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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정해인 세븐틴 변우석 더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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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학연과 택운 사이에는 한 마디도 오가지 않았다. 원래둘 다 말은 잘 안하지만 그 사이에 어색함이 추가되니 둘 다 불편해 죽을 맛이었다. 원래 남이 자기를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는 택운이지만 학연에게는 예외였다.

왠지 모르게 신경쓰이고, 괜히 미안한 감정도 생기기도하고. 왜 이런지는 자기도 모를 일이었다.
 
진짜 여러모로 짜증나게 하네, 차학연. 

-
 
학교가 파한 뒤 학연은 빠르게 짐을 챙기곤 최대한 택운의 시선을 피한 채 걸어갔다. 그런 학연을 빤히 바라보며 택운은 느릿하게 짐을 챙겼다. 기분도 별로 안 좋은데 얼른 집에 가야겠다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재환이 택운에게 다가와 말했다.
 
“야, 이번에 체육대회.. 우리 반이 축구 출전하기로 됐거든?”
 
그게 뭐. 심기가 불편해져 오는 택운은 재환을 차갑게 바라봤다. 우리가 선수 한 명이 부족한데, 그러니까..
 
“..후보에라도 너 넣으면 안될까?”
 
이게 미쳤나. 택운은 주먹을 그려쥐며 재환을 노려봤다. 당황한 듯 눈을 굴리던 재환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내 표정을 확 바꾸며 택운의 눈을 마주쳤다. 그리곤 학연에게 이야기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로 택운을 향해 말했다.
 
“푸흐, 왜? 너 축구 좋아하잖아. 잘하기도 했ㄱ..”
 
택운은 재환의 팔을 세게 움켜쥐었다. 더 이상 입 놀리면 죽여버린다. 그 말에 재환은 흠칫하며 입을 닫았다.
 
“씨발, 너 나 놀려?”
 
재환은 택운의 손을 떼어놓고는 대답했다. “아니,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지. 무슨 욕까지 하고 그래?” 불쾌하다는 듯 잡혔던 팔 부분을 툭툭 털어낸 재환은 이내 등을 돌려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리고는 실소를 터뜨렸다.
 
“반에 다리병신이 둘이나 있다니, 문제야 문제.”
 
저 미친 새끼가..!
 
택운은 절뚝거리며 재환의 뒤를 쫓았고 이내 재환의 멱살을 잡아올렸다.다시 말해봐. 택운은 재환을 죽일듯이 노려보았고, 재환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말을 이었다.
 
“왜, 존나 하고 싶은데 못해서 화나? 아니면, 내가 차학연이랑 친해질까봐 겁나?”
 
시발, 차학연은 왜 들먹거리는거야. 택운은 아무말도 하지않은 채 재환을 노려봤다. 재환은 이런 상황이 재밌다는 듯 택운의 손을 툭툭치며 말했다.
 
“이거 놔, 또 불려 가고 싶어? 여기서 싸워봤자 너한테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재환은 여유롭게 웃어보이며 택운을 더 불편하게 할 뿐이었다. “재환아잠ㄲ,” 타이밍 좋게도 담임이 교실에 발을 들였고, 인상을구기며 둘을 바라봤다.
 
“정택운, 너 또 시작이니? 요즘 잠잠하다가 왜 그래. 손 놔.”
 
이 새끼가 먼저 잘못했어요 .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한채 택운은 슬며시 손을 풀었고. 재환은 멋쩍은 듯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아무일도 아니에요. 제가 택운이를 좀 화나게 한 거 같아요. 택운아 미안해.”
 
선량한 미소를 지으며 택운을 바라보는 재환이다. 언제봐도 역겨워. 금방이라도 올라올 것만 같아 택운은 황급히 제 자리로 짐을 챙겼다. 뒤이어 들려온 대화는 택운의 심기를 비틀어 놓기에 충분했다.
 
