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holm syndrome
스톡 홀름 신드롬.
그거알아?
이중 어느 누구도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없어.
그저 모두다 피해자이자 가해자인거지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어제와는 다르게 높이 위치한 작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살에 내가 있는,
그러니까 갇힌 방은 생각보다 인간적이었다.
아니 생각보다 더..
난 분명 납치를 당했지
그래 그래서 여기로 끌려와서..아마 난 저 의자에 묶였었고
어두워서 보이지도않는 바닥에 엎드려서 얼굴을 박아 간신히 일기를 쓰고
분명 잠들었다.
눈을떠보니 난 이 침대위고, 밝아진 방은.. 생각보다 훨썬 더 인간적이고 ..좋다..
난 흔히 생각하는 시멘트 바닥쯤일줄 알았는데..
어쩐지 좀 부드러워서 시멘트보단 좋은가보다..하고 넘겼었다.
이방에는 침대도있고 1인 책상과 의자 그리고 작게 딸린 화장실도 있다.
그덕에 난 내가 정말 잡혀온게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급한대로 화장실부터 갔고
화장실에서 나와서도 난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벌컥-
"..........어? 씨ㅂ.."
격하게 열린 문소리와 욕지꺼리가 들려오자 난 더욱 몸을 움츠렸다.
그제서야 내가 납치된 인질이란걸 인지했기에
"뭐야 여깄었네?"
..이남자는
어제 날 납치한 남자다.
.
.
.
어제본 날카로운 삼백안
오래 마주할수가 없이 서늘한 눈동자다.
"살만한가봐요?"
..그야 이렇게...대접이좋은데
그의 손엔 초라하고 어설픈 밥상이 들려있었다.
.
.
.
"이거.. 먹으라고?"
"네."
"...먹고 죽으.."
"약같은거 안탔어요"
"...."
"굳이 귀찮게 약으로 죽이겠어요? 죽일생각없어요. 아직은"
'아직은'
그말이 귀에 맴돌았다.
아직은..
내가 떨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들자
그는 날 빤히 바라보았다.
"...줄까..?"
긴장한탓에 바보같은 말이 나오자 그는 입울 꾹 닫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뇨"
.
"맛이어때요?"
"..어?"
"어떠냐고 맛."
....
"마..맛있네..핳.."
그러자 그는 한번더 입을 꾹 닫았다.
"처음이에요"
"..뭐..가?"
"쌀밥 한거요. 반찬이 김밖에없지만 형들이 밥하느라 애먹었거든요"
".....?"
내게 왜 이말을 하는지 몰랐다.
그러니까..밥을 맛있게 했다고 자랑하는건가..?
"저희는 시켜먹기만 하니까"
그말에 난 아- 하고 탄성을 뱉었다.
"사실 저희 납치도 처음이에요"
먹던 밥을 그의 얼굴에 뿜었다.
.
.
.
.
벌컥-
"아이..! 깜짝.."
대우가 좋다보니 자꾸만 내가 인질이란걸 잊곤 한다.
방금처럼..
"노크ㄹ..!..가..아.."
"안녕?"
민석이란 남자의 친구가 큰눈을 내게 바로 꽂으며 말했다.
정말로 그 큰눈을뜨고 시선을 내게 꽂았다.
입꼬리는 올라가있었지만 어쩐지 시선에 칼이 숨겨있는 듯한..
"...막내 얼굴에 시원하게 밥을 뱉었다면서?"
흐려진 동공을 바로잡고 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쪽팔리게 씨..
2014.05.31
토요일
김민석
: 오늘은 보지 못했다.
??
: 오늘도 내게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내게 그가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그래도....
오세훈
: 날 납치해온 ㄴ..사람.
삼백안에 어깨가 넓어서 무섭다.. 나보다 어려보였다.
내가 늙어보이긴했는지 내게 존대를한다. 그에 나도 하대를 했다.
입이험하다.
.
오늘은 의외의 연속이었다.
난 분명 납치당했고 여러 수모를 겪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런생각과는 다르게 나를 사람취급(?)을 해주었다..
어설프지만 처음이라는 밥도 차려주고 내게 정상적인 방을 제공했다.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이지만
난 이들을 정말 모르겠다..
.
아마 저 세명말고도 더있는듯했다.
간간히 문밖으로 말소리를 들어보니 처음들어보는 목소리도 있었다.
.
엄마는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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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re is more to life than increasing its speed ]
인생에는 서두르는 것 말고도 더 많은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