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민호가 할 말을 잃고 잠든 기범을 내려다봤다. 질펀하게 섹스를 한바탕 하고난 탓인지 정신을 훅 날려버렸던 강렬한 페로몬 향은 한층 덜했다. 물론 여전히 평소보다는 달큰한 내가 진동을 했지만. 제 머리를 마구 헝큰 민호는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옷을 주워입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욕실에 들어가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 나와 체액으로 엉망진창인 기범을 꼼꼼히 닦아주고 다른 방에 옮겨 눕힌 민호는 지갑과 차키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제정신이 아닌 탓에 안에 몇 번이고 사정한데다 시간이 지나면 또 기범의 몸에서 페로몬이 진하게 풍겨져 나올 것이 뻔했기에 사후피임약과 페로몬 억제제가 필요했다.
차를 타고 큰 약국으로 가면서도 한숨이 푹푹 나왔다. 열여덟이면 진즉에 히트사이클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는데, 그런걸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니, 얼마나 무지하고 관심이 없는 주인인가. 저야 섹스가 처음도 아니고, 여러 여자 만나고 다녔지만, 기범은 섹스도 처음에, 심지어 그 첫 상대가 철썩같이 믿고 따르던 민호였다. 나중에 정신차리고나면 얼마나 애가 놀랄지, 생각만해도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진다.
"오메가용 사후피임약이랑 페로몬 억제제 좀 주세요."
"복용하는 오메가가 몇 살이죠?"
"……열여덟이요."
"네, 잠시만요."
약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지만 괜히 지레 찔려서 약사의 눈초리가 '저런 짐승새끼.'하는 것 같다. 민호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약사가 주는 약을 챙겨들었다. 억제제는 하루 세번, 한 번에 두 알씩, 사후피임약은 지금 바로 복용하면 된다는 이야기에 대강 고개를 끄덕이고 약국을 나왔다. 아, 최민호, 이 미친놈.
11.
현관부터 단내가 폴폴 난다. 아까처럼 정신을 홀라당 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는 기분에 민호가 서둘러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물 한 컵을 들고 기범이 잠든 방으로 들어가자 세상모르고 잠든 모습이 눈에 들어와 괜히 가슴이 찡하다. 창문을 살짝 열고 침대 한 켠에 앉아 기범을 살살 흔들자 몇 번 뒤척이더니 눈을 떴다. 멍한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는게 또 사랑스러워서 저절로 입꼬리가 말려올라간다. 기범이 손을 쭉뻗길래 민호가 반사적으로 제 목을 내주고 일으켜 앉혔다.
"형아. ……나 열나는 것 같아. 뜨거워……."
"응, 알아. 약 먹자."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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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오메가버스 세계관 적용하면서 세웠던 설정이 몇 개 있다면 사후피임약은 몸에 전혀 해롭지 않으며 우리가 경구피임약 구하는 것처럼 쉽게 구해서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몸으로 대화를 나눠서 욕정 좀 풀어헤친 다음에는 페로몬 방출량이 좀 줄어듭니다. 그러다 욕정게이지 차면 또 페로몬 풀풀 몸으로 대화....!
진짜 진짜 오랜만이에요!!!!!!!! 사실 제가 휴가를 갔다 왔어요!!!!
그리고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가 급한 일 때문에 뒤로 밀리고 밀리다가 태민이 티저보고 울다 지쳐서 올려여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래 기다리시게해서 뎨둉합니다ㅠㅠ<3 보고싶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빨리 오도록 노력할게용!!
암호닉_저격저격 님, 끙끙이 님, 케미요정 님, 유후 님, 민소매 님, 라인 님, 부먹 님
감사합니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