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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킨라빈세리원 전체글ll조회 698l 2
" 미안해.. 날쳐라 진짜 "  

  

" 아오 "  

  

" 안그래도 오세훈한테 존나 깨졌어.. "  

  

" 나한테도 더 깨져야지 "  

  

" 나도 진짜 그런놈일줄 몰랐다니깐? "  

  

" 그럼 나는 알았냐? 허벅지까지 손 올리고.. 어후, 니 친구 끌려갈뻔했다 "  

  

" 오.. 오세훈! 보냈잖아 "  

  

" 오세훈도 삼십분이나 늦게 왔어 "  

  

" 걔 명정동 카페는 다 뒤지고다녀서 그랬을껄... "  

  

" 왜? 그 많은 카페를 뭐 하러 다 뒤져? "  

  

" 아니.. 하필 카페 정확한 위치 알려주려 할 때 폰이...꺼.. 져..서 "  

  

" 존나 인생에 도움 안되는.. 걔는 거기 카페만 해도 몇십갠데 그 넒은곳을 뛰어다녀..? 아 진짜 정수정. "  

  

" 미안해...정말.. "  

  

  

  

그러고보니 나한테 올 때 땀도 많이 나보였다. 숨을 고르는데도 한참 걸려보였고. 왜 이제야 알았을까 그저 늦게 온 거에 화가나서 세훈이가 힘들었을꺼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난 보자마자 늦게 왔다고 화나내고, 나 참 밉겠네 오세훈.  

  

   

  

" 괜찮아. 그래도 뭐 어떤 사람 덕분에 살았어 "  

  

" 어떤 사람? "  

  

" 몰라.. 일하다가 보고선 도와준 거라던데 암튼 고맙더라.  밥 산다고 했어 "  

  

" 잘생겼어? 직업은 뭘로보여? 키는? 피부는? 돈은?  

  

" 얼굴은 잘생긴거 같고? 정장 입은걸로 봐서는 직장 다니는거 같던데.. 그건 왜? "  

  

" 왜긴 왜야! 도와줘서 밥 먹고 연락하고~ 그리고 "  

  

" ..그리고? "  

  

" 사귀는 거지! 와 환상이다 "  

  

" 소설 쓰냐? 니 머릿속이 더 환상이야. 드라마 쫌 그만 봐..  니가 그러니깐 연애를 못.. 아니다 "  

  

" 뭐? 그러니깐 연애를 못한다고? 그 말 하려고 했지 "  

  

" 너 연애 못하는 거였어? 안 하는 거라며.. "  

  

" 아.. 안 하는 거지 "  

  

" 응. 그러니깐 저런 흘린 말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지 "  

  

  

  

정수정ㅋ 넌 내 손바닥 안이야. 멍청한 정수정을 놀리고 선 서둘러 세훈이를 만나러 나갔다. 어제 열심히 잘 찾았다고 만나면 칭찬해줘야겠다. 더워서 당장이라고 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싶지만 맛있는걸 사준다는 오세훈의 말을 되새기며 정문까지 걸어갔다. 익는다 익어. 이게 날씨야? 죽을 상을 하고 오세훈 앞에섰다. 표정관리고 뭐고 일단 덥다 더워.  

  

   

  

" 배고파.. 걸어오느라고 힘 다 빠졌다. "  

  

" 몇 분 걸었다고 죽을상이야? "  

  

" 이분..? "  

  

" 쯧, 운동부족이야. 000 운동 좀 해라 "  

  

" 밥이나 사주시지 "  

  

" 뭐 먹으러 갈래? "  

  

" 피자 피자~ "  

  

" 아, 돈 얼마 없는데 "  

  

   

  

투덜거리는 오세훈의 목소리를 들으며 피자집으로 왔다. 들어오자마자 나는 피자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이리저리 넘겼다. 스파게티도 같이 먹자고 하면 화낼라나..?   

  

   

  

" 입닫아. 침 흐른다 "  

  

" 안 흘렀거든 "  

  

" 저 손님, 주문하시겠어요? "  

  

" 음,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라지 세트하나랑 사이다 하나랑.. 토마토 스파게티 주세요! "  

  

" 어.. 고객님 그렇게 하시는 거보다 여기 연인 세트 보이시죠? 똑같은 구성인데 가격은 훨씬 싸요. 이벤트 중이거든요. 두 분 연인 맞으시죠? 그럼 이걸로 주문하시겠어요? "  

  

" 연인아ㄴ.. "  

  

" 네. 그걸로 해주세요. 좋다 자기야 그치? "  

  

   

  

얍쌉한 자식. 돈 없다고 투덜거리더니 결국에는 양심을 팔아먹었다. 우선 오세훈이랑 연인으로 보인다는 말에 내심기분은 좋았지만 양심을 팔 생각까지는 없었다.   

