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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매 전체글ll조회 1575l
대청마루     

    

    

    

    

    

    

    

    

    

    

    

    

    

태양계, 지구, 아시아, 대한민국, 그리고 서울. 알고보면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확률은 채 얼마 되지도 않는다. 아무도 예상치못한 특별한 장소는 더더욱.     

    

    

    

    

    

    

    

찬열은 제 카메라를 가방에 도로 넣었다. 비가 올 것만 같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올 것이라 예고를 해 삼단 우산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오늘 점찍어둔 장소는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이미 해가 지는 중인 지금으로서는 돌아가기엔 애매했다. 다행히도 오늘 촬영 장소는 주택가였다.     

    

    

    

    

    

    

    

찬열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였다. 한 잡지에 일주일에 한 번, 자유주제로 에세이를 싣고 있었는데 이번 주 저널은 퓨전한옥가를 주제로 쓸 계획이어서 찬열은 서울 시내의 퓨전한옥가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카메라 젖으면 망하는데. 생각하며 찬열은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골목에는 한옥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왠지 별천지에 와있는 느낌이 든 찬열이다.     

    

    

    

    

    

    

    

"어...?" 톡. 콧잔등에 물방울이 톡, 떨어지던 물방울이 금세 빗줄기로 바뀌었다. 찬열은 얼른 우산을 펴서 일단 눈에 띄는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     

    

"저기, 지금 비가 와서 그런데 잠시 비 좀 피해갈 수 있을까요? 집이 멀어서 그런데. 양해 부탁드립니다."     

    

잠시 조용하더니 이윽고 '들어오세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대문을 열고 들어간 찬열은 들어서자 보이는 잘 꾸며진 정원을 보고 감탄했다. 정원을 구경하는데 위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비 오는데 처마 밑으로 오세요."     

    

"아, 집주인 되시나봐요?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찬열은 처마 아래에 섰다. 주인은 마루 위에 서있었다.     

    

동글동글하니 귀염상인 집주인은 찬열을 보며 미소지었다.     

    

"실례라뇨. 괜찮아요. 비 그칠 때까지 편하게 계시다 가세요."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집도 먼데 여기까지 어쩐일로?"     

    

"저널 쓰려고 왔어요, 제가 저널리스트라. 이번 주에는 한옥가 취재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네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쉬시다가 비 그치면 저희 집이라도 촬영하고 가세요."     

    

"엇, 그래도 돼요? 감사합니다!"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하는 찬열에게 집주인은 씩 웃으며 고맙긴요, 했다. 귀엽다.     

    

    

    

"혹시 가능하다면 인터뷰도 딸 수 있을까요? 좀 무리한 부탁이려나..."     

    

"아, 아니요. 괜찮아요, 뭐.." "정말 감사드려요, 진짜!"     

    

손까지 덥석 잡으며 고맙다고 하는 찬열을 보며 주인은 당황했다. 아니 뭐, 거절할 수도 없어서 알았다고 했더니 이렇게 좋아할수가.     

    

    

    

    

    

    

    

"그나저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변백현이라고 합니다." 한껏 미소지으며 백현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남자를 마주보며 찬열은 웃었다.     

    

"전 박찬열이라고 해요. 취재 기자 이름 정도는 알아야겠죠? 프리랜서라 명함이라기도 뭣하지만 어쨌든 이거 받으세요."     

    

    

    

박찬열. 휴대전화. 팩스. 딱 세 줄만 적혀있는 심플한 명함이 백현은 찬열답다고 생각했다.     

    

    

    

"찬열.. 이름 멋있네요."     

    

"아니 뭐.."     

    

    

    

어색한 대답을 끝으로 어색한 침묵.     

    

그제서야 찬열이 계속 서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백현은 찬열에게 앉기를 권했고, 찬열은 넓은 마루에 앉았다.     

    

    

    

    

    

    

    

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     

    

    

    

    

    

처마 끝에 고여 떨어지는 물방울이 투명하다. 찬열은 가방을 뒤적여 카메라를 꺼내 풍경을 찍기 시작한다. 차를 내오던 백현은 그런 찬열의 뒷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백현씨는 무슨 일 하세요?"     

    

    

    

원체 다과를 접해보지 못한 상남자 찬열은 백현이 따라준 녹차를 아무 망설임 없이 입에 털어놓고는 ─ 소위 원샷 ─ 백현에게 물었다. 소반 한 구석에는 찬열의 녹음중인 mp3가 놓여있다.     

