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구경가자" 몇일전 동방에서 계절별 사진 분류작업을 하고 있던 종대가 뜬금없이 봄사진 하나를 짚더니 나에게 말했다. 종대랑은 평소에 가볍게 밥먹는 사이였지 이렇게 까지 단둘이 놀러를 같이가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좋은 봄 혼자있으면 뭐하리오 그냥 사진이나 찍자라는 마음으로 ok 라고 했다. 그런데.... 세륜 김종대...분명 1시에 만나기로 했건만 1시30분이 다되가는데 아직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지만 "다 와가 조금만 기다려" 라는 말만 계속 남기고... 오기만 해봐 진짜...눈썹털을 다 뽑아버릴꺼야
"징어야!미안 늦었지?"
잠시후 저멀리서 익숙한 목소리 한개가 귀에박혔다. 고개를 들고보니 저 앞에서 이천원에파는 딸기 쉐이크를 하나 쪽쪽 빨아먹으면서 해맑게 오는 저 이가 김종대란말인가! 아 화가난다...앵그리앵그리 나는 이토록 좋은봄날 연인사이에서 혼자 구석에 짱 박혀 삼십분동안 멀뚱하게 서있었는데.. 태연하게 딸기쉐이크를 빨면서 오다니
"야!!! 김종대!! 너 지금 몇분이나 늦은줄알아??" "아 미안미안 버스타고 오는데 요앞부터 차가막혀서..그러지말고 딸기쉐이크 먹을래?"
라면서 자신이먹던 분홍 빨대를 내미는 종대 하...세륜김종대 사라져주세요... 저건 천진난만한거야 아님 일부러 나 혈압높여 뒷목잡고 쓰러지게 만들려고 저러는것일까
"넌 지금 딸기 쉐이크가 목구멍으로 쏙쏙 들어가지 아주그냥" "언덕올라온다고 목이 말라서 그런지 쏙쏙 들어간다 아주그냥! 자 얼른얼른 벚꽃구경가자~" 에라이 고구마 돈까스 먹일놈 그렇게 나는 여전히 마음에 앙금을 풀지못하고 종대와 같이 벚꽃길 입구에 들어섰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저마다 연인끼리 팔짱을끼거나 가족끼리 손잡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난히 활짝핀 벚꽃잎들은 잠시 스치듯 바람이 불어오면 꽃잎이되어 땅으로 우수수 떨어졌는데 그모습이 마치 봄비를 연상시켰다. "나 사진 찍어죠!" 얼마쯤 걸었을까..풍경사진을 찍던 나에게 같이 걷던 종대가 다먹은 딸기 쉐이크통을 주면서 저혼자 쪼르르 달려가 제일 큰 벚꽃나무 아래에 섰다.
"뭐해 얼른찍어"
그러고는 양손으로 꽃받침을 만드는 종대 어여쁘기도 하지 참..아니...근데 김종대씨... "사진기 줘야지 찍지"
"니 목에 사진기 있잖아 그걸로 찍어줘"
"이건 니 독사진 찍을려고 들고온 카메라가 아니거든..!!" "에이~사진 한번찍어주세요~ 이런데 오면 흔적을 남겨야지! 자~ 내가 풍경이라고 생각해!얼른얼른 찍습니다" 아놔...이 김종대를 어찌하리오 그래 뭐... 너님이 사진하나 원한다면야 찍어주리라 힘든것도아닌데... 이내 목에걸고 있던 내카메라로 아리따운 꽃받침을 하고 있는 종대를 찍어주었다
"보자보자 어디 잘나왔나..."
사진을 다찍은 후 쪼르르 나에게 달려오는 종대 잠시후 자기사진을 확인한 후 아빠미소를 보이며
"좋아! 마음에 들었어! 이제가자"
라면서 발걸음을 옮긴다.그나저나 나한테 딸기쉐이크통을 그대로 주고가면 어쩌자는 건데!! 어차피 혼.자 쪽쪽 다빨아먹어서 남아있지도 않던 쉐이크통을 힘껏 던져 옆에있는 휴지통에 버리고 저만치 가는 종대를 따라걸어갔다.
그렇게 피어있는 벚꽃들을 보면서 걷자니 벌써 4월달이라는게 새삼 느껴지는 완연한 봄이다. 그런데 이 연인들 사이에서 세륜 김종대씨랑 같이 걷는 꼴이라니..이런.. 그치만 벚꽃하나는... "예쁘다" 예쁘다..그렇지.....응? 난 분명 생각만 했지 입밖에 내지않았다. 아니 누가 내생각을 읽었나 하고 휙 주위를 돌아보니 옆에서오던 종대와 눈이마주쳤다. 혹시...김종대....
"너 초능력있니?"
"내가? 그럼 있지 잘생긴것도 초능력이야 사실"
그래.. 누가 이 아이에게 초능력을 기대 하겠어 초능력이 있다면 이미 미국방송 cnn에 나와서 " 마이네임이즈 종대킴! 저는 제우스처럼 천둥을이르킵니다! 그럼 한번보여드리겠습니다! 우르르르쾅쾅쾅!!! " 이렇게 전세계로 생중계가되고 사람들은 '종대킴 와우 언빌리버블!' 하면서 역사에 길이남을 인물이 되었겠지 "아니다 됐어...벚꽃 이쁘다"
"응,예뻐 벚꽃도 이쁘고 이것도 이쁘고 다 예쁘지"
라면서 날 슥 한번쳐다보고는 다시길을 걷는종대
그러고보니... 이번학기들어 유난히 종대랑 얘기도 많이하고 밥도 자주 같이먹은것 같았다. 같은동아리라서 그런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다른애들보다는 유난히 더 친숙하게 들어온것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