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소리가 좀 작더라구여. 크게 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GM - 브라더스 OST The murder)
쫓고 쫓기고 뺏고 지키고 잃는
04. 현장 방문
2014. 03. 04
" 일어나! "
- 점심시간에 깨워줘. 누가 뭐라고 하면 아프다고 해주라.
- 알았어.
시계를 보니 11시 32분이었다. 아까의 대화는 대략 2시간 전의 것이 된다.
2학년 문과반은 바로 윗층이었다. 몇반인지는 모르지만 찬열과 꽤 가까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무슨 일이야? "
" 무슨 일이긴. 그냥 우리 학교 교복 입은 너 보고싶어서 온거지, "
교복 맞출 때도 봤으면서.
" ...둘이 사겨요? "
" 아니. "
찬열이에게 묻는 변백현에게 단호하게 대답했다.
찬열은 그렇게까지 단호하다니, 너무해. 하며 풀이 죽은 표정으로 찡찡댔고 변백현은 뭐가 그리 좋은지 허허거리며 웃고 있었다.
" 이따 점심 같이 먹자. 교실로 데리러 올게. "
" 그래. "
" 야, 나는? 나 친구 없단말야. "
" 너 친구 많잖아. "
" 아이, 친구 없어서 너한테 친한척 하고 있는거란말야. "
" 그럼 너도 같이 먹던가. "
내가 잠결에 너 보러 온 애들 소리만 몇 번을 들었는데. 얘가 나랑 친해지고 싶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찬열은 시계를 보더니 이따 오겠다며 제 커다랗고 폭신폭신한 패딩을 내게 덮어주곤 교실을 나갔다.
아싸. 배게 생겼다.
" 저 형이랑 많이 친한가봐. "
" 왜, 여자애 하나 꼬셔보려고 했는데 예상외로 상대가 너무 강력해서 후달려? "
" 아 씨발. 어떻게 알았지? "
그래. 얜 좀 귀여운 것 같다. 초조한 표정으로 묻길래 장난스레 대답했더니 금새 표정을 풀고 헤헤거린다.
생긴거랑 하는짓도 싱크로율 잘맞네.
2014. 03. 06
며칠동안 말을 튼 아이들도 많이 생겼고 변백현과는 빠르게 친해졌다.
의외로 내가 도경수의 동생이란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다가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 친구들도 있었고. 학교 생활은 무난했다.
" 변백현, 동아리 어디 들거야? "
" 나 동아리 안할건데. 귀찮아. CA 할거야. "
" 그래? 넌 사람 좋아해서 동아리 같은거 좋아할줄 알았는데. "
" 내가 왜 사람을 좋아해? 무슨 발바리 개도 아니고. "
" 어...좀 발바리 개같긴 한데. "
누가 그래! 화난 표정을 지어보이는 백현이 귀여웠다. 어느새 주변 아이들도 합세해서 동아리와 CA 얘기를 나눴다.
여자아이들은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CA들을 선호했고 남자 아이들은 역시,
" 축구 동아리지! "
축구로 만장일치. 그런데 너네, 그렇게 다같이 축구 동아리 들자고 하면 분명 몇 명은 잘릴텐데 어쩌냐.
나는 이미 입학 전부터 맘을 정했다.
방송부. 나는 절대로 그 곳에 들어가야 한다.
오후 12시 55분
" 키는? "
" ...백육십....조금 안됩니다. "
" 눈썹 그린거야? "
" 아뇨. "
" 좋아하는 음식은? "
" 카레라면 좋아합니다. "
방송부 부장 3학년 김민석 선배는 내가 면접실에 들어간 이후 이상한 질문만 해대고 있었다.
주로 취향이나 기본적인 정보.
" 저기, "
" 너 목소리 되게 좋다. 합격. "
...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방송부원과 친한 찬열에게 부탁해서라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예상 외로 싱겁게 합격 통보를 받았다.
다음주 수요일에 보자. 라는 말을 마치고 김민석 선배는 면접실을 먼저 나갔다.
" 너 쩐다. 방송부 면접 합격했다면서? "
" 어떻게 알았어? "
" 나도 거기 갔었는데 쫓겨났으니까... "
사유는 너무 시끄러워서. 변백현 다운 이유였다. 그러게 좀 얌전떨지 그랬니.
이제 곧 수업이 끝나간다. 오늘은 그 곳에 가보려고 한다.
오후 5시 12분
" 씨발! "
욕부터 나왔다. 수사가 종료된걸 뻔히 아는데 이딴 테이프나 붙여놓고...!
다 타서 재만 남은 회색빛 공간에 붙어있는 노란 테이프가 증오스러웠다.
아무리 구석진데 있다 해도, 차라리 학교 미관상의 이유를 대서라도 좀 정리를 해야할 것 아닌가!
학생들이 이걸 볼 때 마다 도경수를 떠올릴걸 상상하니 화가났다.
아니. 아니다.
시신 수습밖에 되지 않은 이 곳에서 나는 증거를 더 발견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단것이다.
경수야, 내가 꼭 놈이든 년이든 널 그렇게 만든 새끼 잡아서 꼭 죽여줄게. 꼭이야.
그리고 죽은 너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학교도 다 불태워버릴거야.
경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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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속 나왔지만 주인공은 경수를 이름으로 부를 때도 많다. 2. 주인공은 경수가 타살이란걸 확신하고 있다. 3. 주인공의 체격은 경수와 닮았다. 얼굴도 목소리도 닮았다. 리틀 여자 도경수.. 4. 공포 추리 로맨스인데 셋 다 안나와서 죄송함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민석이가 첫 등장했슴다! 5. 덧글 남겨주시는 분들, 글 봐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