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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방탄소년단 변우석 김선호 더보이즈
최테디 전체글ll조회 1894l 24

 

와아…. 드높은 천장에 화려하게 걸린 샹들리에가 으리으리하다. 고개가 아플만큼 천장을 쳐다보며 레스토랑 안을 두리번거리는 김유권은 참으로도 깨끗하다. 마치 화려한 조명빛이 그대로 투영되는듯한 퓨어 김유권을 뿌듯하게 바라본 우지호가 카운터로 걸어가자 가다렸다는 듯 유니폼을 쫙 빼입은 웨이터가 90도로 인사한다. 오셨습니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도 레스토랑의 돋는 인테리어에 정신이 팔려있던 유권의 팔을 가볍게 붙잡자 겨우 정신을 차린 유권에게 푸근하게 웃어보인다. 가요. 어쩐지 부끄러워진 유권의 얼굴이 조금 붉어진것도 같은데.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 유권과 함께 웨이터의 뒤를 따르자 가장 명당으로 손꼽히는 창가자리로 둘을 안내했다. 넓은 식탁, 무늬가 단조로우면서도 세련된 식탁보. 가운데 놓인 은촛대에선 은은한 불씨가 일렁였고 좌측에 시원하게 뚫린 전면 유리 너머에는 감탄이 절로이는 야경이 펼쳐져있다. 냅킨까지 푸르기 아까울정도로 곱게 접혀져있는데 의자에 앉기도 송구스럽다.

능숙한 동선의 자신과 달리 머뭇거리는 유권을 잽싸게 캐치한 지호는 먼저 유권쪽의 의자를 끌어주며 속삭였다. 편하게 앉아요. 가, 감사합니다. 그래도 별로 편해지질않는지 의자에 앉아있는 유권의 모양새가 영 어색하다. 반대편에 앉아 다리를 꼰 우지호가 가볍게 손짓하자 격을차린 웨이터가 메뉴판을 내려놓는다.



"뭐좋아하세요?"
"저는 아무거나…."
"여긴 타이거새우 버터구이가 맛있어요. 새우 좋아해요?"
"네. 다 좋아요."

해산물 못먹어본지가 한참인데. 유권이 기분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미소에 뿌듯해진 우지호. 타이거새우 버터구이, 스테이크는 미디움으로. 발사믹 셀러드랑 아, 아마로네도 한병 갖다주세요. 깔끔하게 주문을 마치자 주문서를 작성한 웨이터가 메뉴판을 들고 사라졌다. 그 모습을 감탄스레 쳐다본 유권의 입이 슬쩍 벌어졌있다.



"와…이런데 자주오시나봐요. 아마…로네? 그게 뭐에요?"
"와인이요. 좋아하는건데 한번 드셔보세요."


난 쏘맥전문인데 와인이라니. 당황스럽게 고급스런 전개에 유권의 미소가 딱딱해졌다. 이런데서 메인메뉴 두개에 와인까지 시키면 돈십만원은 그냥 넘기겠는데. 머릿속으로 셈을 시작하자 끝도없이 미안해져버려서 유권은 머리를 긁적였다. 역시, 부담스럽다. 사실 부담스러운건 비단 음식의 가격뿐이 아니었다. 3억 5천짜리 차를 타고다니는 사람이니 어느정도 수준있는 식사가 되겠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감히 짐작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봐야 남자 둘이 밥한번 먹는건데 어디 고깃집이나 뭐 페밀리레스토랑정도로 예상한 유권은 괜시리 제 옷차림이 불편했다. 으리으리한 레스토랑인 만큼 주변에 앉아 식사를 하고있는 사람들은 죄다 핸드백이며 시계며, 명품브랜드같은거 잘 알지못하는 유권이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악세사리가 줄줄이. 옷차림은 어쩌다가 잠깐 구경했었던 백화점의 세일제외 신상품들처럼 반듯하고 삐까뻔쩍하다. 세삼 따지고 보니 눈앞에 앉아 가볍게 물한모금 들이키는 저사람도 세련된 정장. 아주 격차린 정장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깔끔하면서도 귀티가 뚝뚝 흥건하다.

