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을 듣고 오빠가 한동안 말이 없었어
날 그저 가만히 쳐다보다가 결국 두 눈을 감아버리더라고
진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냥 멍하니 방바닥만 쳐다본거같아
"후회 안할수 있어?"
한참만에야 오빠 입에서 나온 말은 후회 안할 수 있냐는거였어
솔직히 난 오빠가 안된다고만 할줄 알았거든?
근데 의외의 말에 내가 잠시 멍하니 오빠를 쳐다봤어
올려다본 오빠의 표정은 정말 단호하고 결단을 내린 표정? 이었어
나도 다시한번 마음을 정리하고 생각을 해봤는데
솔직히 반반이었어
지금 너무 행복해서 이걸 깨고싶지 않은 마음 반,
그런 와중에 이게 언젠간 깨질것 같은 불안함 반
내가 한참을 생각하고 있으니까 오빠가 다시 또 그러더라고
"오빠는 분명 헤어지자는 말에 응이라고 대답한 순간부터 후회할거야"
오빠의 말에 고민하느라 내렸던 고개를 다시 올려서 오빠를 쳐다봤어
오빠가 나랑 가만히 눈을 맞추더니 나를 꼭 끌어안았어
"너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힘들다는데 내가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너가 하자는대로 해야할지 아니면 붙잡아야할지...."
잠시 또 말이 없더니 오빠가 품에서 날 떼고 양손으로 내 볼을 잡았어
그리고서 내 입술 위에 오빠입술을 꾹 누르는데
눈을 감고 그저 그렇게 꾹 누르고 있다가 오빠가
"응. 헤어지자 ㅇㅇ야"
오빠는 그저 잘지내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그렇게 가버렸어
오빠가 나가고 난 후 난 잠시 멍해있었어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겠고 정말 오빠가 헤어지자고 한게 맞는지 실감이 안나더라고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어
헤어지자고 한건 오빠가 아니라 나였지.....
솔직히 너무 실감이 안나서 그냥 멍한 상태로 씻고 잠들었어
문제는 그 다음날부터였지
내가 밤잠이 없고 아침잠이 많아서 알람도 잘 못들어 그래서 항상 오빠가 전화로 깨워줬단말야
그 다음날 전화가 오길래 무의식적으로 받아서 어.. 오빠.. 이랬는데
"오빠는 무슨 너 지금 아직도 자는거야??? 야 수업시작 오분남았어!!!"
전화를 한 사람은 수정이었어
난 상황파악이 될 새도 없이 벌떡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와 양치만 겨우 마치고 학교 바로 밑에 살면서 택시를 타고 학교에 올라갔어
다행이 교수님이 그날따라 늦으셔서 수업시작시간 십분후에 오셨단말야 난 교수님 오시기 직전에 들어왔고
수정이한테 등짝이며 팔뚝이며 몇대 맞고 수업을 듣는데
계속 오빠생각이 나는거야
아 진짜 어제 한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구나
그냥 하루종일 멍했던거같아 아직 이 사실을 모르는 수정이나 은지는 얘가 오늘따라 왜이러나 그러고 있고
점심시간에 무의식적으로 자꾸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는데 원래 평일엔 자주 연락 안했지만
끼니때마다 한두통씩 오던 그 카톡이 왜 그리도 기다려지는지
이제 안올거 알면서...
솔직히 좀 허무하기도 하더라
우리가 이렇게 쉽게 헤어질수 있는 사이었구나
나에게 배려심 넘치던 오빠는 끝까지 나에대한 배려로 이렇게 떠나는구나...
며칠이 지났나 모르겠다
밥을 제대로 못먹고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졌다뿐이지
딱히 내 생활에 크게 달라지는건 없었어
학교에 늦지 않으려고 알람을 열개가까이 맞추고 수업이 끝난 저녁엔 찬열이 만나서 술마시고..
수정이랑 은지한테는 말 못했는데
찬열이한테는 술마시다 결국 털어놨거든
그래서 항상 내가 말 없이 술잔 비우면 찬열이가 옆에서 안주도 챙겨주고 물도 챙겨주고 잔도 다시 채워줬어
그러다 내가 취하면 집에 데려다주고...
