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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뽀뽀를 했다 이거야? 종인이 코웃음을 치며 찬열에게 물었다. 세 사람은 큰 일을 치른 뒤 거실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찬열의 고개는 아까부터 계속 경수만을 향해 있었다. 종인이 찬열을 툭툭 치자 그제야 찬열이 종인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종인이 머리를 감싸고 한숨을 내쉬었다. 씨발, 그 쭈쭈가 도경수일줄이야…. 경수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는지 아까부터 헛웃음만을 흘렸다. 그 때 그 미친놈이 종인의 친구, 그것도 베스트 프렌드일줄이야. 경수가 피식대며 웃을 때마다 찬열은 죽을 맛이었다. 저거, 지금 나 유혹하는 건가. 경수의 도톰한 입술을 보던 찬열이 침을 꿀꺽 삼켰다.
"쭈쭈야, 너 정말 스물 일곱살 맞아?"
"씨발. 쭈쭈, 쭈쭈 거리지마. 이름 놔두고."
얼씨구? 경수는 나름 저를 감싸 도는 종인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지도 맨날 나한테 야야 거리면서! 알 수 없는 둘의 신경전에 경수는 집을 나와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어졌다. 내가 왜 이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랑 앉아서 이런 얘기따윌 하고 있어야 하는 거지?
"너 나랑 약속한 지 2시간도 안 지났다."
조용히 경수를 바라보던 찬열이 아까 했던 약속이 갑자기 기억났는지 씨익 웃으며 종인에게 말하자 종인의 당황한 두 눈빛이 제 눈에 들어왔다. 제 아무리 멋대로인 김종인이라고는 하지만 제 입으로 내뱉은 말은 지켜왔었더랬다. 찬열이 일부러 아까 종인에게 맞은 볼을 쓰다듬으며 '아, 아파.'하며 종인의 심기를 건드렸다.
"야, 그건 쭈쭈가 도경순줄 몰랐을 때 얘기고. 너네 남자잖아, 미친놈아."
"상관없어. 우리 쭈쭈가 여자보다 이쁘니까…."
경수는 방금 찬열의 입에서 나온 말들에 숨이 턱하고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상적인 대화들이 아니야! 대충 짐작은 했다지만 세상에 저런 미친 놈이 다 있다니…. 아까부터 계속 저를 강렬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찬열에 경수는 울 것만 같았다. 그리고 종인 또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 답답해 복통이 터질것같았다. 보아하니 경수는 찬열을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까 제가 한 약속이 있어 찬열을 모른척 하자니 혼자 그간 많이 힘들어 했던게 생각이 나 미안해졌다. 긴 생각 끝에 종인이 결국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침묵 속에서 경수와 찬열의 시선이 그런 종인에게로 향했다.
"야."
"으, 응?"
경수가 제발 저를 구해달라는 눈빛을 종인에게 파바밧 보내왔다. 제발, 제발 종인아…! 내 눈을 봐! 내가 불쌍하지 않니? 이 나이 먹고 여자 한 번 만나지도 못하고 이런 이상한 정신병자 새끼에게 묶여 살기엔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지금 이거 말도 안 된다는거 너도 알잖아!
"찬열이랑 한 번만 사겨주라."
씨발. 그럼 그렇지….
이미 2시간째 경수는 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올 줄을 몰랐다. 침대 이불 속에 웅크리고 누워 눈만 끔뻑댔다.
"아저씨. 문 좀 열어보라니까…."
그리고 종인도 지치지도 않는지 경수의 방 문앞에서 계속해서 경수를 애타게 불렀다. 씨발! 그럼 나더러 뭘 어쩌라고!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것 같았다. 찬열이 뭐 어때서! 키도 크고, 잘 생겼고…. 뭐, 가끔 좀 이상한 짓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닌데…. 힘들게 찬열을 제 집으로 돌려 보냈지만 이제 경수가 문제였다. 이 기세라면 경수가 우울증에 걸려 죽어버릴지도 몰랐다. 경수가 인정을 하지 않는대도, 이제부터 찬열은 디데이를 세며 혼자 설레어 할 것이 분명했다.
방문에 귀를 바짝 붙여봐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종인이 포기하고 제 방으로 돌아왔다. 경수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제 마음도 좋지 않았다. 뭔가 어긋난 느낌이었다. 분명 제 입으로 뱉은 말이었지만 경수의 표정을 보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제 심장을 콕콕 찌르는듯 했다.
* * *
하루 종일 경수의 얘기를 지껄이는 찬열에게서 겨우 벗어난 종인이 아랫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 - 7. 팻말이 붙어 있는 교실 앞문을 벌컥 열어재꼈다. 그러자 이리저리 뛰어놀고 시끌벅적하던 교실 안이 조금 조용해졌다.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스캔하던 종인의 눈이 한 아이에게서 멈춰섰다. 종인과 눈이 마주치자 아이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 굳어버렸다. 종인이 그 아이에게 눈짓하고 홀연히 사라지자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교실 밖으로 나갔다.
"미친, 오세훈 또 까이러 간다."
"불쌍한 새끼…. 오늘 또 김종인 기분 안 좋은 날인가보다."