“그래 재환아, 택운이 좀 신경 써줘. 부탁할게.” 재환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담임은 만족스러운 듯 재환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저 미친 새끼. 가식밖에 없는 새끼.’ 택운은 몇 번이나 곱씹으며 가방을 챙기고 학교를 나왔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 택운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차학연, 어떡하지.

택운은 자신의 휴대폰을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였다. 미안하다고 말 할까.

.. 존나 유난이야.

-
택운은 초등학생때부터 축구를 시작했고, 제 또래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항상 선망의 대상으로 꼽혔다. 워낙에 한 번 시작을 보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기에 택운은 축구에 온 시간을 들이며 지냈다. 쟤는 진짜 독하다니깐. 코치와 축구부 아이들은 자는시간을 제외하곤 오로지 축구에만 전념하는 택운을 보곤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초등학교때부터 촉망받는 선수였던 택운을 각 중학교에서는 스카우트를 하기위해 발버둥을 쳤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택운은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해외로 유학을 갈 고민을 할 정도의 완벽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사실 택운이 축구에 ‘미쳐’있던 이유는 따로있었다. 남들보다 승부욕과 의지가 강한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택운에게 불안감이라함은 ‘집’이었다. 가정에서의 모든 것들은 택운을 어둠으로 몰아넣었고 그 어둠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무엇에 대한 집중이었다.

매일 밤까지 택운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12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돌아갔다. 꽤 먼 거리지만 그 곳은 자기를 끌어당기는 듯 아무리 천천히 가려해도 벗어날 수는 없었고, 그새 제 눈앞에 있는 대문을 보곤 택운은 매일같이 한숨을 쉬었다.

끼익-

“다녀왔습..”

“아악!! 하, 하지마! 여보 정신차려요 제발!”

자신의 어머니가 짐승이라 표현하기에도 아까운 남자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 제 아비라는 작자는 요 근래 더 미쳐가는 듯했다. 하루하루 술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그 술은 취기를 가져다 주는걸로 모자라 온갖 피해의식과 망상 따위를 데려다 놓았다.

누구보다 자신의 부인을, 택운을 사랑하던 남자였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었던 사업이 한 순간에 망해버리고 가세가 기울어지면서, 그 모든 탓을 제 부인과 아들에게 돌렸다.

“내가, 어? 너 때문에, 너 때문에 다 망했어! 씨발 진짜.. 야!!”

택운은 사정없이 맞고있는 어머니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곤 제 아비를 죽일듯이 노려봤다.

“그만하라고! 왜 그게 엄마 탓인데? 어?”

남자는 택운을 한참이나 멍하게 쳐다봤다. 그리곤 씨익 웃었다.

“..아- 요즘 운동한다더니 다 이겨먹을 거 같지? 어?”

택운은 광기어린 그의 눈빛에 모든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미친 게 분명해. 때리는 타켓을 자신으로 설정한 적은 없기 때문에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다.

“무슨 소리야. 그만해 제발.”

“크,크큭, 왜? 이제 너도 나 깔보는거냐? 어?”

남자의 눈은 택운의 왼쪽 다리를 향해있었다. 본능적으로 택운은 두 다리를 끌어모았다.

“그 씨발, 축구 좀 할 줄 안다고 바람만 잔뜩 들어서는.. 눈에 뵈는게 없지 아주?”

일순간 택운의 눈빛이 흔들렸고, 남자가 택운에게 다가왔다. 택운은 거의 기다시피하며 남자에게서 멀어졌다.

“오, 오지마. 저리가라고!”

남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제 앞에 있는 모든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그것들을 망가뜨려야만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그에게 택운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 너는 씨발, 지 애비가 뒷바라지 해주는 건 생각 안하고, 어? 대드는 것만 잘하고. 지 엄마편만 들어주고, 고마운 건 하나도 모르지?”
마치 괴물이 다가오는 듯 했다. 택운의 등에 딱딱한 벽이 닿았다.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었다. 택운은 눈물만 뚝뚝 흘리며 남자를 바라봤다. 오지마, 제발..

