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빅뱅 세븐틴
리타르단도 전체글ll조회 721l 21

[exo] 그래 우리는, 3.8선을 경계로 닿을 수가 없는. 그래 우리 만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노라고 | 인스티즈





남과 북이라는 게, 

그래 참 나에게 이토록 직접적인 상처를 줄 줄은 몰랐다.

난생 처음 느껴본 이 간절함.

너의 아내가 되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그렇게 살고싶은 간절함.

별 것 아닌 작은 일들에 너를 엮어 떠올리면 자꾸 눈물이 나고, 

펑펑 쏟아지는 그리움에 차라리 죽고만 싶다.




어떻게 사랑이라는 게 이토록 애절하고 속이 문드러지는지.




그날 밤, 모두가 잠들어 어두운 가운데에

홀로 임무를 수행하는 네 모습을 보고, 나는 네가 첩자라는 것을 대강 알았다.

그렇게 네가 내 조국을 해하고 정보를 캐러온 '나쁜 놈'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내 직책을 잊고 그냥 그런 너를 온전히 보내줄 생각밖에는 염두에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사랑에 눈이 멀어버린 것이었다.





처음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입을 틀어막고 

아니 나는 절대로 믿을 수가 없다고,

내가 짝사랑해온 사람이 내 적이라니.

그렇게 한참을 나 모르게 지내온 적이라니.

나는 고개를 흔들고

눈을 감았다 떴다,

현실을 부인하고만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화가 나기도 했다.

네가 어떻게 그래.

너무나 멋진 선배로, 능력있는 내 짝사랑으로.

그렇게 한참을 지내왔잖아.

그런 그대가 모두를 속이고,

그럼 이 내 사랑은,  이건 어떻게 되는 거야?

내 사랑의 진심은 어떻게 되는 거야?




한참을 화가 나서 네가 거는 말에도 차갑게 응하고,

실장님께 말을 해버려서 널 아주 몰아내어버릴까,

그래 너는 우리가 감시하고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그렇게 너를 쫓아낼 버릴 생각도 하고.




그렇게 온갖 요동을 겪고 났는데도,

근 10여년간 내가 몸담고 배워왔던,

철저히 조국을 향하고

정확하고 이성적인 계산을 두드리며,

완벽한 처리를 해내는 그 공식들과 이론, 노하우들은 

그냥 죄다 너 하나를 위해서만으로 떠오르더라.



참 우습지 않니.



네 그 작게 뱉어지는 겨울의 숨결을 보니,

입술에 하얗게 뜬 건조함에 안쓰러워지는 맘에,

그냥, 그냥 네가 참 안쓰러워서.

네 그 삶이, 내 사랑따위는 하찮아지고 버려져도 좋을만큼,

네가 행복해졌음 좋겠다고.

너의 그 거치르고 힘겨운 삶이 너무도 안쓰러워서,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어떤 것도 모르는, 오로지 너 하나 밖에 모르는, 

그런 한심한 여자로 전락해버렸기에,

설령 네가 안전히 북으로 돌아간대두,

남은 나는 완벽하게 감시 및 통제를 하지 못한 죄목으로

어떤 것이든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를 위해 조용히 입을 다물고 널 도왔다.



"선배, 나, 알고 있어요. 선배가 뭐하는 사람인지.

이유는 묻지 말아요, 쪽팔리니까.

그냥, 선배 가는 길 다 도와줄게요."




와르르 내가 하고픈 내 맘의 고백 채 다 뱉지는 못하였어도

이정도면 네 그 객지에서의 무거운 짐 조금은 덜까 싶어

말을 뱉고는 조심스레 네 눈치를 살폈다.




"징어야 나는, 나는 네 사랑에 보답할 수 없어."

"무슨 소리에요, 난 그런 거 아니야! 아니 그 전에, 누가 선배 사랑한대?"


내 맘, 다 알고 있었구나.

창피한 맘, 알면서도 그댄 왜 모른척 하셨나, 아픈 맘이 섞여 

괜히 역정을 내며 발끈했다.



그런데 선배, 나는, 선배를 갖고 싶지 않아.