그에비해 나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유권은 결국 고개를 살짝 수그렸다. 나름 약속이니까 괜찮은 옷을 꺼내입었지만 그래봐야 3만원 조금넘는 연노랑색 브이넥 스웨터에 흔한 스키니다. 이것도 큰맘먹고 산건데 괜히 샀다 싶을만큼 입안이 바짝 말라들었다. 손등까지 길게 늘어지는 소맷단을 겹쳐쥐며 시선을 떨구자 그 침울한 기운을 눈치챈 지호가 물컵을 내려놓았다. 어디 불편해요?



"아뇨, 그냥…."
"뭐 불편한거있으면 말해요. 그러고 있으면 식사 대접하는 의미가 없잖아요."
"…."

유권은 조금 망설였다. 그래도 신경써서 데려와준 사람 성의가 있는데 부담스럽네 어쩌네 하는말을 어떻게 해. 그래서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 지호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진다. …유권씨.


"전 유권씨랑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서 이런자리 마련한건데 그렇게 불편해계시면 저 섭섭해요. 앞으로도 잘 지내고 싶어서 그래요. 불편한거 있으면 말해요."
"그냥, 조금 부담스러워서요."


진지돋는 우지호의 멘트에 유권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부담스러워요? 지호가 유권의 말을 되씹었다. 네 그냥….



"여기 너무 고급스러워서…이런데 처음와보거든요. 식사도 비쌀텐데. 사람들도 되게…."
"…."

유권씨…우지호는 그제서야 제 실수를 자각하고 이런 멍청한것! 보이지않는 자학을 시작했다. 어쩐지 제 옷차림이나 분위기를 부끄러워하는듯 움츠러든 유권의 어깨가 다 제탓인것만 같다. 마냥 좋은거 먹이고 그래주고싶은 마음이었는데. 급 착찹해진 우지호가 미안한 마음에 제 턱을 쓸었다. 안되겠다. 다른데로 옮길까요? 진심을 담아 묻자 유권은 또 손사레를 친다. 아니에요! 다 시켜놨는데…. 유권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미안해요 내가 눈치가 없어서…. 근데 유권씨 진짜 여기서 제일 이쁜데. 저기 화장 떡칠하고있는 여자나 무스 잔뜩 쳐발른 남자들보다."


지호씨 목소리좀. 좀 큰 우지호의 발성에 흠칫 놀란 유권이 다시 주변을 살폈다. 그런 모습에 밝게 웃어보인 지호가 예쁘다는 소리에 조금 붉어진 유권의 뺨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진짜요. 그만하세요…. 그리고서야 유권이 실실 미소를 묻힌다. 정말로 지금 우지호의 눈엔 김유권만큼 예쁜게 없다. 좀 경직된게 풀렸는지 헤실헤실 웃는 유권의 웃음이 밝게 쏟아지는 조명아래 눈부신 결정을 떨어뜨린다.











[지권] 내 슈퍼카가 고장나는 이유








05











"아, 그럼 동갑이다!"



스테이크 한조각을 콕 집어 삼키려던 지호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동갑이라고? 헐. 좀 오바해서 고삐리나 그래봐야 군대 갓제대한 대학생즘으로 재어놓고 있었는데. 동갑. 이꼴 같은나이. 나 고삼때 너도 고삼 나 수능볼때 너도 수능봤다고?! 우지호의 별것없던 동공이 1mm확장되었다. 유권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밝게 웃으며 손뼉을 맞부딪힌다. 어쩌다보니 나이얘기가 나와 좀 우월감에 젖어 난 벌써 어느정도 성숙하고 농익은 이십대 중반이다 형아라고 불러 오빠면 더좋고 데헷★따위의 망상을 늘어놓고 있었는데 어, 저도 스물여섯이에요. 반가운 기색의 유권의 표정이란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뭐 그렇다고 동갑이 싫은건 아니고. 트집을 잡자면 동갑은…연인으로 다가가기 힘들어진다. 아무래도 Just friend의 개념이 강하게 박힐수 밖에 없으니. 형, 하다가 야릇해질순 있지만 친구야, 하다가 감정생기긴 힘든법이다. 이건 나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개똥철학이라고. (출처:우지호)



"와. 신기하다. 친구네 그럼! 난 내가 안그래서 그런가, 그쪽…. 아니지. 너 그렇게 빼입고 다녀서 나보단 나이많은줄 알았어."
"…나도 너 어릴줄 알았는데…."


