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전에는 비교적 어두운 내용으로 글을 끄적이다가 이번에는 밝은 학원물을 들고 왔네요.
예전에 쓰던 글은 잠깐 연중하다가 학원물 완결 짓구 하려구요 ㅎㅎ...
그런 글 쓰려면 제 글빨이 많이 딸리는 것 같아여 으허우ㅜㅜㅜㅜ 고자손을 가진게 한이 되네여..
생리하는 김성규 예쁘게 봐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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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성규랑 너 요즘 사이 왜그러냐? 사내 자식들이 싸웠으면 좀 빨랑빨랑 풀고 그래라. 나까지 사이 어색해지게 새끼들이.."
"몰라. 그 새끼 요즘 이상해. 뭐라고 해야되지?"
아 평소에 국어 공부 좀 해둘껄 그랬나. 미치겠네. 우현은 요즘 들어 극심해진 김성규의 지랄 맞음을 뭐라고 표현을 할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아 시바 잠깐만 잠깐만을 중얼거리며 찌푸리고 있던 우현의 미간을 바라보며 왠일로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던 호원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그의 잘생긴 머리통을 강타했다. 악! 왜 때려! 내 이럴줄 알았다. 어울리지도 않는 보살 코스프레 할 때부터 알아봤어. 이호원은 참을 인 자를 한 획을 새기기도 전에 끝날 새끼라니까.
"아, 그래. 김성규 생리 하는 것 같아."
뭐? 생리를 할리가 없잖아. 마시고 있던 음료수 이프X를 거칠게 내뿜어버리는 호원이 전혀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 보이는 우현은 굉장히 심각한 표정이었다. 3살 때 부터 옆집살이를 해온 탓에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내던 불알친구 김성규가 요즘 더위라도 먹은 것처럼 이상행동을 하고 다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궁금증이 생기면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우현은 그게 매우 신경 쓰여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서 이불을 뻥뻥 찰 정도였다. 어젯 밤에도 우현의 방에서는 새벽 3시에는 외마디 비명이 울렸었다. 아오! 걘 왜그러냐고!
"농담이 아니고 진심 생리하는 것 같다고."
개드립도 그런 개 풀 뜯어먹는 드립만큼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호원을 신경질적으로 노려본 우현이 다시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조금 까칠하고 (라고 쓰고 개싸가지로 읽는다.) 조금 감정 표현이 서툰 (라고 쓰고 지 일이 아니면 무관심이라고 읽는다.) 성규의 태도는 어릴 적부터 봐와서 적응이 100% 완료였지만 요즘은 그냥 뭔가 달랐다. 더 날이 서있고 계집애 같이 팩팩 토라지는 모양새가 심히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니가 보면 안다니까 진짜"
음료수 무차별 분사 뿐만 아니라 실성한 사람처럼 목청을 내보이고 웃고 있는 호원과는 달리 우현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헤집었다. 아 쉣. 오늘 왁스칠 잘됐었는데. 자신의 손을 원망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이게 다 그 귀염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김성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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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가자."
"........"
"아 뭐하냐고. 빨리 가방 싸. 야자 끝난지 10분이나 지났잖아."
아씨. 나 빨리 집 가서 반지하왕세자 닥본사 해야되는데. 지금 이 시간이면 광고도 벌써 다 끝났겠다고. 저 그지 같은 김성규는 왜 또 고집 피우고 앉아있어? 요즘 들어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발휘되는 성규의 똥고집에 우현은 미치고 환장할 것 같았다. 지민이 누나가 환하게 웃으며 오늘 나랑 왕세자 저하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아용? 하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자꾸 머릿 속에 오버랩 되었다. 아, 한지민 공식 카페 정회원 남우현은 애가 타는 마음으로 다리를 달달 떨며 요상한 발음으로 빨리 빨리를 외쳤다. 아 빨뤼요. 현기증 날 것 같아. 그런 우현을 새침한 표정으로 흘겨보던 (이라 쓰고 죽일듯이 야리던이라 읽는다.) 성규가 느긋하게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제 곧 집에 가는데 옷은 만져서 뭐하냐? 지금보다 딱 10배 빠르게 가방부터 싸라."