    

    

    

"전 인테리어해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집 감각이 뛰어난데요?" 하며 집을 쭈욱 훑는다.     

    

"나도 이런 집에서 살고싶다. 저 여기 얹혀살면 안 돼요?"     

    

"네?"     

    

"농담이에요. 으하하, 백현씨 방금 표정 완전 웃겼어요."     

    

    

    

저를 놀리며 웃는 찬열을 한 번 흘기며 차를 한 모금 넘긴다.     

    

    

    

    

    

    

    

웃고 떠드는 동안에도 빗줄기는 한참이고 이어졌다.     

    

    

    

    

    

    

    

-     

    

    

    

    

    

    

    

찬열은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찍는 중이다.     

    

여기 조명이 은은하니 좋네요, 가구가 생각보다 아기자기 하네요 등등 뭐가 그리 할말이 많은지 찬열의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백현은 쏟아지는 질문과 칭찬에 하나하나 답하며 웃어준다. 빗줄기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천둥번개가 칠 것 같은 날씨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오랫동안 비는 내리고 있었다.     

    

    

    

    

    

    

    

찬열은 백현의 대답 하나하나 귀담아 들으며 노트에 적어내려간다. mp3는 여전히 조근조근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성현이라는 작은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가 사는 이 곳도 제가 직접 디자인했고요."     

    

"우와, 대단하시네요.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시나봐요."     

    

"네, 뭐 좀 그런 쪽을 좋아하기는 하죠."     

    

    

    

이런저런 인터뷰가 오가고 찬열의 손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백현은 하나하나 차분히 답을 해준다.     

    

    

    

"어떤 계기로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되셨어요?"     

    

"어머니가 집안 꾸미는 것을 좋아하셔서요, 그 영향을 받기도 했고 워낙에 제가 꾸미는 것을 좋아해서. 그래서, 이 쪽으로 나가게 됐죠."     

    

"집안을 보니 백현씨의 성격이 딱, 들어맞는 것 같네요. 여기저기 디테일함이 많이 보이는데요. 섬세한 성격도 진로에 한몫했겠죠?"     

    

"어떻게 보면 그럴수도 있겠네요.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는데, 일깨워주신 분도 없고요."     

    

"섬세한 성격 덕분에 여자분들이 많이 따라다녔겠는데요? 혹시 지금 애인은?"     

    

"고립된 곳에서 혼자 컴퓨터로 디자인하다보니 별 약속 없으면 나갈 일도 없고 사람 만날 일도 없어서 커플 청산한 지 몇 년짼지 모르겠어요, 어휴."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웃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7시를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 벌써 7시네요. 근데 비는 왜 그치지 않는걸까요. 나도 집 가야하는데..."     

    

"정 곤란하시면 하룻밤 묵고 가실래요?"     

    

"아니 이렇게 계속 폐 끼치면 제가 죄송한데..."     

    

"괜찮아요, 어차피 혼자 사는 집이라서 눈치 볼 것 없어요. 그냥 1박으로 한옥체험 한다고 생각하고 편히 쉬세요."     

    

    

    

천사 같은(?) 백현의 호의에 찬열은 금세라도 눈물을 글썽일 듯 감격에 찬 표정으로 백현의 손을 잡는다.     

    

    

    

"정말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할지.."     

    

    

    

백현은 웃으며 속으로 생각한다. 생각보다, 매우 바보같고 귀여운 사람이구나.     

    

    

    

    

    

    

    

    

    

-     

    

    

    

    

    

    

    

    

    

"식사하세요."     

    

    

    

큰 상판에 찬열 몫까지 식사를 챙겨온 백현이 상을 내려놓으며 찬열을 부른다. 장화신은 고양이 영화에 나오는 그 고양이마냥 눈을 똥글똥글 ─ 사실 순전히 찬열의 생각으로만 ─ 빛내며 백현에게 컴퓨터 좀 빌려달라고, 이틀 뒤가 마감인데 어느 정도 정리는 해놔야 된다고, 사정사정해서 카메라의 사진들과 백현과의 인터뷰, 녹취본을 정리하던 찬열 ─ 다행스럽게도 (의외로) 꼼꼼한 찬열은 카메라 연결 포트와 USB는 항상 들고다녔더랜다 ─ 은 밥 드시라는 말에 방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상을 스캔하기 시작한다.     

    

    

    

"우와.. 이거 제가 먹어도 되는거예요?"     

