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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총수/우아한 탐닉]

 

 

 

 

 

#07

 

 

 

 

 

 

 

 

 

 

 

 

 


종현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종현을 품에 가둔 태민이 곧장 베어낸 목의 상처로 입술을 가져다 대자 종현이 태민의 어깨를 붙잡았다.
처음이었다. 제대로 몸을 맡기고 피를 내어주는 것은.

 

 

태민이 입술을 움직일때마다 종현이 태민의 어깨를 붙잡는 손에 힘을 실었다.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거칠게 피를 탐하는 태민의 움직임을 묵묵히 받아들이던 종현이 이내 옅은 숨을 내뱉었다.

 

종현의 행동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태민이 종현의 목을 빨아들이던 행동을 멈추고는 종현의 목에 묻었던 얼굴을 떼어냈다.

 

 


"힘들어요?"
"괜찮아."

 

 

 


생기를 띈 눈으로 종현이 대답했다. 카텐의 피를 맛본것 만으로도 종현은 정신이 맑아짐을 느꼈다. 온 몸이 무거움없이 가볍기만 했다.
그런 종현을 바라보는 태민의 눈동자 역시 생기를 띄고 있었다. 강한 생명력. 그 둘의 눈동자가 서로가 서로를 탐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뚜렷히 드러내고 있었다.

 

 


"내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요?"

 

 


갑작스럽게 종현에게 물어오는 태민의 행동에 종현이 고개를 저었다. 종현의 행동에 태민은 옅게 웃어보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걸 알면 형은 날 미친놈으로 생각할걸요."

 

 


태민의 말에 종현이 작게 웃음을 터트리자 태민이 그런 종현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태민의 살짝 굳은 얼굴이 종현의 눈에 들어오자마자 종현은 그런 태민의 반응을 살피듯 태민의 눈동자를 마주봤고
태민은 그런 종현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굳었던 얼굴을 풀고 작게 웃어보이더니 종현에게서 완전히 몸을 떼어냈다.

 

 

 


"자세히 생각해봐요."

 

 

 

 


종현의 머리를 스치듯 한번 쓰다듬은 태민이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채로 종현의 손에 쥐여진 아네르의 칼에 손을 가져다댔다.
그런 태민의 행동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종현이 태민이 아네르의 문장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태민을 마주보곤 입을 열었다.

 

 

 


"뭐를…?"

"내가 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아네르의 칼에서 살짝 손을 옮겨 종현의 손가락으로 손을 가져다댄 태민이 생기 넘치는 눈동자로 종현의 눈을 마주봤다.
한 두 방울의 피와는 차원이 달랐다. 종현도, 태민도. 그 몸안에 흐르는 카텐과 아네르의 피를 제어할 수 없을만큼 모든것이 충만했다.

 

 

태민의 손이 종현의 손을 스치더니 곧장 종현의 볼으로 향했다. 아끼는 보물을 쓰다듬듯이 종현의 볼을 매만지던 태민이 다시 한번 종현에게 몸을 밀어붙였다.
고개를 내려 종현의 목 언저리로 입술을 가져다대는 태민의 행동에 종현의 손이 태민의 어깨를 꽈악 붙잡아왔다.

 

 

그런 종현의 행동에 종현의 목에 가볍게 입술을 눌러낸 태민이 이어가려던 행동을 멈추고는 다음 행동을 머뭇거렸고 종현의 목에 작은 한숨을 내뱉어냈다.
갑작스럽게 종현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종현을 품에 안아오는 태민의 행동에 종현은 당황한듯한 손으로 서툴게 태민의 등을 토닥였다.

 

 

 

"왜그래…."

"그냥… 이러고 안고 있고 싶어서요."

 

 

 


태민의 온기와 함께 품에 느껴지는 익숙한 느낌에 종현이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태민에게 뱉어냈다.

 

 

 

"내가 예전에 널 자주 안아줬었나…."

 

 

"응. 많이 안아줬어요. 내가 많이 외로워 했으니까."

"거기, 거기도 자주 갔었지. 그…."

 

 

 


"화원이요. 성 뒷편에 있던 화원."

 

 

 


카텐의 피는 확실히 눈에 보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드문드문 이어져 있던 기억들이 이어지는 느낌과, 기억나지 않던 작은 퍼즐조각들이 몇가지 종현의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카텐 존재의 이유를 증명한 셈이었다.


종현의 머릿속에는 온통 태민에 관한 기억들이 가득했다. 카텐의 피를 머금은 후 제일 처음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태민이었으니, 당연했다.

