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카디] 연기자 X 젊은 회장님 (1)
"컷! 수고했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배우분들, 스텝분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영화판에서 유명한 감독을 뽑고, 그 안에서 또 다시 장르를 나누고, 성격을 파악하자면,
김민석 감독은 따스하고 사춘기스러운 영화를 만들기로 유명했다.
십대소녀들을 겨냥한 따스함이아닌, 그 누가 봐도 아, 참 따듯한 영화다. 싶은 그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평론가들과 관객들은 그것만으로 열광하지 않는다. 김감독의 작품에서 하나의 얼음덩어리 같은 차가운 냉소가 들어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그 차가운 얼음 덩어리는 경수였다.
"요즘 무슨 일 있나봐 경수씨."
"..네?"
"며칠전부터 경수씨 연기에서 차가움이 느껴져서."
"..."
"뭐, 나로서는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줘야 하겠지만, 연기에서 보이는 차가움과 배우의 기분에서 보이는 차가움은 다른거라."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회장?"
김회장, 아 그남자가 이 바닥에서는 통칭 김회장이었지. 맞다, 잊고있었네.
당신이 나한테 하는 행동이 날 이렇게까지 맹하게 만드네.
"맞나보네. 잘 지내나 김회장은?"
"뭔가 그사람 얼굴이랑 호칭이랑 안어울려요."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누가 들으면 나이든 회장님이랑 만나는 줄 알겠어."
"잘지내는건 감독님이 더 잘 아시지 않으세요?"
"형제라고 다 자주 만나는건 아니라서 말이야."
"아."
"내가 경수씨한테 물어봐야 할 정도로 경수씨가 김회장이랑 긴밀한 관계니까."
"..."
"김회장은 모르겠고 경수씨가 괜찮지 않은건 확실하네."
"연락이 없네요."
"...연락?"
"네. 일주일전부터 내내 연락이 없어요."
"... 경수씨 불안하구나?"
"..."
불안, 그 남자는 나를 불안에 떨게 할 적이 없었다.
뭘 하던, 늘 나에게 참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따스한 사람이었으니.
"별일 아닐걸?"
"...네?"
"하나밖에 없는 형한테 조차 한달이상 말 없이 사라지는 사람이니까."
"...그런가요."
'응, 뭐 연락 오겠지. 마음 비우는게 훨씬편해."
"네. 노력해볼게요."
"그래, 걔한테 지속적인 연락을 받는다는 ㄱ-"
단조로운 벨소리가 어느새 비워진 촬영장에 울리고, 김감독이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이거봐, 내가 이렇게 극성인 사람을 만날줄은 알았겠어."
"얼른 가보세요, 저 들어올때부터 차 세워져있는거 같던데."
"..그래? 아, 진짜. 그래 아무튼, 연기에 집중하시고. 그놈은 그냥 방치해도되."
"네. 잘 기억할게요."
"그래, 경수씨도 잘가. 매니저기다린다."
"안녕히가세요."
그 남자의 형제가 나와 같은 직종에서 일을 한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그와 나의 관계가 성립되고 난 후에도, 나는 한동안 일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는 그저 단조롭게, 정말이지 그 답게 나에게 말을 했다.
'영화 하나 안찍을래.'
그리고 그 영화는 그의 형의 작품이었고, 그 감독은 이미 정점에 서 있는 감독이었다.
한동안은 세간에 말이 많았다. '도경수'라는 듣도 보도 못한 배우가 갑자기 주연급에 캐스팅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작품은 역시나 김감독같다. 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전에 비해서 얼음들이 덩치를 조금씩 키웠다는 평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얼음은 배우 도경수라는 매개체가 훌륭하게 표현했다는 이야기까지도.
한동안 도경수라는 배우 자체는 상당히 많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군더더기 없는 연기, 그리고 깔끔한 발성 등. 연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루머까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사랑받는데에도 벅찬 시간이었으니.
