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오랜만에 그가 일찍 퇴근한다. 피자를 사들고 온 모습이 어색하다. 변백현은 기집애 마냥 비명을 지르며 그를 맞이한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다. 어색하다. 와, 대박. 피자 먹고 싶었는데. 형 짱이다. 둘이 잘 있었어? 두 대 정도 맞았지만 나름 재밌었어. 킥킥거리며 그에게 고자질을 하는 녀석이 이상하게도 밉지만은 않다. 나와 변백현의 분위기를 살피던 그는 괜찮다는 판단을 내렸는지 나를 향한 눈초리를 거두고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다. 변백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피자 한 쪽을 입에 물고는 또 한 쪽을 뜯어내어 나에게 내민다. 피자를 받아든 내 모습이 어색하다. 녀석도 그렇게 느꼈는지 내 손에서 피자를 빼았더니 내 입에 직접 넣어버린다. 뭐하는거야. 18살처럼 굴어. 좀. ㅡ 피자 한 판은 남자 셋이 먹기엔 조금 부족한 양이다. 나야 원래 끼니를 잘 챙기지 않고 그는 피자보다는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관 없었지만 변백현 녀석은 배가 아직도 고프다며 집안 이곳 저곳을 들쑤신다. 보다못한 그가 녀석을 말린다. 내일 시켜먹어. 오늘 먹고 싶은 피자와 하루 지나서 시킨 피자는 다르지. 뭘 모르네. 형. 그는 그런 녀석이 귀여운지 피식거리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형도 그에게 저런 애정을 받은 것일까. 내 시선을 느낀 듯 그는 변백현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린다. 변백현은 흐트러진 제 머리를 정리한다. 그리고 그와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나 어디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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