    

"제가 식사하라고 그랬잖아요."     

    

"그래도 고기반찬은 좀 죄송한데..."     

    

"찬열씨 안 드시면 이거 남겨서 버려요, 어서 드세요."     

    

버린다는 말에 '그 아까운 고기를!'하며 쏜살같이 방에서 튀어나와 ─ 문지방에 걸려 넘어지며 ─ 밥상 앞에 앉는다.     

    

    

    

    

    

    

    

"..안 드세요?"     

    

"백현 씨 먼저 드셔야죠. 빈대같이 붙어서 밥 얻어먹는 주제에 주인보다 빨리 들면 그건 정말 염치없는 거 알거든요?"     

    

"전 괜찮은데.."     

    

"제가 불편해서 그래요."     

    

    

    

딱 잘라 말하는데 표정은 '어서 빨리 먹어. 나 배고파.'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 표정을 감지한 백현은 피식 웃더니 밥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는다. 백현이 한 숟갈을 입에 넣자마자 찬열은 '잘 먹겠습니다~' 하며 기다렸다는 듯 고기를 집어 입으로 직진시킨다. 맞은편에서 백현은 그 모습을 보며 쿡쿡 웃는다.     

    

    

    

    

    

    

    

"왜 웃어요~"     

    

"그냥 귀여워서요."     

    

"에이, 귀엽단 말은 백현씨한테나 어울리지."     

    

입에 밥을 물고 툴툴대는 찬열의 말에 백현은 제 얼굴이 붉어지는 걸 느꼈다. 귀엽기는 무슨..!     

    

    

    

"거짓말." "진짠데요."     

    

유치원생 같은 대화와 함께 찬열과 백현의 밥그릇은 점점 비워져가고 있다. 그들의 배경은 여전히 비 오는 한옥 마당이다.     

    

    

    

    

    

    

    

    

    

-     

    

    

    

    

    

    

    

    

    

찬열은 작업할 때만 쓰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컴퓨터에 집중하고 있다. 백현은 커피와 함께 찬열이 있는 방으로 들어온다. 작업에 열중하는 찬열을 보고 백현은 조심스레 들어와 찬열의 앞에 커피를 놓는다.     

    

    

    

"아, 커피 필요 없는데.."     

    

"그래도, 너무 열심히 하시니까 커피라도 드리고 싶어지더라고요."     

    

    

    

눈이 휘어지는 웃음을 지으며 '식기 전에 빨리 마시세요' 하는 백현에게 살짝 웃어주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다시 컴퓨터에 집중한다.     

    

    

    

    

    

    

    

찬열은 커피잔을 내려놓다가 스피커 옆의 명함들을 발견한다. 변백현. 성현 인테리어. 직장 주소. 휴대전화. 자신과 비슷한 심플 명함을 내려보다가 수많은 명함 중 하나를 골라 지갑 속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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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고마워하실 필요 없어요."     

    

대문 앞에서 꾸벅 인사하는 찬열에게 백현은 손사래를 쳤다.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다.     

    

    

    

    

    

    

    

"그래도 신세를 졌는데.. 제가 다음에 밥 한 번 살게요!"     

    

"정말 괜찮다니까 그러시네."     

    

"아무튼 기사 나오면 한 번 보시고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허리를 굽히고 뒤돌아서 가는 찬열을 보며 백현은 피식 웃는다. 갑자기 휙 돌더니 백현에게 손을 흔드는 찬열을 보고 다시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준다. 또 만날 수 있을까, 저 사람.     

    

    

    

    

    

    

    

    

    

    

    

    

    

    

    

    

    

    

    

    

    

    

    

[박찬열의 주간 저널]     

    

    

    

    

    

도심 속 아늑한 전통     

    

    

    

이번주에는 거울 도심지의 별천지인 퓨전 한옥가를 다녀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가는 날에 비가 오는 바람에 신세도 지고 했지만 주위의 풍경을 보니 취재하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를 피해 두드린 대문, 그 문을 열어주신 분은 우연하게도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성현 인테리어 사의 디자이너 변백현(28) 씨에게 하룻밤 신세지며 나눈 이야기를 여기에 옮겨보도록 하겠다.     

    

    

    

1 비오는 대청마루에서 찍은 한옥가의 마당.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이 인상적이다.     

    

2 마루 끝에서 찍은 대청마루.     