그의 향수, 바디샤워, 로션. 스킨 그리고 셔츠과 슬랙스. 타이, 코트 등을 매일아침 고르고 입혀주는 것 만으로도 이미 내가 쓸 수 있는
한도의 신경을 다 쓰고 있었다.
그 이후 세번의 영화촬영을 더 했고, 오늘아침 생애 첫 토크쇼참석을 했으며, 그와의 관계성립이후 처음으로 잠수를 겪고 있었다.
불안함. 그래, 다시 나락에 서 있는 기분.
그는 지금 뭘 할까.
"경수야. 집으로 갈까?"
"...응."
"그래, 청담동으로 가서,"
"아니, 판교."
"...응?"
"판교로 가자고. 내 집으로 갈꺼야."
"..아, 그래. 그럴게."
핸드폰 홀드를 풀어냈다.
그리고 아무것도 떠 있지 않았다.
그저 대표에게서 온 문자하나만이 남겨져 있었다.
[곧 연락 한다고 촬영 열심히하고 있으라 전해달라시네.] pm.7.33.
[지금 상황이 연락을 못한다고. 너 촬영하고 있을것 같다고 나한테 문자오셨어] pm.7.33.
[경수 촬영 열심히하고 있으라고 얘기 해 주세요.
지금 상황이 연락을 못할 상황이네요.
곧 연락한다고도 알려주세요.
다치는 곳 없이 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왔어, 그냥 보낸다.] pm.7.35.
그냥 연락을 주던가.
남한테 소식 듣는거 싫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한번도 떨어져 본적이 없어서 그런가.
"형. 집에 와인있나?"
"아마?"
"그래..."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자라."
"..."
*
"너 스폰받자."
"...대표 너 돌았지"
"아니, 내가 이렇게 까지 라도 해서 널 띄워야겠어."
"관심없어."
"자존심 세우지 마 인마."
"지랄, 몸팔아가면서 여기안해."
"야, 그런 개념이 아니잖아!"
"그럼 무슨 개념인데, 스폰하는 인간들이 다른걸바래?"
어쩌면, 아예 타협이라는 걸 모르고 살아온 인생일 수 있었다.
오디션을 보고, 나름 큰 소속사에 들어가서.
데뷔를 했는데,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일도 들어오지 않았다.
소속사대표는 아마 김감독과 또래가 비슷했던 것 같다.
그냥, 궁금하지 않으니 물어보질않고, 한번듣고 잊어버리게 된 것 같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법으로 위배되는 것중 사업과 관련되더라 해도 선을 넘어가며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스폰이라니. 지금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내가 배우를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스폰은 받지 않겠다, 라는 다짐과 다르게.
문을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설마,
하지만 늘 좋지않은 촉은 틀린적이 없었다.
"그냥 말이라도 나눠봐."
"....너..!"
아직도 이해하지는 못한다. 대표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까지 무리를 하며 그를 나와 만나게 했는지.
실상. 그와 나는 스폰서와 배우의 관계가 아닌 연인의 관계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그가 나에게 값을 매기는 자리가 아닌, 마치 딱딱한 소개팅. 과 같은 상황이었다.
물론, 내가 세운 날은 전혀 무디지 않았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취향 참 독특하신가봐요."
"...그런가보죠."
"뭐, 돈은 많으세요? 나 뜰 수 있어요?"
"그쪽 띄우는게 문제는 아닌데,"
"..."
묘하게 기분이 나빠졌다. 저 뒤에 무슨 자존심을 긁는 말이 나올까.
"그쪽 길들이는게 문제일 것 같네요."
"..."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새끼 지금 뭐래, 하는 그런 느낌.
"앙칼져보이네, 그리고 참 예쁘다."
별거없는 사담 |
빠르게 돌아왔습니다. 또 올지도 몰라요. 그냥 전개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럼 씨야~ +혹시나 스폰서 같은 단어가 막 불맠달아야 하고 그렇지는 않겠져// 그렇다면 피드백주시면 감사합니다 ㅎㅎ 댓주시는분들 워더 ㅎㅅ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