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오늘은 현성의 전개 + 약간의 야동이네요.
현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그대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동 분량이 너무 짧죠 ㅜㅜㅜㅜ 으헝 야동 커플 미안해..ㅁ7ㅁ8
담편에 우현이 번외를 내고 나면 야동에 조금 더 애정을 쏟는 조팝나무가 되겠슴다!
제 부족한 소설 읽어주시는 그대들 너무 감사하구요.
오늘의 bgm은 원더걸스-쪼요쪼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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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개시 4日
[성규 형, 자고로 이 지구상에 있는 남자라는 생명체는 육탄공세를 이길 동물이 절대 아니라는 것에 제 모든걸 걸 수 있어요. 제 이 불타는 심장, 형과 같은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고 있는 이 힘찬 허파의 움직임까지도요. 하... 갑자기 저를 이루고 있는 이 세포 하나하나를 걸 수 있다는 뜨거운 사실이 제 가슴에 와닿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꼈어요. 네, 그렇습니다. 그래요. 저를 불시에 덮쳐오는 이 아득하고도 달콤한 고통은... 심근경색에 걸린걸까요?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요?]
이 답없는 또라이 새끼가 왠일로 점심시간까지 말이 없다 했다. 이제는 성종의 카톡 메세지 따위는 손발을 따로 피는 시간을 가질 필요 없이 아무렇지 않고 볼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성규가 눈으로 핸드폰에 뜬 글자를 쭈욱 훑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왜 저기서 저런 결론을 내리는걸까, 얘는. 심근경색이 왜 저기서 나오는지 당최 이유를 알 수가 없는데다가 알 필요 조차 느끼지 못한 성규는 빠른 속도로 답장을 보내주었다.
[성종아, 개소리는 이제 그만. 이번엔 또 뭔데?] [이번 작전은 매우 간단합니다. 성규 형은 형의 몸을 우현이 형에게 바치기만 하면 되요. 그런 의미로 이번 작전명은 [나를 니 몸에 새.긴.다.]. 몸이 동하게 된다면 마음이 동하는 것은 형도 아는 이 세상의 진리이죠? 이렇게 오늘도 삶의 진리를 깨달아가는 저를 보며 옛 성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요? 하.. 정말 기특하다고 생각하시겠죠. 저 길가에 늘어져있는 상록수들처럼 오늘 하루도 경건하게 시작하고 마감하는 이성종이 되겠습니다. 하, 미치겠다. 풀잎들아. 오늘도 바람결에 흔들려 요정의 춤을 추는 너희들은 나의 이런 열정을 알아주겠지?]
별 감흥 없는 표정으로 새로 온 카톡 메세지를 확인하던 성규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뜨였다. 시벌? 저게 뭐야? 성종의 메세지 첫 줄에서 누가 붙잡은 것 처럼 움직일 줄을 모르던 성규의 동공이 그의 어머니가 쓰시는 1분에 9000번 미세한 진동을 자랑한다는 진동 파운데이션보다도 더 빠르게 흔들렸다. 이성종이 한 개드립 중 best of best로 아무 망설임 없이 뽑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게 미쳤나, 진짜!!
[성종아, 이건 정말 아니다. 형한테 한번 끝장 나보고 싶구나 니가.] [형... 이것만 하면 우현이 형은 형의 노예가 될 뿐만 아니라 형의 발도 핥을거에요. 제 말을 믿으세요. 제가 누구에요. 저 이성종이에요.] [뻑큐나 쳐먹어 새끼야] [형, 제 네임벨류 못 믿어요? 누군가는 저를 마성의 이성종이라 부르기도 한다구요. 그리고 저에게 뻑큐나 쳐먹으라는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하시다니.. 정말.. 눈 앞이 안개낀 장충단 공원처럼 뿌얘지네요...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하다니.. 하지만 제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사람 또한.... 형이라구요. 별들아... 날 위로해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반.짝.거.려.줘.] [이 형은 더 이상은 니 장단에 맞춰 놀아줄 수 없다. 뒤지게 쳐맞을 준비나 해라, 성종아.] [저는 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구요. 형은 그냥 우현이 형에게 성관계를 하자고 제의만 하면 되는데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세요? 하... 그렇게 힘드시면 제가 레몬사탕이라도 드릴까요?]