    

    

    

Q. 길 잃은 과객에게 하룻밤을 할애해주어서 고맙고 취재도 허용해주어서 고맙다.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A. 현재 인테리어 회사에서 디자인 일을 하고있다. 이 집도 본인이 디자인했다.     

    

Q. 그럴 줄 알았다. 집 감각이 뛰어나다.     

    

A. 칭찬 계속 해주면 거만해지기 쉽다. 칭찬은 삼가주길 바란다. (웃음)     

    

Q. 젊은 나이에 이런 실력을 가진 게 대단하다. 언제부터 인테리어를 시작했는지?     

    

A. 실내장식에는 중2 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정식으로 공부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성현 인테리어 사에 취직해 디자이너 일을 계속 해오고 있다.     

    

Q. 남자가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 가지기란 쉬운 게 아닐텐데.     

    

A. 어머니가 집안 꾸미는 것을 좋아하셔서 그 영향을 받았다. 그래도 본인이 꾸미는 것을 좋아한 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싶다.     

    

Q. 집안을 보니 그런 취미가 보인다. 섬세함도 보이는 것 같다.     

    

A. 섬세하다는 말은 자주 들었다.     

    

Q. 그런 성격도 진로에 한몫을 하지는 않았을까.     

    

A. 어떻게 보면 그럴수도 있겠다. 아무도 일깨워주지 않았는데.     

    

Q. 그런 성격 덕분에 여자분들이 많이 따라다녔겠는데. 지금 애인은 있는가.     

    

A. 꽉 막힌 곳에서 혼자 컴퓨터로 디자인만 하다보니 별 약속이 없으면 나갈 일도 없고 사람 만날 일도 없어서 커플 청산한 지 꽤 됐다. (한숨)     

    

    

    

3 백현씨의 작업실. 탁자 위 컴퓨터와 종이들이 디자이너의 모습을 엿보게 해준다. 부끄럽지만 필자도 여기서 작업을 했다. 염치없게.     

    

4 마루에서 찍은 백현씨의 옆모습. 답지않게 귀엽상(?)     

    

    

    

Q. 어떻게 한옥을 디자인할 생각을 했는지?     

    

A. 이리저리 디자인 해주고 하다보니 어느정도 수입이 안정됐고 모아놓은 돈과 어머니가 주신 약간의 돈을 합쳐서 집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전통적인 멋을 좋아해서 여기 한옥가에 한옥을 짓게 되었다.     

    

Q. 한옥이라 불편한 점은 없는지?     

    

A. 퓨전 한옥이라 현대인에 맞춰 보일러, 에어컨, 전기, 컴퓨터, TV 등등 웬만한 건 다 갖춰져 있어서 불편한 것은 없다. 다만 가끔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것은 신경쓰인다.     

    

Q. 그렇다면 이 집 말고 다른 디자인한 것은 없는가.     

    

A. 물론 있다. 대체로 아파트 내부 디자인 교체였는데 언급은 피하겠다.     

    

Q. 향후 계획은?     

    

A. 이제 들어온 디자인들 조금 끝내놓고 잠시 쉬고싶다. 30대 중반 쯤에는 개인 디자인 사를 차려서 리모델링 대행업을 하고싶다.     

    

    

    

위엄있는 한옥에 운치있는 정원을 곁들여 맛깔나게 만들어놓은 백현씨에게 아직 본인의 집은 만족스럽지 못한 듯 했다. 백현씨의 인사를 받으며 나온 한옥 대문은 여전히 멋있었다.     

    

    

    

    

    

    

    

    

    

    

    

    

    

백현은 잡지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정확히는 박찬열, 마지막 글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빈틈 없이 꽉 찬 이름이 저와 꼭 닮았다 생각했다. 다시금 일주일 전 그의 방문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백현은 미소를 지으며 잡지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찬열의 명함과 제 명함을 같이 들어올렸다. 전화번호. 가지런히 프린트된 11자리마저 찬열답다고 느끼는 백현이었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     

    

    

    

    

    

    

    

    

    

"아아, 담당자님. 잠시만요, 아니, 잠깐만. 네? 저 진짜 이번 주까지 마감할 수 있어요. 아, 준면이형! 형!"     

    

    

    

휴대전화를 어깨와 턱 사이에 끼고 분주히 노트북을 두드려대는 찬열은 꽤나 바빠보였다. 지금 막 전화기 너머의 상대방은 예의 곱상한 웃음으로 찬열에게 이번주 금요일까지 마감하도록 하세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저기 너머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지만 찬열은 기간을 3일 정도 더 늘렸다는 생각에 한껏 웃으며 부스스해진 머리를 쓸어넘겼다.     