종인이 세훈을 데리고 온 곳은 학교 뒷편에 있는 작은 정자였다. 이 곳은 찬열과 종인이 자주 수업을 땡땡이 치고 놀러 오는 곳이었기 때문에 왠만하면 아무도 이 근처는 오지 않았다.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 아니 개미 한 마리조차 눈에 띄질 않았다. 세훈을 불러놓고서는 한동안 말이 없던 종인이 입을 뗐다.
"야."
"ㄴ, 네…."
"넌. 씨발, 내가 그렇게 많이 무서워?"
뜬금없는 종인의 질문에 세훈이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종인에게 풍겨져 나오는 심상치 않은 어두운 아우라를 보고 오늘 좀 많이 쳐맞겠다, 싶었는데 종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다름 아닌 제가 무섭냐는 말이었다. 이걸 뭐라고 대답해야하는거지? 세훈이 눈을 빠르게 굴려 종인의 눈치를 살폈다. 많이 무섭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간 더 무섭게 대해주겠다며 저를 때리려 들 것 같았고 만약 하나도 무섭지 않노라고 대답하면 제가 만만하냐며 때리려 들 것 같았다. 뭐라고 대답하든 종인의 반응이 뻔히 보여서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대자 종인이 세훈의 발치를 툭툭쳤다.
"씨발, 입이 없어? 왜 대답을 안해."
"혀, 형. 왜 그런거 물어보세요오…."
세훈이 제게 보내는 눈빛. 그 눈동자가 조금 불안해 보였다. 경수가 저를 쳐다보는 눈빛과 많이 비슷한 눈빛이었다. 그걸 본 종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대충은 눈치채고 있었지만 조금은 속이 상했다. 아무리 경수가 저를 화나게 했어도 경수를 때려본 적도 없고 다치게 한 적이라고는 한 번도 없었고, 심지어 제가 요리도 해줬고 나름 잘 대해줬는데! 왜 경수는 세훈처럼 자기를 무서워하는 걸까. 종인이 괜히 세훈의 뒷통수를 조금 세게 내리쳤다. 아! 세훈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자 종인이 말없이 먼저 자리를 떴다. 씨발! 뭐 어쩌라는거야! 세훈은 괜히 작아지는 종인의 뒷모습에 닿지도 않을 발길질을 했다. 이거 하나 물어보려고 여기까지 부르냐! 개새끼!
교실로 돌아간 종인이 제 자리에 엎어져버렸다. 제 옆자리의 찬열은 제가 온 줄도 모르고 신나게 경수와 카톡 중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답장 중인것 같긴 했지만, 싫다고 내칠만도 한데 경수는 순해빠져서 그런 것 따윈 할 줄 모르는 듯했다. 저도 경수와 카톡 한 번 해 본적도 없는데 찬열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심기가 불편해졌다. 저는 경수와 알고 지낸지 벌써 몇 년, 아니. 같이 사는 사이인데도 어쩐지 찬열보다 경수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았다. 괜히 뺏기는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자꾸 기집애들처럼 유치한 질투심이 나려는 자신이 웃겨 종인이 피식 웃어버렸다. 내가 언제부터 그 아저씨한테 관심이 있었다고.
거울 앞에 슨 경수의 모습은 참으로 피폐했다. 그 놈의 쭈쭈사건이 있은지도 벌써 일주일 째. 경수는 그 동안 찬열이 계속해서 보내오는 카카오톡 메시지에 답장을 하느라 도저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찬열과 사귈 마음은 0.000001프로도-아니, 남자와 사귄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지!-없었지만 그렇다고 차갑게 내쳐내기엔 찬열은 아직 어린 아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쉽게 상처를 줄 수는 없었다. 카톡을 하면 할 수록 저를 대하는 찬열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이 더 확 와닿아 더욱 그랬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끙끙댈 수는 없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다. 경수는 찬열을 제게서 떼어내기 위해서 더 강하게 몰아부칠 생각이었다. 거울 속으로 비치는 제 모습을 뚫어져라 보던 경수가 휴대폰을 집어들은 뒤 연락처를 뒤지며 씨익 웃어보였다.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해주겠어, 고딩놈들아! 찌질이 도경수의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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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로션이에요!!!!어엉...보고팠어요 여러분!!!!!!!!!!!!!!!!! 내공은 엄청 정말정말정말!!!!!! 오랜만에 올리게 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용 다 까먹으셨겠어요.......흑흑흑흐흐흐흑.............. 제가 뭐라고 기다려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 모두모두모두 감사드려요ㅠㅠㅠ 이걸 말로 표현하기 가장 힘든것 같아요ㅠㅠ! 댓글들 보고 힘내서 열심히 글 쓰고 그래요ㅠㅠ!! 제 삶의 원동력이랍니다!!여러분 모두!!!!!!!!!ㅠㅠ 감사합니다!!!!!!!!!!!!!!!!!!!!!!!하트하트하트!!!!!!! 그리고 경수의 반전이 과연 뭘지............기대해주세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그리고 저를 계속 초록글로 보내주셔서 정말......어쩔 줄 모르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히 부끄럽고....별 것도 아닌데.....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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