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두운 세상에 빛을 심어준 자.
나에게 내린 신의 선물은 축복이 아닌 저주였다.
나는 빛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원망하며
새로운 삶을 원한다.
나는 빛의주인인 나를 증오한다.
나는 무엇이든 선명하지 않은 사람이다.
나의 생김새도, 나의 존재 역시. 나의 세계는 모든 것이 탁했다.
어릴 때 받은 이 저주는 나의 유년기를 통째로 집어삼켰고
부모는 항상 나에게 버릇처럼 말해왔다.
'너는 아름다운 축복을 받은거란다.'
'겁내지마렴, 너는 아름다운 빛의주인이야.'
그리고선 제일 겁냈던 부모는 나를 떠났다.
빛의 주인인 나는 빛을 가장 두려워했고, 나는 그저 내 삶이 원망스러웠다.
나는 혼자다.
어려서부터 나는 늘 혼자였고 내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날 피하던 사람들에게서 기억나는건 오직
나를 쳐다보는 혐오스럽고 경멸한 눈빛.
다 똑같은 사람들, 다 똑같은 눈빛, 다 똑같은 일상들.
나는 무엇에도 흥미가 없었고, 그저 나의 삶이 지겨울 뿐이었다.
그런 내 삶의 새로운 놀잇감을 찾았다.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했다.
박찬열. 그는 나에게 평범한 인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자신 또한 자신의 삶을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훤칠한 키와 얼굴은 내 탁한 세상에서
혼자 뚜렷히 빛나고 있었고,
그의 다정함과 섬세함에 나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키스해줘."
나는 지금 고민하고있다.
박찬열에게 키스를하면 나는 나의 날개는 사라지고
박찬열과 같은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뭘 고민하고있는가?
나는 이제 빛의 주인이라는 축복으로 위장한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박찬열에게 키스했다.
입술을 떼자 내 날개는 빛을 잃고 사라졌다.
빛을 잃은 나는 더이상 빛의 주인이 아니다.
뭔가 잘못 되었다.
마냥 기뻐하던 것도 잠시,
설레임에 날뛰던 심장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날뛰고있었고
몸은 순식간에 뜨거워졌으며 호흡은 가빠졌다.
흐려지는 시야에 비친 마지막 박찬열은
다정하기만 했던 그 눈은 섬뜩해졌고
평범한 인간이라 했던 박찬열의 등에서
거대하고 풍부한 검은 날개가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그
래
나
는
악마를 보았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박찬열의 품이였고
"나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해, 백현아."
언제 들어도 섹시한 박찬열의 목소리를 끝으로
나는 모든 빛을 잃고
짙은 어둠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새로운 저주의 시작이였다.
전부터 쓰고싶었던 판타지물..
새벽에 갑자기 쓰고싶어서 써버린..ㅠㅠ 급한 티 팍팍..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