 

종현은 머릿속에 떠오른 익숙한 공간과 체취를 정리하듯 곰곰히 생각에 빠졌고, 그런 종현의 반응을 가만히 지켜보던 태민은 다시 고개를 종현의 품에 묻고 계속해서 종현의 온기를 느꼈다.

 

 

"셋이서…"

 

 

 

 

무심코 종현이 다시 한번 내뱉은 말에 종현의 어깨에 눈을 감고 고개를 묻고 있던 태민이 감았던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셋이서요."

"그래, 셋이서."

 


"형이랑, 나랑 김기범, 셋이서요."

 

 

 

무미건조한 눈동자로 종현의 얼굴을 마주보던 태민이 그 한마디를 내뱉으며 더이상 말하기 싫다는듯이 표정을 굳히고는 종현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더이상 종현의 생각어린 눈동자도 마주보기 싫다는듯, 고개를 돌려버린 태민과 종현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지금 종현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태민만이 가득했다. 문득 떠오른 기억은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에 속했다.
종현은 파티였는지, 협상이었는지, 그 희미한 기억속에서 기범과 태민을 마주한 순간을 떠올렸다.

 

 

 

기범의 손을 꼭 붙잡고 있던 태민과 그런 태민을 안쓰럽다는듯이 지켜보던 기범의 모습을.

카텐의 제복을 입고 있던 그 둘을.

 

 

 

종현의 입술이 움직였다. 무언가를 말하려는듯 달싹거리며 입을 열려던 종현은 곧바로 그 행동을 제지당했다.
 
갑작스럽게 벌컥 열린 문과 거칠게 들어온 익숙한 그의 실루엣에 의해, 종현의 입이 곧장 꾹 다물어졌다.

 

 

 


"내 방에 들어오라고 한적 없는데."


"씨발."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방 안 가득 진동하는 카텐과 아네르의 피냄새에 표정을 굳힌 진기가 작게 욕을 읊조렸고
그런 진기를 비웃듯 작은 조소를 짓던 태민은 곧장 종현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며 입을 열었다.

 

 

 

 

"나가."

 

 

"이태민."


진기의 굳은 표정과 말투에 개의치 않은듯 태민이 종현의 팔목을 꽈악 붙잡으며 진기의 시선을 마주봤다.
그런 태민의 행동에 굳어버린 표정의 진기가 감정을 가다듬으려는듯 애써 미소를 지으며 이내 태민에게로 가까이 다가섰다.

 

 


"김종현 살리고 싶으면 내 말 들어."

"……."

 

"이딴짓 벌이지 말고."

 

 

 

 

진기의 손이 종현의 팔목에 닿았다. 종현의 손목을 꽈악 붙잡고 있던 태민의 손을 떼어낸 진기가 곧장 태민의 굳은 시선을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시오넬에게 빼앗기고 싶진 않잖아."

"입 다물어."

 

 

 

"시간낭비 그만하자. 듣기만 해. 이태민."

 

 

무거운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진기가 곧장 종현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종현을 향해 애정가득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 진기의 행동을 제지하려는듯 곧장 팔을 뻗는 태민의 행동을 진기가 가로막더니, 곧장 종현을 품에 안고 다정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가있어. 종현아."

"어디로…요."


"아무데나. 어디든 좋으니까, 이 근처에만 있지마."

 

 


"이진기."

 


태민의 부름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종현을 방 밖으로 내보낸 진기가 곧장 태민에게 말을 이어갔다.

 

 

 

 

 

"잘들어.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고."

 

 

 

 

 

 

 


*

 

 

 

 

 

 

 

 


화원이었다. 종현이 태민의 방을 나오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향한 곳은 그 기억 속의 화원이었다.
예전과 다를것없는 풍경들이 종현의 시선안에 들어왔다. 그 온화하고, 평화로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던 그 순간 종현은 안도감을 느꼈다.
기억속에서 느꼈던 그 감정처럼 깊은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종현은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익숙함에 걷고 또 걸었다.
화원은 온통 나무들로 가득했다. 꽃도, 그 아름답다 할 무엇도 없었다. 화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공간을 지나쳐 익숙하게 발걸음을 옮기자 곧장 나무가 어디 있었냐는 듯이 잔디로 가득찬 탁 트인 공간이 종현의 시야에 들어왔다.

습관처럼 그곳에 도착한 종현은 습관처럼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태민아."

 

'응, 종현이형.'

