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성규. 열여덟의 고등학교 이학년이다. 나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언어폭력은 물론 신체적 폭력까지. 하루하루가 악몽이다. 영원히 깨어날 수 없을듯한. 아주 끔찍한.
신고도 할 수 없다. 왜냐면 나를 때리는 놈들의 중심은 우리학교 이사장의 아들이니까.
어찌 평범하디 평범한 나에게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좆같은 놈이 하필이면 우리학교의 이사장 아들이라니.
나를 비웃으며 발로 차는, 주먹으로 사정없이 때리는 남우현 그 개자식이 하필이면 이사장의 아들이라니.
차라리 아무표정없이 때렸으면 좋겠다. 아무말도 없이 때렸으면 좋겠다. 남우현은 나를 때릴 때 마다 비웃으며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한 새끼. 한심한 놈. 너 같은 놈은 살 가치도 없지.
병신 같은 새끼가.
그리고서는 나를 더 서럽게 하는 남우현의 비웃음이란. 정말 차라리 걸레 빤 물로 샤워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서러워서 울고 싶지만 울면 어떻게 꼬투리를 잡아 나를 더 때리고 괴롭힐지 모르는 놈이라 울 수도 없었다.
눈물이라도 보이는 날에는 난 학교에 얼굴도 못들고 다닐 지 모른다. 소문은 가볍디 가벼워 깃털같아서.
남우현은 하루라도 날 가만히 냅두는 날이 없다. 학교에서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나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미친듯이 때린다. 진짜, 정말 정신 놓은 사람처럼 나를 그렇게 죽도록 팬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웃으면서
나를 지긋이 쳐다 본다. 웃음만 본다면 참으로 이쁜데, 속은 그게 아니라서.
그 놈의 웃음을 보고 난 뒤 집에 와서 잠이라도 잘려고 하면 그 놈의 웃음이 자꾸만 생각나
잠을 잘 수도 없다. 꿈에서도 남우현은 나를 괴롭힌다. 웃는 모습으로. 정말로 이쁘게 웃으면서
나를 그렇게 괴롭힌다.
자살생각? 물론 해봤다. 수백번 수천번은 더 해봤지만 나는 아직 살고 싶은 마음이 더 많은 가 보다.
그리고 죽으면 또 다른 타겟이 생겨 나처럼 똑같이 괴롭힘을 당할 생각을 하니 차라리 괴롭힘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내가 희생당하는게 나을 것 같아 자살은 그만뒀다. 하늘에 계신 우리 부모님이 이런 나를 보며 뭐라고 생각할까.
맞을때는 부모님이 참으로 보고싶은데 또 맞고 나서 집에 오면 부모님이 안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걱정하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내일 학교 가는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