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김춘수의 '꽃' 중에서- 누가 그랬던가, 사람은 사랑을 하기 전까지는 피워지지 못한 꽃망울이라고.삼류소설에나 나올 법한 말이지만, 나는 비로소 사랑을 겪고서야 그 말의 참 뜻을 알 수 있었다. 때는 제법 따스해 지기 시작했전 초봄이였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어색함과 서먹함이 감돌았던 쉬는시간, 교실에서 할일없이 아이들을 둘러보던 중에 처음보는 아이를 발견하고 짝에게 물었다." 야, 황타오 쟤 누구냐? 어제는 없었잖아"" 아, 쟤? 쟤 어제 아파서 빠졌데, 원래 몸이 약한 애라서 학교도 자주 빠진다더라, 작년에도 거의 왕따수준이였다던데?"학교를 자주 빠지는 데 친구가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뒤통수만 보아도 앞모습이 어떨지 눈에 선했다. 보나마나 삐쩍말라선 해골같은 얼굴을 하고있을 게 뻔하다고 생각하고 타오에게 아이의 이름을 물었을 때 타오는 그만물어보라며 귀찮다는 듯이 "김민석"이라고 대답했고, 나는 곧장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야, 김민석!"내 부름에 뒤를 돌아보는 아이는, 생각보다 통통한 볼살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인 것같다. 내가 김민석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내가 김민석의 머리통을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을 때, 짝이 바뀌었다. 짝은 전형적인 남고생이였다. 그리고," 야, 쟤있잖아 쟤, 김민석"" ...쟤가 왜?"김민석의 이름을 말하는 짝에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했다. " 쟤, 존나 소희 닮았어... 개예뻐..."닮았나? 이렇게 보니 닮은 것도 같다.이렇게 생각하던 나는 짝의 다음 말을 듣고 멍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아...내 이상형이 소희인데...아...소희랑 자는 게 내 소원인데..."이 미친 놈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있는 것인가 생각도 잠시, 소희랑 자고싶다는 말은 소희를 닮은 김민석이랑 자고싶다는 말이라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짝의 뒤통수를 때리고 투덜대는 짝을 뒤로한채 멀지않는 김민석 쪽을 쳐다봤을 때, 김민석은 무표정으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괜히, 더 멀어진 것 같다.며칠 지나지 않아, 김민석은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아이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 뭐, 남고에서 괴롭힘은 뻔했다." 야, 이 새끼 존나 말 안해! 시발 벙어리아니냐?"" 아~ 귀엽게 생겨가지고서는... 입이 있으면 말을 해라 아가야~ 응?"온갖 유치한 조롱에도 김민석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참다못한 무리 중 한 명이 빡소리가 나게 김민석의 뒤통수를 갈겼고 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똑같이 김민석을 때린 아이의 마리를 갈겨준 후 김민석의 팔목을 잡고 그대로 반을 나와버렸다." ...."이런상황에서도 김민석은 말이 없었다.아, 일이 너무 빠른 시간 안에 벌어져서그런걸지도 모르겠다. " 야, 김민석"" ...."대답없이 허공에 맴돈 내 목소리가 처량했다. 그리고 나는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야, 씨발 너는 바보냐? 존나 애새끼들이 말을 저딴 식으로 하면 받아치던가! 그리고 야 사람이 부르면 대답을 해! 멀쩡한 입을 놔뒀다가 어디쓰냐? 아나 진짜 답답해서...! 안돼겠다, 야 너 이제부터 나랑 다녀 알게..!"" 야"" 왜! 어? 야 너 지금 대답했냐?"갑자기 내 말을 끊어버린 김민석에 당황할 새도 없이 김민석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씨발 내가 무슨 벙어린 줄 아냐? 존나 개구리 같이 생긴 새끼가 말이 많아 야 너 나 아냐? 모르면 좀 닥쳐. 이거 완전 미친 놈 아니야? 내가 욕을 먹든 왜 지랄이야! 내가 왜 가만히 있겠냐? 저딴 새끼들 상대하기 싫어서 그래, 나는 저딴 놈들하고 클래스가 다르다고. 그리고 뭐? 아프고 몸이 약해? 지랄하지말라그래! 아프다고 구라치고 집에서 공부한다 이 새끼야! 나 이 학교 입학식 때 선서도 했어!!!"아, 충격정도가 아니였다. 멘탈붕괴였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