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눈치챘다.
눈빛에서부터 티났으니깐
모르는게 바보였다.
항상 수줍게 내 앞자리에서
말하는 징어를 보면
가끔은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애들처럼 징어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는 그냥 아 징어는 나를 좋아하구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깐 나도 그 상황을 즐겼을지도 모른다
일부러 징어 놀리는 애들 내가 다 혼내주고
징어가 청소당번일 때 같이 쓸고 닦아줬었다.
생각해보니 겁나 나쁜 놈 이였다.
하지만 최근에 유치원 교사가 된 징어를 보면
가끔 설레기도한다 .
가끔 민기한테 징어의 관한 얘기를 듣는데
매력이 넘쳐흐른다.
항상 유치원 다녀 온 민기를 앞에 앉혀놓고
징어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음.. 아 마따!!"
"응?"
"선새미가 나하테 물어봐써!
요즈멘 왜 삼촌안오냐구해써!"
"진짜? 그래서 뭐라고했어?"
"삼촌 일간다구"
"그랬더니 선새미가 뭐래?"
"아 그래? 라고해써!"
"누나 내일은 매형 대신에 내가 민기 데릴러갈게"
"갑자기 왜?"
"볼 사람이 있어서"
"삼초니 선새미 조아해!
맨날 나한테 무러봐"
"아니야 민기야 삼촌은 선새미 안좋아하고
징어 관심있어"
"징어! 우리 선새미 이름인데?"
"동명이인 인가보네?"
"동명이인이 뭐야?"
"알아와 숙제란다"
"삼촌미워!!!!!"
"어떡해? 난 민기좋은데"
민기의 볼을 한번 꼬집어주고
방으로 들어왔다.
나를 보고싶어하는 눈치인데
가줘야지 뭐.
그때 아련히 울린다.
카카캌톡!
들어가보자 게임초대다.
기대한 내가 바보지.
민기 끝나는 시간에 맞춰
바로 회사를 끝마치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들어서니 오늘도 역시 유치원 교사에 딱 어울리는
옷을 입고 있는 징어가 보였다.
"민기 외숙모씨"
"네? 아 깜짝이야!"
"대답하는건뭐야?"
"민기 얘기나오니깐
자동으로.."
"그렇다치자"
"민기 데릴러왔어?"
"그러고 보니 민기 보호자인데 반말하네요?"
"아.. 민기가 잠깐 화장실에 가서요
금방 나올거에요 요구르트라도..?"
"괜찮아요 기다리죠 뭐"
의자에 앉으니 무릎이 갈비뼈를
뚫고 지나갈것같다.
이런의자에 어떻게앉냐..
나도 어릴때는 딱 맞았는데
새삼 서럽네.
"민기가 왜 안나오지..?"
"기다리지 뭐 시간도 많은데"
"아.. 네"
"인제 반말해도돼 바보야ㅋㅋ"
"응!"
휴대폰을 하길래 심통이 났다.
지금 너가 좋아하는 남자가
멋있는 정장을 입고 있는데
휴대폰에 눈이가?
"민기 외숙모씨"
"..."
"징어야"
"응?"
"주말에 우리집올래?"
"뭐!?"
"왜 그렇게 오바를해? 민기 집 가정방문겸 나와 친목다짐?"
"아.. 그게"
"간다고?"
"아직 말안했는데!"
"잘 생각했어 가는게좋겠지?"
"민석아..? 언제쯤?"
빵터졌다. 마구 웃자 징어는 당황했는지
손을 마구 저으며 말한다.
"아니! 너가 그렇게 막 오라고하니깐
거절 할 수는 없구.. 나도 약속 있을지 모르니깐! 시간
맞추려고.."
"아침 일찍와 그때 우리집 잠깐 들렸다가
놀러가자"
"민기는 뭐좋아해? 놀이동산? 동물원?"
"민기? 다 좋아하지"
"둘 중에 하나만 골라봐 뭐 더 좋아하는것같아? 솔직히 난 동물원!"
"민기는 주말에 부모님이랑 여행가
넌 나랑 여행가자"
"민석아?"
"왜? 싫어?"
"아니.. 싫진않은데
아나 뭐래.. 좋지도않아! 진짜!"
"귀엽네 진짜ㅋㅋ 쨌든 이번주 주말에 시간 비워놔"
"알겠어.."
"민기 나왔다 민기야 가자"
"삼촌!!!!"
"민기 화장실 잘 다녀왔어?"
"웅! 선새미 안녕히계세요~"
"응 민기잘가!"
"주말에 꼭"
"응! 잘가 민석아"
"응 집에 조심히가"
"응!"
민기와 밖에 나오니
민기가 해맑게 웃으며 말한다
"삼촌 지쨔 조아하지?"
"좋아하는것같아?
삼촌도 모르겠다"
"삼촌 선새미랑 여행간다며!"
"응 갈거야 민기빼고"
"민기도 여행갈거야!"
"삼촌보다는 재미없을껄?"
"삼촌미워!!"
"난 민기 좋다니깐?"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지금 당장 꽃이라도 뜯어서 해보고싶다.
내 마음이 어떤지 나도 도통 모르겠네.
(김민석 과거편)
좋아하는 걸 정확히 알게 된 건
애들 덕분이었다.
"자 징어 일어나서 읽어보자"
그때 남자 주인공 이름이 민석이였는데
징어는 얼굴이 빨개지며 민석이라고 말하자
애들이 마구 웃으며 놀렸었다.
"에에에! 징어는! 민석이를! 좋아한대요~"
"아니야!"
"초딩이냐? 징어가 아니래"
역시 징어의 짝인 도경수가
징어를 향한 놀림을 막아준다.
방패 도경수되겠다.
애들은 도경수의 말에도 불구하고 놀렸다.
징어는 계속 아니라고 하다가
선생님을 애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고
선생님은 그제야 애들을 말렸다.
"자자 조용히 하고 징어앉아
다음은 민석이가 읽어보자"
"민석아 여주인공 이름에 징어 넣어봐!
징어 굉장히 좋아할걸?"
그 말에 징어는 아니라고 또 소리를 질렀고
참다 참다 나도 화나서 뭐라 하려는데
이번엔 종대가 방패가 된다.
"야 아니라잖아 진짜 그만해라"
김종대 살벌한 건 적응이 안 된다.
애들도 적응이 안 되는지
순간 조용해진다.
그 이후로 이런 일이 잦았는데
징어는 익숙해졌는지 아니라고 하지도 않았다.
내가 언제 물어봤는데
좋아하지만 인제 잊는 중이라면서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역시 귀엽다.
안녕하세요! |
오늘은 에에에에이~ 민석이 편이였습니다!! 다음편에는 애들시점으로갈까요? 아님 징어시점으로갈까여?? 귱금귱금 |
암호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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