선배를, 그냥 지켜주고 싶어.

당신이 행복해지기를, 내 전부를 죽여서라도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파.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속을 숨기고는

그렇게 그냥, 한참을 추운 날씨에 네 옆에 앉아 입김만 내뱉었다.





.





내 조국에서 빼간 많은 정보들,

어쩌면,

남에 큰 타격이 되고, 중요한 문제가 되어 무너질 수 있는.

나도 발기발기 찢겨 쫓겨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은밀히 빼내가는 너를.



나는 그런 너를, 

세상 누구에게 물어도

사랑에 눈이 멀어 중대한 일을 놓치는 너는 세상서 제일로 못난 이라고.

그렇게 욕을 먹을 각오로 너를 보내주었다.



임무를 마치고 북으로 돌아가는 널 위해

위조여권을 만들어주고, 비행편을 알아봐주고.




그렇게 한심한 짓거리를 하다보니까,

내 사랑 내가 내 손으로 보내드리는 

가슴 찢기는 짓거리를 하고 나니까,


어느새 시간은 네가 떠나는 날이 되었다.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내가 만들어준 위조여권,

내가 알아봐준 항공티켓,

내가 챙겨준 코트,




너는, 내가 너를 사랑했다는 그 어리석은 마음을 머릿속으로라도, 알고는 갔을까.

얼마나 사랑의 깊이가 깊었는지, 그것까지는 모를거야.




승강장으로 향하던 네 발걸음이 잠시 멈춰 뒤를 돌아봤다.

눈물은 꾹 참았는데 왜 이렇게 줄줄 흐르는 건지.

꺽꺽거리며 눈물만 찍어닦고 있는 내 모습에

네가 느끼는 것이 죄책감인지, 사랑은 아니겠는, 그런 맘으로

살짝 인상을 찌푸리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내게서 사라진다.




그래 우리, 

아니 내가,

그대를 알게 되었음은, 사랑했음은 진정으로 기적이었다고.

그 자체로 내게는 너무도 큰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었다고.





그렇게 대면당하지 못하고 

버림받고 스스로 자청하여 이용당한 내 사랑은

살을 에는 바람이 불던,

모든 해의 시작이 되던,

1월에 그렇게 지고 말았다.


내 전부는, 내 삶은, 1월에 죽고 말았다.
