성으로 시작하는 적나라한 단어의 등장에 뒷 메세지를 확인할 여유 따위 없었던 성규는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지르며 책상 위에 핸드폰을 뒤집어 올려놓았다. 해외 토픽에 나올만한 천하의 미친놈이 바로 여기 있었네! 나보고 그러니까 남우현한테 그...그..그걸 하자고 하라는거야? 나보고 걔를 유혹하라고? 그 때 마침 성규의 머릿 속에 끈적끈적한 노래를 틀어놓고 우현의 앞에서 흐물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이 쓸데없는 뇌 개객기는 뭘 그런걸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그러는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17살 꼬꼬마 후배의 발칙한 섹드립에 거의 정신을 못차리던 성규의 핸드폰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건 바로 그 때였다. 전화를 씹고 싶었지만 성종이가 이렇게 전화를 거는건 처음이기도 하고 자신이 아끼는(이제 아꼈던이라는 과거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동생의 전화를 쌩깔 정도로 모질지 못했던 성규였기에 그는 핸드폰을 떨리는 손으로 들어올릴 수 밖에 없었다.
[형.... 제 말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무시해도 되는거에요? 저 상처 입은 여린 짐승이라도 된 기분이에요..] [성종아, 솔직히 까고 말해서 말이야... 어, 니가 나라면 하라는대로 하겠니?]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힘없는 성종의 목소리에 마음이 살짝 약해진 성규가 쩝쩝 입맛을 다셨다. 내가 얘한테 너무 막대했나? 그래도 옛날부터 유리알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대하면서 예뻐하던 동생인데.. 하지만 다음에 바로 자신의 귓구멍을 파고 들어오는 말소리에 그런 마음 따위 아주 저 세상 너머로 집어치워버렸다.
[형이 그런 태도로 나올거라 예상 못한건 아니에요. 좀 있다 저희 반으로 찾아오시면 제가 여러가지 필요한 물품들 드릴게요. 그리고 지금 우현이 형한테 전화해서 형이 할말 있다고 뒷뜰로 나오라고 했다고 전해놨어요. 그럼 전 이만.]
제 말만 하고 전화를 뚝 끊어버린 그 유리알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대하면서 예뻐하던 동생의 태도에 성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시벌새끼!! 성규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파랗다 못해 병자 같은 안색으로 절로 나오는 헛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여러가지 필요한 물품들은 또 뭔데! 누가 이 새끼를 이렇게 물들여놨어! 이성열은 몰라도 적어도 너만은 이렇게까지 타락할 줄은 몰랐는데!! 순수할 줄만 알았던, 순수의 아이콘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성종의 뼈저리는 배신은 일단은 둘째 치고 성규는 뒷뜰에 이미 나와있을 것 같은 우현부터 어떻게 해보는게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 이성종. 이 일 벌이는걸로 기네스북에 오를 새끼...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두 발을 머릿 속으로 끊임 없이 격려하며 뒷뜰로 향한 성규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자신을 찾는 듯한 우현과 맞닥뜨렸다. 축구를 하다 왔는지 목에 땀방울을 달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침이 꿀꺽 하고 절로 삼켜져서 목울대가 울렸다.
"할 말이라는게 뭐야?" "아니 그게...."
아니 그게 말이야.. 그게.. 아 저 그게.. 누구보다도 더 병신 같이 말을 더듬게 된 성규는 가까이서 보니 더 돌거 같은 기분에 아찔한 정신을 느꼈다. 으억, 미치겠네. 얼마나 운동장을 날뛰고 다녔는지 흰 반팔티가 땀에 젖어 우현의 몸의 윤곽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는 상황이었다. 옹골찬 잔근육으로 시선 한번. 침 한번 꿀꺽. 팔뚝에 돋아있는 남자다운 힘줄에 시선 한번. 침 한번 꿀꺽. 자신이 이미 만져본 적이 있어서 잘 아는 딴딴한 허벅지에 눈길 한번. 침 두번 꿀꺽. 시벌! 이게 뭐야! 눈 앞에 바로 두고 욕정을 품다니. 이게 변태가 아니고 뭐야! 이성종이 괜히 아까 성..으로 시작되는 이상한 드립을 쳐서 이러는거 아냐! 마음 속으로는 성종을 나노 단위로 까고 또 까던 성규가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떠서 자신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우현의 두 눈과 마주했다. 제 혼자 상상에 부끄러워져 도로록 시선을 피해버린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저도 남자인지라 한번 품은 욕정을 머릿 속에서 싹 지워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무슨 정신인지 갑자기 용기가 난 성규가 입술을 꽉 깨물고 의아한 표정의 우현을 흔들림 없이 응시하며 말했다. 어우, 심장 펄떡펄떡 뛰는 것 좀 봐. 저 새끼한테까지 소리 들리면 어떡하지. 존나 쪽팔려!