    

    

    

    

    

    

    

시사 매거진에 싣는 이번 주제는 꽤나 심도있고 기본 지식이 필요한 동성애에 관한 주제라 찬열은 며칠 째 잠도 자지 못하고 인터넷을 검색 중이었다. 그래서 예민해진 찬열은 방금 내려놓은 전화기가 또 요란하게 진동하는 소리에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     

    

    

    

"아이, 누구십니까?"     

    

[......]     

    

"누구십니까. 용건 없으면 끊습니다."     

    

[저, 박찬열 씨 맞나요?]     

    

"예에, 맞는데 누구시냐고요."     

    

[저, 저번에 인터뷰 했던 사람인데요. 성현 인테리어 변백현이라고...]     

    

    

    

    

    

    

    

    

    

-     

    

    

    

    

    

    

    

    

    

찬열은 아까와는 다른 말끔한 차림으로 카페에 나와있었다. 블론드의 펌 헤어스타일, 뿔테 안경을 끼고 제 일에 집중하는 키 크고 잘생긴 사내들을 여손님들은 흘끗흘끗 쳐다보고 갔지만 찬열은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머릿속은 온갖 복잡한 생각으로 난잡해서 제가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도 인지할 수 없었다.     

    

    

    

    

    

    

    

백현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찬열의 머릿속에는 아, X됐다. 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고.     

    

    

    

'아아, 네! 네네, 안녕하세요. 기억나요. 네... 기사는 어떻게, 보셨어요?'     

    

[네에, 어어... 바쁘신가본데 이따가 전화...]     

    

'아, 아닙, 아닙니다! 괜찮아요. 기사는 마음에 드세요?'     

    

[네, 뭐. 전 아무렇게나 나와도 상관은 없었으니까요.]     

    

'어휴, 다행이네요. 전 또 혹시나 마음에 안 드실 줄 알고...'     

    

[그런 건 아녜요. 음, 근데 찬열... 씨?]     

    

'편하게 부르시면 돼요.'     

    

[오늘, 그 밥 사주시면 안 될까요?]     

    

    

    

    

    

    

    

    

    

아이, 제기랄. 그게 왜 하필 오늘이냐고요. 충분히 거절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걸 또 알겠어요, 받아들인 찬열은 원고를 usb에 담아 카페에서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미간을 찌푸리고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려니 이내 탁자를 톡톡 쳐오는 손이 보였다. 말끔하니 아름다운 손이었다.     

    

    

    

"바쁘세요? 그러게 바쁘시면 괜찮대두."     

    

"아하, 아닙니다." 찬열은 모니터를 덮었다.     

    

    

    

    

    

    

    

백현은 찬열이 알면 알수록 놀라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날 이후, 박찬열 세 글자를 검색해본 백현은 그가 한 달에 한 번, 시사 저널에도 기사를 싣는다는 점과 나른한 여행기 서적을 출판한 경력이 있다는 점에 의아하게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게임 후기나 쓸 것 같은 얼굴인데. 그래도 뿔테에 집중하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간질거리기도 했다.     

    

    

    

"저 사실 오늘 일식이 너무 먹고 싶었거든요."     

    

    

    

찬열은 백현이 알면 알수록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안 생겨선 낯도 가리고 소심하기도 한데다가 한옥에 살면서 일식이 먹고 싶었다니. 사실 보기에는 섬세하다기보다는 덜렁댈 것 같은데 오히려 집을 보면 디테일함이 잔뜩 묻어나는 점도 특이했다. 온갖 것이 특이해 보였다.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기도 했다.     

    

    

    

    

    

    

    

    

    

-     

    

    

    

    

    

    

    

    

    

"......"     

    

    

    

찬열은 백현 특이 리스트에 몇 개를 더 추가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일식이라기에 우동인가 일식 라멘인가 싶었더만 백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름 아닌 회전 초밥집이었다. 아니, 그 비싼 걸... 백현은 생각 외로 얼굴이 두꺼웠다. 그리고, 식탐도 대단했다.     

    

    

    

백현의 옆에는 형형색색의 접시가 몇 개 쌓여 있었다. 찬열은 입을 헤 벌리고 백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안 드세요?"     