"남우현 이 개새끼야. 조금만 기다려주면 어디가 덧나냐?"
아까 성격이 드럽게 급하다고 호원을 마음속으로 신나게 깠던 우현은 그 때의 기억을 감쪽같이 지우개로 지우기라도 한건지 더 급해보이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서야 책가방을 다 챙긴 성규는 아 오늘 키스신 있을 삘인데 라고 중얼거리는 우현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니 흥 하고 교실 밖으로 휘적휘적 걸어나가버렸다. 야 김성규 같이가. 뒤늦게 따라나갔지만 중학교 때는 육상부 대표로도 활동 했던 우현은 뜀박질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성규를 따라잡았다. 말도 없이 앞만 보고 걷는 성규를 쳐다보던 우현은 갑자기 떠오른 의문을 바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김성규, 너 예전에는 끝나기 2분 전부터 가방 싸고 있었잖아. 근데 요즘 왜 이렇게 늦장을 부려? 그리고 너 맨날 야자 끝나고 누구 만나냐? 옷차림은 왜 가다듬냐?"
쏟아지는 우현의 질문 폭탄을 받은 성규가 예상치 못했다는 듯 어울리지 않는 맹한 표정으로 우현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이내 표정을 싸악 굳혔다. 이 새끼 좀 봐라? 길고 가지런한 앞머리 속에 숨겨져 있던 성규의 한쪽 눈썹이 위로 곡선을 그리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사람 많은거 싫어. 끝나고 바로 나가면 북적거리잖아. 질색이야."
"니가 언제부터 그런거 신경 썼다고. 종치기 1분 전에 다리부터 꺼내고 있었잖아 원래."
"아 사람이 많은게 싫으면 싫은거지. 왜 토를 달고 지랄이야?"
또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털을 잔뜩 세운 고양이처럼 날이 서있는 성규가 눈을 세모꼴로 뜨고 우현을 쳐다봤다. 달라진 성규의 태도에 성규 눈치를 자기도 모르게 보기 시작한 우현이 대답 없이 큰 눈알을 도로록도로록 굴렸다. 지나치게 강렬한 눈빛으로 우현을 쳐다보던 성규가 상황과 어울리지 않게 생각했다. 아 저런 표정 지으니까 완전 개 같아. 남멍뭉. 작은 머리통에 들어있는 의외로 아방한 상상과는 달리 성규의 찢어진 눈매는 아직도 시베리아 벌판의 칼바람과 같았다. 존나 시베리아에서 땅굴이라도 파라 할 것 같아서 우현은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에 휩싸였다. 쉐,쉣. 절대 쫀거 아님.
"궁금하니까 그러지. 내가 뭐 못물을거라도 물었나.. 옷은 왜 가다듬어?"
"보여줄 사람이 있으니까."
"누구? 너희 부모님?"
어우, 브라보. 저 썅토나올 정도의 둔함! 다른 의미로 박수를 치고 싶어진 성규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우현을 쳐다봤다. 검은 눈동자 속에는 깊은 짜증이 담겨있었다.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뜻을 어필하는 것 같은 불알친구의 태도에 우현은 성규가 거리감을 두는건가 싶어 깊은 섭섭함을 느꼈다.
"몰라 임마."
"야 김성규. 너 또 왜이래. 잠깐 앉아서 대화라도 하고 갈래?"
"너 존나 짜증나."
아 얜 또 왜 이래. 김성규, 잠깐 진지하게 말이라도 좀 하자. 지민이 누나는 좀있다 다운 받아서 보면 되고. 갑자기 씩씩거리는 성규에게 영문도 모른 채 정강이가 걷어차인 우현은 자신의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헐, 이게 뭔 일이래. 개아파 진짜. 기가 차고 코가 차는 듯한 기분에 벌려진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못했다. 빠른 걸음으로 우현을 앞질러간 성규는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우현에게 빠르게 시선을 준 뒤 중얼거렸다.
"무드도 없는 새끼."
지민이 누나랑 천년만년 행복하쇼 시바럼아. 내가 반지하왕세자 세트장을 불살라버리든지 해야지. 아오 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