"아.. 그니까.. 좀 있다가 야자 빼고 우리 집에 가자... 가서 우리... 어, 그러니까 우리.. 하자." "뭐를 해?"
어? 단도적입적으로 파고 들어오는 우현에 당황한 성규가 튀어나올 듯이 눈을 크게 뜨다가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그거 있잖아... s로 시작하고... 피.. 피가 나오기도 하고.. 그니까.. 그거.. 뭔지 알지?" "아! 그거! 그래, 우리 그거 하자!"
시벌.. 그냥 이렇게 말해도 알아주길 바래. 아 그런데 정말 괜히 한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힌 성규는 지금 당장 교무실로 달려가서 전학 수속을 밟고 싶어졌다. 또 당해버렸다. 내가 마귀 이성종의 마수에 또 걸려 넘어가다니.. 이성종 그 새끼는 내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재미에 인생을 사는 걸지도 몰라... 시발.. 천사 탈을 쓴 악마 새끼.. 차마 s로 시작하고 x로 끝나는 영단어의 전체 스펠링을 대지 못했던 성규는 눈을 질끈 감았다. 영원의 시간과 비슷할 것 같은 정적이 흐를.. 것 같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우현이 아주 흔쾌히 허락을 하는 것이 아닌가? 오랜만에 생글생글 남멍뭉표 눈웃음까지 날리면서 웃는 우현을 바라보며 성규는 더욱 머릿 속이 복잡해지고 있었다. 그 동안의 멘탈 붕괴가 그냥 커피였다면 지금 것은 감히 T.O.P와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결국 그 후로 남은 수업 시간들을 눈을 뜨고는 있지만 절대 집중을 하지 못하는 눈뜬 장님 상태로 날려버린 성규는 우현과 야자를 재끼고 자신의 집에 갔다. 그리고 그들은 했다.
서든 어택을. 재밌게. 신나게. 오지게 즐겁고도 순수한 시간을 성규는 우현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다.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캐릭을 움직여 수류탄을 던지고 있는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시발, 그래 이게 낫다. 그래도 사이는 존나게 좋아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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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동안 동우와 교환일기를 주고 받기도 하고, 석식 시간에 이프X를 목구멍에 함께 털어넣으며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시간을 가진 호원은 예전에는 소문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동우의 의외의 면모에 날이 가면 갈수록 그에 대한 편견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굳이 영어로 말하면 언빌리버블이랄까. 존나 하여튼 놀라웠다. 허세로 똘똘 뭉친 것 같이 보였던 일진들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순수함을 지닌 것 뿐만 아니라, 그 무리에서 군림하는 자라는 위치가 그랬다. 가끔 말 없이 쳐다볼 때는 방광이 금방이라도 그대로 터질 것 같이 쫄아붙을 때도 있었지만 호원은 동우의 친구라는 자리가 만족스럽기도, 즐겁기도 했다. 음료수 캔을 한 손에 쥔 채 자신이 쓴 일기를 눈으로 훑고 있는 호원을 바라보는 동우의 눈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다 읽었어? 읽었어? 아직 반도 읽지 않았는데 동우는 호원을 계속 재촉했다. 그게 빨리 읽지 않으면 두 다리를 분질러주겠다는 뜻 같이 계속 들려와서 호원은 애써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냐, 동우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 아직 개일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긴 한가 보다.
[어젯밤에 하도 잠이 안와서 '500일의 썸머'를 보고 잤다. 왠지 싱숭생숭해지는 기분에 잠을 더더욱 설쳐서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엄청 쑤셨다. 준비를 다 마치고 밖에 나갔더니 앞집 남자애가 자전거를 끌고 나가고 있었다. 산지 얼마 안됐는지 매우 간지가 번쩍번쩍한게 자꾸 눈이 가서 한번만 타보면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애가 경직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한 바퀴를 돌고오자 그 남자애가 용돈을 모아서 산건데 이렇게 허망하게 뺏기다니.. 라고 외치며 내가 자전거를 돌려주기도 전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나갔다. 굉장히 감정 기복이 심한 애라고 생각하며 자전거를 앞집 아줌마한테 대신 드리고 왔다. 아줌마가 내가 생글생글 웃는게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어깨가 으쓱으쓱했다.]
호원이 그동안 읽어온 동우의 일기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동글동글한 글씨체에, 심심할 때는 로맨스 영화를 즐겨 보고, 자신이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기입했다. 그런데 동우야... 그 남자애는 아마 니가 눈이 쑤셔서 인상을 찌푸리고 말건 걸.. 니가 자전거가 새삥이라고 뺏는걸로 오해했다는거에 내 영혼을 건다... 니가 정색하거나 얼굴을 구기면 보통 무서운 줄 아니..? 게다가 넌... 지역구 일진느님이잖아... 자신의 반응을 기다리며 이프X를 홀짝이는 동우를 보니 호원은 차마 그 말들을 동우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혔다. 아침에 다 큰 사내 자식을 울린 주제에 저렇게 순진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건 반칙이다.