    

    

    

그 순간 찬열의 입에 초밥이 쑥 들어왔다. 백현이 자신의 앞에서 한껏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찬열 씨, 잘 먹네!"     

    

    

    

돌발 행동에 더 커진 눈을 깜빡이며 찬열은 초밥 맛을 음미했다. 고추냉이의 향이 코를 쏘는 느낌이었지만 지금 찬열의 머리 속에 그런 것은 전혀 큰 자리를 차지하 지 않았다. 찬열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이 사람이 원래 이렇게 붙임성이 좋았던가?     

    

    

    

    

    

    

    

    

    

    

    

백현은 저도 모르게 나온 행동에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대체 내가 왜 저 사람에게 음식을 먹여준거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찬열의 시선을 피한 백현은 아랑곳하지 않는 척 초밥을 입에 넣었다. 아, 민망해. 얼른 먹고 나가야겠다!     

    

    

    

    

    

    

    

    

    

    

    

-     

    

    

    

    

    

    

    

    

    

    

    

찬열은 영수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백현은 찬열의 눈치를 보았다. 으으, 내가 이렇게나 많이 먹었나!     

    

    

    

"차, 찬열 씨."     

    

"네."     

    

"...어휴, 미안해요. 제가 오랜만에 초밥을 먹다보니..."     

    

"네..."     

    

"그! 그 대신! 커피, 커피는 제가 쏠게요. 커피!"     

    

    

    

찬열은 백현을 한 번 쓱 보고는 백현의 팔을 덥썩 잡고 근처 (제일 비싼 브랜드) 카페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     

    

    

    

    

    

    

    

    

    

백현과 찬열을 본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뭔가 얼굴로 봐선 이쪽이 아메리카노고 저쪽이 마끼아또인데... 하지만 찬열은 마끼아또(그것도 크림 추가), 백현이 아메리카노(그것도 샷 추가)를 주문했다. 백현과 찬열은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침묵을 깬 건 백현이었다.     

    

    

    

"저기."     

    

"네?"     

    

"화, 나신 거... 아니죠?"     

    

"아하, 아닙니다. 아니에요!"     

    

    

    

웃으면 손사래를 치는 찬열을 보며 백현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나저나, 찬열 씨 저랑 동갑이던데요?"     

    

"맞아요. 저도 스물여덟...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검색했죠! 라는 말을 차마 해맑게 할 수가 없어 백현은 입을 다물었다. 아아,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하지만 제 앞에서 정말 궁금한 듯 눈을 깜빡이는 찬열 때문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검색해봤죠."     

    

"아, 그러셨구나. 그걸 뭘 그리 뜸을 들여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마끼아또를 한 모금 들이키는 찬열의 모습마저 잘생겼다고 느끼는 백현이었다. 와, 잘생기긴 정말 잘생겼다.     

    

    

    

    

    

    

    

"다른 궁금한 건 없어요? 저번엔 백현 씨만 쭉 얘기하셨잖아요."     

    

    

    

그 해맑은 웃음으로 물어오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아, 그게. 할 말은 많았는데.     

    

    

    

"그냥, 뭐. 아! 이번엔 무슨 주제로 쓰세요? 검색해보니까 여러 군데서 막 많이 쓰시긴 하던데."     

    

"되게 관심 많이 가져주시네. 고마워요."     

    

"그, 그건... 당연하죠. 제 첫 인터뷴데."     

    

    

    

장난스레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 그랬을 뿐인데 눈에 띄게 당황하는 백현 때문에 오히려 찬열이 당황해버렸다. 급격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찬열이 입을 열었다.     

    

    

    

"음... 따로 하실 말씀 없으시면 그만 돌아갈까요?"     

    

"저, 저희 집 가실래요?"     

    

    

    

네?     

    

    

    

    

    

    

    

    

    

-     

    

    

    

    

    

    

    

    

    

찬열은 결국 일주일 전과 같이 대청마루에 앉아있었다. 그 때와는 다른 맑은 하늘을 바라보자니 찬열은 그 자리에 드러누워버렸다. 으아, 결국엔 하루 버리는 건가? 이럴 땐 거절을 할 줄 모르는 자신의 성격이 원망스러웠다.     

    

    

    

    

    

    

    

    

    

백현이 차를 꺼내왔다. 다도상을 사이에 두고 둘은 마주보았다. 백현은 차를 한 모금 들었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응시할 뿐이었다.     

    

    

    

"좀, 바뀌지 않았어요? 일주일 새."     