“아!! 아악!! 그만해 제발!!!”

남자는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분간이 안 가는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택운의 왼다리를 사정없이 밟고 있었다.

“하, 울어? 울어 씨발? 울 사람은 나야, 나라고!!”

택운은 두 손으로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했다. 당신이 뭔데 내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아. 제발 그만해. 제발..

“후.. 후으.. 아악!!”

남자는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길길이 날뛰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미동도 없는 택운은 아마 정신을 잃은 듯 했다.


다리가 완전히 나을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택운은 이 후 축구를 그만두었다. 아무런 희망이 없었다. 제 아버지는 그 날 이후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어머니는 생계를 유지하기위해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구해다녔다.

매일매일이 지옥같았다. 삶을 내 걸었던 것이 타인에 의해 좌절된 아픔은 그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다. 원체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택운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엔 입을 거의 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들이 보기엔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택운이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을 땐 많은 학우들이 택운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하지만 제 정신 하나 붙들고 있기도 버겁던 택운은 그 관심들은 밀어내기만 했다. 자신을 걱정하고 위해주는 사람들에게도 무표정과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 택운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택운의 곁을 떠
났고, 택운도 차라리 다행이라고 여겼다. 힘든 건 저 하나로 충분했다.

하지만 한창 친구들의 따뜻함이 인생의 전부 같은 10대의 감정에 대해 택운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로움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었다. 그나마 노래를 들을  때는 주위의 환경들에 대해 신경을 덜 쓸 수 있었기에 택운은 이어폰 없이는 생활하기가 어려웠다.

-

재환은 완벽주의자였다. 자신이 그 누구보다 우월해야 하고 또 남들도 그것을 인정하는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자신의 본 모습은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었다.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끝장이야. 재환은 곱씹으며 공부, 운동, 대인관계 등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두 세 배로 노력했다.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은 재환을 자신들의 우위에 뒀고, 또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부족할 게 없는 아이였다.

반장, 학생회장, 선도부장 등 우두머리를 맡는 직위라면 기를 쓰고 달려들었다. 사람들은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가 우위를 점령하는 것은 당연했다.

고등학교에 입학 한 뒤 새학기 첫 날, 재환은 모두에게 다가가며 살가운 웃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열어놓고 또 얻으며 지냈다. 모든 아이들은 재환의 칭찬으로 입을 모았다.

“쟤 중학생때도 공부하며, 운동하며 뭐 못하는 게 없었대. 성격도 존나 좋다던데.”

“헐, 뭐야?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하긴 해? 완벽하네.”

삽시간에 재환에 대한 이야기들은 전 교내로 퍼졌고 재환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다녔다.

“아니긴 뭐가아니야! 너 이번 입학고사 몇등했냐? 1등했지?”

“어? 아.. 하하. 응.”

것 봐. 아이들은 재환을 보며 다시 한 번 감탄했고 재환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진짜 부끄럽게.

“얘 진짜 존나 완벽해!”

‘완벽’. 이 단어에 재환은 완전한 희열을 느낀다. 재환은 고개를 숙이고 슬며시 웃었다.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렇게 지낸 지 몇일 째, 재환은 어딘가 심기가 불편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아이가 한 명 있었다. 제가 다가가서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받아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했다고 하는게 맞았다.

‘이상하네, 쟨 뭐야 도대체.’

그런데 이상하리라만큼 택운의 곁에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붙었다. 물론 택운은 그들을 다 밀어냈지만. 저런 애한테 왜 다가가는거야 짜증나게. 재환은 옆의 친구를 톡톡 치며 물었다.

“저기 있잖아, 저 택운이라는 애. 애들이 되게 좋아하나보다? 맨날 가서 말 걸고 그러는 거 같아.”

“아- 그러니까. 나도 의아하긴 한데, 그냥 애가 잘 생겼기도 하고, 키도 크고. 또 노래도 잘 한다고 하던데. 근데 이건 확실치 않고. 무튼 그렇대. 그냥 이유없이 친해지고 싶은 그런거?”