말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만 삭히다가 결국 술병에 몸살이 겹쳐서 주말 내내 아팠어
오빠랑 헤어진지 거의 열흘만에 결국 병이 난거지
근데 아파도 아프다고 할 사람이 없더라
그렇다고 어제도 내 술친구하다 결국 과음해 쓰러져있을 찬열이한테 전화를 하겠어
멀리사는 수정이한테 하겠어
은지도 내가 아프다 하면 민석오빠 얘기를 할게 뻔해서 그냥 혼자 끙끙 앓고 있었어
요 며칠 제대로 먹은거라곤 술마시면서 찬열이가 챙겨준 안주가 전부라 자꾸 헛구역질만 나고
그러다 토하면 쓴 위액만 나오고..
그러다 또 지쳐 잠들고
뭐라도 먹어야할텐데 너무 기운이 없으니까 일어나기도 쉽지 않더라고
자다가 깨면 아프니까 더 오빠 생각도 나고 전에 나 체해서 아파 잠들었을때
눈떠보니 내 옆에 있었던 오빠가 너무 그립고..
그렇게 오빠 생각 하다보면 또 막 눈물나서 울다 지쳐 또 잠들고
주말이 참 짧더라
한거라곤 누워서 자고 깨면 또 울고 그러다 또 잔거밖에 없는데
월요일이 금방 왔어
주말동안 그래도 좀 누워있었다고 몸이 조금 가벼워져서 대충 준비하고 학교에 갔어
근데 날 보자마자 은지랑 수정이가 표정이 완전 굳는거야
그래서 내가 왜그러냐는 식으로 쳐다보니까
둘이 내 양 팔을 잡고 그대로 강의실에서 나왔어
강의실에서 나와서 사람의 통행이 별로 없는 복도 끝으로 갔어
난 얼결에 짐도 못놓고 끌려가는데 둘다 표정이 너무 안좋아서 솔직히 속으로 예상했지
아 얘네가 알았구나
그래서 그냥 말없이 끌려갔어
복도끝에 도착하자마자 막 쏴붙일줄 알았는데 둘다 너무 조용한거야
난 그게 오히려 더 미안하고 그래서 말도 못하고 그냥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데
수정이가 먼저 말을 꺼냈어
"니가 언제 말하나 기다리고 있었어"
수정이의 말에 놀랐지만 난 여전히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어
무슨 얼굴로 애들을 봐야할지 모르겠어서..
내가 바닥만 보고 있으니까 은지가 살짝 한숨 쉬면서 말을 하는거야
"준면이 오빠가 그러더라 갑자기 민석오빠가 술만먹고 말은 안한다고 혹시 둘이 무슨일 있는거 아니냐고"
술도 안좋아하는 오빠가 술만 마셨다는 얘기에 또 눈물이 나려고 하는거야
근데 내가 무슨 울 자격이 있겠어 그냥 꾹 참았지
"민석이 오빠가 혼자 술먹다가 너무 취해서 결국 술집 주인이 핸드폰으로 연락을 했나봐
다행인지 뭔지 그날 학교 수업때문에 준면오빠랑 가장 최근에 통화를 했었고..
술취해서 뻗어있다는 말에 오빠가 놀라서 갔더니..."
은지가 말을 하다고 멈칫하고 잠깐 망설이는거야
그래서 고개들고 은지 쳐다보니까
"...... 울고있더래 민석오빠가"
그말에 충격받아서 내 표정이 굳으니까 수정이가 말을 덧붙였어
"우리도 그 얘길 듣고서야 니가 요새 왜 그랬는지 알아챈거지
설마 너랑 오빠가 헤어졌을거라고 생각도 못하고 그냥 니가 다시 또 우울한 시기인줄 알았어
이 나쁜년아 우리한테 말도 안하고 진짜 너무한거아냐?
그래놓고 주말사이에 이렇게 또...."
수정이가 내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하다 말았어
나도 아침에 거울보고 좀 놀랐거든
진짜 이게 사람몰골인지.. 피부는 다 까칠하게 올라오고..
눈밑에 다크서클은 볼까지 내려오고...