"칭찬도 받고... 보람 있는 하루를 보냈네." "나도 알아. 아줌마가 나중에 집에 와서 저녁도 먹고 가랬어." "정말 부럽구나."
동우야, 그러다 그 앞집 남자애 체할라.. 그 남자애를 위해서는 가지 않는게 좋겠어.. 라는 말이 또 호원의 입 안에서만 맴돌았다. 야자 시간에 써서 집에 갈 때 줘. 알았어. 바로 떨어지는 호원의 대답을 들은 동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시대의 상남자 중의 상남자 같아서 친구 먹었더니 애가 유머도 있는 것 같고 배려심도 많았다. 더 친해져서 절친 맺어야지? 머릿 속으로 한번더 결심한 동우는 기분이 좋아져 보기 드문 눈웃음까지 지으며 웃었다. 이렇게 순수한 웃음을 짓는 아이가 어떻게 그런 초특급 일진이 된거지? 존나 믿겨지지가 않는다. 호원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동우의 눈웃음과 이미지에 큰 괴리감을 느꼈다. 뭐, 물론 정색하는건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좀 장동우라는 사람에게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아, 동우야. 응? 하고 동우가 눈을 크게 뜨며 호원을 바라봤다. 이틀 전 교환일기에 따르면 동우는 남들과 싸우는걸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써있었다.
"그런데 너는 어쩌다가..그 .. 뭐라 해야 되지.. 그.. 싸움을 시작하게 된거야?" "아,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음.. 중학생 때 어떤 애가 나한테 너무 심하게 시비를 걸어서 화나서 한 대를 쳤는데 애가 쓰러진거야. 그 다음부터 소문 듣고 갑자기 선배들도 그렇고 다른 지역 사람들까지 나 찾아와서 학원도 못가게 괴롭히고 그랬거든. 처음에는 피해다녔는데 내 여동생까지 괴롭히고 자꾸 부모님 욕까지 들먹이니까 조금씩 받아주고 두들겨주다보니까.. 이렇게 됐네? 헤헤" "아..."
받아주고 두들겨주다니. 뒤에 헤헤 거리는 웃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동우의 '어쩌다 보니 일진짱에 오르게 된 회고록'을 듣던 호원이 고개를 아래 위로 주억거렸다. 어쩌다 그렇게 개일진이 되었냐고 물어보려고 했던걸 최대한 순화 시켜서 묻길 잘했다. 혹시 모르지. 말로는 친구라고 하지만 나도 받아주고 두들겨줬을지. 동우의 말 뜻은 자신이 절대 되고 싶어서 된게 아니라는 것 같은데, 호원은 그런 그의 뜻이 백 퍼센트 이해가 되었다. 장동우의 성격이라면 그게 틀린 말도 아니지. 시벌, 이런 식으로 수업 내용을 이해했으면 전교 1등도 문제가 아닐텐데. 이런데에만 탁월한 이해력을 발휘하는 자신의 뇌를 탓하던 호원이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나저나 한 대를 쳤는데 애가 쓰러진건 얼마나 힘이 세다는 것일까? 음료수 캔을 들어 입 안으로 탈탈 털던 호원이 다시 거르고 걸러 순화시킨 질문을 던졌다.
"너 뭐 운동하는거 있어?" "응, 우리 집이 대대로 태권도장을 하는 집이거든. 태권도도 여러 갈래가 있잖아. 하하하. 지금은 뭐 다 통합되었다고들 하지만 우리 집안이 그 중 하나 맥을 잇고 있어서 나도 나중에 도장에 틀어박혀 있어야 돼. 으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어디가 웃음 포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호원은 그냥 동우가 웃길래 따라 웃어주었다. 그러니까 동우의 한 주먹에 맞고 떨어진 그 불쌍했던 중딩은 그가 태권도 유단자, 그것도 태권도 유파의 후계자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나도 조심해서 한 큐에 원샷원킬의 비운의 사나이가 되지 말아야지. 호원은 동우 몰래 마음 속에 새로운 결심을 품었다. 너무 개기지는 말아야지. 이렇게 동우의 이상할 정도의 괴력의 힘도 밝혀지고, 일진이 된 계기도 밝혀졌으니, 호원은 오늘도 동우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정말 언빌리버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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