이유없이? 그런 조건이라면 자신은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남들에 비해 모든 분야에 우월함은 물론 외모나 노래실력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과 가장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재환은 늘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처음엔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여럿이지만, 끝없이 다가가고 또 착한 ‘척’, 이해해주는 ‘척’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노력했을 땐 모두들 재환에게 마음을 열고 그와 어울렸다. 하지만 택운은 완벽히 반대였다.

택운은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노려보는 것 같다고까지 느껴지는 매서운 눈빛이나 무표정으로 모든 반응을 일관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택운이 뭐가 좋은지 끊임없이 다가가서 말을 붙였고, 결국은 아무 반응 없는 그에 지쳐 나가떨어졌다.

택운에 대한 평판도 서서히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당한 것은 없지만, 죽어도 입을 열기 싫어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급기야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소문들도 돌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은 택운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재환은 하나라도 놓치지 못하는 탓에 택운에게 용기를 내어 매번 다가갔다. 그에 대한 결과는 당연히 ‘무시’. 재환은 입술을 깨물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택운은 의아했다. 이정도 무시했으면 포기하기 마련인데 재환은 끊임없이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고, 조금은 쓸데없다 느낄 만큼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썩 나쁘지 만은 않았다. 누구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택운에겐 재환은 기분 좋은 밝음으로 다가왔다.

날이 갈수록 택운과 재환은 가까운 사이가 되었고, 택운도 재환에게만큼은 남들처럼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정도가 되었다. 억울한 일을 말하면 재환은 자신이 당한 일인 마냥 화를 내며 택운의 말을 들어주었고, 재밌는 이야기를 할 때면 재환은 굉장한 리액션으로 오히려 택운을 웃게 만들었다. 택운은 저와는 정 반대인 긍정적이고 완벽한 재환을 때론 부러워하기도 했다. 부정적이고 내성적인 자신과 어울려준다는 것이 고마웠다.

무엇보다도 택운이 재환을 소중한 친구라고 여기는 이유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 처음으로 공감해줬기 때문이다. 일이 있은 후 다리를 절며 등교한 중학교 3학년 후반에, 아이들은 택운을 향해 수군대기 바빴다. 그 누구도 다가와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하고 안녕을 묻지 않았다. 어쩌면 이때부터 사람을 향해 더 마음의 문을 닫은 것 일 수도.

택운은 자신의 집 앞에서 재환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재환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화를 내며 소리쳤다.

“미쳤네! 야, 너 왜 그런거 말 안했어? 얼마나 힘들었어! 너희 아빠, 아니 그 사람. 신고할 생각은 안했어? 내가 해줘?”

아니야. 괜찮아. 택운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고. 다리 저는 건 똑같아.”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재환은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세상엔 진짜 미친 사람들이 많아. 너 진짜.. 어떻게 살았어? 어? 재환은 택운을 바라보며 물었고 택운은 옅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게 택운은 재환에 대해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지냈고, 둘은 누구보다 친하게 지냈다. 겉으로 보기엔 그랬다.

재환은 진심으로 택운을 대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택운은 자신의 완벽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야, 쟤는 어떻게 정택운이랑 친해진거냐. 난 정택운이 정색하는 거 말고 다른 
표정 짓는 것도 쟤랑 이야기하고 있을 때 처음 봤다니까. 다들 재환을 인정해주었다. 재환은 그런 말들을 들으며 또 생각했다.

그래. 난 완벽해야 해. 이렇게 사는 게 맞는거지.

택운은 음악을 들으며 반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만치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재환을 발견하곤 인사를 건네기 위해 다가갔다.

“진짜? 키야- 정택운이 조용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네.”

나 뭐? 택운은 거리를 두고 무리 앞에 멈춰섰다. 뭐야 쟤네. 꽤 흥미롭다는 듯 재환에게 집중하고 있는 무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 재환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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