내가 그냥 웃으니까 둘다 말은 못하고 그냥 수업이나 듣자며 다시 강의실로 갔어
하루의 모든 수업이 끝날때까지 말 없다가 수정이랑 은지가 나 이러다 병나겠다면서 뭐라도 먹으러 가자는거야
근데 난 이미 병도 났었고.....ㅎ 그리고 도저히 속에서 뭐가 안받아서 그냥 집에가서 쉬겠다고 했는데
그래봐야 너 또 울거 아니냐면서 왜 헤어졌는진 모르겠지만 사람이 살고봐야하는거 아니냐고 어거지로 끌고갔어
근데 학교 밑에도 식당이 참 많은데 굳이 택시까지 잡아타면서 멀리 나가는거야
그래서 내가 귀찮다고 근처에서 먹자하는데도 듣는둥 마는둥..
도착한곳은 나랑 은지랑 수정이가 학교 끝나고 시간 맞을때 종종 가던 샤브샤브집이었어
이럴땐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는거라면서 끌고 들어가는데 반항할 힘도 없어서 들어갔는데
은지랑 수정이가 우리가 항상 앉던자리로 끌고갔어
그냥 해탈한 상태로 끌려가는데 자리에 이미 사람들이 앉아있었어
그래서 은지랑 수정이한테 야.. 하고 부르려는데..
"......"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준면오빠, 루한오빠 그리고... 민석오빠였어
오빠도 그냥 끌려온건지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는데
준면오빠랑 루한오빠가 우리 발견하더니 왔냐고 인사하니까 그제야 오빠가 우리쪽을 쳐다봤어
그렇게 우리 둘이 눈이 마주치는데 난 그대로 돌아서 나와버렸어
허둥지둥 나오는데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내 몸이 그대로 확 돌아갔어
그렇게 그대로 난 오빠의 품에 안겼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고 너무 놀라서 바들바들 떨고있으니까 오빠가 나를 꼭 안고 토닥토닥해주는거야
그렇게 한참을 토닥토닥하다가
"미안한데 ㅇㅇ야... 오빠 안될거같아 미안해.. 오빠가 욕심쟁이라 미안해.. 오빠가 더 잘할게..
안떠날거야 너.. 너 힘들거 뻔히 아는데 오빠가 너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 오빠가 더 잘할게.. 잘할게 ㅇㅇ야.."
오빠가 말을 하는데 오빠 목소리가 진짜 다 갈라지는거야
다 쉬고 갈라진 오빠 목소리를 들으니까 그저 눈물밖에 안나더라
오빠 품에 안겨서 꺽꺽대며 울었어 너무 미안해서...
안그래도 마른 몸이 더 말라서.. 그 좋던 피부가 다 망가지고 이쁜 눈이 다 팅팅 부어서...
달달했던 목소리가 다 쉬고 갈라져서.... 너무 미안했어
내가 항상 이렇게 불안정해서 나때문에 오빠가 무너지고 힘들어하는거같아서
근데 나도 너무 이기적이라 오빠를 못놓겠어서... 나도 오빠도 그렇게 껴안고 한참을 울었어
울다가 겨우 진정될 즈음되니까 들어올때까지만 해도 밝았던 밖이 어둑어둑 해지는거야
그래서 다들 걱정하겠다 해서 다시 음식점으로 들어갔어
근데 가다가 내가 먹은거없이 너무 울어서 휘청거리니까 오빠가 놀래서 잡더니
괜찮냐고 막 그러는거야
그러면서 왜이리 살빠졌냐고 빨리 가서 뭐좀 먹자고 내 몸을 감싸듯이 안고 들어가니까
자리에서 우리 신경쓰이고 걱정돼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이 저럴줄 알았다며 툴툴거리더라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왜 밥도 못먹고있었는뎈ㅋㅋㅋㅋㅋㅋ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하는데 내가 잘 못먹으니까 오빠가 계속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그랬어
진짜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 챙겨먹고 다들 흩어지는데
오빠가 나 데려다 준다는거야
그래서 버스타고 학교 밑에서 내려서 잠깐 산책하자고 손잡고 학교 운동장을 걷는데
둘다 그냥 말없이 걷기만 했어
뭔가 말은 해야하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까 고민하다가
오빠가 먼저 말을 꺼냈어
"오빠가 너 불안하게 해서 미안해.. 오빠가 더 잘할게 정말.. 우리 ㅇㅇ 불안하지 않게..