  

   

  

" 우리가 왜 연인이야! "  

  

" 연인 맞잖아 "  

  

" ..뭐가? “  

  

" 연가시 같은 인간. 니 말이야 000 "  

  

" 존나시비야 밥맛 떨어지게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구오구 우리 연인이 그랬어요? "  

  

" 아, 연인이라 부르지 마 "  

  

" 연인? 연인? 연인! 연~인 "  

  

   

  

장난을 치지 마라면 더 치는 오세훈 때문에 기분이 나빠질 때로 나빠졌다. 지난번에 오세훈이 제일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다 일주일 동안 오세훈이 삐졌고. 풀어준다고 한달 용돈을 다 쓴 적이 있다. 생각해보니깐 진짜 오세훈 못됐어.우선, 피자 앞에서 표정을 굳히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피자를 한 조각 들어 먹었다. 먹으니 기분이 풀린 거 같기도 하고.. 단순한 내 표정을 읽은건지  다시 웃더니  놀리기 시작한다. 피자 때문에 참는다 내가 진짜.  

  

  

  

  

*  

  

 볼록 튀어나온 배를 두드리며 피자집을 나왔다. 아이스크림 먹자고 노래를 부르는 오세훈 때문에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있다. 배가 정말 그런데 돈이 아까워서 먹는 거야. 정말이야.  

  

  

  

" 아 맞다. 이번 주 토요일에 뭐해 "  

  

" 나 점심 약속 있어 "  

  

" 누구랑? "  

  

  

  

어제 만난 분이랑 이번 주 토요일에 점심 약속을 잡았다. 사실 간단한 선물을 사주려 했으나 취향을 하나도 모르는 탓에 그냥 밥 한끼 하기로 했다. 이름은 김종인..? 이였나. 사실 처음 봤을 때 이국적으로 생겨 외국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나이는 29살이란다. 직장은 아직 모르는데 직원들 관리한다고 시간이 없어 주말에 보자는 거 보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인가 보다.  

  

  

  

" 어제 나 도와주신 분 "  

  

" 아 그 새까만 사람? "  

  

" 별로 안 새... "  

  

" 토요일 엄마 온다던데. 그래서 밥 먹자고. 저녁에 나와 "  

  

" 이모 와? 우리 엄마는? "  

  

" 당연히 같이 오시겠지 "  

  

  

  

오세훈에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났다고 벌써 녹아 흘러버리는지, 날씨가 정말 덥긴 덥구나. 아이스크림이 흐르는 걸 막기 위해 혀로 요리조리 낼름거렸다.   

  

  

  

" 혀 존나 낼름거려 뱀 같다. "  

  

" 그래서 어쩌라고. 뭐 징그럽다고? "  

  

" 아니 귀엽다고 "  

  

" 아는데 "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쳤지만, 빨개질 때로 빨개져버린 얼굴을 들키지 않게 고개를 푹 숙였다. 항상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해오지만, 난 매번 사소한 것에 혼자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른다. 항상 지는 느낌이야.  

  

  

  

" 피자 먹을 때 양심도 같이 드셨어요? 와, 아는 데가 뭐야.. 진짜 양심 없다. "  

  

" 귀엽다며 "  

  

" 니가 귀여운 게 아니라. 니 혀가 귀엽다는 거야 "  

  

" 으, 변태? "  

  

" 시끄럽다. 빨리 들어가라 "  

  

  

  

투닥거리다 어느덧 집 앞에 도착을 했다. 오세훈이랑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내가 그만큼 좋아해서 그런가, 아님 진짜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건가.  

  

  

  

" 오세훈 집 빨리 들어가. 또 나이트가서 밤새 놀지말고 "   

  

" 네, 네 "  

  

" 간다! "  

  

  

  

무수히 많은 계단을 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더워, 언제 올라가냐. 그렇게 두 칸 정도 올랐을까 오세훈이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 000 "  

  

" 아, 왜! "  

  

" 저것 봐라. 피자도 먹어놓고 나한테 짜증 내는 건가? "  

  

" 아니. 더워더워 빨리 말해. 할 말이 뭐야 "  

  

  

  

오만상을 찌푸린 내 표정을 보고 웃는 것인지, 웃음이 터져버린 듯 웃어댄다. 진짜 그냥 올라가? 더워 죽겠는데. 올라가려 마음을 먹고 몸을 돌렸다. 그런 나를 본 것인지 웃음을 끊고선 오세훈의 목소리가 들린다.  

  

  

  

  

" 내일 이쁘게 입고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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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헐ㅠㅠㅠㅠㅠㅠ역시 세훈이가 늦은데에는 이유가 있었네요ㅠㅠ거기다 마지막에 이쁘게 입고나오라니ㅠㅠㅠ작가님 담편 진짜기대되요!!!!!
10년 전
독자2
이쁘게 입고 나와, 이 말이 정말 설렌다!
10년 전
독자3
세훈이 사람 설레게하는데 뭐있네요ㅜㅜㅜ이ㅃ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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