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아 일곱시 라니까! 일어나 잠탱아. 아 뭔 일곱시.. 헐 일곱시라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휴대폰을 든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이럴때가 아니지 하고 정신을 차린후 머리는 패스하고 교복부터 갈아입기로 했다. 머리 떡진거봐.. 아 수연이가 몰랐으면 좋겠다. 대충 빗으로 머리정리를 하고 냄새가 날까 오빠방으로 달려가 아끼는 향수를 들고 이곳저곳 뿌렸다. 뭐 이정도면 되겠지? 하며 마침 엄마가 어제 사다놓은 피자빵 한개를 챙겨 후다닥 나왔다. 수연이가 보인다. 시간을 봤는데 2분이나 늦었다. 수연이는 삐진표정을 짓는다.
"김탱구 빨리와~"
"미안 미안 오늘 늦잠자버렸어"
"다음부턴 늦지마"
하면서 걷는데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내옆에서 킁킁 거린다. 너 향수 뿌렸어?. 너무 많이 뿌렸나. 나는 티나? 하고 물었고 수연이는 장난스레 너 담배피냐? 하고 되물었고 나는 손사레를 치며 아니야! 하면서 기겁을 했더니 수연이가 웃는다. 난 저 미소가 너무 좋다. 내가 하면 뭔가 음흉한 미소가 될것같은데 수연이는 아니다.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해야하나..
"태연아 어제 황미영.. 어! 황미영이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수연이가 가르킨 곳을 보니 황미영이 혼자 등교를 하고있었다. 쟤 버스 타고오나?. 근데 수연아 너무 대놓고 가르키는건 아니니. 나는 팔을 뻗어 수연이의 팔을 황급히 내렸고 황미영이 우리쪽을 쳐다봐 눈이 마주쳐 나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내가 무슨 죄지은 마냥. 황미영은 여전히 표정이 굳어있었다. 맨날 황미영의 웃는 얼굴을 보다 저런 얼굴을 보니 더 무섭다. 아직도 적응이 되질않는다. 저 표정. 정수연 눈치없는자식. 하긴 뭐.. 정수연은 우리와 같은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다니엘 헤니를 이상형으로 꼽을때 그 표정이란 덕후 같다고 해야하나. 근데 난 이렇게 귀여운 덕후 못봤다. 나도 물론 정수연의 덕후이다 출구는 없다 프히. 옆에서 바보처럼 웃는 나를 정수연이 이상하게 쳐다봐주고 다시 황미영에게 눈길을 돌린다. 분명 황미영과 정수연은 아는사이가 아니다. 황미영은 어쩌다 정수연을 좋아하게됬는지.. 정수연 얼굴은 여자들이 좋아하게 생긴 얼굴인가보다. 생긴건 차갑게 생겼으면서 웃는거 보면 아주 초딩이다 초딩. 정수연은 내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는지 교문을 통과하는 황미영만 쳐다보고있었다. 이러다가 아주 둘이 사귀겠어요. 눈빛봐 황미영 뚫어지겠다. 나 좀 그렇게 쳐다봐줄래 수연아?. 에휴 한숨을 쉬며 교문을 통과했다.
3교시가 끝나고 너무배가 고픈 난 챙겨온 피자빵이 생각났고 수연이와 우유급식 신청해서 나온 서울우유와 피자빵을 나눠먹었다. 수연아 너 혹시 어릴때부터 서울우유 먹었니?. 하며 질문을 건냈다. 수연이가 넌 이제 먹어도 안 커. 단호하게 대답해주셨고 나는 그대로 할말을 잃었다. 사실이다 중3 1년동안 1cm 컸다. 1cm도 반올림 한거지 0.8cm 컸다. 나는 작은키를 장점으로 생각하고 피자빵을 구겨넣었다. 4교시 5교시 이렇게 제일 최고조로 졸린 시간에는 꼭 수학 국어 과학 이렇게 이름만 들어도 하품이 나오는 과목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1분 남았다. 볼펜을 책상에 톡톡 치면서 60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옆반에서 먼저끝났는지 복도로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아 저 수학쌤 맨날 5분 일찍 끝내준다면서. 종치는 소리와 함께 애들이 선생님에게 무언의 눈치를 주자 선생님은 급하게 마무리 하고 다음시간에 보자 하고 나가셨다. 아싸 오늘 스파게티나온다 싱글벙글 웃고있었는데 어떤아이가 다가와 나에게 뭔가를 건냈다. 나는 그 아이를 쳐다보았지만 난 처음보는 아이였다.
"너 김태연 맞지? 황미영이 이거 전해주래"
하며 이쁘게 접힌 쪽지를 내밀었다. 유치하게 뭐하는 거야. 휴대폰으로 하면되지. 아 쟤네 담임 맨날 폰걷는 쌤이지. 불쌍하다 하필 걸려도 저런쌤을. 혀를차며 쪽지를 펼쳐보았다.
태연아 점심시간에 잠깐 할말이 있어 운동장에서 기다릴게
왠지모를 소름에 교실문밖을 쳐다보았다. 황미영은 없었다. 나는 표정관리가 되지않았다. 수연이는 그걸 또 캐치하고 무슨 쪽지냐고 물었다. 나는 그냥 장난치는 낙서라고 변명을 했다. 수연은 계속 의심이 가는지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혹시 황미영이야?"
수연이의 한마디는 나를 또 멘붕오게 만들었다. 수연이와 밥을 먹는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은것같다. 이 시간이 안오길 바랬는데.. 나는 이왕 황미영이 나를 부른김에 나도 솔직히 털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너 정수연 좋아하냐고. 황미영은 내가 정수연 좋아하는것을 알고있겠지. 그러니까 질투를 한거고. 나는 급식통에 음실물 쓰레기를 버리며 다짐을 했다. 돌직구를 날려야겠다고. 수연이에게는 나 잠깐 어디갔다올게 이 말만 남기고 황급히 뛰어갔다. 운동장 구석지에 서있는 황미영이 보였다.
"황미영"
"태연아"
이름만 주고 받았을 뿐인데 왠지 긴장감이 넘친다. 아 갑자기 왜이렇게 떨려. 돌직구를 날리는 거야 김태연!
"미안해 미영아 나 먼저 말해야겠어"
"뭘?"
"너 정수연 좋아해?"
절묘하게 끊기 ㅋㅋㅋㅋㅋㅋ 매번 허접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더 감사해요 ㅋㅋㅋ
암호닉 우주인 곰돌이 제빠님 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