거봐, 벌써부터 친구라고 선을 딱 그어버리잖아 잔인한 자기 흡! 아니지 우지호. 정신바짝차려. 좋게 생각하자. 이왕 이렇게 된거 자연스레 말도 놨겠다 공감대 찾기도 쉬울거고 이래저래 한잔 하다보면 일은 일사천리다 유흐흐흥. 헐. 지호야 안돼!!!!

잘됐네. 나이도 같고. 지호는 부러 센치하게 웃어보이며 유권의 빈잔에 짙은색 와인을 따랐다. 5분의1가량 찰방이는 와인을 받아든 김유권은 속으로 뭐야 왜이렇게 개미오줌만큼 따라 첫잔은 원샷인가요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게 와인 좀 마실 줄 안다는 교양떠는 사람들의 암묵적인 룰인걸 알리 없기에 벌컥벌컥 들이삼켰다. 헐. 빨간 와인이 빨간입술새로 스며든다. 멍하게 그걸 쳐다보던 우지호는 별것 아니라는 듯 와인잔을 비워내고 쩝 입맛을 다시는 유권에게 샐러드 접시를 내밀었다. 취해, 그거 도수 높아. 안주 먹으면서 마셔. 사실 빨리취해버려그리고내게안겨!!!!! 하며 울부짖는 본성이 존재했지만 티는 안내겠다. 하지만 김유권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이깟게 도수가 높아봐야 쏘맥만 하리 새초롬하게 어깨를 으쓱인 유권은 닭가슴살을 콕 집어먹고 오물오물 되새김질한다. 지금쯤 사장님과 지훈이는 쏘맥말고 있으려나. 아, 타이거새우요리는 사진찍어뒀다. 왜냐하면 내일 자랑하려고.




"…카센터일은 언제부터 시작했어?"


평소 잘 먹지도 않는 노란 파프리카를 공연히 뒤적거리던 우지호가 조금의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민감할 수 있는 질문. 하지만 우지호에겐 목표가있다. 김유권에 관해서라면, 뭐든지 알아내고 말리라.

음…. 유권은 잠시 시간을 가늠해보는 듯 눈을 흐리며 손가락을 꼽아본다. 언제부터였더라?


"제대하고나서 자퇴하고 일구했으니까…2년 조금 넘어가."
"자퇴…했어?"
"응. 학비가 없더라고."


유권은 마치 우리 옆집 아줌마의 셋째 딸의 가쉽거리나 늘어놓는 것처럼 담담했다. 학비가 없다라. 당연하겠지만 우지호에게는 벌어질래야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 거기까지 헤아리는대는 조금의 버퍼링이 필요했다. 정말로 사람들이 학비가 없어서 학교를 관두기도 하고 그러는구나. 철이 없긴 하지만 눈치까지 없진 않아 우지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돌리려했다. 괜한걸 물었지 싶기도 했지만 이런 예민한 얘기까지 서슴없이 터져나오다니, 사실 날 좋아하는거 아냐♡?! …아닐걸.



"지호 넌 무슨일해?"

헐 방금 지호래요. 지호. 지호!!! 존내 상코미하다!!! 여러분 당장 이부분 캡쳐떠놓으세요. 연재 5편만에 가장 새콤달콤한 부분이 바로 여기라그영. 빨간머리 김유권이 연노랑 브이넥을 입고 새빨간 입술로 눈을 동그랗게 떠선 몹시도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약 38도 갸웃거리며 지.호.랜다. 우지호는 당장이라고 김유권의 와인잔에 최음제를 쏟아붓고싶은 심정이다. 아 죄송합니다 수위조절할게요. 땀땀.


