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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축제가서 신나게 놀다왔습니다! 급전개라구여? 한시간안에 쓸려고 정신없이 휘갈겨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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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종인아!"
백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눈이 붉어져 뛰쳐나간 종인의 뒤를 따라 세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나타났다. 영문도 모르고 얼떨떨하게 종인이 뛰쳐나간 자리만 쳐다보고 있던 경수가 세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둘이 싸웠어? 아니, 안 싸웠어. 시치미를 뚝 떼는 세훈을 보고 뭔가 찝찝한 듯 인상 쓰던 경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진짜 안 싸웠어? 확실해?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경수의 말을 무시한 세훈이 입술을 깨물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중얼거리는 세훈의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을 지은 준면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너 종인이 때렸어? 뭐래, 안 때렸거든. 니가 종인이 괴롭혔지! 확신에 가득 찬 눈빛으로 말하는 경수를 한심하게 쳐다본 세훈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저 형 진짜 이상해졌어.
"종인이 왜 저러는데! 너 알고 있지?"
"알아서 뭐하게."
"봐봐. 괜히 자기가 찔려서 저런다니까."
부산스러워진 경수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마에 손을 짚은 세훈이 물 흐르듯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키스했어."
"아... 별거 아니..."
뭐 씨발? 아무렇지도 않게 밥 먹었다는 듯 말하는 세훈때문에 그냥 넘어갈 뻔하다 한 번 더 머릿속에서 되감기하고 나서야 말을 멈추고 욕을 내뱉은 백현이 세훈을 향해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백현을 말리는 척하면서 같이 욕을 내뱉는 찬열과, 세훈의 말을 듣자마자 뻣뻣하게 굳어 입꼬리가 경련된 준면과 경수를 훑어내린 세훈이 뒤돌았다. 왜들 저러시나.
"야, 씨발아. 종인이 입술은 내 껀데 왜 니가, 아 진짜 열받게."
"그게 왜 형 꺼야?"
"내 꺼니까 내 꺼다 병신아!"
뭐 그딴 논리가 다 있지. 진지하게 생각하던 세훈이 문득 드는 생각에 눈을 가늘게 뜨고 차례대로 훑었다. 언제부터 이 사람들이 김종인을 종인이라고 불렀더라? 언제부터 이 사람들이 김종인 일에 대해서 이렇게 반응했더라? 곰곰이 생각하던 세훈이 한껏 차오르는 억울함에 눈썹을 늘어뜨렸다. 아니, 언제부터 이렇게 김종인을 좋아했다고. 여전히 시끄럽게 저를 향해 침을 튀기는 백현을 뒤로하고 두 귀를 양손으로 꼭 막은 세훈이 연회장을 나섰다. 뒤에서는 시끄럽게 저를 향해 외치는 목소리가 크게 울렸지만 중간 중간 경수와 준면의 목소리가 섞이는 걸 보니 별일은 없겠다 싶어 귀를 틀어막았던 두 손을 편하게 내린 세훈이 늘어뜨렸던 눈썹을 다시 원위치 시킨 채 휘파람까지 불며 유유히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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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하고 나서 벌써 한 주가 다 지나갔다. 이제 새로운 월요일이었고, 김종인은 여전히 저를 보면 살살 뒷걸음질쳐 피했다. 이상했다. 내가 한 일이 그렇게 잘못한 일이었나 싶다가도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혼자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운 세훈이 결국 온종일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어서 들어오는 선생님마다 혼낸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서둘러 짐을 챙기는 다른 학생들과는 달리 여전히 책상에 엎드려 자는 종인을 굳이 깨울 생각은 하지 않고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훈이 텅 빈 교실에 저와 종인만 남으니 그제야 종인을 흔들어 깨웠다. 비몽사몽 한 표정으로 일어나더니 제 얼굴을 보고 딱딱하게 굳어있는 모습이 꽤 볼만했다. 세훈의 눈을 피해 조심스럽게 짐을 정리하던 종인의 손을 쳐다보다 그 앞에 의자를 빼 걸터앉은 세훈이 턱을 괴고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었다.
세훈의 시선 따윈 신경도 쓰지 않고 점점 분주하게 짐 정리하는 손길이 빨라졌다. 빠른 움직임으로 종인의 손목을 낚아챈 세훈이 제 행동에 경직한 종인을 보고 조용히 웃었다. 평소 무딘 모습과는 달라서 구경할 맛은 났지만, 그래도 평소처럼 무디지만, 저랑 같이 다니는 김종인이 더 좋았다. 속에서 조용히 꿈틀거리는 감정을 알 것 같기도 하고... 눈을 휘어 웃은 세훈이 제 시선을 피하는 종인을 끈질기게 따라갔다. 제 손에 잡힌 손목에서는 좀처럼 힘이 빠져나가질 않고 있었다. 나 봐. 오랫동안 말을 안 해서 단내가 날 것만 같아 조각조각 갈라진 세훈의 목소리에도 고개를 숙이고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 종인이었다.
"나 싫어?"
"......"
"내가 했던 행동이 그렇게 싫었어?"
"......"
"내가 싫은 거야, 내 행동이 싫은 거야?"
"...그 얘기, 하지 마."
여전히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말한 종인의 잠긴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리고 있었다. 하지 마, 싫어. 그런 얘기. 올바른 문장 구조로 얘기하지도 못할 만큼 배열이 흐트러져 나오는 종인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손아귀의 힘을 푼 세훈이 고개를 숙여 종인의 얼굴을 쳐다봤다. 한참을 말없이 그러고 있다가 기지개를 피며 다시 원상태로 앉은 세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으니까 고개좀 들어."
"......"
"목 안 아파? 난 그러고 있으면 목 아프던데."
무심한 세훈의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린 종인이 세훈과 눈을 마주했다. 으... 작게 인상을 찌푸린 종인이 앓는 소리를 냈다. 살짝 소리 내 웃은 세훈이 손을 움직여 종인의 뒷목으로 향했다. 움찔거리는 종인을 보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움직여 뒷목을 주물러준 세훈이 웃었다. 거봐, 목 아프지.
안 잡아먹으니까 긴장 좀 풀어. 나긋하게 말한 세훈의 말에도 힘을 계속 주다가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서서히 힘을 푸는 종인이 슬금슬금 세훈의 눈치를 봤다. 턱을 괴고 제 목을 주물러주는 세훈을 보고 저번에 있었던 민망한 일을 기억해낸 종인의 얼굴이 빨개졌다.
"왜 너만 보면 자제를 못 하지?"
뜬금없는 세훈의 말에 다시 뻣뻣하게 굳은 종인이 세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를 향해 눈웃음을 지어주고 입맞춤한 세훈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종인의 뒷머리를 쓰다듬어준 세훈이 입을 달싹였다. 눈 감아. 제 입안에서 웅웅 울리는 세훈의 목소리에 재빨리 눈을 감았던 종인이 눈에 주었던 힘을 풀고 좀 더 편안하게 있었다. 전과는 달리 입만 맞추고 있었지만, 저번처럼 그렇게 나쁜 느낌도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힌 종인이 애꿎은 주먹만 쥐락펴락했다. 그냥 서로 입만 맞추고 있었을 뿐인데, 전과 달리 얼굴에서 열이 나는 듯한 느낌이 났다. 그냥 서로 입만 맞추고 있었을 뿐인데, 심장이 누가 들을까 거세게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