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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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민호랑 기범이랑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데, 기범이가 가끔씩 기침을 엄청 심하게 하는거야. 콜록콜록콜록콜록 하고서는. 민호가 엄청나게 걱정이 돼서 병원을 데리고 가봤더니 병원에서는 기관지가 좀 약하긴 하지만 아무 이상 없대. 근데 멀쩡하다가도 하루에 한 두번씩 애가 이러다 숨넘어가겠다 싶을 정도로 기침을 하니까 민호는 완전 밍절부절.
어느 날이었어. 민호가 잠깐 나갔다 집에 들어오니까 기범이가 거실에서 놀다가 민호보고 쪼르르 달려오는거야. 민호는 당연히 애가 자기한테 뛰어오니까 무릎 굽히고 팔 벌려서 기범이가 안기기를 기다렸지. 그런데 기범이가 민호 품에 안기자마자 또 기침을 하는거야. 콜록콜록거리면서. 애가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기침을 하니까 민호는 안쓰러워서 기범이 등 두드려주면서 주방으로 데려갔어. 물이라도 좀 먹이려고. 숨이 넘어가게 기침하는 애 안고 물컵에 물따르는데 마침 물 마시러 주방에 들어온 민호 엄마가 민호 옆에 서서 그러는거야.
"어머, 애기 또 기침해? 어휴. 왜 이럴까. 근데, 최민호. 너 또 담배 피웠어? 어휴, 담배 냄새."
"아, 쫌 밖에 안피웠…… 아. 헐?"
엄마 말에 대충 대꾸하다가 민호가 결정적인 걸 깨닫고 기범이 바로 내려놓고서는 기범이한테 멀찍히 떨어졌어. 그러니까 기범이가 몇 번 더 콜록콜록하더니 잠잠해지는거야. 그거 보고서는 민호 엄마가 얘가 갑자기 왜그런대, 하면서도 민호 대신 기범이한테 물컵 주니까 기범이가 눈초리에 눈물 매달고서는 물을 꼴깍꼴깍 마시고 민호한테 다시 팔을 내밀었어. 안아달라고. 근데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하면서 안된다 그러니까 애가 또 울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지는거야. 그래서 민호가 또 당황해서 급하게 얘기했지.
"범아, 범이 착하지? 울지말고. 너 지금 내 담배 냄새 때문에 기침하는건데, 지금 또 내 옆에 있으면 기침한단말이야. 좀 이따가 안아줄게. 응?"
기범이가 기침 또 죽을듯이 하는건 싫었는지 아랫입술은 삐죽 내밀면서도 거실로 나가버렸어. 맞아. 기범이가 기침을 한 이유는 민호가 핀 담배 때문.
발라당 까진 19살 최민호님은 헤비스모커처럼 하루 온종일 담배랑 붙어있는 건 아니었어도 한 번 피울 때 많이 피는 편이었어. 그래서 항상 담배 피고 나면 온몸에 담배 냄새가 진동을 했는데 기관지가 약한 기범이는 그것 때문에 기침을 계속 했던거지. 그걸 깨달은 민호가 이제 담배 피고 나서 바로는 애 옆에 가면 안되겠구나, 하고 결심을 했고.
민호가 또 기범이 피해서 담배피고 냄새 빠질 때 까지 베란다에서 멍 때리고 있는데, 기범이가 방문을 열고 고개를 쏙 집어넣는거야. 그리고 형아 발견해서 좋다고 활짝 웃고 민호한테 달려들라그러는데 민호가 베란다에서 베란다 문 잽싸게 닫으면서 오지마! 하는거야. 민호는 애가 또 숨넘어가게 기침할까봐 걱정돼서 그런건데 기범이는 하루에 한 두번씩 민호가 오지말라고, 저리가라고 그래서 쌓인 서러움이 확 폭발해서 눈물을 뚝뚝 흘렸어.
"흐으… 형아는… 흑, 이제… 킁, 범이가 싫어? 엉엉…"
애는 막 엉엉 우는데 민호는 또 지가 가면 애가 기침할까봐 가서 달래주지도 못하고 베란다 문만 다시 살짝 열어서 막 아니라고 밖에 못하고. 근데 또 기범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가 울면 제일 먼저 달려와서 얼러주고 달래주던 민호가 자기한테 안오니까 완전 쇼크받아서 더 크게 울면서 방밖으로 나가버렸어. 그리고 민호 엄마한테 직행. 엉엉 울면서 형아가 나 싫은가봐요, 나 가야돼요? 하면서 엉엉 우니까 민호 엄마는 또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면서 일단 애를 달래놓고 (달랬다기 보다는 애가 울다 지쳐서 거의 쓰러지다시피 널부러진게 맞는 표현이지만.) 민호한테 가서 폭풍 잔소리.
폭풍 잔소리가 끝나고 담배 냄새가 이제야 좀 빠졌다 싶어진 민호가 바로 기범이한테 달려갔는데, 기범이가 이젠 엉엉 우는게 아니라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소파에 축 늘어져있는거야. 애가 파김치가 되도록 운 거 보고 민호가 멘붕이 와서 바로 애 안아올리고,
"애기 많이 놀랐지? 응? 미안해……. 형이 범이 또 기침할까봐 아까 안아주지도 못하고, 응, 많이 서러웠어? 얼마나 운거야, 형 속상하게. 울지말고. 뚝. "
살살 달래주니까 그제서야 애가 울음을 그쳤어. 민호가 토닥토닥 하면서 그 살살 녹는 저음으로 계속 미안하다 그러면서 애 어르니까, 기범이가 민호 목에 팔두르고 찰싹 붙었어. 그리고 잠들 때까지 계속 민호가 조금이라도 저 내려놓을 기미 보이면 고개 막 저으면서 싫다그러고.
그렇게 한바탕 진빼고 멘붕겪은 쵬노는 담배를 바로 싹 끊어버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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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 오늘은 에피소드 하나만....♥
암호닉_저격저격 님, 끙끙이 님, 케미요정 님, 유후 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