크흠. 별것도 없는 주제에 괜시리 헛기침을 한 지호가 열심히 마인드컨트롤 페이스오프가아니라 포커페이스 한국말론 표정관리를 하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난뭐 그냥. 음악 프로듀싱좀 하고. 음반 작업하고 뭐 그런거. 애써 차분한 어조로 흘려보낸 지호의 직업이 신기했던지 유권의 눈이 동그래졌다. 와 진짜? 너 가수야?

"가수는 아니고 그냥 그런애들 노래 만들어주는거지. 가끔 뤱. 도하고."
"와…진짜 멋있다. 그럼 진짜 가수들도 만나겠네? 나도 고등학교때 막 뮤지컬배우같은거 하고싶었었는데."
"뮤지컬배우? 노래 잘해?"


잘은아니고…. 헤헤. 유권이 헤픈 웃음을 지어보이며 제 머리를 긁적였다. 그걸 그냥 지나칠 우지호가 아니다. 덥썩 물어버려야지 앙!! 그럼 노래한번 불러봐. 응? 불러죠오. 지금이 노랭이가 어디서 애교야? 우지호의 애교든 제안이든 어쨌든 당황한 유권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여, 여기서? 지호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유권은 손사레를 쳤다. 여기서 어떻게 해! 다음에 꼭 불러줄게. 진짜? 진짜. 결국 새끼손가락 꼭꼭 도장 복사 사인 스케닝까지 받아둔 후에게 떨어져나간 찰거머리 우지호는 제 폼나는 직업에 백번천번 감사하며 흐뭇하게 미소지었다.








*




아마로네는 제법 도수가 높은 와인으로 사실 우지호는 어느정도의 취기가 오른 김유권의 모습을 기대했던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첫식사부터 어떻게 해보겠다는건 아니었고 그냥 단순히 술버릇이런가 베베꼬인 혀를 거쳐 쏟아지는 어눌한 발음따위를 들어보고 싶었건만 몽롱하게 타고흐르는 목소리는 생각보다 너무 멀쩡했다. …지호야, 괜찮아? 되려 몸을 못가누고 시야가 분산된건 지호쪽이다. 주거니 받거니 따라주는 와인에도 표정하나 안변하는 김유권에게 쓸떼없는 승부욕이 생겨 요령없이 마셔댔던게 미스였다. 자줏빛의 벨벳 카펫이 가지런히 깔린 계단을 내려가는 지호의 걸음이 크게 휘청였다. 금방이라도 넘어질것처럼 위태로워서 크게 놀란 유권이 얼른 그의 옆으로 붙어 각진 어깨를 붙잡았다. 지호의 키카 월등히 큰지라 차마 업지는 못하겠고 곤란해하던 유권은 그의 축축 쳐지는 팔을 제 어깨에 둘러 지호의 등허리를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지호야, 정신좀 차려봐. 귓전으로 작게 속삭였으나 고막에 닿기도 전에 뭉글거리며 흩어져버린다. 우음…. 눈까지 게슴츠레해진 우지호의 몸이 유권의 어깨위로 진득하니 달라붙었다.