오빠가 너무 부족해서 미안해 더 잘할게... 오빠 한번만 믿어줘"
말을 하는데 그 목소리가 너무 간절해서 말이 안나왔어
그냥 가던거 멈추고 오빠 손만 꼭 잡았어
그러다가 오빠쪽으로 몸 돌려서 오빠 쳐다봤어
그러니까 오빠도 내쪽으로 몸돌려서 나 보더라구
그래서 내가 오빠눈 보면서 천천히 말을 꺼냈어
"알고 있었어 사실..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니라는거.. 근데.. 근데도 자꾸만 불안했어..
오빠가 더 없이 잘해주는데.. 나 지금 이렇게나 행복한데.. 이게 꿈일까봐 무서웠어..
이런 남자가 내가 뭐가 좋아 만나나싶기도 하고.. 점점 내 욕심도 커져가고... 그래서 그랬어 미안해 오빠.. 미안해"
말하다가 또 목이 매여서 더이상 말은 못하고 오빠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오빠가 날 와락 안더니
"ㅇㅇ야 넌 그냥 내 옆에만 있어줘.. 힘든거 어려운거 슬픈거 아픈거 다 오빠가 할게 내가 다할게..
불안해 하지마.. 난 너가 죽으라고 하면 죽을수도 있어..
너가 헤어지자고 했을때.. 그말.. 나한텐 죽으라는 소리로밖에 안들렸어
이제 너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 내 옆에 너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어떻게 살아.."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또 서로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던거같아
결론은 그냥 내가 나쁜년이지 뭐.. 나도 알아
그때 내 심정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는데.. 그래도 참 내가 나빴지 뭐
그날은 오빠가 우리집와서 자고갔어
밤새도록 서로를 토닥거리면서 입 맞추고 또 꼭 끌어안고 그랬어
다음날 학교에서 애들 만났을땐 밤새 뭐했길래 또 그렇게 다크가 턱끝까지 내려오냐고 은지랑 수정이한테 놀림받았지만....ㅋㅋ
그러고 얼마 안있다가 맞이했던 1주년 이벤트라 그때 더 감동이었던거 같아
말 그대로 그냥 감동이었지 뭐..
그 일이 있고서 생각한건데
무섭고 그런걸 다 떠나서 일단 내가 당장 오빠없이 못살겠어
내가 그때 그 심정을 다 글에 담진 못했지만 결론은 그거야
그 뒤로는 진짜 서로가 목숨인것처럼 그렇게 지내고 있어ㅎㅎ
이거쓰는데 진짜 오래걸렸다
쓰다가 또 그때 생각나서 울다가.. 오빠한테 보고싶다고 찡찡댔다가ㅋㅋㅋㅋ
갑자기 오빠 되게 보고싶다 빨리 올리고 전화하러가야지!
별로 좋은얘기 아닌데 이렇게 2편에 걸쳐서 써서 미안해
다들 주말 잘보내고!! 다음엔 좀 밝게 올게!!! 다들 안녕~~
하트 |
죄인은 말이 없죠....ㅎ 너무 늦어서 미안해요ㅠㅠㅠㅠㅠ 이번 한주는 유난히도 피곤해서 잠도 일찍자고ㅠㅠㅠㅠ 진짜 이글을 3일에 걸쳐서 썼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흡 이거 지금 쓰면서 괜히 민석이 보고싶어서 현눈.... 가상의 사람을 보고 이렇게 울줄이야.... 민석아...... 워더들 일단 이거 올리고 곧 곧곧 진짜 곧 올게요ㅠㅠㅠㅠㅠ 미안해요 내가 많이 사랑하는거 알죠?ㅠㅠㅠㅠㅠㅠㅠㅠ 곧 또 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워더♡- 땀슈밍♡히융히융♡성장통♡퍼스트♡영상있는루루♡ 헤운♡병아리♡슈웹스♡판다♡규야♡ 세젤빛♡금방울♡바밤바♡박듀♡로운♡ 이웃집여자♡체리♡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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