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별, 김종현에게 보내는 편지 01. 녹아버린 눈사람. 김종현. 현아. 너는 꼭 두번 불러야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며 순수한 그 눈동자로 나를 바라봤지. 예쁜 미소와 함께. 너는 나를 찾아왔었지. 아주 뜨거웠던 여름에 말이야. 그에 반해 나는 겨울같은 사람이어서, 너와 어울리지 못했어. 다시 너를 사랑하라면 나는 내 눈사람이 녹아도 여름인 너에게 다가갈거야. 깊은 후회는 늘 나를 잠식시켰어. 조금 멍청하다고 생각해도 좋아.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완벽히 그려낸 이별서사라고 할 수 있지. 너와 내 이야기. 여름과 겨울이 어떻게 만나서 사랑해. 이름만으로 극과 극인데. 너는 내 잃어버린 별이었고 빛이었어. 그래서 나는 여전히 어둠속에 살아. 그거 알아? 겨울에 밤이 빨리 찾아오잖아. 그래서 내가 너를 빨리 잃어버렸나봐. 아무리 예쁜 말로 나에게 이야기 해도 나는 계속 엇나갔고 네 햇살 아래서 나의 눈사람은 녹아갔어. 우리는 서로에게 지쳐갔지만, 나는 네가 와서 달래줄 수 있을줄 알았어. 나는 네 포옹 한번이면 다시 돌아오려고 했었어. 네가 헤어지자고 말 했을때 비가 왔잖아. 그때 옷 덮어준거. 고맙게 생각하고있어. 어떻게 아냐고? 그냥, 딱 너여서. 누가봐도 김종현이어서. 추위 많이 타는데 어떻게 내가 겨울이냐고 물었었지. 이제 말해줄게. 겨울에 태어났고 이름조차 겨울이었어. 너무 차가워서 아무도 다가오지 못했고 오래 쥐고있지도 못했어. 그 누구도 떨고있는 나를 안아줄 생각 못했거든. 그래서 겨울이었어. 눈사람은 누구에 비유한건지 물었지. 유일하게 너는 내 이야기를 궁금해하더라. 그 눈사람, 너일때도 있고 나일때도 있어. 내가 힘들때 만들어낸 존재니까. 안겨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녹아버릴까봐 불안한. 사랑, 그거 별거 아니더라. 너 자체가 그냥 사랑이었어. 그런데 이별은 좀 별거더라. 너무 아파서 숨이 안쉬어지니까. 조금만 버티면 다시 찾아와 줄거지? 내가 얼어죽지 않게 날 안아주러 와줄거지? 종현아. 보고싶어. 02. 영화속 명장면. 겨울아.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줄때 비로소 나는 내가 만든 세계에서 탈출 할 수 있었어. 내 이름을 불러주는 네가 좋아서, 네가 너무 예뻐서. 꼭 두번 불러줘야 고개를 돌렸어. 너는 내가 안아주는걸 좋아했고. 나는 너를 여름처럼 사랑했어. 너는 나를 겨울처럼 사랑했고. 우리는 이어질 수 없었어. 그래서 놓아주기를 택했어. 영화속 명장면처럼 비가왔지만 로멘틱하지도, 너를 잊을수도 없었어. 이제와 말하기 미안하지만 나의 우주 겨울아, 많이많이 사랑해. 여름을 버리고 평생 겨울해서 살 수 있을만큼 사랑해. 다시 너를 품에 안을때까지 녹지 않아줄거지? 여느 영화처럼 이 이야기는 열린결말로 끝난다. 사라져버린 겨울, 차가워진 여름으로. 종현은 그저, 제 눈사람인 겨울이 녹지 않길 바랄 뿐이고. 겨울은 그저, 눈사람이 녹아도 좋으니 종현이 제 품으로 돌아와 다시 사랑받기를 기다리는 그런 엔딩. 이 영화의 제목은 이별에 대한 고찰이다. 둘은 이별을 가까이서 겪었고 생각했고 깊어졌다. 세상에서 오직 둘만이 기억하는 이야기. 이별에 대한 고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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