얘기를 주고받다보니 이것저것 통하는게 많아 술에 취하고 시간이 깊어진걸 눈치채지 못했다. 완전히 어둑하게 가라앉은 하늘을 올려보며 숨을 몰아쉬는 유권의 입술새로 어물쩡한 입김이 모여들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이라 얇게 걸친 스웨터는 조금 추웠다. 레스토랑의 마당에 주차된 페라리쪽으로 지호를 부축했다. 대리를 불러야 하나. 케이블 광고에서 줄기차게 노래를 불러대는 쉬운 숫자의 대리운전 번호를 더듬더듬 기억해 내고 있으려니 품에 쏠린 우지호가 춥다는 듯 칭얼거린다. 일단 차에 태우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몸을 숙여 지호의 자켓 주머니에 있을 차키를 찾아 옷위를 더듬거리자 흐응. 유권아아. 하는 비음이 터져나온다. 뭐야이색히. 조금의 당황함도 잠시 그 왼쪽 주머니에서 차키를 찾아낸 유권이 삐빅. 차문을 열어 조수석에 지호를 밀어넣었다. 헤롱거리는 길쭉한 몸을 쑤녀넣고 쾅. 문을 닫았더니 슬쩍 땀이 흐른다. 휴. 소매를 끌어당겨 식은땀을 닦아낸 유권은 결국 운전석으로 향했다. 집이 이 근처에서 멀지 않다는 지호의 말을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뭐 설마 음주단속이라도 만나겠어.


역시 와인같은건 기별에도 안차는 모양이다. 우지호와 엇비슷하게 마셨던것 같은데 김유권은 멀쩡히도 핸들을 돌려 번화가로 차를 운전했다. 어디랬지…. 도심속 다투듯 치고올라간 높은 고급빌딩들 사이로 오피스텔을 찾아 기웃거리던 유권은 결국 갓길로 차를 몰아세웠다. 차창쪽으로 완전히 고개를 꺾은 지호는 잠이 든 모양이었다. 깨우긴 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조금 망설인 유권이 지호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지호야. 지호야?



"…으음…."
"지호야, 집 어디야? 오피스텔 이름좀 말해봐."
"…우으으…."


완전 맛갔다. 미치겠네. 유권이 제 뒷머리를 흐트러트리며 조금더 몸을 기울여 지호를 타일렀다. 지호야 제발. 오피스텔 이름이 뭐냐니까? 그렇게 회유하고 타이른 끝에야 …브랜드힐…하고 작게 웅얼거린 지호는 여전히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덥썩 오피스텔 이름을 읊조린 유권이 엑셀레이트를 밟았다. 브랜드힐이면 아까 봤던것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코너를 몇 번 돌자 멋드러진 필기체로 휘갈겨진 오피스텔의 입구가 반짝였다. 경비가 삼엄한건지 입구서부터 슬레이트 바가 내려왔지만 곧 차의 기종을 살핀 경비는 의심없이 바를 올려주었기에 유권은 별 무리없이 오피스텔의 주차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대충 한적한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위치에 차를 대놓고 시동을 끈 유권은 열심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광활한 주차장에 A동부터 E동까지 입구도 다양했지만 저 중에서 어느라인이 지호의 집인지 알 턱이 없다. 저렇게 자고있는걸 그냥 차안에 던져두고 갈 수도없고 이왕 여기까지 오게된거 적어도 집안까지는 데려다주는게 맞겠다 싶어 유권은 소매를 걷어올렸다. 완전 비싼밥도 얻어먹었는데 뒤처리정도야. 다시 지호쪽으로 몸을돌려 어깨를 흔들자 그의 의식이 주춤거린다. 집에 다왔어 지호야. 몇동이야?


축축 물먹은 솜처럼 쳐져내리는 건장한 사내의 몸을 한번 더 추스린 유권은 뜻밖의 노동으로 몸이 후끈해짐을 느끼며 엘리베이터의 7층 버튼을 눌렀다. 지호의 집이 B동 702호라는 중얼거림을 캐치하기까지 고생 좀 했지만 어쨌건 말해주기라도하니 다행이다. 근데 잘못말했으면 어떡하지. 알고보니 다른집이면. 설마 그런일은 없겠거니 잡생각을 늘어놓고 있으니 띵동. 7층입니다. 스스스 고급스런 금색 문이 열리고 넓은 복도엔 마주본 두개의 문이 다였다. 깔끔한 문패로 702라 적혀있는 문앞에 선 유권은 아시발 이번엔 비밀번호 알아내야돼?!?! 라는 우려와 달리 상큼하게 달린 지문인식형 도어락을 보고 크게 안심했다. 힘없는 지호의 손을 붙들어 엄지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파란 불빛이 지문을 스캔하더니 철컥 문이 열렸다. 오. 최첨단. 하긴 홍채인식아닌게 어디냐. 그렇게 우지호의 무거운 몸을 질질끌어 집안에 들어서기 미션을 클리어한 유권은 운동장만한 집 현관에 놀랄 틈도없이 꼼꼼하게 문을 잠그고 침실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집한번 더럽게 좋다. 천장도 드높고 통유리로 오픈된 드레스룸엔 척보기에도 값비싼 옷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와중에도 작게 감탄하며 열심히 집안을 두리번거리자 가장 안쪽에 역시 유리로 오픈된 침실이 보인다.