 

 

 

 

 

가만히 누워서 두눈을 감자 귓가에 들리는 태민의 목소리에 종현이 작은 조소를 터트렸다.

나오자 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공간이 화원이고, 그 공간에 도착하자마자 들리는것이 태민의 목소리라는 사실에,

그 카텐의 피가 제공하는 능력과, 무능력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터져나온 웃음이었다.

 

 


그렇게도 지독하게 떠오르지 않던 기억이 화원에 도착한 순간, 또렷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종현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

 

태민의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하나의 인기척이 아닌 두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자마자 종현은 곧장 그를 떠올렸다.

 

자신과 함께 태민과 함께 화원에서 시간을 보냈었던 그.

김기범. 그였다.

 

 

 

 


"그 다음을 모르겠다."

 

 


"나도 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

 

 

 

 


이어서 떠오르지 않는 기억에 한숨을 내쉬며 말을 털어놓자마자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종현은 감고 있던 두눈을 살며시 떴다.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 종현이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자 곧장 반대편에서 누워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낯선 남자를 종현은 마주할 수 있었다.

 

 

 


"거기서부턴 시오넬 구역인데."

"뭐…?"

"김기범이 부탁하길래. 어떤 놈인가 했지."

 

 

 


종현을 향해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남자가 살며시 몸을 일으켜 종현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보곤 작은 조소를 입가에 띄웠다.

 

 

 

 

 


"… 별것도 아니네."

 


그 잘도 생긴 얼굴로 날카로운 말을 내뱉은 남자는 이내 종현에게로 가까이 발걸음을 옮겼고 종현은 당황한듯 남자의 시선을 마주보며 뒷걸음질 쳤다.
얼마나 뒤로 물러섰을까.

 

어느 지점을 지나친듯 종현에게 ' 거기서부터 카텐. '이라는 말을 내뱉은 남자는 곧장 발걸음을 멈추며 바닥에 누웠던지라 잔뜩 헝크러진 머리를 털어냈다.

 

 

 


"내가 누군지는 안 궁금해?"

 

 

 


종현에게 무덤덤하게 물어오는 남자의 말에 종현이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시오넬이라는건 알겠어. 기범이랑 아는 사이인것도 알겠고."

"그래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은 없고?"

 

 


잠시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기며 종현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한 남자의 행동에 종현이 뒷걸음질 치려던 걸음을 멈칫 멈추며, 남자의 시선에 시선을 맞추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누군데. 너는."

 

 

 

 

 

"알고 싶으면. 가까이 와봐."

 

 

 

 


남자의 말에 종현이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멈춰서 남자의 행동을 살폈다. 그런 종현의 경계심 짙은 행동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종현에게 손을 내밀었고
종현은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남자에게 다가서려는듯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애타게 하네. 참."

 

 


곧장 손을 뻗어 종현의 손목을 잡아오는 남자의 행동에 종현이 뒤로 물러서려고 팔을 움직였지만, 남자는 종현의 손을 꽉 잡아챈 후 그대로 종현을 품으로 끌어 당겼다.

 

 

 

 

 

"…이거 놔!"

"가만히 좀 있어봐."

 

 

 

 

 

거칠게 종현의 목을 잡아챈 남자가 곧장 얼굴을 종현의 목 부근으로 가져다대더니 종현의 체취를 맡기 시작했고, 종현이 몸을 비트는 것을 고정시키며 잠시동안 가만히 안고 있다가.
이내 무언가 알았다는듯이 굳은 표정으로 종현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는 종현을 품안에서 떼어 놓았다.

 

 

 

 

 

 


"나는 카텐이니 아네르니, 피가 없으면 살지 못한다는거 안 믿거든."

"……."

 

 

 

 

 

 

 

"그런데 카텐이던, 아네르던, 그 특유의 냄새가 있어. 뭐랄까… 맡기만 해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그래서. 지금 그거 맡아보려고 이따위…."

 


"네 냄새가 제일 짜증나."

"뭐…?"

 

 

 

 

 


"네가 제일 짜증난다고."

 

 

 

 

 

*

 

 


작가의 주절주절

 

 

 

 

(머엉)

 

 

 

 

저는 제가 한가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허덕이고 있는거죠(울먹)

 

 

 

그래도 저는 연재중지따윈 하지 않는다...구요... 늦더라ㄷ... 안할거라구ㅛ... 완결할거라구요......(울먹)

 

 

 

 

망글을 오늘도 올리고 가는 제인입니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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