_


흑과 백 아직 남과 북

아 진짜 졸려서 비몽사몽

불금은 자야해...ㅂ_ㅂ



















첫글/막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 그래 우리는, 3.8선을 경계로 닿을 수가 없는. 그래 우리 만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노라고  23
11년 전
작가의 전체글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헐.. 하.. 이건 또 무어야.. 너 불금에도 과방에 남아서 과제하는 나에게 요런 아련아련한 글을 선사하다니.... 널 좀 사랑해야겠어 하트.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마지막 반전을 기다렸는데..... 기다렸는데..... ㅠㅠㅠㅠㅠ 어머나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아 허류ㅠ 1월에 다 죽다니ㅠㅠㅠㅠ 너무 슬프잖아요ㅠㅠ 그나저나 진짜 글 하나하나 다 좋고 문장도 다 좋고. 막 가슴이 울렁거려ㅠㅠ♥
11년 전
독자4
헐 ㅠㅠㅠㅠ 아련아련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ㅠㅠ 신알신 해두고 항상 읽고있는데 진짜 금손 ㅠㅠㅠ 글 진짜 잘쓰세요ㅠㅠㅠㅠ 항상 글 쓰시느라 수고하세요!
11년 전
리타르단도
ㅠㅠㅠ좋아해주어서 고마워요ㅠㅠㅠ그런데...나능...암호닉을 할 수가 없어요.... 암호닉 개념도 잘 인지하지 못하고...세륜기억력 땜시롱....미안해요ㅠㅠㅠㅠ그냥 고맙다는 말 밖에....흡!
11년 전
독자5
헐어떡해진짜좋아
11년 전
독자6
아련아럳 진짜좋아요ㅠㅠㅠ
11년 전
독자7
아련해....ㅁ7ㅁ8
11년 전
독자8
아 좋다 ㅠ 여기 금손들 많으시네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사실 이러다 또 엽짤나올까봐 조금 긴장하면서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10
헐쩐다진짜....ㅠㅠㅠ너무좋아ㅠㅠ
11년 전
독자11
아련하다잉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ㅠㅜ아련해요..흡
11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아련하다..아 지짜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
11년 전
독자14
이거 일편부터 다 읽고 왔어여.......그대.......필력 쩌네요 정말.....-밑에 붙이는 글 한줄도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잘읽었어요..아련아련해....
11년 전
독자15
하...진짜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웃긴짤나오지않을까 싶엇는데 아련하게마무리되네여...
11년 전
독자16
ㅎ아련아련해ㅠㅜㅠㅠㅜㅜㅠㅠ
11년 전
독자17
ㅠㅠㅠㅠㅠ개좋내여ㅠㅠㅠㅠㅠ어우잘읽고가여ㅠㅠㅠ
11년 전
독자18
으앙 아련아련 좋다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9
어휴 아련하다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0
ㅠㅠㅠㅠㅠㅠ겁나아련햐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1
ㅠㅠㅠㅠㅠ왜ㅠㅠㅠㅠ 죽어요 왜 ㅠㅠㅠㅠㅠㅠ아련돋아요 ㅠㅠㅠ
11년 전
독자22
ㅠㅠㅠㅠㅠ너무 아련하다.....아련하다....네 글은 한번에 봐야한다....ㅠㅠㅠㅠㅠ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변우석 [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46 1억09.04 22:47
기타 [도윤/윤슬] 우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로 돌아가는 - 카페베네 과일빙수1 한도윤09.05 23:47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2 콩딱 08.01 06:37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콩딱 07.30 03:38
이동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7 콩딱 07.26 01:57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이바라기 07.20 16:03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이바라기 05.20 13:3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11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13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12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17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13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9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1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9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10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7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10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추천 픽션 ✍️
thumbnail image
by 한도윤
2007년 6월 어느 날.우리가 만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갔다. 나는 남자친구가 되어본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지만 그녀를 위해서는 작은 부탁도 모두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슬이에게 요즘 유행하는 영화가 보고플 땐 내게 이야기하라 했고, 아무런 약..
by 한도윤
2014년 12월 24일.오늘은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이브다. 나는 지금 신촌역 오거리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윤슬을 기다리고 있다. 슬이가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통화했을 때 슬이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니까 내가 기분 좋게 해 줘야지 생각했다. 하..
by 한도윤
나는 병이 있다. 발병의 이유 혹은 실제로 학계에서 연구가 되는 병인지 모르겠는 병이 있다. 매일 안고 살아야 하는 병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나를 찾아올 수 있는 병이다. 고치는 방법을 스스로 연구해 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건지..
누구나 겪는 시기가 있다.미운 나이 4살이라든지, 사춘기에 휘둘려 빽빽 거리며 소리지르던 시기라든지, 수면 시간 모자르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넘쳐났던 고3 시기라든지.어쩌면 이 모든 걸 거치지 않았더라도 살면서 무조건 거칠 수 밖에 없다는 취준생 시절도 있다. 나도 취준생 시절을 겪어왔다. 취..
thumbnail image
by 꽁딱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 그래서 오늘 술 먹는다고? " " 넹 오늘 동창회!!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는 날이다그래서 오빠한테 허락 받는 중..." 먹는건 좋은데, 취하면 내가 못 가잖아 그게 너무 걱정 되는데? " " 에이 조절 하면 돼죠~ " 아침부터 전화로 잔소리 폭탄 맞고 있다 " 취하면..
thumbnail image
by 콩딱
" 아저씨 오늘부터 출장이라고 했죠? " " 응. 2일정도? " " 되게 보고싶겠네 " " 나도 많이 보고 싶을 거 같네. "" 중간중간에 안 바쁘면 연락해요! " " 바빠도 할게요. " 내 이마에 짧게 뽀뽀하더니 인사하고 가는 아저씨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 되게 냉미남 같은 얼굴로 저..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