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와 나는 항상 붙어있었다.
같은반, 같은 당번, 그리고 옆자리.
고귀한 베타의 영향력은 강했다.
김명수는 어딜가든 내 손을 잡아 끌었고,
무얼 하든 나와 함께 하길 원했다.
그것이 싫지 않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 내내, 나는 김명수랑만, 함께했다.
그리고 2학년. 김명수가 1년에 한번있다는 베타들의 모임때문에
학교를 빠져야만 했던 어느날,
희미하게 올라오는 열기에 조퇴를 하고 베타빌리지로 돌아가던 나는
낮익은 교복의, 가끔 교실 문을 열어젖히고 우리학교의 양아치 알파놈들을 부르다 눈이 마주치던 그 알파놈에게,
강간을 당했다.
내가 예쁘다고 했다.
그런데 고귀한 베타와 붙어다니는 꼴이 우습다고 했다.
베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나같은 알파만이 오메가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식의 말들을 지껄였다.
그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남. 남씨성.
끌려들어갔던 어두운 창고안에 희미하게 비치는 빛으로 내가 확인할 수 있었던건,
단지 그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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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나의 알파 아빠를 거부했다. 내 공간으로 넘어오지마.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씻을 수도, 그 거리를 다시 지나 학교를 갈 수도 없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모두 왜그러냐는 말만 되풀이 해 물었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난, 18살의 나이에,
임신을 했다.
이름도 모르는, 남씨성을 가진, 알파의 아이를.
명수는 분노했다.
알파 아빠도 분노했다.
나의 오메가 엄마는 눈물만 흘렸다.
김명수의 오메가 엄마는 당황했다.
나는, 글쎄. 나는.
나는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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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향해 동정의 눈빛을 보내던 어른 베타들은
내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눈물을 흘리며 너무하다 절규하는 내 오메가 엄마를 바라보다가,
나는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엄마, 나 힘들어요. 그냥, 얘기라도 해보게.
종이에 적어 내보인 그 글귀에,
글쎄. 엄마는 또 다시 울었던 것 같다.
임신사실을 안 그날 이후로 사라져버렸던 명수가 다시 나타난건,
내가 치료를 위해 입원한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성규야]
나보다도 훨씬 파리한 안색에 뭐라 말하려던 순간, 명수가 말했다.
[성규야, 나랑 결혼하자. 내가 잘해줄게. 내가, 아빠도 되어줄게]
방 안에 있던 모두가 조용해졌다.
나의 오메가 엄마도, 허겁지겁 명수를 따라 들어서던 김명수의 오메가 엄마도,
내게 치료를 권유했던 베타 아줌마도, 같은 병실을 쓰던 모든 사람들이 다, 조용했다.
[좋은 가정에는 좋은 알파와 좋은 오메가, 그리고 예쁜 아이가 있다고 했죠?]
아니요. 좋은가정에는, 좋은 아빠와 좋은 엄마, 그리고 예쁜 아이가 있어요.
명수는. 좋은 아빠가 될거에요. 그럼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래도, 아이는 예쁠거야. 비록, 알파의 피는 좋은 알파가 아니지만,
아이는, 예쁠거야.
명수는 좋은 아빠가 될거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명수는 날 끌어안았다.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계신진 모르겠지만..)
요기 끝까지 읽으신 분들 있으면 점하나라도 찍고 가줄래요??
계속 쓸지 그만할지 결정하려구요 헛헛
한분이라도 있으면 계속 쓸테야..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