방이라는 개념이 없는건지 욕실을 제외한 집안에는 문이 없었다. 마치 하나의 커다란 원룸을 보는 것 같은 독특한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어쨌든 넓고 하얀 침대 가까이로 지호를 끌고 간 유권은 드디어 집에가서 한 잠 잘 수 있겠구나 안도하며 지호를 침대위로 눕히려 걸친 팔을 풀어내려 했으나, …! 유권의 목에 둘러진 팔을 풀기는 커녕 되려 꽉 힘을 준 지호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는 바람에 두 사람은 그대로 엎어져버렸다. 으…. 푹신한 침대위라 아플건 없었지만 장동반사적으로 꾹 눈을 감은 유권은 제 뺨에 쏟아지는 보드라운 이불보의 느낌에 천천히 감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


시야에 가득 들어찬건 한뼘도 안되는 거리에 쓰러진 우지호의 얼굴이었다. 가지런히 감긴 눈위로 덮혀진 속눈썹은 제법 길다. 눈썹 조금위로 흐트러진 금색의 앞머리틈으로 비춰진 이마가 곧았다. 그 가운데로 뻗은 콧대는 시원하다. 그리고 술기운이 묻어있는 도톰한. 입술. 유권은 가만히 지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일어나고 싶은데 뒷목아래로 걸쳐진 지호의 팔도 그렇고 푹신한 매트리스는 음주와 얼마의 고생탓에 고단해진 몸에게 단잠의 기운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지호의 잠든 얼굴. 이렇게 누군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본지가 언제였더라. 섣불리 적적해져오는 가슴이 한켠을 애써 밀어내며 유권은 시선을 흐렸다. 눈을 조금 깜빡였다.



"…."



지호는 눈을 떳다. 잠시간 눈을 깜빡인 유권이 가진 한줄기의 시선이 그것과 정면으로 맞닿았다. 눈이 깊게 마주치자 유권의 속눈썹이 높아졌다. 마주쳐진 눈이 너무 깊고 몽롱한 바람에 유권은 그곳에서 진한 취기를 느꼈다. 그러기를 잠시 화르륵 정리되는 상황탓에 몸을 일으키려던 유권은 그런 자신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지호의 행동에 다시 그와 눈을 맞추고 말았다. …. 취할것같다.



"…."
"…자고가."


잠긴 목소리가 궁글렸다. 유권의 눈이 깜빡였다. 지호는 다시 눈을 감았다. 마주 본 잠든 얼굴은 여전히 가깝다. 얼굴이 달아오르는것 같다. 그래서 유권도 눈을 감았다.








-

 

이번엔 금방왔져?!?!?
헤헤 열심히 쓰겠숩니당 관심감사드려영!