    

글쎄요. 하는 말을 굳이 내뱉진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막 바뀐 것 같지는 않았다. 눈썰미가 없는 편인 찬열은 주위를 휙휙 둘러보았다. 그런 찬열을 바라보던 백현이 웃으며 찬열에게 말했다.     

    

    

    

"마당에 외국꽃을 심어봤어요. 칼랑코에라고."     

    

    

    

백현이 가리킨 쪽을 쳐다보니 과연 처음 보는 아름다운 꽃이 심어져 있었다. 찬열은 마루에서 내려와 그 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분홍빛 네 잎의 꽃이 모여서 피어있는 모양이었다.     

    

    

    

"예쁘네요."     

    

"그 꽃말이 더 예뻐요."     

    

"꽃말이요?"     

    

"설렘이요."     

    

    

    

백현이 찬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찬열이 돌아가고 난 바로 다음 날 심은 저 칼랑코에, 오늘 하루 느꼈던 두근거림. 백현은 하루 동안 자신을 감싸던 간질간질한 느낌을 찬열의 웃음과 함께 결론지었다. 한 번 인정한 마음은 백현을 마구 충동질 하였고 백현은 용기를 내기로 했다.     

    

    

    

    

    

    

    

    

    

찬열은 지금 백현이 이 꽃말을 저렇게 비장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지만 자신도 마찬가지로 백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두 시선이 맞물리자 백현이 입을 열었다.     

    

    

    

"당신을 처음 보고, 그 다음 날 바로 저 꽃을 샀어요."     

    

    

    

찬열의 머리 속에 백현이 마지막으로 제게 손 흔들던 모습이 스쳐갔다.     

    

    

    

"설렘. 사실은 이 칼랑코에를 사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한 시간 전, 백현이 제 입에 초밥을 넣고 하얗게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겨우 두 번 보고 그게 가능하냐, 믿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리고 얼굴을 가득 채운 열기를 떠올렸다.     

    

아, 찬열이 탄성을 내질렀다.     

    

    

    

"전 찬열 씨가 좋아요. 정말, 너무."     

    

    

    

백현이 입술을 한 번 깨물고 시선을 피했다. 서서히 돌아섰다.     

    

찬열이 그와 동시에 백현에게 다가갔다.     

    

    

    

    

    

    

    

    

    

    

    

찬열은 생각했다.     

    

어쩌면 이번 저널은 더욱 실감나고 빠르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넓은 대청마루에 햇빛이 쏟아졌다. 칼랑코에가 선선한 바람에 흔들렸다.     

    

    

    

    

    

    

    

    

    

    

    

    

    

-    

    

    

    

글잡은 처음이네요 처음을 이렇게 오그리 토그리한 엑소 첫픽으로 인사드리게 되니 갱장히... 제송스러운 마음... 네... 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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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히야 간질간질하네요ㅠㅠ그래서 뒷내용은 어딨죠...?둘이 연애하는걸 봐야하는데...!신알신하고싶은데 필명이 없으셔서 신알신을 할수가없네용;ㅅ;스크랩해둘께염
10년 전
로엠
으악 함에다 넣어놓구 불러오면서 필명을 안 적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ㅋㅋ 그리고 읽어주신 건 무릎 꿇고 감사드려요...!
10년 전
독자2
헐좋은데요????완전좋은데요????제스타일이에여!!!!!와아아아아앙아ㅏㄱ!!!
10년 전
독자3
와완전순수하며설레이고잔잔한느낌입니다완전찬백이란픽중에이런잔잔함은오랜만이라좋아요♥
10년 전
비회원68.99
헐 대박... 읽는 내내 계속 마음이 간질간질 ㅜㅜ 어딘지모르게 서정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네요 ㅜㅜ
10년 전
비회원28.136
엄마......이렇게 예쁜 찬백 오랜만이에요....이제 막 시작하는 처음의 설레임 ㅠㅠㅠㅜㅜ 설정도 발려요 어쩜 그런 직업들을 가졌을까ㅠㅠ 설레게ㅠㅠㅠ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ㅠㅠㅠ

10년 전
독자4
헐 신알신할게요 저도 한옥디자인해서 사는게 꿈인데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옥을 직접 지은 거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짱이네요 진ㅁ짜로 사실 알파오메가세계관? 그 글보고 들어왔다가 첫글부터 ㅂㅘ야지 이러고 들어왔는데 취향저격..... 감사해요 작가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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