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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제가 요즘 명수가 너무 예뻐서요, 그래서 그랬어요 마이너의 길은 멀고도 험해요...왜 하나같이 저는 다 마이너죠? 왜죠? 내밀메 수수..세종..백종...종총...ㅠㅠㅠㅠㅠㅠ 모두 내밀메!ㅠㅠㅠㅠㅠ 저 진짜 지독한 마이너에요 취존해주세요! 엑소는 언제 컴백하나요....기다리다 지치게..
....혹시 화나시진 않죠..?...저 열심히 쓰고 있어요!
물통 개기일식 종구 반지 쀼쮸쀼 석류 꿈 박망고 마귀 망징어 파닭 딸기 계란라면 앙팡 삼쥐 여세훈 세종 세종행쇼 약 772 메롱녀 똥백 졸업반 중바 한밤중 굼벵이 별사탕 트리트먼트 핑구 메어 라푼젤 까만인 에이드 후후하하 새벽 소랑 릇릇 미스트 이지 꽃보다세종 연필 812 반달 형광등 |
"야, 빨리 안 와?"
"아, 가잖아!"
거 발걸음 한번 참 느긋하네, 대답만 크게 해놓고 여전히 저만치서 느릿하게 걸어오는 명수를 향해 답답하게 외마디 소리를 외친 성열이 발을 동동 굴렀다. 성열이 무슨 짓을 하든 간에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핸드폰에 밝게 비친 액정에만 온갖 정신을 쏟은 명수가 윙 울리는 진동에 미소 지었다.
[내일 오후 3시! 잊지 마요!]
헤실 거리며 헤픈 웃음만 짓는 명수 뒤로 어느새 성큼 다가와 핸드폰을 뺏어 들은 성열이 내용을 확인하고 그 큰 덩치와 안 어울리게 명수의 팔 한쪽을 붙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발을 굴렀다. 내가 이성종이랑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제법 무섭게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한 성열이었지만, 이내 들려오는 명수의 핀잔에 금방 입을 다물었다. 목소리 똑같다.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무방비하게 성열의 손에 들려있는 제 핸드폰을 잽싸게 채가려 시도한 명수였으나 안타깝게도 눈치 빠른 성열은 이미 손을 저 높이 들어 올리며 여유만 부리고 있었다.
"내놓으라고! 답장해야지, 봤는지 안 봤는지 다 뜨잖아 병신아!"
"나한테는 병신이라고 하면서, 이성종한테는 그렇게 사근사근 눈웃음도 지어주냐?"
"너는 너고, 성종이는 성종이고."
아 그니까 왜 차별을 하는데!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서운함을 가득 담아 내뱉은 성열이 명수를 냅다 껴안고 빙빙 돌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명수가 성열의 팔을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렸지만, 반응 없이 계속 빙빙 돌던 성열이 결국 제풀에 지쳐 발을 멈췄다. 어휴, 저 병신. 고개를 양쪽으로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려 답장을 보낸 명수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낑낑대며 성열을 일으켜 세워 옷가지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줬다.
"하여튼 칠칠맞게,"
"이성종이랑 연락하지 말랬지?"
"또 그 소리 한다. 과제 때문에 얘기하는 거야."
"아니 글쎄, 그 새끼 눈에서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고! 널 무슨 먹잇감 노리듯이 바라보는 게 안 느껴져?"
"말이 많으시네요, 이성열 씨."
"아니 씨발, 내가 진짜..."
씁, 조용히 한다. 분명 이성종의 눈빛은 시꺼먼 마음으로 가득한 게 딱 보이는데 그건 말해줘야겠고, 김명수는 조용히 하라고 입막음이나 하고 있고. 어떻게든 성종을 깎아내리기 위해 말도 못하고 소리 없는 아우성만 지르는 성열이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왜 눈치를 못 채니, 이성종 그 새끼 눈빛이 얼마나 더러운데 씨발! 명수가 하라는 대로 가만히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끊임없이 욕지거리만 작게 중얼거리는 성열을 한숨 쉬고 바라본 명수가 성열의 입을 손바닥으로 야무지게 토닥였다.
"욕하지 말랬지. 듣기 싫다고 했어, 안 했어."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이성..."
다시 한번 끈질기게 성종의 험담을 늘어놓으려던 성열의 입에 재빨리 자신의 입을 가져가 맞댄 명수가 입을 맞춘 상태에서 웅얼거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성종이는 그냥 친한 동생이구, 너는 아니잖아. 금방이라도 화낼 것처럼 씩씩대던 성열은 단순하고 또 단순해서 그저 명수가 먼저 입을 맞댄 게 좋다고 성종에 대한 생각은 저 멀리 던져둔 채 제가 더 적극적으로 혀를 섞고 있었다. 우리 명수는 누구 보라고 그렇게 예뻐? 개소리하지, 욕하지 말라면서. 얄밉게 웃은 성열이 입술을 움직여 이마에서부터 차례대로 선을 타고 내려오며 가볍게 버드키스를 하고 다시 입을 맞추고 명수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명수가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눈두덩에 몇 번이고 쪽쪽 대며 입을 맞추고, 코도 예쁘다며 몇 번이나 입을 맞추고, 가볍게 볼도 부빈 성열이 명수의 볼을 부여잡았다.
"명수 누구 꺼?"
"지랄,"
"부끄러워서 그런 거 다 알아."
내가 너랑 말을 말지, 성열의 품을 비집고 나와 성큼성큼 걸어가는 명수의 뒤를 따라간 성열이 명수를 뒤에서 꼭 껴안고 정수리 부근에 입을 맞췄다. 얼굴이 빨개져서 걷는 명수를 보고 가볍게 웃은 성열이 재빨리 명수의 옆으로 자리를 옮겨 어깨동무했다. 크게 소리 내 제 마음을 표현한 성열이 쑥스러워하며 멋쩍게 웃었다.
"명수야, 내가 진짜 좋아해."
"...나도."
투닥거리며 걸어가는 둘의 뒷모습이 정겨웠던 게 꼭 착각만은 아니었던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