지권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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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핡핡ㅜㅜ조으다ㅜㅜ뒷편이 궁금하오 글쓴이 다음편은 언제쯤 써주실건가오?
12년 전
최테디
다음편은 댓글 열개 차면욬ㅋㅋㅋㅋ농담이구영 빠른시일내에 올릴게요 써논게 있어서^0^
12년 전
독자2
헐어뜨케ㅠㅠㅠㅠ작가님진짜금손이셔ㅠㅠㅠㅠㅠㅠㅠ우죠니가먼저쓰러지면어떻겤ㅋㅋㅋㅋㅋㅋㅋ으잌ㅋㅋ아뒷내용궁그뮤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사랑해요ㅠㅠㅠㅠ
12년 전
최테디
우죠 알고보니 약한남자졍ㅋㅋㅋㅋㅋㅋㅋㅋ뒷내용 얼른 들고올게요 지권마니사랑해주세요ㅠㅠ
12년 전
독자3
ㅡ커커어ㅓ커ㅓㅠㅠㅠㅠㅠㅠ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ㅠㅠㅠㅠ궁금해미칠꺼가타여ㅠㅠㅠㅠㅠ엉어어어어엉ㅇ어어엉ㅇ어엉유ㅠㅠㅠㅠ
12년 전
최테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해여 지권많이사랑해주세영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4
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학교에서 몰래 읽음 어흥어흥 조으닼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최테디
학굨ㅋㅋㅋㅋ저도학교피플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0^
12년 전
독자5
헐...헐..헐.... 너무재밌어..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오ㅓㅠㅠㅠ 사랑해요ㅠㅠ
12년 전
최테디
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열심히달릴게영!
12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재밌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7
ㅇ허ㅏㅋ하캌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히히히히히키힠힠힠히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해해햏헼헤헿헤헼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좋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힠히헤헿켛ㅋ헼ㅎㅋㅋㅋㅋㅋㅋㅋㅋ...........................ㅎ...ㅏ...........................ㅎ.ㅎ....ㅏ...............너무...좋잖아여......
12년 전
독자8
으허허허허허허허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독자9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헐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너므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헐
12년 전
독자10
으이오아오노냐럴어어쩔어쩔어쩔어ㅠㅠㅠㅠ아진짜대바규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1
헐.......... 조으다조으다......... 아......... 잠깐 눈물좀닦고 쪼기위에 캡쳐좀하고...... 아 지호야 원래 친구가 그렇고 그런사이가 되는거란다. 난 널 믿어 허허허허허허허헣
12년 전
독자12
아제발....제발.....제발.........작가님.....제.......덮치는거야
12년 전
독자13
후...이 금손작가...
12년 전
독자14
작가님 저 비회원때 눈팅하다고 고기 풀려서 지금 댓글달러온 사람이에요 신알하고 기다리고있을께요 ㅠㅠ
12년 전
독자15
자까님 어디갓어...어디갓어여...다음편 어디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ㅠㅠ말이필요없다 너무좋다ㅠㅠㅠㅠㅠ흐엉헝허허허허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돌아와요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6
자까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서 돌아오세요 ㅠㅠ
12년 전
독자17
님 왜 안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8
자까님 왜 안오세여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9
진심ㅠㅠㅠ작가님 금손이신데 저랑 밀당해여?ㅠㅠ빨랑 오세여
12년 전
독자20
자까님 이거 쓰실때 분명 7화까진 쓰셨담서여ㅜㅜ 아우 이케 걱정되게 하실거에여?? 걱정도 걱정이지만 뒷내용 궁금해서 쥬그꺼가타여..ㅜㅜ 빨리 도라와여 제발ㅜㅜㅜ
12년 전
독자21
작가님 돌아오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 걱정되요ㅠㅠㅠㅜ
12년 전
독자22
작가님...안오시나여 ㅠㅠㅠ
12년 전
독자23
으어ㅠㅠㅠㅠㅠ다음이 하이라이튼데 작가님 왜안오세여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4
작가님 어디계세욮ㅍ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돌아와여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으앙앙아ㅏ아아아아아아ㅏ아현기증 난단 말이에여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5
으아!!!!!!!중요한순간인데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테디니뮤ㅜㅜㅜㅜㅜㅜㅜㅜ제발 돌아와 주세요ㅠㅠㅠㅜㅜㅜㅜㅜ기다리고 있어요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69.20
작가님 제발 어디계시나여
잠수중인가여 ㅠㅠㅠㅠ 아 보구싶어 흐헑헝ㅡ허ㄹㄱ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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