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아직도 꼭 잡은채 아파트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저번 내생일 때도 이렇게 나란히 걸으면서 데이트 했었는데 그 느낌과는 좀 다르다."정겸디" "왜 김겸둥" "우리 계속 걷기만 할거야?""어디갈데 있어?" 사실 걷고만 있어도 좋은데 우리 겸디 귀가 너무 빨개져 있어서 어디라도 좀 들어가야 할것같았다. "겸둥아 나 아이스크림 먹고싶어""그래? 그럼 베라 갈래?"마침 이 동네 근처에 베라가 있었다. 무슨 초록색 사이트에서 보니 베라가 배스킨라빈스란다. 베스킨라빈스인줄 알았는데 완전 헐대박사건~이다. 배라를 들어가니 안에 몇몇 커플들이 보인다. 뭐 어때 우리도 커플인데 푸하하. 파인트를 계산하고 3가지 맛을 신중하게 고르려는데 수연이가 말했다."겸둥아 민트 좋아해?""응.."나는 민트가 정말 불호다. 호기심에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건 무슨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양치질을 하는 기분이였다. 수연이는 민트를 좋아하나보다. 그럼 어쩔수없지.. 눈물을 머금고 3가지맛중 하나는 민트맛으로 골랐다. 나머지 두개는 사랑에빠진딸기와 초콜릿무스를 골랐다. 다행히 민트 빼고 좋아하는 맛이 같았다. 민트만 쏙쏙 빼고 골라먹어야겠다. 저 눈치 없는 알바생. 하필 민트맛을 제일 위에 담아준다. 제일 밑에 깔면 배부른척 민트만 안먹으려고 했는데.. 남는 자리에 마주보고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데 수연이는 맛있게 퍼먹는다. 나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아이스크림을 쳐다보기만했다. 수연이는 안먹어?하고 물었고 수연이의 쓸떼없는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며 민트를 조금 아주 조금만 퍼서 입에 넣었다. 내가 쓰는 치약맛이랑 비슷한것같다. 앞으로 수연이와 베라는 오지말아야겠다. 월드콘이나 먹어야지.. "겸둥아 너 과외다녀?""아닝 왜 넌 다녀?""다니려고 생각중인데 김겸둥씨랑 같이 하고싶어서""정겸디가 나랑?"누가보면 아주 오글거리는 애칭이지만 우리는 전혀 민망한 기색없이 잘만 쓴다. 옆테이블 커플이 우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지만 상관없다. 똑같은 커플인데 뭐. 근데 우리 겸디와 같은 과외를 다닌다니. 이제 고1인 만큼 성적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마침 안그래도 다녀볼 생각이 있었는데 잘됐다 싶어 같이 다니자고 대답했다."쌤 여자야?""응 이름이 김효연이였나""몇살?""23살 되게 젊지?""그러게?"아이스크림을 다 퍼먹고 베라를..아니지 배라를 나왔다. 길거리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커플 휴대폰 케이스 커플 휴대폰 고리 커플 양말을 고르고 나서야 수연이 집으로 돌아왔다. 커플티도 사려고 했던 수연이지만 내가 옷가게 앞에서 극구 말리는 탓에 잔뜩 삐지고 말았다. 그래도 커플 케이스도 껴보고 양말도 신어보니 금새 기분이 풀린 모양이다. 참 단순한 정겸디다. "겸둥아~ 오늘도 자고가면 안디?""안디는 또 뭐야? 오늘도 자고가라고?"이상한 애교를 부리는 정수연의 제안에 나로써는 싫진 않았지만 교복은 또 어쩌고 가방은 또 어쩌지.."자고가면 안디~?""그런건 누가 가르쳐줬냐 완전 귀엽다 푸히히 여튼 나 교복이랑 속옷.. 이랑 가방은 어떡해?"속옷을 말할때 뭔가 좀 쑥스러워서 주춤했지만 당황하지 않은척 바로 이어서 말을했다. "지금 집에서 가져오자""아! 그런 방법이""나 김겸둥 집에 따라가면 안디?""따라오면 안디~?"우리 둘다 아주 쿵짝이 잘맞는것같다. 마주보며 빙구같이 웃는 다음 손을 잡고 내집으로 향했다. 익숙한 비번을 치고 들어왔다. 수연이는 설레임반 긴장반으로 따라들어왔고 내방이 어디냐고 물었다. 나는 수연이의 손목을 잡고 방문을 열었다. 수연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깨끗한 내방을 보며 우쭐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수연이는 나를 지나쳐 옷장을 열었다. 아악 저기에 내 속옷있는 칸인데!!! 수연이는 열자마자 빵 터졌고 나는 얼굴이 터질것같았다. 봄인데 벌써더운것같아 손부채질을 해본다. 나는 급하게 옷장문을 닫았고 다시 열어보려는 수연이를 말렸다. "김겸둥 너는 속옷도 겸둥이네 크큭""이게!!"나는 매우 쪽팔리다. 나중에 수연이 집에가서 똑같이 복수해주어야겠다. 물론 복수일뿐이다. 절대 수연이의 속옷이 궁금해서가 아니다. 상상만 할뿐인데 내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지어진다. 수연이를 거실로 쫓아내고 갈아입을 속옷과 교복 가방을 챙겨 나왔다. 수연이는 집을 더 구경해보고 싶은 눈치였지만 내일은 월요일이기 때문에 빨리가서 자야한다. 속옷칸에 미련을 못버리는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않아 보이는 수연이다. 변태 정수연.. 손을 잡고 다시 정변태의 집으로 돌아왔다."나 먼저 씻을게"저말이 왜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들릴ㄲ... 정신을 차리고 떨리는 손을 진정시킨다. 쇼파위에 앉아 침만 삼키고있다. 정수연이 나를 조련하나보다. 나만 괜히 설레는건가? 그런건가??.너무 오랜만에 쓰네요ㅠㅠ 죄송합니다 개학이라 정신이없어요ㅠㅠ암호닉 제빠님 우주인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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