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워 방금 씻고나와 촉촉한 머리카락에 흰 가운 하나만 걸쳐입고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있는 도경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이 순간을 나는 하루중에 가장 기다린다.
"종인아."
아, 나는 또 황홀함에 취해 탄식한다.
아직 도경수의 머리카락은 채 마르지도 않았다.
더,더- 나는 나를 부르는 그 목소리를 더 갈구한다.
"김종인-"
가운을 걸쳐도 확연히 티나는 도경수의 작고 마른몸이 보인다.
어서 빨리 그 가운을 벗기고 도경수를 마시고싶다.
오로지 나만, 나의 것으로만 도경수를 남김없이 흡수하고 싶다.
도경수는 아직도 뒤돌아보지않고 거울 속 나와 눈을 맞춘다.
그리고선 서랍안에 손을 넣어 빨간립스틱을 꺼낸다.
누가봐도 여성스러운 그 물건은 내 누나의 생일선물로 준비했던거지만
도경수가 가지고싶다는 한 마디에 나는 넘겨주었다.
도경수는 거울 속 나와 눈을 맞추며 입술을 점점 빨갛게 물들인다.
원래가 빨간 입술에 촌스러울수도 있는 빨간색은
촌스럽기는커녕, 당장 입을 맞추고 싶다.
"종인아, 애정이랑 애증은 달라."
"애정이 깊어지면 애착이되고, 애착이 더 심히지면 집착으로 변하지."
"애정이 엇나가면 애증이 되버리는거야."
애정,애증, 애착 그리고 집착.
나에게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도경수가 지금 이 시간에 옷을 입고 어딜 나가려하는건지 그게 나에겐 더 중요했다.
나는 지금 갈증이 심해지고 있다.
어서 빨리 도경수를 마시고싶다.
"어디가?"
"우리 착한 종인이,"
도경수는 그 빨간입술로 내 볼에 입맞춘다.
그리고는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는 너를 애정해, 종인아."
도경수는,나를,애정,한다?
아니,아니다. 내가 원하는 애정은 이게 아니야.
애정
애증
애착
집착
나는 무엇 때문에 도경수의 곁을 떠나지 않는 것 인가?
도경수가 나간 방문을 한참동안 멍하니 쳐다봐도
내 혼란스러운 머리는 진정하지 못 했다.
나는 왜 도경수를 잡지 못 했나.
나는,도경수를,애정한다.
아니, 나는 도경수에게 집착한다.
도경수는 애정이라는 핑계로
나를 애증한다.
나는 도경수의 충실한 개였었던거고.
우리는 한참 엇나간 길을 걷고있다.
그럼, 따라잡으면되는거지.
따라잡아서, 내 길로 걸으면 되는거야.
내 옆에서.
오늘도 늦었습니다..ㅠㅠ 개콘끝나고 다들 보시라고 올리려했는데 너무 늦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이번도 갑자기 생각난 소재로 빨리 쓰느라
제가 봐도 엉망이네요..(쥐구멍으로 숨는다.)
그래서 이번 편은 다시 수정할수도 있습니다. 수정하면 다시 올릴게요.
그냥 마지막 문장처럼 무식하게 집착하는 종인이가 보고싶었어요
좋은 밤 되세요 :-)
아 그리고 암호닉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