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을 만난 이후 여러번 생각했다. 재환을 만난 것 처럼 원식과 상혁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여러번 꿈도 꿨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모두 같았던지 아무도 따로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었지만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 곳을 떠나 그들을 찾으러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무언의 압박. 그러나 움직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살아있을지 죽어있을지 조차도 모르는 그들을 찾기위해 돌아다니는 것이 얼마나 걸릴지 누가 죽을지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도 몰랐고 얼마나 걸릴 지 모르니 식량도 넉넉치 못했고 무기도 넉넉치 못했다. 그들을 찾고싶었지만 난 더이상 사람들을 잃기 싫었다. 그간 지내오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했다. 이젠 더이상 그들을 찾을 힘도, 잃을 힘도 없어지고 있었다. 그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곳에서 지금있는 이들과 예전처럼 행복하게는 아니어도 지금처럼 살고싶었다.
" 하루종일 잠만 자? "
" 너무 피곤해요─ "
" 그만 자고 일어나, 밥 먹어. "
" 밥 별로 안 먹고 싶은데… "
하루 반나절을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있는 내 옆자리에 재환이 누워서 말을 걸어왔다. 웅얼웅얼거리며 이불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자 그는 대뜸 이불 안으로 들어와 나와 마주했다. 분명 퉁퉁 부어있을게 분명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그는 킬킬거리며 웃더니 나를 품속에 안고선 얼른 일어라는 듯 이리저리 몸을 이리저리 굴렀다.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베실베실 웃으며 일어날게요, 일어날게요. 하며 항복을 하자 그제서야 그는 이리저리 구르던 몸을 멈췄다. 그러나 나를 안은 손은 푸르지 않고 한참을 있다가 이불을 걷어내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마찬가지로 일어나 붕 떠버린 머리를 꾹꾹 누르고서 후드집업 모자를 뒤집어썼다.
어딜 또 다녀온 모양인지 가방이 조금 더 부풀어져 있었다. 학연은 재환의 캠핑카를 들락거리며 필요한 것들을 우리 캠핑카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멍하게 있는 날 바라보며 학연은 밥을 먹으라며 빵빵해진 가방을 가르켰다. 밥이라고 해봤자 통조림일게 분명하지만 무언가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도 일단 감지덕지였다.
" 꺼내줄까? 뭐 먹을래? "
" 저 옥수수 통조림 주세여─ "
옥수수 통조림 주세여─ 어눌하게 뭉게진 내 말을 따라하며 웃는 학연이었다. 가방 가득 찬 통조림을 뒤적거리다 하나를 꺼내 내 앞에 들이밀었다. 잠이 덜 깬 눈으로 통조림을 뜯고 일회용 수저로 몇 번 퍼 먹다 졸린 눈을 비볐다. 그런 나를 보며 학연을 돕던 재환은 얼른 잠을 깨라며 머리를 꾹 눌렀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다시 옥수수를 먹었다. 별로 영양가있는 식사는 아니었지만 배는 조금 불렀다. 잠도 좀 깼다 싶어 밖으로 나와 학연에게 도울것이 없냐 묻자 그는 이제 다 했다며 택운과 무기 정리를 도와주라며 캠핑카 안을 가르켰다. 차 안으로 들어가자 택운은 심각하게 무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앞에 앉으니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다 앞에 놓인 무기들을 가르키며 이정도면 충분할까? 하고 물어왔다.
" 지금까지 지내는데는 무리 없었으니까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총알이 조금 걱정되긴 한데 칼이나 그런거 있으니까. "
" 이정도 총알이면 지금처럼 지낸다고 할때 얼마정도 버틸 것 같아? "
" 한달? 한달 반? 음식도 구하러 갈때 쓰고 그런거 생각하면 그정도 되지 않을까요? "
그 말에 택운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곳에 가만히 남아있는다고 했을 때 학연이 쓰는 활도 있고 많은 수의 좀비들이 몰려오지만 않는다면 칼이나 다른 것들도 쓸 수 있으니 사실상 총알이 모자라서 걱정될 이유는 없었다. 문제는 식량을 구하러 나가고 옷가지들을 구하러 나갈때 써야하는 것이 모자라서 문제였다. 식량은 생각보다 빨리 줄었고 구할 수 있는 식량의 양은 점점 줄어드는데 총알은 한없이 많이 써야해서 문제였다. 심각해진 택운의 앞에서 마찬가지로 심각해진 나를 바라보던 택운이 입을 열었다.
상혁이랑 원식이를 찾으러 갈거야. 하고,
***
아마 머지않아 마무리가 될 것 같네요!
마지막편에 짧게 질문같은거 받으려고 하는데 혹시 궁금하신거 있나여..?
없으시면 뭐 소금이 되겠습니다..(소금소금)
방학도 거의 끝나가는데 요즘 왜이렇게 몸이 아픈거져?
막 어깨도 아프고 감기도 걸려서 몸도 비실비실 해지고ㅠㅠㅠㅠㅠㅠ
요로분들 건강 조심하세여..!
오늘도 봐주신 신알신 해주신 분들과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그리고 우이 암호닉 갑대님 망고님 포근님 정모카님 모카콩님 바람님 별빛향기님 하튜님 민트님 운아님 나비님!
전부 사랑하고 감사드립니다! 엔뇽:)♥!!