oo카지노 의문의 한인 총살 이라는 나라를 뒤집는 이슈와 함께 준면의 시신으로 돌아왔다.
병원을나서는 동안 백현을 바라보는 모든이의 시선은 동정이였다. 끈풀린 컨버스화를 끌며 하얗다 못해 질린얼굴의 하얀소년을 모두 딱하게 쳐다보았다. 백현의 눈은 까맣다 못해 아무런 초점이 없었다. 백현은 손에 걸린 비닐백을 꽉움켜쥐었다. 준면이 어지간히 소중히 여긴듯 상자에 꽁꽁묶여 백현에게 전해져 왔다.
흔하디흔한 포커카드한번 만져본적 없는 준면이 아는사람을 도와 카지노딜러로 중국에 가게된것. 하지만 항상 전화너머로 들려오는 밝은 웃음소리 사랑하는사람이 생겼다며행복함을 전해오던 준면. 백현은 무거워진 눈커플을 두어번 깜빡였다. 병원을 나서는 소년의 머리위로 유난히 밝은달이 뒤를 뷔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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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크락션소리와 북적대는 인파를 뚫는 남자의 미간이 점점 좁여져 왔다. 한국은 중국처럼 인구가 많지 않아 자신이 다니기에 안성맞춤일거라며 히죽이던루한의 말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며 남자는 신경질적인 행동을 반복하며 귀퉁이 골목으로 몸을 틀었다. 한발자국만 더 갔었다면 눈앞에 보이는 인간들 머리에 전부 구멍을 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하다 허리에 닿아오는 서늘한 감촉에 한쪽입술을 끌어올려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환영인사 치곤 너무 정겨운데?"
"설마, 그래도 2년만인데 놀라는 척이라도 좀 해주면 좀 좋아- 여전하네'
자신의 옷에 스윽 소총을 한번 문지른 찬열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총을 감추었다. 붉은빛이 도는 머리를 툴툴한번 털어낸 찬열은 재밌다는듯 장난어린미소가 깃든 표정의 남자를 머리부터 찬찬히 뜯어보았다. 짙은회색의 머리칼에 깊은듯한 두눈은 서양적인 분위기를 내는듯 했으나 그는 분명 한국인이였다. 날카로운듯 부드러운 선을 가진그의얼굴이 과연 자신이 알던 그가 맞을까 의문이 들기까지하였다.
"변태같이 쳐다보지 말고 길이나 안내해,"
그런시선을 냉소적인 말로 받아친남자는 골목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한번보고는 얇지도 굵지도 않은 손을 꺼내어 두눈위로 가져다 올렸다 내려놓았다. 서서히 찬열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이 달빛에 반사되는듯한느낌을 받았다. 문라이트. 세상사람들이 부르는 그의 명칭. 달이 있는곳에는 그가 있다는 몽환적인 이야기 그리고 그가 자리를뜨면 항상 새하얗게 질린 시체가 한구씩 남아있다는 조금은 소름끼치는 이야기.
"물론, 한국에 돌아온걸 환영해 카이."
찬열의 인사를 받은 카이의얼굴에 작은 화답의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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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라이크를 글잡에서 연재하게된 비창 입니다. 글잡에서는 처음 연재하게되네요 많이 떨립니다!!
프롤로그라 엄청 짧게 두사람의 등장만을 나타냈네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